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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태평 님의 서재입니다.

가현별곡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무협

태평도령
작품등록일 :
2017.06.28 01:27
최근연재일 :
2019.05.20 21:12
연재수 :
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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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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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글자수 :
523,721

작성
18.11.1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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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

DUMMY

무천군의 명령에 따라 응양군과 선랑들은 밤새 위험요소들을 차단하고자 움직인다.

금오위는 상장군 한순을 감금한 이후 무천군 일파를 무력화하기 위해 움직인다.

초정회는 남영의 명령에 따라 선랑들을 공격하며 일련의 사태를 관망한다.

허염은 정기를 움직여 역시 일련의 사태를 관망하며 즐기고 있다.

이주신은 환관들을 움직여 이 혼란스런 상황을 정리하며 최후의 승자가 되고자 한다.

그리고 비도와 이소연은 망아를, 그리고 그 배후인 이주신을 노리기 위해 궁으로 향한다.

“가자.”

“정말 괜찮은······걸까?”

단호한 태도의 비도에게 이소연은 머뭇거리며 묻는다.

장락원을 나와 비도를 만난 그녀는 비도를 통해 동료들의 소식을 들었다. 비도를 통해 그녀는 그들을 죽게 만든 배후가 망아임을 알았다. 그리고 방금 허염과 남영을 통해 자신들을 이렇게 가지고 논 배후가 태자궁 환관인 이주신이라는 것도 알았다.

자신들의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놀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 이주신을 용서할 생각이 그녀에겐 없었다. 물론 실제로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망아에 대해서는 배신감을 넘어 증오와 분노가 끓어넘쳤다.

허나 이를 풀기 위한 일원은 결국 그녀와 비도뿐이다. 고작 두 사람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게다가 망아는 비도를 포함한 네 명의 정예를 상대로 가지고 놀다시피 한 실력을 선보인 인물이다. 그런 그를 과연 쓰러뜨릴 수 있을지, 개죽음을 맞는 게 아닌가 겁이 났다.

“겁 먹지마. 너, 그 기방에 오래 있다보니 많이 무뎌진 모양이군.”

비도의 지적에 이소연은 움찔했다. 아닌 게 아니라 장락원에서의 생활이 그녀에게 심적으로 영향을 준 게 분명했다. 비록 그들과의 교류를 거부하며 스스로를 다잡으려 했지만 틈만 나면 자신이 누워있는 방으로 와서 떠들어대는 정기와 미령 등을 보고 있자니 스스로도 무뎌지고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힘들면 가라. 난 반드시 복수를 할 터이니.”

이를 빠득 갈며 살기 넘치게 말하는 비도의 박력에 이소연은 압도되었다. 그녀 역시 누구보다도 복수를 원하긴 했지만 바로 눈앞에서 동료들을 잃은 비도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아니, 나도 가.”

비도의 박력에 겁이 나긴 한 이소연이었으나 그렇다고 그녀는 떠나지 않았다. 비도에게 압도되서 그런 것도 아니다. 단지, 이 일련의 사태에 휘말린 인물로서, 역시 복수라는 이름의 행동을 해온 자로서 일련의 사태의 결말을 보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나도 갈 거야. 나도 할 일이 있으니까.”

쥐고 있는 칼자루를 꽉 쥐며 이소연이 꺼낸 말에 비도는 만족스러워하며 말했다.

“좋아, 가자.”

“어디를?”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에 이소연은 놀란 눈으로 목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봤다.

그 순간 바람을 가르며 날카로운 화살 하나가 이소연의 목을 스쳤다. 스친 자리에 나는 피와 함께 독기운 그녀의 몸에 퍼졌다. 독기운에 힘을 잃고 무릎을 꿇으며 죽음이 다가옴을 느끼는 이소연을 보고 비도는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망아!”

비도와 이소연이 있는 장소 근방의 담벼락 위에 서 있는 망아는 비도의 외침을 반쯤 무시하면서 말했다.

