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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2 님의 서재입니다.

섭종 직전의 갓챠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완결

Jea2
작품등록일 :
2021.10.10 15:20
최근연재일 :
2022.07.26 06: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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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9,816

작성
22.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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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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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3쪽

101화-아름다운 사람은 마지막까지 아름답다.

DUMMY

“설마 했는데 당신이 그 괴물을 쓰러트릴 줄이야! 강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상상 그 이상이군요!”


···아서 길드 제임스의 커다란 목소리 때문에 귀가 아프다.


‘리퍼의 보고 덕분에 윤범과 성식이 올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아서 길드 사람들까지 줄줄이 따라왔을 줄은.’


그것도 설마, 아서 길드의 토벌대 전원이 이 장소까지 올 줄이야!


“그것도, 마을에 곤경에 빠진 사람들의 목숨까지 살리다니! 그야말로 기사의 자세 그 자체입니다!”


···그 와중에 제임스는 혼자 감격해서 내 어깨를 잡으며 혼자 타오르고 있다.


‘···설마 이 사람, 기사 덕후 비슷한 건가···?’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싶다. 그의 뒤통수와 눈에 타오르는 불길 같은 게 살짝 보일 것 같다.


‘아무리 게임의 스토리와 세계관에 몰입하는 게 이 상황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너무 몰입하는 건 좋지 않다고 보는데···.’


“제임스, 그쯤 하세요. 그분이 곤란해하잖아요.”


그런 그의 불꽃을 꺼트린 건 그의 길드장인 안나였다.


“이런, 실례했습니다. 예전부터 기사 정신을 너무 좋아해서 말이죠.”


“그건 그렇고, 정말 대단하시군요. 저희 길드를 구해주신 것도 모자라서, 정령을 퇴치하고, 거기에 정령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구하기까지···.

한 길드의 길드장님만 아니시면 바로 저희 길드로 영입시키고 싶을 정도입니다.”


안나가 싱긋 미소 지었다. 그와 동시에 뒤에 서 있던 누군가가 숨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영빈이다.


‘···어지간히 이상형인가 보네. 뭐, 이해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새하얀 피부에 눈부시게 빛나는 금발, 군살 없는 몸에 아름다운 얼굴은 확실히 만화에서 튀어나온 금발의 미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긴 하다.

안나에게 양해를 구하고 영빈이들이 모인 곳으로 걸어갔다.


“너희는 저 사람들 좀 도와줘.”


손으로 타버린 마을 사람들이 모인 곳을 가리켰다.

약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자 실의에 빠진 얼굴로 마을이 있던 곳의 잔해를 치우며 마을이 있던 곳을 청소하고 있었다.

기사들이 입는 갑옷을 입은 사람들도 돕고 있는 걸 보니, 아서 길드의 유저들은 이미 그들을 돕고 있었던 모양이다.


제일 먼저 고개를 끄덕인 건 윤희와 선우였다.


“네.”


“아···조금은 천천히 해도···.”


“군소리하지 말고 빨리 따라와.”


윤희의 강제적인 이끌림에도 영빈이는 계속해서 안나쪽을 돌아보았다.


‘나, 참. 저런 애가 아니었는데 말이지···. 순박하고 소심하던 애가 어디서 저런 것만 배워와서는. 호감을 표시하는 건 좋다만, 때와 장소를 구분해야 할 것 아니냐고···.’


진심으로 영빈이가 살짝 한심하게 보인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미안하지만, 길드장이 아니었더라도 거절했을 겁니다.”


“이런, 왜죠?”


“이런 상황에서 다른 국가의 길드에 들어가는 것도 좀···.”


“그렇군요!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보다, 자신이 나고 자란 국가를 지키기 위해 남는다! 이것 또한 기사도 정신!”


어느새 제임스의 열정의 불꽃이 다시금 타올랐다.


“···저 사람, 자주 저럽니까?”


“후후, 조금 엉뚱하긴 하지만, 저런 사람이 있어서 길드 내부 분위기도 항상 밝게 유지되거든요. 중요한 때에는 믿음직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저래 보여도, 저희 길드 안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인걸요?”


