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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님의 서재입니다.

개같이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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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작품등록일 :
2023.05.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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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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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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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광기 - 2

DUMMY

자신의 검을 받아치며 들어오는 윤견을 보고 바돌은 가장 먼저 감탄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지 못하는 감정이 꿈툴 거리기 시작했다.


그가 지금껏 각성자나 헌터들을 상대하며 윤견처럼 감탄을 했던 적도 많았지만 이 알지 못하는 감정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흠...뭘까...좀 짜증나네?


바돌이 다리의 자세를 바꾸고 검을 위로 움직이며 윤견을 밀쳐냈다. 그 틈에 바돌이 검에 힘을 부여하고 몸을 돌리며 휘둘렀다.


{온 - 산바람}


일자인 복도에 수많은 참격들이 발사됐다. 윤견도 처음에는 받아치려 했으나 압도적인 숫자에 옆 교실 문에 몸을 던져 피했다. 목표를 잃은 참격들은 그대로 백정들과 사람들 베었다.


“히~하!”


바돌도 윤견이 들어간 교실 뒷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온 - 신바람}


그리고 다시 아까와 같은 참격을 날렸지만 윤견은 주변에 있는 책상들을 날리며 참격들을 막았다.


{온 - 발화}


놈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하자 바로 푸른 불을 휘둘렀다.


바돌은 가볍게 푸른 불을 피하고는 책상들을 베며 윤견을 향해 검을 움직였다. 윤견은 검을 피하며 주변 의자를 잡아 바돌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당연히 바돌도 손으로 의자를 잡으며 막았다.


“앗, 옛날 생각나네. 너도 학생 때 의자 좀 던졌나봐.”

“지랄 좀.”


두 손으로 잡던 검에서 한 손이 떨어지기를 노렸던 윤견은 바로 검을 휘둘렀다. 바돌도 한 손으로 검을 움직여 방어했지만 확실히 아까와는 다르게 느려졌다.

윤견은 흑도로 검을 고정하고 다른 쪽 주먹으로 바돌의 얼굴을 가격했다.

윤견의 주먹에 그대로 맞은 바돌도 즉각 잡고 있던 의자를 휘둘렀으나 이미 윤견은 뒤로 빠진 후였다.


“새끼가 얼굴을...”


바돌의 입가에 미소가 사그라지며 윤견에게 맞은 부위를 만졌다. 윤견은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놈에게 돌진했다. 바돌도 두 손으로 검을 잡고 미친 듯이 휘젓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복도처럼 좁지 않은 곳이기에 크게 움직이며 바돌의 검을 피했다.


“씨...모기새끼마냥...”


계속 자신의 검을 피하는 윤견을 보며 짜증을 곱씹던 바돌이 검을 멈추고 옆으로 크게 휘둘렀다.


{온 - 샛바람}


검처럼 기다란 참격이 한 일자를 그리며 날아왔다. 윤견도 바로 슬라이딩을 하며 손가락 하나 차이로 참격을 피하고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검을 위로 그었다.


흑도가 그대로 바돌의 살을 베고 피를 뿌리며 올라갔다.


“끄아아악! 이...이 새끼가!”


바돌은 처음에 보인 표정은 금세 거두고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리고 뒤로 빼지 않고 검을 휘둘러 윤견을 쫓아냈다.


바돌은 베인 곳에서 피가 주륵 흘러내리고 있음에도 전혀 상처를 살파지 않고 이를 갈며 윤견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반면 윤견은 처음처럼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바돌의 눈을 마주했다.


잠시 둘에 침묵이 있었지만 바돌이 소리를 지르며 검을 휘두르며 돌진했다. 하지만 전에 비해 날카롭던 검기는 많이 수그러들었다. 윤견도 놈의 상태를 파악하고 일부러 더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바돌의 성질을 긁었다.


그러자 바돌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윤견은 그간 놈이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가장 놈을 자극 시킬 도발을 했다.


“머리색이 초록인 것도 그렇고, 얼굴이 빨간 것도 그렇고...영락없는 토마토인데?”

“닥쳐!!”


역시나 바돌이 도발에 넘어가 잠시 시야가 흔들린 틈에 다시 주먹을 놈의 면상에 날렸다.


“컥!”


날렸던 주먹으로 놈의 머리를 잡고 복부를 향해 무릎을 찍었다. 바돌의 입에서 침과 함께 고통이 삐져나왔다. 윤견은 마지막으로 검을 찔러 넣으려 했지만 눈치챈 바돌이 다급히 뒤로 빠져 흑도는 간신히 피했다.


“끅!..으..”


바돌은 배를 움켜잡으며 분노로 가득찬 눈으로 윤견을 보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 개새끼야! 왜 지랄이야! 왜! 예전에는 너희가 할 거 다하고 살았으니깐, 이번에는 내가 하소 싶은 데로 할 차례잖아!!”


