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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검(秘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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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풍객
작품등록일 :
2013.07.25 18:49
최근연재일 :
2013.09.0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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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2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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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비검-혈채(1)

DUMMY

혈채










금호표국의 사람들을 보고 연검월은 연검풍의 등을 두드려주며 말했다.

“다녀와.”

연검풍은 잠시 철방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같이 갈까?”

“어딜?”

“차나 한 잔 마시면서 얘기 나눌 것 같으니까 같이 가.”

“거길 내가 왜 같이 가.”

연검풍은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진우명을 돌아보았다.

“형님과 함께 가도 되겠지?”

진우명이 다가와 연검월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연 조장의 형님 되십니까? 저는 금호표국의 진우명이라고 합니다. 훈련 기간 동안 연 조장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연검월이라고 하네.”

진우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진교하와 어딘지 닮은 미소였다.

“함께 가시죠.”

“그럴까?”

그때 철방 안쪽에서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검월! 가뜩이나 바쁜데 어딜 가겠다는 거냐!”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에 연검월이 정색하고는 말했다.

“내가 좋은 다루를 알고 있어. 가지.”

연검월은 그들을 이끌고 외성의 남쪽을 향했다. 외성의 남쪽에는 술을 마시는 주루들도 많지만 차를 파루는 다루도 많은 편이다.

물론 내성에 있는 다루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들 중 그나마 조용히 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인 다향원으로 안내한 연검월이 그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점소이는 앞으로 나섰다가 연검풍의 철룡검을 보고는 대뜸 삼 층으로 안내했다. 삼 층은 단 네 개의 방 밖에 없었는데 그 중 매화실로 안내한 점소이가 웃으며 말했다.

“차는 어떤 것으로 내올까요?”

연검월이 입을 열기 전에 연검풍이 말했다.

“철관음이 있는가?”

“상품의 철관음이 있습니다.”

“그것으로 내오게.”

연검월이 놀라서 입을 쩍 벌렸다. 하지만 그가 말리기도 전에 점소이는 자리에서 사라졌다. 마치 주문을 바꾸기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빠르게 사라진 모습에 연검월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이곳이 아무리 외성의 다루라고 하지만 상품의 철관음이 얼마나 하는 줄 알고 시킨 거냐?”

그 모습에 진교하가 입을 열었다.

“이곳은 저희가 계산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연검풍은 진우명을 한 번 보고는 담담히 답했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장이 되어서 조원에게 차를 얻어 마실 수는 없죠.”

진우명은 그 말에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럴 줄 알고 찾아왔습니다. 사실 저희 형편이 그리 좋지 않더라고요.”

“우명아.”

진우명은 간단히 손을 들어 보였다.

“괜찮아. 그래도 되는 분이야.”

연검풍은 진교하를 한 번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을 취했다.

“연검풍이라고 합니다. 훈련 도중에 우명과 같은 조였습니다.”

진교하도 일어나 포권을 취했다.

“금호표국을 맡고 있는 진교하라고 합니다.”

“표국주님이셨군요.”

“지금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검풍이 옆에 앉아 있는 연검월을 가리켰다.

“여기는 저희 형님이십니다.”

연검월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진교하가 미소를 지었다.

“이미 인사는 나눴습니다. 그렇죠?”

진교하가 맑은 웃음을 흘리며 인사를 건네자 연검월도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예.”

연검풍이 자리를 권하며 말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모두들 자리에 앉자 연검풍이 진우명을 바라보았다.

“누님 얘기는 했었지만 이런 미인이시라고는 말 안했었잖아?”

“에이. 제 얼굴 보면 짐작이 안 갔습니까? 저는 그래서 저한테 잘 해주시는 줄 알았는데.”

넉살 좋아 보이는 진우명의 말에 연검풍이 손을 내밀어 진우명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진우명은 그 손길에 어색하게 웃었다.

“조장. 이러지 마세요. 다들 보잖아요.”

“그래.”

연검풍이 손을 거두자 진우명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 모습에는 연검월도 진교하도 놀라고 있었다.

진우명은 연검풍을 마치 형처럼 따르고 있었다. 친형이 없는 진우명으로서는 지옥 같은 훈련 중에 기댈 곳이 필요했는지도 몰랐다.

