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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8179_9871js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 말아 먹고 이계에 환생했는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참고등어
작품등록일 :
2023.02.27 18:07
최근연재일 :
2023.03.27 23:2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5,538
추천수 :
299
글자수 :
148,425

작성
23.03.02 20:43
조회
241
추천
12
글자
12쪽

5화

DUMMY

나무 하나 없는 황량한 산. 폭설로 인해 거대한 빙산으로 변해 버린 험한 산을 소년 관산이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그는 어디서 났는지 몸에 맞지 않은 옷들로 온몸을 칭칭 동여맨 상태로 끊임없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 치사합니다. 놈을 죽일 방법을 알려 달라는 말에는 쌩까면서 왜 제 수명은 가져 가는 겁니까? "


[ 기본 요금이라 생각해라 ]


" 순 도둑놈의 새끼들!! "


이곳까지 오는 동안 몇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긴 관산은 그때마다 관천주로 겨우 위기를 모면하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지금 몸에 걸치고 있는 옷가지들도 관천주가 알려준 곳에 있는 시신들에게서 벗겨낸 것이다. 이 옷들이 아니었음 그는 이곳까지 오지도 못하고 벌써 얼어 죽었을지도 몰랐다.


생명이라는 비싼 댓가를 치루지만 관천주 덕분에 추위를 버틸 옷가지와 줄인 배 그리고 목 마름은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기할 줄 모르는 마수의 추격으로 인해 관산은 정말 죽을 맛이었다.


" 하아 하아 "


이미 감각까지 사라진 몸. 모든 걸 포기하고 당장이라도 눈 밭에 드러누워 한숨 거나하게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결코 이런 곳에서 삶을 포기할 수 없어 그는 걷고 또 걸어야 했다.


" 미친 돌덩이 색기 "


방금 전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본 관산은 저 밑에서 여전히 따라오고 있는 마수의 모습을 확인하고 욕설이 터져 나왔다.


" 징글징글 한 놈 "


[ 흥 내가 보기에 너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


" 관천주는 놈이 오르막에서 거의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


[ 나한테 묻지 마라 나에게 저런 것들에 대한 정보는 없으니까 ]


노인은 관천주를 부숴버린다는 관산의 말에 토라졌는지 지금까지 묻는 말에 대답만 하고 있었다.


" 저도 화가 다 풀린 건 아닙니다. 어르신도 관천주의 댓가가 생명력이란 사실을 일부러 숨겼지 않았습니까. "


[ 시끄럽다 배응망덕한 놈 ]


어찌 됐건 관천주의 신비로운 능력 덕분에 자신이 아직까지 마수에게서 도망을 치고 있다는 사실 만은 인정하기에 관산은 먼저 노인에게 사과를 건넸다.


" 아까 했던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


[ .............흥 ]


진심 어린 사과가 콧방귀로 돌아왔지만 왠지 노인이 조금 누그러졌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후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 이제 그만 포기할 때도 된 거 같은데 저 녀석도 정말 끈질기구나 "


점점 체력이 바닥나고 있는 상황에 다리도 떨어지지 않고 있었지만 어찌 됐든 앉아서 잡혀 먹힐 수 없던 그는 다시 죽기 살기로 발을 움직였다.


쉽게 끝날 것 같았던 인간과 마수의 추격전은 다시 한동안 계속되었다.


다음날. 밤새 능선을 세 개나 넘은 관산은 어느새 놈과의 거리가 500미터까지 좁혀져 있다는 걸을 알아차렸다.


" 큰일이다. 눈 때문에 도무지 위치를 파악할 수 없으니 이걸 어쩐다? "


밤새 화가 많이 풀렸던지 관천주가 다시 그를 유혹해왔다.