“···그럼 당신이 제일 강하단 말입니까?”


“후후, 글쎄요?”


“···화백님, 이분들은?”


“아.”


하마터면 안즈의 존재를 완전히 잊을 뻔했다.


“어머! 이 귀여운 엘프는 누구이신가요?”


안나의 목소리가 돌고래처럼 높아졌다. 그녀가 호들갑을 떨며 안즈에게 다가갔지만, 안즈는 재빠르게 내 뒤로 숨어버렸다.


‘···이렇게 보니 뭐랄까, 두 사람이 서로 닮은 것 같네···.’


특히 깨끗한 금발과 하얀 피부, 아름다운 외모가 더더욱 두 사람이 서로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안나와 안즈, 서로 이름도 비슷하다.


안즈가 안나를 째려봤다.


“···귀엽다고 말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만.”


“어머나, 미안해요. 후후후.”


‘···뭐야, 서로 지금 말이 통하는 거야?’


무심코 번역 마법을 꺼놓은 건가 싶었다. 물론 번역 마법은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는 중이다.

혹시나 해서 번역 마법을 꺼 보니, 안즈가 하는 말은 제대로 들리지만, 안나가 하는 말은 영어로 돌아갔다.


“···그것보다, 여기는 무슨 볼일로 온 겁니까?”


번역 마법을 다시 켜고 안나와 마주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윤범과 성식을 가리켰다.


“저 두 분을 따라왔어요. 왠지 두 사람을 따라가면, 정령이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그건 왜···.”


“날이 밝아서 그런지, 세계 각지의 크고 작은 길드들이 던전 안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던전이 클리어되지 않았으니 아직 정령이 잡힌 게 아니라고 하면서.”


“뭐라고요?!”


다급하게 스마트폰을 켰다.

스마트폰에 떠 있던 속성 던전으로 들어가는 포탈은 아무 메시지가 없었다.

보스를 토벌할 때마다 클리어했다는 메시지가 뜨던 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분명 던전 보스인 정령을 토벌했을 터. 확실히 정령을 토벌하면서 얻는 상급과 최상급 마정석도 획득했는데, 어떻게···. 설마!’


사실, 확실히 말하면 토벌이라는 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도 그럴게, 화염의 정령은 소멸시킨 게 아니라, 루이즈의 힘으로 흡수시켜버린 상황이니까!


‘설마···. 아니, 그렇다고 해도 그것 말고는 현 상황을 설명할 다른 길이 없다.

···어떡한다? 이제 와서 루이즈에게 정령을 다시 뱉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어머, 갑자기 왜 그러시죠?”


“아···무슨 말씀이신지···.”


안나와 제임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눈썹을 찡그렸다. 그 모습을 발견한 윤범과 성식도 다가왔다.


“최. 이마에서 땀이 흐르고 있는데, 그렇게나 더운 겁니까?”


“화백씨, 어디 아픈 겁니까? 뭘 그렇게 땀을 흘리고 그래요?”


윤범과 제임스가 동시에 건넨 말 때문에 긴장감은 더해졌다.


“아···화염의 정령과의 전투 때문에···.”


···나도 모르게 영어로 대답했다. 솔직히 어떤 언어로 대답하는지조차 헷갈린다.


“확실히, 그 정도의 화염 괴물을 상대할 정도라면, 이미 탈진해도 과언은 아니겠죠.”


“···윤범씨. 혹시 영어 돼요?”


“됐으면 이 사람들을 처음 만날 때부터 쏘리만 말했겠냐? 그럼 너는? 고등학생이니까 영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어야 할 것 아냐.”


“···아, 제가 영어랑 담쌓은 지 좀 돼서.”


“화백씨. 왜 그러는데요. 한국인이면 한국 사람답게 한국말로 좀 해줘요. 영어로만 하지 말고.”


“아, 미안합니다. 그냥 좀··· 더워져서요. 저, 그럼 잠시 연락을 좀···.”


