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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탈조선 후 대박 스트라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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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4.03.26 02:56
최근연재일 :
2024.05.1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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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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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5.한양에서의 마지막 축구.

이 모든 것은 픽션입니다.




DUMMY

15.한양에서의 마지막 축구.




“후우.”


모든 것이 후련하다는 듯, 현성의 아버지 석남욱은 후련하다는 듯 웃음을 털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전보다 굉장히 이른 귀가.


그에 집에서 가사를 하고 있던 그의 아내, 지윤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발견하고 현관까지 버선발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여보 왜이리 일찍··· 설마!”

“···응. 맞아. 며칠을 고민 했었던 게 오늘, 해결 되었네.”

“아!”


긴 고민 끝에, 남욱은 자신의 미래를 확정지었던 것이다.


한국이 아닌 영국.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 오늘 사표를 내고 돌아왔다. 물론 이미 그에게 러브콜이 왔다는 사실이 사내에서도 알려진 바였고 축하하는 분위기였기에 흉흉한 일은 없었다.


인수인계도 잘 마무리 했고, 다른 날보다 일찍 가족품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달음에 달려온 그였던 거다.


더불어.


“오늘 결승이지?”

“네. 거리도 좀 있고, 낮에 일이 있어서 가볼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가자. 가서 아들 응원해야지.”


아들을 응원하기 위한 계획도 그의 머릿속에 있었으니까.


그러니 그는 싱긋 웃으며 자신의 호주머니속 차키를 꺼내들었다.






강원도에서 치러지는 비룡축구대회 결승전은 마지막이라는 이유로 관중석이 북적일 수밖에 없었다.


“후우- 사람이 꽤 많은데?”

“그러게요.”


후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아슬아슬하게 경기장에 도착한 현성의 부모님은 흘러가는 분위기와 상단에 높이 띄워진 스코어를 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스코어 2:2.


게다가 그 아래 익숙한 이름의 선수가 골을 넣었다는 것이 확인되자 두 사람의 눈동자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저, 저기! 우리 현성이가 두 골을 넣었어요!”

“어, 어엇!”


후반전에 넣은 두 골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두 사람은 펄쩍 뛸 수밖에 없었다.


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축구팬이었고 그 주인공이 무려 자신의 아들 ‘현성’이었으니 얼마나 대견하고 기뻤겠나.


그에 활짝 미소를 띠면서도···.


“우리가 좀 더 일찍 왔었어야 했나···.”


그 골장면을 직접 목도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짙게 남는 두 사람이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경기에 더 열을 올리지 못한 스스로를 반성하며 필드위에 있는 아들을 열심히 찾는다.


“저기있다!”

“현성아! 우리 아들!”


이제라도 열심히 응원하자는 듯. 두 사람은 자리를 잡고 열을 올리는데···.


=자, 이번에도 석현성 선수입니다!

=공을 잡은 석현성 선수, 아아 상대 팀 오산 선수들이 석현성 선수의 공을 쉽게 빼앗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리적인 플레이만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제법 담이 큰 선수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모험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폼이 일품이네요.

=공은 반대로 패스- 빈공간으로 넘어가는 한양의 흐름입니다. 자, 라인을 타고 우측으로 올라갑니다! 빠릅니다!

=다시금 기회를 잡습니다!


와아-!


“어어어!”


놀라운 장면이 연속으로 펼쳐지자 축구인에 가까운 두 사람은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상대 선수들의 압박에도 여유롭게 공을 드리블 하며 반대로 공을 전환하는 장면이나, 순식간에 빠른 스피드로 치고 달려 쭉쭉 나아가는 기동력은 이전 아들에게서 확인 할 수 없었던 것이었으니까.


“저 애 미쳤다! 도대체 몇 명을 제치는 거지?”

“아까부터 날아다니더라고요. 아니, 왜 전반에 저 애를 안 내보냈던 거지? 허.”

“그러게 말이에요. 와, 완전 애들 가지고 노네. 공이 발에서 쉽게 떨어지지도 않네.”

‘아, 안본사이에··· 이렇게 성장했다고? 우리아들 맞아?’


아버지 남욱이 아들을 서포트 하고 있다곤 했지만 늘 옆에서 CCTV마냥 지켜볼 노릇은 못되었다. 항상 일을 해야 했으니까.


일을 해야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축구화도 사줄 수 있는 거니까. 그런 핑계로 외적인 지원만 아끼지 말자고 해왔던 그였다.


하지만 오늘, 아들의 놀라운 모습에 그는 그만 벼락을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던 건가? 우리 아들이 혹 천재성을 띄고 있었던 게 아닐까?’


아들의 실력을 알고 있다고 판단했던 그다.