윤견은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찌푸리며 바돌만 바라봤다. 하지만 바돌은 윤견이 이해할 틈도 주지 않고 계속 쏟아냈다.


“너도 할 거 다 했을 거 아냐~아! 너가 여자끼고 놀았을 때, 나는 가만히 참고 있었다고! 그러니깐 이번에는 너희가 가만히 있어야 할 거 아냐!”


그제야 놈의 뜻을 이해한 윤견이 인상을 쓰며 깊은 한숨을 뱉었다.


“하아...그래, 옛날부터 그 딴 열등감 품고 살고 있어서 많이 힘들었겠네.”


바돌은 바로 뭐라 하려 했지만 윤견이 달려들기 시작하자 결국 입을 다물고 윤견의 공격을 방어했다.


교실에 많은 칼자국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윤견의 흑도가 칠판을 베었고, 바돌의 검이 사물함을 베었다. 그러는 동안 아무도 교실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윤견과 바돌, 단 둘만이 칼춤을 추고 있었다.


{온 – 신바람}

{온 – 발화}


콰앙-!!


두 개의 온이 충돌하며 서로의 힘에 뒤로 밀려났다. 바돌이 근처에 있는 의자 다리를 집어 윤견에게 던졌다.


윤견도 허리를 뒤로 젖혀 피하자, 의자 다리는 벽에 박혔다.


“흐아압!!”


그 순간 바돌이 자리에서 뛰어 윤견을 향해 긴 검을 휘둘렀다. 윤견은 본능 적으로 검을 피하기 위해 한 쪽 다리를 뺐지만 광기가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뺐던 다리를 한 발짝 앞으로 내밀며 놈에게 다가가 흑도를 휘둘렀다.


바돌의 검 길이를 생각해 윤견은 더욱 몸을 집어넣으며 부족한 거리를 더했다. 그렇게 두 개의 검이 서로의 목을 향해 나아갔다.


주륵...


검의 날이 목에 닿자 피가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윤견과 바돌 모두 자신의 목에 검이 닿고 있다는 것을 온 세포 하나하나 느끼고 있다.


-어? 진짜? 이대로?


찰나의 순간.


목의 상처에서 방울 맺은 피가 떨어지려 하는 그 찰나의 순간. 바돌의 정신은 그 순간 속에서 정보들을 수집하고 느끼고 있었다.


분명 상대의 목에 자신이 검이 도달했다는 것과 자신의 목에도 상대의 검이 닿았다는 것을 인지했다. 자신이 이렇게 느끼듯이 상대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이대로 서로 검을 계속 밀어 넣으면 둘 다 목이 베일 것이다. 그건 저 놈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뭐냐, 저 눈은. 이대로 동귀어진이라도 하자는 건가? 어? 왜?

같이 죽을 바에는, 둘 다 사는 게 더 좋잖아. 아니, 애초에 살기 위해서 죽이는 거잖아. 근데 내가 죽으면 무슨 소용이있냐고.


이제는 검이 위험한 위치까지 파고 들었다. 방울 맺었던 피는 이제 목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윤견의 눈은 변함이 없었다. 반면 바돌의 눈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으..으아아!! 미친놈아!!!”


결국 바돌이 공격을 거두고 윤견을 팔을 치며 공격을 방어했다. 다급히 움직이며 방어를 했기에 자세가 무너진 바돌을 향해, 몸을 돌려 발을 날렸다.


윤견의 발차기가 그대로 바돌의 무릎을 찍었다. 발차기가 정통으로 들어갔는지 바돌이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자, 바로 무릎을 면상에 날렸다.


“끄헉-!”


바돌은 뒤로 자빠졌지만 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윤견의 발이 몸을 밟으며 바닥에 붙였다. 바돌이 검을 움직여 윤견을 떼어내려 했지만 흑도가 먼저 움직이며 바돌의 검을 잡고 있던 팔을 잘랐다.


“끄아아아아-!!”


귀를 찢는 비명이 앞에서 나왔음에도 윤견은 아무렇지 않게 다음 동작을 이어가고 있었다. 바돌도 비명을 지르는 순간에서도 윤견의 검을 보고 끓어오는 고통을 참으며 말을 뱉었다.


“잠..잠깐, 살려줘!”


윤견의 검이 놈의 눈앞에 멈췄다.


“내가 왜...?”


순간 윤견의 손가락이 까딱 움직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복도를 살피며 눈이 마주친 학교 사람들을 불렀다.


“제가 잠시 다녀오는 사이에 감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두 분이서 떨어져서 보시다가, 만약 허튼 수작이 보이면 바로 방아쇠를 당기세요.”