어떻게든 핑계를 대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동! 수! 무슨 좋은 방법 없을까?!”-


현무에게 다급하게 텔레파시를 보내봤다.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떠오를 만한 사람은 현무 말고는 없다.


-“···이야기는 다 들었어. 설마 이런 일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니···.”-


-“···돌려줄 말이 없네.”-


텔레파시에서도 수의 깊은 한숨이 들려왔다.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오! 동! 역시나! 어떤 방법인데?”-


-“···저기, 동. 그 방법은···.”-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겠나?”-


-“············없네.”-


-“그래서 어떤 방법인데?”-


-“간단하다. 간단하다고 할까···. 조금 과격한 방법이긴 하다만.”-


한 차례 망설임 끝에 동이 꺼낸 방법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그게 가능한 거야?!”-


-“불가능하지는 않다.”-


-“위험하지 않을까?”-


-“그렇게까지 위험하지는 않을 거다. 여차하면, 우리가 직접 나서면 되니까.”-


-“···정말 그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는 거야?”-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기에 우선 동의 방법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


‘우선, 돌아가는 방법은 어떻게든 알아냈다고 치고···.’


“우선 그 전에···마지막으로 남은 일을 어떻게든 해야겠지.”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여전히 내 옆에 있던 안즈가 날 올려다봤다. 적당한 높이였기에 무심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말리지 않는 걸 보니 아예 싫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물론, 마을 사람들을 돕는 일이지.”


“···말씀은 감사하지만, 이미 완전히 타버린 마을입니다. 다른 장소를 찾아서 어떻게든···.”



“걱정하지 마. 이 분야에 전문가들이 있으니까.”


돌아서서 성식과 던전이 닫히지 않는 이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윤범에게 다가갔다.


“···미안한데, 잠깐 봉사 활동 좀 합시다.”


“봉사 활동이요?”


어리둥절해 하는 윤범에게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마을의 복구까지 도와주시다니···.”


안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완벽하게 복원된, 아니, 더 견고하고 아름답게 변해버린 마을을 바라봤다.


“별거 아닌데요, 뭘.”


빈말이 아니라 정말 별일이 아니었다.


윤범이 가지고 있는 ‘탄생 신의 망치’의 힘은, ‘창작’의 힘이니까. 건물 하나 뚝딱 세우는 것쯤은 간단했다.

재료라면, 땅 속성의 영웅들이 만들어내는 돌과 나무로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드리아나를 포함한 땅 속성 영웅들이 만들어낸 나무와 바위로 마력을 담은 망치로 한순간에 집을 만들어낸다···.

그렇다 치더라도 설마 한 시간 만에 천명 규모의 마을을 다시 만들어 낼 줄은 몰랐지만···신의 무기들은 참 상상을 초월하는군.’


뭐, 윤범은 ‘집이나 지으려고 여기 온 게 아닌데···.’라면서 잠깐 허탈감에 빠졌었지만, 좋은 일이다 보니 그도 금방 기운을 차리고 진지하게 작업에 임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좀 과한 거 아닙니까?”


“뭐가요?”


평범한 나무와 돌로 만든,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의 시골 마을처럼 보이던 곳은, 하얀 벽돌로 만들어진 약 5미터 높이에 2미터 정도의 두꺼운 울타리 벽이 빙 둘러싸여 있었다.

심지어 벽의 동서남북에는 각각 적의 침입을 알리는 종이 달린 첨탑이 우뚝 서 있었다.


“이미 한 번 정령한테 공격당한 마을 아닙니까. 이왕 다시 만들 거, 더 튼튼해지면 좋잖아요.”


“말이 마을이지. 완전히 요새잖아요. 거기다, 너무 베낀 거 아닙니까?”


성벽 내부에는 갖가지 형태의 하얀 벽과 푸른색의 지붕으로 만들어진 집들 뿐이었다.


“그리스에서 기술 도용으로 신고해도 할 말이 없겠어요.”