[ 궁금하면 관천주를 던져봐 ]


" 안됩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뺏긴 수명이 10년치를 넘어갑니다. 이러다간 마수에게 잡히기 전에 수명이 다해 죽을지도 모릅니다 "


[ 아직 어린 녀석이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러느냐 ]


"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인간들의 수명은 전부 제각각입니다. 제가 타고난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데 막 소비하다 5분 후에 급사 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


[ 하긴 그렇긴 하겠다..인간들의 수명은 다른 종족들보다 훨씬 짧으니까 ]


" 예....그러니 최대한 수명을 아껴야 합니다. "


[ 그래. 알겠다. 네 목숨이니 네가 알아서 하거라 ]


지난 몇 년간의 담군 생활을 바탕으로 대략적인 방향을 잡고는 있지만 벌써 나타나야 할 평안시가 나타나지 않아 관산은 내심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경계 밖을 이렇게 돌아다녔는데도 기형수나 나락들의 습격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물론 관산은 그 이유까지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3급 괴암마수에게 쫓기다 보니 낮은 급수의 마수나 그보다 격이 낮은 기형수 혹은 나락들은 감히 관산에게 침을 흘릴 수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지난 이틀 동안 그는 괴암마수만 신경 쓰면 되었지만 이제는 정말 그 괴암마수에게 잡아먹힐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왜냐하면 지금 오르고 있는 산이 근처에 있는 마지막 산이었기 때문이다.


' 정말 관천주를 다시 굴려야 하나..아직은 아니야 일단은 좀 더 가보자 '


무거운 마음으로 기어이 산 정상에 올라선 관산은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설원의 절경에 깊은 감명이 아닌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


" 호문 약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가보는 데까지 가볼 테니 나중에 만나더라도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너무 뭐라 하지는 맙시다. "


아직 품 속에 있는 나이키 운동화를 힘껏 쥔 관산은 결국 다시 관천주를 던져야만 했다.


[ 잘 생각했다. ]


관천주가 움직임을 멈추자 여지없이 수명은 빠져나갔고 그 즉시 관천주에 글자가 나타났다.


[ 도화(道禍) ]


" 길 도(道)에 재앙....화(禍)? 재앙으로 가라? 이건 무슨 뜻일까요? "


[ 글쎄다. 잘 모르겠다. ]


" 도대체 어르신은 아는 게 뭡니까? 이젠 관천주와의 관계가 의심스러워 지기까지 합니다. "


[ 놈 상처 주는 말에 일가견이 있구나 ]


귀중한 수명을 지불하고 받은 글자가 불길한 내용을 담고 있자 관산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 혹시 관천주가 이번에도 수명만 빨아 먹는 건 아니겠죠? "


[ 글쎄 .. 더 이상 도저히 방법이 없다면 그럴지도 모르고 ]


" 쳇. "


떨어진 관천주를 주어든 관산은 자신이 어느 순간 관천주에게 너무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관천주를 미련없이 주머니 속에 집어넣어 버렸다.


"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앉아 죽을 수는 없지 "


마음의 결정을 내린 관산이 미련 없이 산 아래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 시각 시원하게 펼쳐진 평야 너머에서 2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 세 명이 빠른 속도로 평야를 가로질러 오고 있었다.


" 오일이 형님 차 씨 년 놈들이 마수에 쫓겨 물건도 챙기지 못한 체 도망쳐 왔다는 소문이 사실일까요? "


가운데서 달리던 오삼이 오른쪽에 있던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 그런 것 같아. "


" 그거 참 쌤통입니다. 우리가 먼저 선점한 좌표를 중간에 몰래 가로채더니 결국 벌 받은 거지요 아주 그냥 속이다 후련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오이 형님 "


그가 이번에는 왼쪽에 있는 남자에게 묻자 그도 역시 고개를 끄덕여주며 맞장구를 쳐 주었다.


" 왜 아니겠느냐. 거기에 더 해 놈들이 버려둔 물건을 우리가 차지해 버리면 그놈들 당분간 배 아파서 편하게 잠 자긴 틀렸을 것이다 "


" 오이 오삼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그런 생각은 물건부터 찾은 후에 해도 늦지 않아. 보아하니 차 씨 남매들도 물건을 찾으려고 다시 길을 나선 모양인데 현재로서는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우리가 불리하다 "


" 아니죠 형님. 좀 전에 죽어가던 마철곡인가 하는 담군에게 대략적인 위치는 알아냈으니 놈들보다 훨씬 빠른 우리가 유리하죠. "