“역시 초정회 녀석들은 적으로 판단해야 하는군. 처음에는 얕보면서 시험이니 뭐니 하면서 공격까지 하고는 그냥 냅두다니. 그 분도 나이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지신건가.”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이주신을 비웃으며 망아는 자신의 노에 화살을 재장전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향해 비도가 휘두른 칼은 무엇보다 날카로운 바람을 망아에게 날리었다. 그 살기 넘치는 바람을 뛰어올라 피하며 골목길에 착진한 망아는 말했다.

“바람에 살기가 넘치는군. 하긴 그러지 않을 순 없겠지.”

“망아!”

“그거 말곤 할 줄 아는 말이 없나.”

한숨을 내쉬며 망아는 노를 비도에게 집어던졌다. 그리고 당장 자신의 칼을 뽑아서 비도에게 내질렀다. 비도는 날아온 노를 피하였지만 망아의 칼을 피하지 못하고 오른팔을 찔리고 말았다. 금방 뒤로 물러난 그는 상처의 고통에 눈을 찌푸렸다.

“분노에 사로잡히어 주위를 보지 못하는 건 여전하군. 너무 여전해서 한심할 뿐이야. 이래서 내가 널 아군으로 끌어들일 생각이 없었던 거야. 하긴 다른 놈들도 마찬가지지만.”

“닥쳐.”

피가 줄줄 흐르는 걸 무시하고 비도는 날카로운 바람을 마구잡이로 날리면서 망아에게 돌격했다. 망아는 이를 가볍게 피하면서 비도와 칼을 맞부딪쳤다.

“이소연이 이렇게 무사할 줄이야. 저 아이가 다룰 줄 아는 법보는 나로선 상당히 위험하지. 기척을 완전히 숨기고 주변과 특정 공간을 차단시키는 그 힘은 내 계획에 상당히 차질을 준단 말이지.”

“시끄러, 이 자식아!”

“아군이라면 참으로 쓸모가 있지만 적이라면 이렇게까지 위험한 적이 없지. 나리의 계획은 내게 많은 걸 줄 수 있는데 이를 방해하게 놔둘 생각은 없어. 이거 나리의 명령대로 오밤중을 돌아다니다가 뜻하지 않게 치명적인 위험요소를 발견한 셈이군, 그래.”

“시끄럽다고!”

분노에 찬 비도가 휘두른 칼을 막아내면서 비도의 칼이 만든 날카로운 바람을 피하는 망아는 하고자 하는 말을 술술 늘어놓을 정도로 여유가 넘쳤다.

두 사람의 칼은 마치 사나운 바람과 같이 맹렬하게 맞부딪쳤다. 거칠고 빠른 두 사람의 칼은 50여 합을 맞부딪쳐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 기세가 오르고 있었다.

“대단하군, 이 나와 이렇게 겨루다니.”

“시끄러! 죽인다. 죽여버리겠어, 이 자식!”

칼과 칼이 맞부딪치며 낸 쇳소리가 골목 안을 가득 채우며 울려 퍼지는 동안 이소연은 죽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독화살이 스치기만 해서 많은 독이 들어온 건 아니나 치명적인 독임은 분명했다. 어느새 독은 이소연으로 하여금 숨도 제대로 못 쉬게 만들 정도였다.

꺽꺽 거리는 이소연의 음성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칼끼리 부딪치는 소리에 묻혀서 망아와 비도, 이 둘에게 전해지지 않고 있었다. 단 한 명, 비도와 이소연을 간신히 따라잡은 소년만이 이소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거 참 어디선가 떠오르는 장면이야. 이런 걸 뭐라고 불러야 하는 건지.”

눈에 바로 보이며 들리기도 하는 치열한 싸움을 앞에 두고 정기는 여유로이 이소연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허염의 집에서 나와 이소연의 뒤를 쫓고자 했던 정기였으나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일단 찾기는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가려는 그의 앞에 어린 소년과 소녀가 나타났다. 스스로를 초정회에 속한 이들이라고 소개한 이들의 안내로 이렇게 이소연이 있는 곳에 당도한 것이다.

“솔직히 믿기 힘든 일이긴 하지만 이거 안 믿는다고 해서 뭔가 방법이 있는 건 아니더군. 그래서 한 번 속아는 보자는 심성으로 따라 온 건데 정답이군.”