“자..잠깐! 지혈은 해주고 가야지!”

“한 쪽 손 남았잖아. 니가 해.”


윤견은 그대로 발을 떼고 혹여나 모르니 잘린 팔을 들고 복도로 나갔다. 윤견은 그저 온을 저 놈에게 멀리 떨어트릴 생각이었지만 윤견의 손에 있는 팔을 본 백정들을 의도치 않게 동요하게 만들었다.


“저...저 온 바돌님꺼 아냐?”

“마..맞는 거 같은데?”

“...당했다! 바돌님이 당했다!!”


설마 바돌이 당할 거라고는 생각조차 안 했는지, 이 소식은 금세 학교를 넘어 운동장에 까지 전해졌다.


이 직후로 기세는 기울어졌다.


백정들은 늘 강자로 군림하던 바돌이 약자가, 고기가 되었다는 소식에 죽음의 공포가 갑작스레 온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엎친 대 덮친 격으로 학교에서 벌어진 소란을 듣고 이종족들이 찾아와 운동장에 있던 백정들에게 달려들었고, 그 뒤로는 주변에 숨어 있던 천안시의 생존자들도 소란을 따라 합세했다.


무기를 내려놓고 도망치기 시작한 놈, 전의를 상실하고 적의 자비를 바라는 놈. 그 둘이 전부였다. 끽해야 몇 명이 포기하지 않고 무기를 휘둘렀지만 금방 바닥에 쓰러졌다.


“커헉-!”


마지막으로 반항한 백정에 총알을 박아 넣는 것을 끝으로 학교 안은 정적을 되찾았다. 하지만 잠시 뒤 거대한 함성 소리가 학교 전체에 울려 펴졌다.


한 순간에 무너져 계속 당하기만 하다, 이번에 제대로 카운터펀치를 날렸으니.


반면 윤견은 환호 속에서 교실로 돌아갔다.

다행히 바돌은 그대로 자신의 팔을 지혈하고 있었다. 윤견은 다른 사람들에게 바돌을 결박하고 항복한 백정들과는 다른 곳에 가둬달라 부탁하고는 다시 복도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2층을 확인하고 3층을, 또 4층을 확인하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주리를 발견했다.


“? 너 뭐해??”

“오! 견아~!! 우리가 이겼어!”


주리는 한 손에는 권총을 다른 손에는 쇠파이프를 들고 해맑게 웃었다. 반면 윤견의 표정은 사색이 되며 주리에게 다가갔다,


“미쳤어? 왜 5층에 안 갔어?”

“안 미쳤으니깐, 여기에 있는 거야. 이번에는 잃고 싶지 않아서 여기에 있는 거라고. 그리고 나도 꽤 잘 싸우더라.”


윤견은 목까지 잔소리가 올라왔지만 해맑게 웃고 있는 주리를 보며, 겨우 참고 삼켰다.


“하...그래, 그보다 민혁이는? 민혁이 못 봤어?”


주리는 쇠파이프를 내려놓고 반대쪽 계단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손가락을 따가 시선을 보내니 계단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환호성을 하고 있는 민혁이 보였다.


“후우...”


윤견은 그제야 싸움이 끝난 것처럼 안도의 한숨을 뱉고 자리에 털썩 주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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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심판 - 5 23.11.26 121 0 11쪽
120 심판 - 4 23.11.25 121 1 11쪽
119 심판 - 3 23.11.22 118 1 11쪽
118 심판 - 2 23.11.19 127 0 10쪽
117 심판 23.11.18 128 0 11쪽
» 광기 - 2 23.11.14 129 0 11쪽
115 광기 23.11.11 130 0 11쪽
114 최악의 상황 23.11.09 135 0 11쪽
113 공백의 시간 23.11.05 136 0 11쪽
112 천안의 백정 - 2 23.11.04 140 0 11쪽
111 천안의 백정 23.11.01 141 0 10쪽
110 연예인 23.10.30 147 1 11쪽
109 엉뚱한 로봇 23.10.28 145 0 10쪽
108 병신처럼 23.10.27 152 0 10쪽
107 천안시 - 4 23.10.25 152 0 11쪽
106 주리 - 2 23.10.24 156 1 11쪽
105 주리 23.10.22 164 1 11쪽
104 천안시 - 3 23.10.21 171 1 11쪽
103 천안시 - 2 23.10.19 168 0 11쪽
102 천안시 23.10.18 174 0 11쪽
101 뱀파이어 23.10.16 184 0 11쪽
100 평범한 사람들 23.10.15 179 2 11쪽
99 발도 23.10.13 186 0 11쪽
98 삼자 대면 - 2 23.10.11 186 0 11쪽
97 삼자 대면 23.10.09 19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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