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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서재입니다.

나락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snownun
그림/삽화
원one
작품등록일 :
2020.07.17 19:55
최근연재일 :
2020.12.07 19:54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518
추천수 :
228
글자수 :
196,698

작성
20.07.18 13:22
조회
135
추천
9
글자
7쪽

사냥꾼들의 모험

DUMMY

우리는 검과 방패, 창, 활, 도끼 등으로 무장한 뒤 마을 밖까지 걸어나왔다.


그들이 말하길 이 방향이 웨어울프가 적은 것도, 그렇다고 많은 것도 아니라서 사냥을 하기엔 딱 적당한 정도라고 한다.


정확히 어느 방향으로 가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조금 걷다 보니 먼 곳에서 눈에 가려진 새하얀 털을 피에 물들인 웨어울프가 먹잇감을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작은 언덕 뒤에 숨어 그 웨어울프에게 조용히 다가갔고 서로 수신호를 보내자 내 옆의 아문센이 먼저 창을 던졌다. 그리고 넓은 등에 창을 제대로 맞은 웨어울프는 잠시 휘청하더니 우리를 노려보고는 흉폭한 울음소리와 같이 미친듯이 달려왔다.


"카악!!!"


쾅.


그 웨어울프는 마치 원한이라도 가진 듯 나를 가장 먼저 공격해왔고 나는 서둘러 방패로 막아냈다. 날카롭고도 커다란 발톱을 직격으로 맞은 방패는 곧바로 부서질듯이 큰 소리를 울리며 발톱에 긁혀 갈려갔다.


나는 방패로 공격을 흘려내고는 오른손에 든 아밍 소드로 웨어울프의 배를 갈랐다. 그리고 뒤에서 활을 든 피어리가 웨어울프의 눈을 노렸다. 그대로 한쪽 눈에 화살을 맞은 뒤에 실명한 웨어울프는 마구잡이로 팔을 휘둘렀으며 이를 제대로 피하지 못한 나는 웨어울프의 팔에 힘없이 날아가버렸다.


창을 들며 웨어울프를 견제하던 아문센이 날 보며 말했다.


"이봐! 괜찮나!?"

"괜찮네! 난 신경쓰지말고 계속 싸우게나!"


통각과 고통을 느낄 수 없었던 난 다시 일어나 싸울 준비를 했으며 내 옆의 도끼를 든 동료는 웨어울프의 팔을 잘라냈다. 그리고 난 웨어울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웨어울프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갈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이내 고개를 떨궜다.


죽은 웨어울프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아문센과 피어리가 입을 열었다.


"꽤 잘하잖나, 아인즈."

"오늘은 한 마리정도 더 잡고 가도 되겠는데?"


그 순간, 웨어울프가 다시 일어나 아문센을 공격하려 했다.


다행이게도 아문센은 이 공격을 피한 듯해 보였으며 당황하지 않고 다시 창을 찔러넣었다. 하지만 아무리 숙련되었다 하더라도 아문센 단신으로 웨어울프의 힘을 버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크윽...!"


곧바로 창에선 손을 땐 그였지만 그 때는 이미 눈밭으로 구룬 뒤였으며 웨어울프는 광기 어린 울음 소리를 내뱉으며 오른쪽 가슴에 창이 꽂힌 채로 아문센의 바로 뒤에 있던 나를 공격해왔다.


"카릉!!"


방패로 막긴 했지만 검의 길이가 짧아서인지 제대로 공격할 수는 없었다. 결국 힘에 밀린 난 그대로 밀쳐져 뒤로 넘어졌다.


이 상황이 끝난 건 피어리가 웨어울프를 향해 화살 네 발을 쏘고 도끼를 든 동료가 웨어울프의 어깨를 내려찍으며 마지막으로 아문센이 창으로 웨어울프의 머리를 꿰뚫었을 때였다.


또다시 난전을 겪은 우리는 웨어울프의 시체를 들고 조금 더 먼 곳으로 갔다. 하지만 하늘이 조금씩 어둑해지더니 눈발이 거세지고 거기에 강한 바람까지 불어 눈보라를 만들어냈다. 그 때의 그 눈보라만큼 심한 건 아니었지만, 우리들의 시야를 완벽히 차단하기에는 이미 충분했다.


"이봐! 눈보라가 너무 심한데! 오늘은 이만 돌아가야겠어!"


도끼를 든 동료는 돌아가자고 했지만 눈보라가 너무 세져서 우리가 방금 막 걸은 길조차 보이지가 않았다. 그리고 피어리가 주머니에서 새하얀 돌을 꺼내며 말했다.


