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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K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소환수가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백자성
작품등록일 :
2020.09.28 22:36
최근연재일 :
2021.01.08 19:10
연재수 :
1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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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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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8
글자수 :
577,156

작성
20.11.02 19:10
조회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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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몬스터 사냥권

DUMMY

“일단 그 전에.”


진혁은 몬스터 사냥권 7장을 꺼내들었다.


“있는 건 쓰는 게 맞겠지.”


아껴둬서 좋을 것은 없다.

지금 바로 써서 몬스터들을 사냥하는 게 맞다.

이왕이면 휴일에 몬스터 사냥권을 소모하는 게 나을 테니까.


“다만, 무슨 몬스터를 잡느냐는 건데.”


모의전투 훈련장과 다르게 몬스터 객체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무의미하다.

드래곤은 말 그대로 드래곤이기에 압도적인 강력함을 가지고, 고블린이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드래곤보다 강하지는 않으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몬스터의 종류.


“일단 몬스터 사냥 접수처로 가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로스트 너는 어쩔래?”


“아무런 힘도 없는 제가 가서 뭐해요?”


“하지만 혼자 있다가 네베가 들어오면 뭐라 설명하게?”


“옷장 속에 숨어있을게요.”


“그러든가.”


로스트가 옷장에 들어갔다.

옷장은 안에서 밖으로 열 수 없는 구조였기에, 진혁과 리릴이 열어주지 않는 이상 나오지는 못 했다.

혼자 나와서 사고를 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지.

진혁은 그렇게 생각하며 리릴과 함께 접수처로 갔다.


“과연··· 우리가 사냥권이 있다고 아무 몬스터나 잡을 수 있는 건 아니었네.”


접수처에 가서 몬스터 사냥에 대한 설명서를 읽었다.

몬스터 사냥권은 몬스터가 죽으면 자동으로 마법이 발동하여 도장이 찍히는 형태다.

도장이 찍힌 사냥권은 사냥의 증거가 되는데, 만약 도장이 안 찍힌 사냥권만 가지고 있으면 자동으로 사냥터에서 추방된다.


‘몬스터 한 마리를 사냥하면 사용되는 사냥권도 하나.’


만약 두 사람이 한 마리를 잡으면, 각각 한 장씩 사용되어 두 장이 사용되어버린다.


‘예외는 소환사와 소환수의 관계 정도.’


그런데 무턱대고 처음부터 드래곤과 같은 강력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힘도 없는 학생이 욕심을 부리다가 드래곤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

등장하는 몬스터의 강함에 따라 사냥터는 하급, 중급, 고급, 최고급으로 나뉘고, 이 사냥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누적 사냥권 수치를 달성해야 한다.


하급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사냥터,

중급은 사냥권 누적 획득 10장부터,

고급은 100장,

최고급은 1000장이다.


일반적인 드래곤은 고급 사냥터에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최고급 사냥터에는 어떤 몬스터가 있느냐.


그것은 아카데미의 교관들 중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다고 한다.


1천 장에 도달한 학생은 역사상 한 명 뿐이고.


“몬스터 사냥권은 과제나 시험 같은 것의 결과에 따라 주어진다···”


최고급 사냥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고급 사냥터에 들어가서 드래곤의 심장만 얻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하급 사냥터의 몬스터들로 마력을 얻어봤자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


“···하급 사냥터에는.”


빛을 터트리며 네베가 나타났다.

어디에 갔었나 싶었더니 사냥터에 갔던 것 같다.


“우리가 시험을 봤던 숲 정도의 난이도. 숲에는 고블린, 오크, 오우거 정도가 살아. 바다나 사막 같은 특수 공간은 하급 사냥터에 존재하지 않고.”


“알려줘서 고마워.”


“···고맙기는. 쓸데없는 정보인데.”


네베는 도장이 찍힌 사냥권으로 은화를 교환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 네베에게 리릴이 말했다.


“앗, 네베 씨!”


“···할 말이라도?”


“제 옷장에 보면 조그마한 아이가 있어요. 어쩌다보니 우리가 데리고 있게 됐는데, 방에 있어도 괜찮을까요?”


“···몇 번이고 말하지만, 나는 시끄럽지만 않으면 돼.”


그 말에 진혁은 로스트가 틈만 나면 음담패설을 해대고, 시끄러운 꼬마라는 것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정도는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리릴은 활짝 웃었다.


“제가 잘 교육시켜놓을게요! 옷장은 열어주지 마세요. 사냥 끝내고 와서 교육시켜야 하니까요.”


“어차피, 지금 당장 방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


네베는 슬그머니 은화를 보여줬다.


“조금 놀다가··· 들어갈 거니까.”


“논다고? 네가?”


네베에게 논다는 이미지는 썩 어울리지 않았다.

언제나 조용하게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의 관심은 피곤하고 귀찮아. 저리 꺼지도록 해.”


“무심하기는.”


네베는 귀찮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젓고는 자리를 떠났다.

그런 네베와 바통을 교환하듯이 저 멀리서 와다다 달려온 사람은 에리나였다.


“리릴짱! 보고 싶었다능!”


진혁은 경악했다.