연검월은 구 년 전에는 어리게만 보였던 연검풍이 어느새 다른 사람의 기대를 저 만큼이나 받을 정도로 컸다는 것에 어쩐지 뿌듯하면서도 아쉬웠다. 그만큼 크는 동안을 지켜보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곧 점소이가 문을 두드렸고 안으로 들어와 찻주전자를 내려놓았다. 은은한 철관음의 향이 코를 간질였다.

연검풍이 직접 찻주전자를 들어 차를 다 따라주었다.

“식기 전에 차를 즐기시죠.”

모두들 차를 한 모금씩 마시면서 그 여운을 즐겼다. 철관음의 향은 특히나 좋아서 모두들 잠시 차향을 즐겼다. 그렇게 차를 마시던 연검풍이 입을 열었다.

“우명. 그런데 무슨 일이냐?”

진우명은 잠시 주저하다가 말했다.

“제가 없는 동안 심각한 일이 있더군요.”

“심각한 일?”

“예.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연검풍이 그 말을 듣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상대가 누구라고 하더냐?”

“철혈검마(鐵血劍魔)라고 합니다.”

“지금 어디 있나?”

“형문산에 있다고 합니다.”

연검풍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연검월이 황당해하며 연검풍을 바라보았다.

“너 지금 철혈검마가 누군지 알고 하는 말이냐?”

“알아.”

“그런데 어디를 간다는 거냐?”

연검풍은 담담히 답했다.

“친구의 아버지가 살해당했으면 당연히 복수를 도와야지.”

연검월은 연검풍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가 들어서 아는데 철혈검마가 비록 강남이기는 하지만 호북성에 자리를 잡고도 무사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무공이 뛰어나서라고 들었다. 녹림칠십이채 중 철혈채의 채주라는 것만 봐도 그가 절정 고수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잖아. 그런 그를 너 혼자 상대하겠다고? 이제 막 교룡관을 나온 네가?”

“형은 내가 해야 할 복수에 도움을 주지 않을 거야? 상대가 강하다고 해서?”

연검월은 연검풍의 눈에 서린 고집을 보고는 이를 악물었다. 연검풍은 진우명을 돌아보며 말했다.

“안 가냐?”

“갑니다.”

눈을 빛내고 뛰쳐나가는 연검풍에게 연검월이 한 마디 했다.

“휴가 끝나기 전에 돌아와라.”

연검풍은 픽 웃고는 자신의 철룡검을 두드렸다.

“걱정하지 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진교하가 당황해서 황급히 나섰다.

“연 소협.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대책 없이 나서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철혈검마의 위명은 익히 알고 있는 것. 아무래도 둘만 보내는 것은 무리다. 철혈검마와 철검십귀들이 나서서 금호 표국의 국주와 대표두를 비롯해 고수들이 모두 떼죽음을 당했으니 당연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연검풍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답했다.

“저는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

진우명도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연 조장이 차석을 했지만 그것은 경쟁자가 오대 가문의 일원이어서 그런 거야. 제대로 실력 발휘했으면 수석도 무리가 아니었을 거야.”

진교하는 그 말에 잠시 주저했다. 그만한 실력을 지녔다면 일말의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게다가 진우명의 저 절대적인 믿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명. 너에게마저 무슨 일이 생긴다면 금호 표국은 대가 끊기게 돼.”

진우명이 낯빛을 굳히고는 말했다.

“함부로 목숨을 버리려는 것이 아니야. 그리고 연 조장과 함께라면 가능해.”

“우명.”

“누나!”

진우명이 강한 어조로 말하고는 진교하와 눈을 마주쳤다.

“아버지의 복수를 이룰 힘을 가지고도 뒤로 미룰 수는 없어.”

진교하가 입술을 깨물고 연검월을 돌아보았다.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바라보았지만 연검월은 가볍게 고개를 내저었다.

진교하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진우명을 바라보자 그는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말했다.

“철혈검마의 목을 가져올게.”

진우명이 돌아보자 연검풍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성큼 밖으로 나갔다. 그를 따라 진우명이 밖으로 나가자 진교하가 연검월에게 다가와서 걱정스레 말했다.

“어째서 말리지 않으신 거죠?”

“저 녀석 저런 눈빛일 때는 말릴 수 없어요.”

“하지만 철혈검마에요. 게다가 그 혼자가 아니라 그가 부리고 있는 철검십귀도 함께에요. 둘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이들이라고요.”