엄청난 실력은 못되더라도 언제나 성실히 축구를 하고 사랑하는, 그런 아이라고 생각했던 그다.


그러니 축구에 관심이 사라질때까지, 열심히 도와주겠다고 마음 먹었던 그다.


그런데 그런 그의 생각이 오늘 완전히 무너지고 있었다. 정확히 말해, 남욱은 현재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다.


“···여보?”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나 봐. 그냥 아들이 열심히 하고만 있다고 생각했지, 저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어.”

“······.”


축구를 사랑하기에 언제나 봐온 축구경기. 그 안에서 펼쳐지는 스타 선수들의 모습을 당연히 기억하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그러니 명백히 다른 아이들과 자신의 아들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애초에 현성이 공을 잡을 때 마다 들려오는 함성, 환호성 자체가 다르다.


사람들도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녀석은 뭔가 다르다고. 현성이 공을 잡으면 뭔가 일어날 것 같다고.


실력있는 스타플레이어가 가진 아우라. 그것이 현성에게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라인을 그대로 뚫고 뛰었어요!

=한양의 크로스---!


“하읍!”


터엉! 철썩!


=고오오오오올!

=얼마남지 않은 시간대!! 고오오오올!

=서, 석현성 선수 완벽한 헤더!


삐이-----!


와아아아!


벌떡!


“와아! 미친!”


소름, 전율. 그것이 현성의 아버지 남욱의 등골을 짜르르 울리게 하더니 그대로 오싹오싹하게 만들었다.


어려운 위치에도 탄력적인 도약과 정확한 헤더가 만들어낸 골장면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으니 말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앉아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 머리를 쥐어 뜯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인 지윤도 크게 놀라 방방거리며 자신의 남편의 허벅지를 손으로 수도없이 때린다.


골! 골! 골!


=해트트릭입니다!!

=석현성 선수의 이번 대회 첫 해트트릭!


“우오오오!”


16살 아들의 올해 첫 아니, FC 한양에 들어오고 난 뒤 처음 보이는 해트트릭 장면이었기 때문이었다.


현성도 자신의 기록을 알고 있는 지 짜릿한 포효와 함께 주먹을 허공으로 있는 힘껏 올려쳤고 마무리 시간대로 가는 흐름이 ‘우승’으로 향하는 것을 확신한 한양의 선수들 모두 현성에게 달려들어 안기기 시작했다.


안타까움에 고개를 숙이는 오산 선수들과 팬들, 그리고 반대로 승리를 확신하고 방방 뛰는 한양의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짜릿하게 울린다.


꽈악-


“여보···.”

“···응.”

“아무래도 내가 결정을 잘 한 것 같아. 솔직히 아들 걱정을 했거든?”

“···괜한 걱정을 한 것 같네요.”


울듯말 듯, 남욱은 자신의 눈과 입술에 힘을 꽉 주며 환하게 웃고 있는 아들을 향해 소리쳤다.


“우리 아들 멋지다!”






[FC 한양 3:2 오산 FC]



해트트릭.


생각지도 못한 일에 놀라웠지만, ‘최영욱’없이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스스로 감탄했다.


‘솔직히··· 우승 못할 줄 알았어.’


선발에서 제외되었을 때.


그때는 그냥 우승은 고사하고 준우승으로 마무리 되는 구나 싶었더랬다. 그래서 지는 경기라도 사람들에게 인상적인 경기를 남기고 끝내자고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판단이 좋았던 것인지, 운이 좋은 건지.


강태형 감독님은 날 후반전에 바로 투입시켰고. 결국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즉 우리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말이다.


“하나- 둘-!”

“셋!”


와아아아아!


찰칵- 찰칵-


“선수분들 웃어주세요!”

“자, 여기 봐주세요! 한양 선수들!”

‘기자들 꽤 많았구나. 이때.’


성인 선수로서 받는 트로피에 비교하면··· 솔직히 멋져보이지 않는 소박한 트로피다. 하지만 권위있는 대회의 트포피인 만큼, 이것을 들어올린 오늘의 한양 선수들은 큰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 분명했다.


과거의, 석현성처럼 말이다.


짝짝-


“큼. 다들 수고했다.”

‘식은땀 많이 흘리셨나 보네. 풋.’

“다들 한 번 안아주고 마무리 하자! 자, 와라! 허허헛!”


옷이 땀으로 흠뻑 젖은 것만 보면, 자신이 직접 필드에 뛴 선수 같은 강 감독님. 그가 선수들을 일일이 안아주며 감사의 인사를 했고.


“흐흐 현성아 오늘 아주 잘 해줬다. 역시 내 제자다.”

“······아, 네 뭐.”

“앞으로도 잘 해보자고! 하하핫!”


세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만들고 우승까지 견인한 나를 발견하곤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입꼬리를 씰룩거리렸다.