‘벌써 저 정도로 쌩쌩해졌다고?’


분명히 보건 선생님 말로는 40시간 동안 잠을 자야 한다고 했다.

40시간 동안 잠을 잤으면 몸이 뻐근할 법도 한데, 치유 마법은 저 정도의 효과가 있단 말인가?


‘아니, 그럴 리가.’


네르미아나 사건이 끝나고 이시즈를 만났었는데, 이시즈는 몸이 뻐근해서 움직이기가 힘들다고 휴식을 취하겠다고 했었다.

고작 24시간 잔 이시즈도 그 정도인데, 40시간을 잔 에리나가 저렇게 쌩쌩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


그 생각은 리릴도 마찬가지였다.


“저, 저기, 에리나? 조금 더 쉬어야 하지 않아···?”


“뭐? 휴식? 그런 건 사치다! 이 몸의 치유력은 세계제일이어서 아무런 문제도 없다 이 말이지! 게다가 리릴의 말랑말랑한 볼을 비비고 있자면 힘이 샘솟음을 넘어서 용솟음 친다구!”


에리나는 멍청한 웃음소리를 흘리면서 리릴의 볼에 자기 볼을 비벼댔다.

리릴은 부담스러운지 밀어내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에리나가 이토록 좋아하니 차마 그러지는 못 하겠고 쩔쩔 매고 있었다.


“주인 아가씨가 부담스러워 하잖아.”


진혁은 에리나를 리릴로부터 뚝 떼어냈다.

에리나와 진혁의 키 차이가 40센치는 족히 넘었고, 진혁이 붙잡은 것은 에리나의 목덜미였기에 그 꼴은 생선가게 주인에게 붙잡힌 고양이와 같았다.


“윽, 이거 놓지 못할까, 버르장머리 없는 소환수!”


“버르장머리는 누가 없는데.”


진혁은 한숨을 쉬며 에리나를 내려놨다.

에리나는 내려가자마자 눈을 날카롭게 치켜뜨고 진혁을 으르르 노려봤다.

길들여지지 않은 한 마리의 길고양이 같아서 진혁은 귀찮았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도 사냥권 있을 거 아니야.’


순위가 한참 뒤떨어지는 호테이돈도 1장은 얻었었다.

에리나라면 적어도 3장은 받았을 것.

틀림없이 지금 사냥을 하려고 이곳에 온 것이다.


“아무튼 아무튼! 같이 사냥하러 가자고. 몬스터는 따로 잡아도, 같이 다니면 즐겁고 좋잖아? 소풍 가는 기분이 들 거라구!”


그리 말하는 에리나는 리릴을 보며 혀를 낼름거렸다.

의도가 불순했으면 불순했지 순수해보이지는 않았다.


“너 진짜 괜찮은 거 맞냐?”


“얼음별 맛 좀 볼래?”


“그 얼음별로 크투가 하나 못 죽였으면서.”


“큭, 팩트도 폭력이다!”


“팩트···? 그게 뭐야?”


진혁과 에리나의 대화를 듣다가, 리릴이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팩트폭력, 팩트도 공격이다.

그런 말은 지구에서 젊은이들이 쓰는 말이 아니던가.


진혁도 이상함을 느끼면서 말했다.


“사실을 말하는 것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긴 한데··· 그건 내가 살던 세상에서 사용되던 말이야. 그걸 에리나 네가 어떻게 알지?”


“아···?”


에리나는 한순간이지만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순식간에 활기찬 태도로 바꾸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네가 살던 세상이고 뭐고 내가 알게 뭐야? 이건 내 친구가 자주 쓰던 말투라고.”


“친구라···”


친구가 지구 출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시즈도 조나단도, 진혁이 다른 세상에서 왔다는 것을 들어도 무덤덤하게 넘어갔었지 않은가.

어쩌면 흔한 일일지도 모르는 법이다.


‘그러고 보니 레이라한테는 다른 세상에서 왔다는 말을 안 해줬었네.’


뭐,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어쨌든! 우리가 들어가는 곳은 하급 사냥터잖아? 내 마법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들이라고.”


“그래, 뭐··· 까짓것 같이 들어가자.”


그리하여 진혁과 리릴은 에리나와 함께 하급 사냥터로 들어갔다.


“모든 사냥권에 도장이 찍히면 자동으로 추방당한댔으니까··· 몬스터를 요리해서 먹으려면 1장은 남겨둬야겠지.”


“몬스터 요리···”


몬스터 요리라는 말에 에리나가 묘한 반응을 보였다.

진혁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니, 아무런 문제도.”


리릴이 살던 트리아이나에는 몬스터 요리를 취급하는 식당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이유는 트리아이나 주변에 사는 몬스터가 고블린밖에 없기 때문.

고블린은 식용으로 못 쓴다는 관념이 있고, 몬스터 고기는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구하기도 어려워 트리아이나에만 식당이 없을 뿐이다.


그렇기에 몬스터를 사냥하기 쉬운 환경의 마을에서는 몬스터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격이 비싸서 아무나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단지, 네가 만든 몬스터 요리가 맛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요리에는 영 젬병 같은데?”


