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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풍객의 불처럼 뜨겁고 바람처럼 자유로운 곳

비검(秘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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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풍객
작품등록일 :
2013.07.25 18:49
최근연재일 :
2013.09.0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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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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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3.08.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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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비검-장로원(3)

DUMMY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며 하늘을 붉게 물들일 때 교룡관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교룡관 출관생들은 휴가가 끝나면 다시 교룡관으로 집결된다. 물론 훈련을 받는 곳이 아닌 출관생들이 머무는 곳이 따로 있었다.

그곳에서 모여 앞으로 배속될 부대를 받아 내성으로 들어가는 이들과 외성으로 빠지는 이들이 정해지게 된다. 그들의 운명이 갈라지는 곳.

교룡관 앞에는 연검월의 일행도 있었다.

연검월은 연검풍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내밀어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연검풍은 자신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연검월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조심히 다녀와라.”

“걱정하지 마.”

연검월은 뼈가되고 살이 될 조언을 남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과신하지 말아라. 듣기에 무림은 넓고 강자는 많다고 들었다.”

“알아. 질리도록 들은 말이야.”

연검월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좋아. 그럼 그만 들어가라.”

“응.”

연검풍이 돌아서자 옆에는 진우명도 진교하와 인사를 나누고 다가오고 있었다.

진우명은 연검월을 향해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대형. 저에게도 조언 한 마디 해주시죠.”

“철방에서 쇳밥이나 먹는 내가 무슨 조언을 해줄 수 있겠어?”

“그래도 대형이신데.”

진우명의 넉살에 진교하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연검월에 대한 불신이 짙은 한숨에 연검월이 웃음을 터트리고는 말했다.

“이건 나도 들은 말인데 무림에서는 자신의 실력을 삼 푼은 숨기라고 하더구나. 그것이 차후에 자신의 생명을 구해줄 수 있다고.”

“조언 감사드립니다.”

연검풍이 손을 내밀어 진우명의 머리를 꾹 눌렀다.

“교관에게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잖아.”

“그래도 대형이 해주시니 이상하게 가슴에 와 닿는데요?”

연검풍은 자신의 형을 무시하지 않는 진우명이 대견했다. 연검풍은 연검월과 진교하를 돌아보았다.

어찌 그라고 연검월을 향한 진교하의 생각을 못 읽었겠는가.

그것은 차차 풀어나갈 일이다. 연검월이 비록 철방에서 쇳밥을 먹는 이라고 해도 연검풍에게 있어서는 하나 뿐인 형이다. 그리고 연검월은 그간 철방에서 죽을 고생을 하면서 자신의 뒷바라지를 해왔다. 그런 그와 진교하가 잘 지냈으면 했다.

연검풍은 연검월에게 다가가 나직하게 속삭였다.

“형. 누님을 잘 부탁해.”

연검월은 슬쩍 진교하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무공을 조금이라도 익힌 그녀는 연검풍의 말을 모두 들었다. 조금은 누그러지는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자신이 연검월을 감싸 안으려는 것 같았다.

연검월은 그 모습에 진교하가 자신을 무시하고는 있지만 그 마음은 여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교하는 걱정하지 말고 다녀 와.”

“알겠어.”

연검풍과 진우명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연검월이 입을 열었다.

“검풍도 우명도 잘 해낼 겁니다.”

진교하는 마음을 돌려 먹었는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그래요. 둘은 사신대에서도 잘 할 거예요.”

모든 정파인들이 선망의 시선을 보내는 사신대다. 그곳에 들었으니 출세 길은 열린 상황이다.

연검월은 진교하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이사 하는 것 도와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진교하는 연검월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곧 이사를 오게 될 테니 그때 뵙죠.”

“그럼.”

이제 밤이 되었지만 연검풍과 진우명도 없으니 굳이 같은 곳에서 지낼 필요는 없다. 아마 오늘은 자고 내일 출발할 터.

하지만 연검월이 끼어들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연검월은 엽철흔과 함께 철방으로 돌아가면서 말했다.

“저 당분간 수련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흐음. 이번에 확실히 마무리 짓지 못해서 열 좀 받았나 보구나.”

“예.”

“크크크. 그래. 그렇게 수련을 하고 강해지는 거다.”

연검월은 픽 웃음을 흘리고는 철방을 향해 힘차게 걸음을 옮겼다.


교룡관의 출관생들이 잠시 머무는 곳의 숙소에서는 두 명이 한 방을 썼다. 당연히 연검풍과 진우명이 한 방을 쓰고 있었는데 방을 찾아온 이가 있었다.

밖에서의 기척을 느낀 연검풍이 먼저 고개를 들자 진우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있는가?”

저음의 목소리에 연검풍이 진우명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명이 문을 열자 문 앞에는 거구의 중년인과 그를 따르는 이들로 보이는 자들 다섯이 있었다.

그런데 뒤에 있는 이들의 기파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들 하나하나가 진우명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강자들이다.

연검풍은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을 취했다.

“황보 장로님께서 이런 곳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진우명이 놀라서 돌아보는 사이 문 앞에 서 있던 황보숭이 입을 열었다.