“뭐 어때요. 여기서 그런 법이 무슨 소용이라고. 갑자기 불려와서 집을 만들라고 하는데, 머릿속에 생각나는 마을이 그리스 산토리니 마을밖에 없는 걸 어떡합니까?”


“그렇긴 하지만···.”


‘아무래도 일러스트 작가이다 보니 이런 주제엔 예민해진단 말이지.’


윤범이 몸을 숙이고 안즈와 눈높이를 맞췄다.


“어때요, 공주님. 마음에 드십니까?”


안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뭘요. 전 그저 집만 지었을 뿐인걸요. 정작 중요한 정령 토벌은 이 사람이 다 했죠.

···정말 토벌을 성공적으로 했는지 살짝 헷갈리긴 합니다만.”


뜨끔.


‘···정령과 관련된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전에 빨리 던전을 클리어시켜야겠어.’


“···가시는 건가요?”


“그래. 마을 수복도 끝났으니, 이젠 돌아가려고.”


안즈가 아쉽다는 눈빛을 보냈다.


“아무리 그래도, 보답해 드려야···.”


“가까운 시일 내에 또 오게 될 테니까, 나중에. 지금은 따로 또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안즈는 잠깐 망설였지만, 이내 마음을 굳힌 듯 예의 격식을 차린 진지한 얼굴로 돌아왔다.


“그럼, 저희 정령을 수호하는 마을의 촌장 이름인 페르소나의 이름을 걸고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습니다. 그러니 꼭, 저희 마을에 다시 들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앞날에 축복이 깃들길 바랄게요. 화백님.”


안즈의 싱긋 웃는 미소를 끝으로 나와 다른 길드 모두가 정령 수호자의 마을을 떠났다.

떠나는 우리의 등 뒤로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고맙다 인사하는 외침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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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화-아름다운 사람은 마지막까지 아름답다. 22.02.22 494 11 13쪽
101 100화-전투 후에 남는 것들 +1 22.02.21 489 9 13쪽
100 99화-마력의 정령(10-완) 22.02.19 478 11 12쪽
99 98화-마력의 정령(9) 22.02.18 469 10 13쪽
98 97화-마력의 정령(8) 22.02.15 470 11 12쪽
97 96화-마력의 정령(7) 22.02.14 468 10 12쪽
96 95화-마력의 정령(6) 22.02.12 470 11 12쪽
95 94화-마력의 정령(5) 22.02.11 475 10 12쪽
94 93화-마력의 정령(4) 22.02.08 482 10 12쪽
93 92화-마력의 정령(3) 22.02.07 494 9 12쪽
92 91화-마력의 정령(3) 22.02.05 529 11 12쪽
91 90화-마력의 정령(2) 22.02.04 492 11 12쪽
90 89화- 마력의 정령(1) +1 22.02.01 522 10 13쪽
89 88화-또다른 재앙의 시작 22.01.31 512 9 13쪽
88 87화-검의 길 22.01.29 511 11 15쪽
87 86화-타는 것은 불 뿐만이 아니다 +1 22.01.28 519 11 12쪽
86 85화-염제 22.01.25 521 12 13쪽
85 84화-호랑이 선생님 22.01.24 514 10 13쪽
84 83화-씁쓸한 결과 22.01.22 531 11 12쪽
83 82화-최초의 위원회 22.01.21 535 12 12쪽
82 81화-불안하지만 든든한 22.01.18 519 12 12쪽
81 80화-무대공포증 22.01.17 539 12 13쪽
80 79화-통쾌한 만남 22.01.15 559 12 12쪽
79 78화-독식 22.01.14 535 10 12쪽
78 77화-귀환, 그리고 새로운 기사 22.01.11 523 12 13쪽
77 76화-유령선 이벤트(24-완) 22.01.10 532 12 13쪽
76 75화-유령선 이벤트(23) 22.01.08 520 12 12쪽
75 74화-유령선 이벤트(22) 22.01.07 508 11 12쪽
74 73화-유령선 이벤트(21) 22.01.05 515 11 13쪽
73 72화-유령선 이벤트(20) +1 22.01.04 508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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