확실히 오 씨 형제는 차 씨 남매들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 어쨌든 시간이 없다. 잡담은 이쯤하고 속도를 좀 더 올리자 "


" 예 형님 "


" 예 큰 형님 "


오일의 명령에 오이와 오삼도 더욱 속도를 높였다. 그들은 거의 10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평야을 달렸고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눈 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한동안 엄청난 속도로 설원의 평야를 가로지르던 오일이 뭔가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 멈춰! "


그는 황급히 동생들을 멈춰 세우고 안력을 집중해 전방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눈에 어린 소년 한 명이 웬 마수에게 쫓기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 괴암마수? "


오일은 단번에 마수의 정체를 알아보았고 그때 오이와 오삼이 오일의 옆으로 다가왔다.


" 큰형님 혹시 또 다른 생존자일까요? "


" 괴암마수에게 쫓기고 있는 걸 보니 그럴 확률이 높아 보이긴 하다 만 벌써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도망을 치고 있다니 좀 놀랍구나 "


" 에이 설마 그러기야 하겠어요? 평지라면 시속 40km를 넘게 달리는 괴암마수에게 어린 소년이 무슨 수로 지금까지 안 잡히고 버텨요. 아마 무사히 빠져 나왔는데 이곳에서 재수 없이 따라 접혔거나 다른 괴암마수에게 쫓기고 있는 거겠죠 "


" 하긴.. 그렇게 생각하는 게 타당하긴 하겠다. "


" 그건 그렇고 저 소년 구해요 말아요? 괴암마수와 싸우지 않고 소년만 빼내는 일이라면 식은 죽 먹기인데 "


" 생존자라면 물건들이 있는 위치를 알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 우선 구하기는 해야 겠지 "


오일의 결정에 오삼이 아닌 오이가 앞으로 나섰다. 삼 형제 중 그의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 제가 가서 구해 올게요 "


" 그래..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절대 10미터 안에서 괴암마수의 붉은 눈을 직시하면 안 된다. "


"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 "


오이가 별 걱정을 다 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 시각 오 씨 형제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관산은 괴암마수와의 거리를 고작 10m 남겨 놓은 상태로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괴암마수가 마음만 먹는다면 단번에 자신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놈은 그 간의 고생을 보상 받으려는 속셈인지 일부러 아슬아슬하게 거리를 유지한 체 뒤를 따르고 있었다.


[ 살려줄까? ]


놈은 관산의 뒤를 쫓으면서 자꾸만 말을 걸어오며 그를 놀리고 있었다.


[ 살려 달라고 빌어봐 그럼 살려 줄게 ]


" 시끄러워! 너 같은 거에 그런 말을 할 바에야 동네 똥개를 형님으로 모시겠다 "


[ 우히히히. ]


관산의 속도가 떨어진다 싶으면 놈은 방금처럼 섬뜩한 소리를 내어 그를 소름 돋게 만들곤 했는데 관산은 절망 속에서 실날 같은 희망을 놓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 내가.. 내가 만약 ..살아난다면...반드시 돌아와 오늘의 이 빚 백 배 천 배로 갚아 주마!!! "


[ 우키키키 너에게 내일이 있을까? ]


관산의 악에 받친 절규가 즐거운지 놈은 또다시 기괴한 소리를 토해냈고 그 순간 관산은 직감적으로 놈이 추격을 끝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 어린 아이가 맛있어. 난 어린아이 고기를 가장 좋아해 ]


비록 이 세계에서 태어나 짧은 생을 살았지만 죽을 때 만큼은 당당하게 죽고 싶었던 관산은 달리기를 멈추고 놈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런데 그때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무슨 생각인지는 알겠다만 그러지 않는 게 좋아.. 놈의 적멸안(赤滅眼)은 생각보다 더 고통스럽다. 각성자들도 쉽게 상대할 수 없는 기술이거든 "


괴암마수를 향해 돌아서던 관산은 목소리의 경고에 화들짝 놀라 그대로 몸을 멈춰 새웠고 그 순간 누군가 자신의 목덜미를 낚아 채는 걸 느꼈다.


" 엇! "


몸이 붕 떠오른다 생각하자마자 관산은 엄청난 속도로 괴암마수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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