“철룡검주 연검풍 맞나?”

“예.”

“잠시 둘이서 얘기를 하고 싶군.”

황보숭은 진우명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연검풍은 황보숭과 시선을 마주한 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명은 그 모습에 슬그머니 방을 나갔다.

방문 앞을 황보숭을 따라온 이들이 가리자 진우명은 방에서 쫓겨 난 것에 가볍게 투덜거리며 처소를 나갔다. 누구도 그를 제지 하지 않았다.

황보숭은 둘 만의 자리를 마련하자 별 말이 없었는데도 천천히 걸음을 옮겨 자리에 앉았다. 단순히 와서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 그는 이곳의 주인이 되었다.

황보숭은 오히려 연검풍에게 자리를 권했다.

“앉게나.”

연검풍이 자리에 앉자 황보숭이 은근한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

“내일 장로원에서 확인할 테지만 한 가지 물어야겠다.”

“말씀하십시오.”

“자네가 철혈검마를 베었나?”

“아닙니다.”

단숨에 답하는 연검풍은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황보숭은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랬군. 어떻게 된 일인지 먼저 들을 수 있을까?”

“의제인 우명의 아버지가 당한 복수를 위해 나선 길이었는데 도착하니 그는 이미 죽은 후였습니다. 결국 그의 수급을 가져온 것은 위패 앞에 놓고 위령제를 지내기 위함이었습니다.”

“흐음. 철혈검마를 죽이러 가다니 무모하군.”

연검풍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연검풍을 바라보던 황보숭의 눈에 이채를 띠었다.

“무모하게 나선 것은 아니구나.”

교룡관의 차석을 했다는 것으로 미루어 실력은 익히 짐작했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보니 나이에 걸맞지 않은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수석을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의 실력자. 어쩌면 남궁성외가 나서서 남궁원창이 수석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교룡관을 갓 출관한 연검풍이니 장차 무림에 한 획을 그을 정도의 강자가 될 수도 있었다. 반드시 손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황보숭은 먼저 뜻을 밝히기로 했다.

“난 황보세가의 장로이면서 현 의협맹의 십이장로 중 하나인 황보숭이다.”

새삼 자신을 소개한 황보숭이 말을 이었다.

“난 너를 얻기 위해 이곳에 왔다.”

연검풍은 말없이 황보숭을 바라보았다. 황보숭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황보세가가 너를 원하고 있다.”

의협맹의 열두 기둥 중 하나인 황보세가가 힘을 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연검풍은 연검월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철방에서 일을 하면서 어떻게 이런 것을 내다보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 때를 대비해서 한 말이었나 보다.

연검풍은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을 취했다.

“뜻은 감사합니다만 죄송합니다.”

황보숭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다른 쪽에서 먼저 손을 썼나?”

연검풍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닙니다. 저는 천중연가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가문의 밑으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황보숭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건 자네가 잘못 생각한 것이네. 무림에서 혼자의 힘으로 가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네. 누군가 뒤를 봐줘야 하지. 그걸 우리가 해주겠다는 뜻이네.”

“죄송합니다.”

단호한 말투에 황보숭은 가만히 연검풍을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고집이 있는 자였다. 배포도 마음에 들고 고집도 마음에 들었다. 실력은 더욱 더.

황보숭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네. 하지만 황보세가가 자네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게. 그리고 우리는 원하는 것을 남들에게 빼앗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아.”

황보숭의 서늘한 시선이 연검풍을 향했다. 만약 다른 곳으로 가겠다면 죽여서라도 말리겠다는 뜻.

연검풍은 황보숭의 시선을 느끼면서 섬뜩함을 느꼈다. 확실히 자신보다 훨씬 윗줄의 고수다. 그런 그를 마주하면서도 연검풍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답했다.

“명심하겠습니다.”

황보숭은 더 말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황보숭이 떠나자 곧 문이 열리고 진우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황보 장로가 무슨 일로 온 거랍니까?”

“황보세가의 밑으로 들어오라더군.”

황보세가라면 의협맹을 지탱하는 열두 개의 기둥 중 하나다. 그런 곳에서 원했다는 것 자체가 연검풍의 실력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았던 진우명이 가장 잘 알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당연히 거절했지. 난 누구의 밑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

진우명은 조금은 당황하면서도 즐거웠다. 역시 자신이 믿고 따르는 의형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 저는 형님만 믿고 가겠습니다.”

연검풍은 픽 웃음을 흘리고는 침상에 몸을 눕혔다.

“그래라. 너 하나는 거둘 수 있을 거다.”

진우명은 그 말에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침상에 몸을 눕혔다. 어쩐지 오늘은 잠이 잘 올 것 같았다.


작가의말

약속드린 대로 최소 격일을 지키기 위해서 돌아왔습니다^^/

비가와서 열기가 꺾일 거라고 했는데 여전히 덥네요. 게다가 습하니 더 힘듭니다...ㅠ,.ㅠ

그래도 힘차게  일해야죠

모두 즐거운 한 주의 시작을 즐기세요~ 그럼 점심 맛있게 드시고 저는 내일, 또는 모레에는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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