“하, 나중에 내 요리 먹고 더 달라고 하지나 마시지.”


“후후, 이래봬도 몬스터 요리를 많이 먹고 살았거든? 몬스터 요리 못 먹어본 사람들의 입은 속일 수 있어도, 내 입은 속일 수 없을 거다!”


“그, 그렇지만 진혁님은 고블린도 요리할 수 있는 분이야! 요리 잘하시니까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고블린을··· 요리?”


에리나는 한 대 얻어 맞은 것처럼 멍한 표정을 지었다.

고블린을 요리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이겠지.


“그런데 고블린 잡을 생각 없어. 에리나 너도 그럴 거 아니야? 어떻게 얻은 사냥권인데, 고블린으로 낭비할 수는 없지.”


“그런데 이 숲에 고블린만 더럽게 많으면 어떡해?”


“그런 불길한 소리를 왜 해?”


“아니, 그게 저기 봐봐. 고블린들이 우리를 보고 침을 흘리고 있다고.”


에리나가 가리킨 방향으로 진혁은 눈을 돌렸다.

그곳에는 고블린 수십 마리가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여자아이다···

-번식, 번식.

-오오! 교미!

-저 분홍 머리는 내 거야!

-남자는 죽여라!


“아니, 왜 고블린들이 저렇게 많은 거야?!”


“결국 이 사냥터는 실전 바탕이잖아? 제일 많은 몬스터는 고블린이라고. 고증이 철저한 거지.”


“그딴 고증 원하지 않았거든?”


고블린들이 많다고 해서 위험할 것은 없다.

말은 그럴 듯하게 교미니 번식이니 위험한 말을 해대지만, 그래봤자 고블린은 고블린일 뿐.

단지 죽이면 사냥권을 소모해버리기에 골치 아픈 것이다.


“특히, 나는 고블린만 보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장애가 있어···”


에리나는 참기가 힘든지 싸늘한 마력을 흘리기 시작했다.

에리나가 멋대로 3마리를 잡아버리고 추방당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그로 인해 소란이 벌어져 더 많은 고블린들이 찾아오는 일은 피해야 했다.


그래서 진혁은 재빠르게 에리나를 안아올리고 달렸다.


“거, 고블린 혐오증인지 고블린 분노조절장애인지는 몰라도, 지금은 좀 참아줘라!”


“고블린만 보면 속에 깃든 분노가···”


에리나는 진심으로 분노하는 것인지, 마력의 싸늘함이 약해졌다.

얼음의 심상은 차가움, 뜨거운 분노를 품어버리면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에리나는 고블린을 죽이지도 못할 것이니 우선은 도망치는 게 낫다.


‘정말, 평생의 수치로군···’


그래서 그들은 약해빠진 고블린 수십 마리를 앞에 두고 줄행랑을 쳤다···



* * *



아카데미 내부에 유희시설이 있는 곳으로 가던 네베.


“그러고 보니···”


네베는 걷다가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그 숲에는 딱 오우거가 1마리, 오크가 4마리 있는데 그걸 내가 다 잡아버렸다는 말을 안 해줬네.”


···뭐, 상관없나.


네베는 더 생각하는 게 귀찮다는 듯, 다시 걷기 시작했다.


고블린밖에 없는 숲에서, 진혁 일행이 다른 몬스터를 찾아 헤매고 있다는 사실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작가의말

네베 너 나빴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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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전공교류주간 (2) +2 20.11.04 347 8 12쪽
43 전공교류주간 (1) +6 20.11.03 378 11 14쪽
» 몬스터 사냥권 20.11.02 419 8 12쪽
41 로스트 +4 20.11.01 463 11 13쪽
40 리릴 이프 +2 20.10.31 458 9 12쪽
39 로카 네르미아나 (4) +4 20.10.30 489 14 13쪽
38 로카 네르미아나 (3) +4 20.10.29 516 13 12쪽
37 로카 네르미아나 (2) 20.10.28 532 11 12쪽
36 로카 네르미아나 (1) 20.10.27 624 14 12쪽
35 F급의 훈련장 (2) 20.10.26 630 12 12쪽
34 F급의 훈련장 (1) 20.10.25 675 11 13쪽
33 안전성 평가 (4) 20.10.24 680 13 13쪽
32 안전성 평가 (3) 20.10.23 684 10 12쪽
31 안전성 평가 (2) 20.10.22 700 12 12쪽
30 안전성 평가 (1) 20.10.21 764 13 12쪽
29 성진혁개론 +2 20.10.20 753 15 12쪽
28 소환학개론 (3) 20.10.19 753 12 12쪽
27 소환학개론 (2) +2 20.10.18 759 14 13쪽
26 소환학개론 (1) 20.10.17 788 16 12쪽
25 배치고사 (4) +2 20.10.16 821 16 13쪽
24 배치고사 (3) +2 20.10.16 807 13 12쪽
23 배치고사 (2) +2 20.10.15 832 13 13쪽
22 배치고사 (1) +2 20.10.14 871 15 12쪽
21 이름을 남길 가능성 20.10.13 859 15 12쪽
20 마력의 가시 20.10.12 910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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