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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서재입니다.

나락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snownun
그림/삽화
원one
작품등록일 :
2020.07.17 19:55
최근연재일 :
2020.12.07 19:54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537
추천수 :
228
글자수 :
196,698

작성
20.07.31 23:46
조회
37
추천
7
글자
8쪽

새로운 힘

DUMMY

"조건...?"

"그래, 조건. 우리도 드래곤들 죽이는 거 이외에 할 일이 별로 없으니까 그냥 도와주고 싶긴 한데, 그냥 도와주긴 아까워서 말이지. 조건은 이것이라네. 프로스트 드래곤들의 왕, 오아켄트 화이트윈드를 죽이는 데 도움을 줄 것."

"...알겠네."

"그럼 오늘부터 여러가지 알려주도록 하지. 물론 조건을 지키지 않는다면...말할 필요도 없겠지?"


거인이란 참 무서운 존재로구나. 난 그런 생각을 하면서 프로메테우스의 어깨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주변에는 역고드름이 많았다. 어떤 건 부서져 있었고 어떤 건 너무 높은 나머지 구름을 뚫고 있었다. 이 역고드름들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이렇게 큰 얼음은 만들기도 힘들 텐데 말이지.


생각해보니, 거인들이 화이트윈드라는 드래곤을 죽여야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혹시 화이트윈드를 죽여야 하는 이유라도 있나?"

"이유 말인가? 당연히 있지. 원래 극한의 대지의 반은 우리의 땅이었다. 하지만 반년 전부터 오아켄트 화이트윈드가 다음 왕이 되고 우리의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했지.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나?"


그들이 드래곤을 샤냥하는 데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내가 들은 말도 소문일 뿐이었는지 조금 틀린 부분이 있었다. 프로스트 드래곤이 사는 극한의 대지에 그들과 대립하는 서리 거인이 사는 게 아니고, 그냥 둘 다 극한의 대지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서로 싸우고 있지만 화이트윈드가 왕이 되기 이전에는 평화로웠다고 한다. 고작 반년만에 극한의 대지의 정보가 알려졌을 리도 없고, 아무래도 입과 입을 오가면서 이야기가 조금씩 와전된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영역 침범 때문이었겠지만 드래곤들은 뼈가 매우 단단해서 도구나 갑옷을 만들기도 하고, 식량으로서도 좋은 등 여러가지로 활용도가 넓다.


프로메테우스와 대화를 나눈 뒤 생각에 잠겨 있었더니 어느새 거인들의 거처에 도착해있었다. 거인들의 거처는 별 볼일 없었다. 그저 높은 산일 뿐이었다. 애초에 거인을 덮을 정도로 큰 가죽은 드래곤의 가죽 이외에는 거의 없는 편이고, 거인들은 그냥 큰 땅이 있으면 그곳에 누워서 자기 때문이라고 한다.


난 그 산에 있는 동굴에 살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해가 뜨자마자 일어난 프로메테우스가 소리쳤다.


"자, 오늘부터 시작이다! 나와라!"


프로메테우스의 소리를 들은 난 동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오늘 배울 것들을 간단히 들었다.


"일단, 기를 다루는 방법은 아나?"

"기?"

"모르는 모양이로군. 가장 기본적인 건데. '기'란 전사의 마법과도 같은 것이라네. 물론 매우 잘 다룬다는 가정 하에 말이지."


'기'라는 것에 대해 들어보니 마력과 비슷한 건데, 체내의 마력이 적을수록 기력이 커지고 기력이 적을수록 마력이 많아진다고 한다. 기를 무기에 담아 강화할 수도 있고 잘 다룬다면 도구를 만들 수도 있다니...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물론 마력만큼은 아니지만 다루는 방법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아는 사람도 적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여태까지 몰랐던 것도 납득이 된다.


"기를 다루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해. 그저 네가 원하는 곳에 집중하고, 또 집중하면 언젠가는 성공하는 게 기를 다루는 방법이지. 먼저 손가락에 기를 담아보게."


뭐...라고? 진짜 생각보다 너무 간단했다. 그저 집중하면 된다니. 그래도 말과 행동은 천지차이이니 너무 쉽게 생각해선 안된다. 일단 손가락에 기를 담아봐라고 하였기에 난 내 손가락을 바라보고 집중하였다. 하지만 모든 정신을 손가락에 모아도 아무 변화가 없었다.


"하하하, 다들 처음엔 그렇게 당황하지. 기를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그 정도 집중으로는 절대 안돼. 좀 더 전신의 신경을 손가락에 담아보게."


역시 간단한 이유가 있었다. 난 또다시 손가락에 모든 정신을 쏟아부었다. 그래도 변화는 없었다. 자세를 다시 잡고 집중해보았지만 여전히 변하는 건 없었다.


"그럼 오늘의 숙제다. 손가락에 기를 담아보게나. 오늘 중에 될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그런 것도 못하겠나?"


어차피 그런 도발을 해봤자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프로메테우스는 신경 끄고 다시 손가락에 집중해보았다. 눈을 감고 싶었지만 난 눈이 없다. 그저 붉은 빛이 눈동자를 대신할 뿐이었다. 반대편 손으로 내 팔을 잡았다. 내 모든 힘을 끌어내 보았다. 그래도, 변하는 건 없었다. 이걸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래도, 변하는 건 없었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벌써 밤이 찾아왔다. 프로메테우스는 없었다. 지금 시간은 저녁이니 아마도 자러 갔을 것이다. 아니,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쓸 시간이 없다.