‘배운게 뭐가 있다고 제자타령인지 원.’


아마 자신 커리어가 좋아졌다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겠지. 더불어 구린뭔가도 성공하고 말이야.


‘그게 좀 찝찝하긴 한데··· 뭐, 됐나?’


나는 머릴 긁적거리며 슬며시 떠오르는 무언가를 생각하곤 피식 거렸다.


‘나중에 인터넷 도박사건으로 나락으로 가는 감독에게 신경써봤자 뭘 하겠어.’


지금 음흉하게 웃는 저 사람. 나중에 인터넷 도박으로 나락가니까. 웃을 수 있을 때 실컷 웃으라지. 그렇게 생각하며 옷을 갈아입기 위해 라커룸으로 향하던 그때.


“현성아!”

“음?”

“현성아 고마워! 그··· 네 덕에 우승할 수 있었어.”

“맞아! 네가 뛰니까 우리가 힘이 나더라.”

“그래! 이번 대회, 너랑 같이 뛸때가 제일 재밌더라고! 진짜 축구같아!”

“······.”


트로피도 들어올리고 사진도 함께 찍었던 동료 녀석들. 그 녀석들이 상기된 얼굴로 내게 다가와 목소리를 토해냈다.


반짝반짝, 무척이나 아름다운 눈동자로 말하는 놈들의 모습을 보니. 나는 이번 우승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까워 씁쓸했다.


이 아이들 중, 현 대한민국 축구의 현실적 상황을 목도하고 살아남아 성인팀까지 갈 수 있는 인물이 얼마나 될까.


하고.


나도 참··· 계산적인 사람일 되어버린 모양이다. 하지만 그게 현실인걸.


후우.


“야! 축구를 나 혼자 하냐?”

“아···.”

“나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잘 한거야. 이, 바보들이···.”

“으, 응! 헤헤. 맞지!”

“우리가 잘 했지! 오늘 정말 끝내줬어 다들!”

‘참나.’


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어넘기며 입고 있던 땀에 절은 유니폼을 벗어버렸다. 이윽고 라커룸으로 걸어가는 나를 보며, 순박하게 조잘조잘 웃는 아이들.


하지만 얘들아, 내가 유니폼을 벗은 이유는 단순히 경기를 마쳤기 때문만은 아니야.


중얼중얼-


“미안하지만, 앞으로 한양에서 뛸 일은 없어.”


나는 앞으로 한양에서 축구를 할 생각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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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첼시 FC vs 사우스햄튼 FC. +27 24.05.09 3,642 86 12쪽
27 27.FA컵. +19 24.05.08 3,977 85 12쪽
26 26.경종. +19 24.05.03 4,512 88 13쪽
25 25.한국을 배신할 축구선수는 날아다닙니다(2). +26 24.04.29 4,958 94 13쪽
24 24.한국을 배신할 축구선수는 날아다닙니다(1). +17 24.04.25 4,632 79 14쪽
23 23.천재소년의 선택. +22 24.04.23 5,091 92 13쪽
22 22.자-알 놀다 갑니다(4). +14 24.04.21 4,830 79 12쪽
21 21.자-알 놀다 갑니다(3). +6 24.04.18 4,488 66 15쪽
20 20.자-알 놀다 갑니다(2). +5 24.04.17 4,604 60 12쪽
19 19.잘-알 놀다 갑니다(1). +7 24.04.15 4,826 64 9쪽
18 18.U-17 대한민국 VS 중국. +4 24.04.12 4,392 60 10쪽
17 17.딱 대. +5 24.04.11 4,627 68 8쪽
16 16.소집. +8 24.04.10 4,741 68 8쪽
» 15.한양에서의 마지막 축구. +5 24.04.09 4,737 67 11쪽
14 14.확실한 존재감(3). +10 24.04.08 4,514 56 10쪽
13 13.확실한 존재감(2)(대회수정). +4 24.04.07 4,708 64 13쪽
12 12.확실한 존재감(1).(대회수정) +10 24.04.04 4,785 66 13쪽
11 11.계획(2). +7 24.04.03 4,839 62 10쪽
10 10.계획(1). +9 24.04.02 4,929 65 11쪽
9 9.상승세(2). +9 24.04.01 5,250 60 14쪽
8 8.상승세(1). +9 24.03.31 5,421 68 12쪽
7 7.만들어진 과정과 그들의 착각. +7 24.03.30 5,831 7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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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천재 강림(3). +2 24.03.28 6,215 73 8쪽
4 4.천재 강림(2). +2 24.03.28 6,514 74 12쪽
3 3.천재 강림(1). +3 24.03.27 7,269 82 12쪽
2 2.귀환 그리고 회귀. +12 24.03.26 7,881 8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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