연검월이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자 진교하가 인상을 굳힌 채 그를 지나쳐 앞으로 나갔다.

“손 아저씨. 위가장으로 가요.”

연검월은 나가는 진교하를 불렀다.

“위가장으로 가셔서 뭘 하시려는 겁니까?”

“도움을 청해야죠.”

“도움을요?”

“위 공자가 언제든 도움을 주겠다고 하셨어요.”

연검월은 위종우가 어떤 인간인지 안다. 그런 그가 절대로 그냥 도움을 줄 리가 없다. 게다가 위가장 정도가 철혈검마의 일에 무사들을 내줄 리가 없었다.

“함께 가주실 건가요?”

“죄송합니다. 제가 가봤자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진교하는 그 말에 실망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동생이 죽을 지도 모르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형이라고 할 수 있나요?”

진교하가 손응과 함께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연검월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조홍.”

“예.”

어느새 나타난 조홍이 뒤에서 답하자 연검월이 물었다.

“철혈검마가 형문산에 있나?”

“예.”

연검월이 천천히 돌아서서는 말했다.

“나 잠시 다녀와야겠다.”

“어르신께는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연검월이 손을 내밀었다. 조홍이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건네자 연검월은 그것을 받아들고는 창가로 다가가다가 걸음을 멈췄다.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조홍이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짓고는 연검월을 올려다 보았다.

“방금 나간 금호표국의 진 소저. 위가장으로 간다고 했는데 만약의 경우에는 몸을 빼낼 수 있게 해 줘.”

조홍은 살짝 표정을 굳힌 채 말했다.

“개인적인 부탁이신 겁니까?”

“그래.”

“그리하겠습니다.”

“고맙다.”

연검월은 그리 말을 마치고는 그대로 창문을 통해 사라졌다.


위가장을 찾아간 진교하는 위종우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위종우는 자신을 찾아온 진교하를 보고는 진한 미소를 짓고는 안으로 안내했다.

별채로 안내한 위종우는 술자리를 마련하고는 진교하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부탁이라시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진교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동생이 아버지의 복수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요? 의협맹에서도 이름 있는 위가장이라면 도움을 줄 수 있으실 것 같아서 이렇게 염치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위종우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그런 일이라면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제가 부릴 수 있는 이들만 백 명이 넘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런데 상대가 누굽니까?”

“철혈검마라고 합니다.”

위종우의 웃음이 뚝 그쳤다. 철혈검마라면 위종우도 잘 알고 있었다. 그 정도의 강자는 위가장이 통째로 나서도 감당하지 못할 자다.

위종우는 어색한 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지금 당장 추격대를 보낼까요?”

“그래주실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위종우가 손짓하자 그의 뒤에 서 있던 사내가 다가왔다.

“가서 사람들을 모아 당장 추격대를 꾸려라.”

위종우의 눈짓을 받은 사내가 깊이 고개를 숙였다.

“예. 준비하겠습니다.”

“그래. 가 봐.”

사내가 물러가자 위종우가 웃으며 술병과 술잔을 들어 진교하에게 권했다.

“한 잔 하시죠. 철혈검마 따위 위가장이 나서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진교하가 약간 주저하자 위종우가 살짝 표정을 굳히며 물었다.

“제 손이 부끄럽게 하실 겁니까?”

“한 잔만 받겠습니다.”

진교하가 술잔을 받아들자 웃음을 터트린 위종우가 자신의 잔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저도 한 잔 따라 주시겠습니까?”

진교하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결국 술병을 들어 위종우의 잔에 따라주었다.

“한 잔 하시죠.”

웃음을 터트리며 술잔을 비우는 위종우를 보며 진교하도 천천히 잔을 비웠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위종우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진교하의 뒤에 선 호위무사 손응을 보고는 술잔을 하나 건넸다.

“한 잔 하지.”

“괜찮습니다.”

위종우가 진교하를 돌아보며 말했다.

“참 계속 손을 부끄럽게 만드는 군요.”

진교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손응도 결국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위종우는 미소를 지은 채 자리로 돌아와 술잔을 내밀며 말했다.

“다시 한 잔 하죠. 동생 일은 제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겠습니다.”

“예.”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 비가 내리기는 하지만....비가 내리면 운치가 있죠^^

밖에 나가지만 않으면...ㅎㅎㅎ

빗길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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