"방해석도 기능을 안한다네! 일단 근처에 잠시 눈보라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 가지!"


책에서 봤는 데, 방해석은 사냥에 갈 때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돌이라고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북쪽을 가리켰을 때 작고 새하얀 빛이 들어오는 돌이다.


일단 우리는 서둘러 주변에 있는 한 작은 동굴로 들어갔다. 모두들 피와 눈이 녹은 물이 섞여 흐르는, 망신창이였다. 특히나 내 방패는 안부서진게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심하게 망가졌다. 어차피 방패는 소모품이라 상관없지만, 조금은 아깝기도 하다.


동굴 안은 생각보다 조금 넓었다. 안이 잘 안보일 정도로 꽤나 깊었으며 반쯤 얼어붙어 있어 조금 쌀쌀했다. 물론 밖의 눈보라에 비하면 이 곳에 있는 게 훨씬 더 낫지만 말이다.


서로 붙어있었기 때문인지, 일행에서 떨어진 사람은 없었다.


아문센이 동굴 벽에 기대며 조용히 말했다 평소의 그와는 다른 약간 낮은, 추위에 잠긴 목소리였다.


"그나저나 춥군...."


강한 눈보라를 뚫고 겨우 편하게 앉은 우리였지만, 아직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었다. 바로 장작이 없었다는 것이다. 불을 지필 수 있는 부싯돌과 부시는 있어도, 정작 불을 붙일 장작이 없었다. 눈보라가 심하지 않았다면 밖으로 나가서 장작을 구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눈보라가 너무 심하다. 자칫 잘못하다간 길을 잃을 것이다. 그래도 당장 먹을 식량과 식수는 충분했다. 식수의 경우 조금 얼어붙었긴 하지만.


인간들은 나와 다르게 추위를 느끼는 것 같았다. 책에서 본 바로는 심하면 죽는다고 한다. 하지만 난 추위에 어느정도 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내가 입은 웨어울프 가죽 옷을 벗어 모두 다 동료들에게 건냈다. 이걸로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고맙네, 아인즈."

"...난 주변을 둘러보고 오겠네."


눈보라가 그쳤는지 살펴보기 위해 잠시 검과 방패를 챙기고 동굴을 빠져나온 나는 밖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웨어울프를 한 마리 발견했다.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크기가 꽤 커서 나 혼자로는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지금은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기에 나는 조용히 동굴 속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허나 어째서인지 웨어울프가 나를 발견한 것 같았다.


나는 어떻게든 숨으려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웨어울프는 바로 내가 숨은 걸 눈치챘고 그대로 나를 향해 뛰어들었다.


"크르릉...!"


콰광.


어떻게든 막긴 했지만 웨어울프의 피로 물든 붉은 송곳니를 막은 방패는 힘없이 나무 조각이 되어 쇠로 만든 틀과 중앙의 손잡이만 남아 부서졌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방패를 들었던 왼팔을 물리며 넘어져 상당히 불리한 자세가 되었다.


반대편 손에 들고 있던 검은 그대로 떨어뜨려 버렸다.


떨쳐내려 해도 힘이 너무 세서 도저히 밀어낼 수가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팔이 부러지는 건 시간 문제다.


핏방울 떨어지는 송곳니와 광기에 물들은 금빛 눈동자, 털로 가려져 잘 보이진 않았지만 선명하게 남아있는 흉터 자국이 내게 웨어울프가 설원의 악마라 불리우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주먹으로 때려도 보고 무릎으로 차보기도 했지만 그럴 수록 웨어울프의 날카로운 이빨만 점점 더 눈앞으로 다가왔다. 확실히 인간을 간단히 상회하는 힘을 지녔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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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칼리트의 마법사 +4 20.07.21 58 6 8쪽
9 축복받은 마을 +2 20.07.20 68 5 7쪽
8 온건파와의 만남 +2 20.07.20 69 5 7쪽
7 서리거인과 늑대인간 +4 20.07.19 86 8 7쪽
6 남겨진 자들 +2 20.07.19 91 7 7쪽
5 저주의 늑대인간 +4 20.07.18 116 8 8쪽
4 얼어붙은 스켈레톤 +2 20.07.18 111 10 7쪽
» 사냥꾼들의 모험 +2 20.07.18 136 9 7쪽
2 혹한의 인간들 +2 20.07.17 210 12 7쪽
1 첫번째 불사자(프롤로그+1화) +16 20.07.17 450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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