집중, 집중.


내 손가락에 집중하는 걸 무한히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조금씩 전신에 있는 뼈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건 손가락이다. 손가락에 정신을 집중하니 손가락의 뼈 마디 하나하나가 전부 다 느껴졌다.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뭔가 올라오는 느낌이다. 이 느낌 그대로 지속해보았다. 뭔가 될 듯 말 듯한 느낌이 나를 애태웠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 그리고, 손가락 마디가 주황빛으로 빛났다. 성공이다. 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어차피 앉은 거, 그냥 눕기로 했다. 밤하늘의 별이 밝게 빛났고 오로라가 떠 있었다.


"하아암...성공했나?"


방금 막 일어난 걸로 보이는 프로메테우스가 누워있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렇다네. 이거, 생각보다 매우 어렵구만."


난 내가 이룬 것을 바로 보여주었다. 한 번 해보니 꽤나 쉬웠다. 이런 걸 요령이라고 하는 걸까. 내 손가락이 주황색으로 빛나자 프로메테우스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오, 이렇게 빨리 할 수 있을 줄이야. 나도 이틀은 걸렸는데. 생각보다 재능이 있을 지도 모르겠어."


이제 다음으로 배울 건 무기에 기를 담는 법이었다. 기는 항상 단순하다. 집중, 이거 하나면 된다. 하지만 그 집중은 매우 어렵다. 무기에 기를 담는 것도 똑같았다. 그저 집중하면 끝이었다.


내 검을 꺼내든 나는 플루크 자세를 취했고, 이번에는 검에 집중했다. 먼저 손가락에 기를 담아 검으로 흘려보낸 뒤 검에 집중하니 검이 주황빛으로 빛났다. 확실히, 처음 할 때보다는 쉬웠다. 검에 기를 담자 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뭐지!?"


손잡이를 아무리 세게 쥐어잡아도 검은 더 강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검의 철이 떨어져 나갔다. 그 안쪽으로는 뭔가 붉은 게 보였다.


마침내 검의 철이 전부 다 떨어졌다. 원래의 투박한 모습은 어디가고 탁한 적색의 검이 나왔다. 이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던 프로메테우스가 입을 열었다.


"이런 건 처음보는데...? 이거 어디서 산 건가?"

"축복받은 대지의 어느 마을에 있는 대장간에서 샀다네. 하지만 저주받았다는 거 이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단 말이지...."

"저주받았다고? 그래도 그런 저주는 들은 적도 없다네."


아무래도 저주는 아닌 것 같다. 원래 이런 검일 가능성도 있긴 한데, 도대체 누가 만든 걸까. 일단 다음에 칼리트 마을로 가게 된다면 이 검에 대해 물어봐야 겠다. 미네르바라면 알 것이다.


작가의말

여기서 이름은 성씨+이름이 아닌 이름+성씨입니다.


 눈치채신 분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오아켄트라는 이름의 유래는 호빗에 나오는 소린 2세의 별명 참나무 방패입니다. 초기에 정발된 호빗에서 참나무 방패(Oaken shield)를 오아켄시엘드라고 번역한 사례가 있다는 걸 보고 이름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바꿔 쓴 것입니다. 호빗,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은 아직 영화밖에 보지 않았지만 시간만 된다면 소설로도 읽어보고 싶네요. 가운데땅 세계관은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인물인 로알과 프로메테우스는 각각 22세/72세입니다.


마력과 기력의 차이는 재능과 노력 정도로 설명 할 수 있는데요, 마력을 다루는 건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이 재능입니다. 하지만 기력은 노력만 한다면, 노오오오오력만 한다면 다룰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기력을 다루는 능력도 재능에 따라 갈리긴 합니다. 하지만 노력으로 얻을 수조차 없는 게 마력이라면 기력은 적어도 노력만 하면 얻을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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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힘 +4 20.07.31 38 7 8쪽
16 극한의 생명들 +4 20.07.30 38 7 7쪽
15 끝, 그리고 시작 +6 20.07.28 41 6 7쪽
14 족장이 된 자 +4 20.07.25 40 5 12쪽
13 족장이 될 자 +2 20.07.24 48 4 7쪽
12 싸우는 자 +2 20.07.23 47 5 7쪽
11 싸우려는 자 +2 20.07.23 51 5 7쪽
10 칼리트의 마법사 +4 20.07.21 58 6 8쪽
9 축복받은 마을 +2 20.07.20 69 5 7쪽
8 온건파와의 만남 +2 20.07.20 69 5 7쪽
7 서리거인과 늑대인간 +4 20.07.19 86 8 7쪽
6 남겨진 자들 +2 20.07.19 91 7 7쪽
5 저주의 늑대인간 +4 20.07.18 116 8 8쪽
4 얼어붙은 스켈레톤 +2 20.07.18 111 10 7쪽
3 사냥꾼들의 모험 +2 20.07.18 137 9 7쪽
2 혹한의 인간들 +2 20.07.17 211 12 7쪽
1 첫번째 불사자(프롤로그+1화) +16 20.07.17 453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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