그러며 슬쩍 뒤를 보니 소년과 소녀는 열심히 비도와 망아의 싸움을 관전하는 중이었다. 과연 그들의 시선을 빼앗을 정도로 치열한 싸움이 한창이었다.

“그나저나 넌 어떡한 애가 나랑 만날 때마다 죽어가냐. 지난번에도 그렇고 말이지. 그 때도 지금처럼 달 밝은 날이었던가? 그때랑 다른 건 다른 관전거리가 있다는 것 정도? 그나저나 진짜 치열하구만. 저러다 누구 하나 실수했다간 금방 결판이 나겠어. 근데 재네는 내가 여기 왔다는 알려나 몰라.”

끝없이 나오는 정기의 말은 이소연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 이미 기력을 잃고 죽어가는 그녀에게 모든 말소리는 점차 사그러져가고 있었다.

동시에 이소연 자신의 생명도 사그러져감을 안 정기는 슬쩍 품속에서 작은 병 하나를 꺼냈다. 병의 마개를 연 정기는 조심스레 이소연의 입을 벌리어 병 안의 내용물을 몇 방울 떨어뜨렸다.

“이거 꽤나 비싼 건데 말이야. 사실 독이란 건 그에 맞는 해독제를 써야 하는데 지금 무슨 독인지 확인할 겨를이 없잖아? 저치도 알려줄 생각은 없을 터이고 말이야. 그래서 일단 내가 예전에 선물 받아서 비상시에 쓰려고 가지고 다니던 걸 주는 거니 이번에는 감사 인사라도 좀 해줘라.”

이소연의 입 안에 내용물을 살짝 떨어뜨리고 난 뒤에 다시 병을 밀봉하고는 정기는 이소연을 바르게 눕혀주었다. 그리곤 망아와 비도의 싸움을 열심히 구경 중인 소년과 소녀에게 이소연을 맡기면서 정기는 지니고 있던 칼을 뽑았다.

“뭐, 싸울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만약을 대비는 해야겠지.”

그리곤 만약을 위해 품속의 부적을 몇 장 꺼낸 정기를 보며 소년소녀는 수근대었다.

“역시 남영어른 말대로야.”

“응, 그 분의 말대로야.”

“하지만 역시 그 분을 넘을 사람은 없어.”

“그리고 그 분을 따르며 배우는 우리한테도 말이지.”

“시끄럽다, 꼬마들.”

소년소녀들을 지적하면서 정기는 망아와 비도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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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9) 19.05.20 35 0 9쪽
118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8) 19.05.13 25 0 10쪽
117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7) 19.05.05 52 0 9쪽
116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6) 19.04.28 36 0 9쪽
115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5) 19.04.21 44 0 10쪽
114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4) 19.04.14 52 0 10쪽
113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3) 19.04.01 57 0 9쪽
112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2) +1 19.03.24 50 0 10쪽
111 제13장 : 용은 용이기에 용이라 하노니 (1) 19.03.18 56 0 9쪽
110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6) 19.03.11 62 0 9쪽
109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5) 19.03.03 43 0 10쪽
108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4) 19.02.25 42 0 9쪽
107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3) 19.02.18 46 0 10쪽
106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2) 19.02.11 45 0 9쪽
105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1) 19.02.04 52 0 9쪽
104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0) 19.01.28 44 1 9쪽
103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9) 19.01.21 65 1 9쪽
102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8) 19.01.13 65 1 10쪽
101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7) 19.01.06 90 1 11쪽
100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6) 18.12.23 61 1 10쪽
99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5) 18.12.17 48 1 10쪽
98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4) 18.12.09 70 1 9쪽
97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3) 18.11.26 78 2 9쪽
96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2) 18.11.19 81 2 9쪽
» 제12장 : 용이 될 것인지, 뱀이 될 것인지 (1) 18.11.11 76 2 9쪽
94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6) +1 18.11.04 117 3 10쪽
93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5) 18.10.28 75 0 9쪽
92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4) 18.10.21 72 2 9쪽
91 제11장 : 용이 되고자 이무기는 몸부림치는구나 (3) 18.10.14 11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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