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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2 님의 서재입니다.

섭종 직전의 갓챠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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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ea2
작품등록일 :
2021.10.10 15:20
최근연재일 :
2022.07.26 06:00
연재수 :
1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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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9,816

작성
22.0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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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6화-타는 것은 불 뿐만이 아니다

DUMMY

‘그러고 보니, 슬슬 장비가 필요할 때가 됐지.’


마도서를 뽑은 이후 필요가 없어서 뽑지 않았는데,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많이 뽑아둬야겠다.


“어때, 할 수 있겠어?”


“식은 죽 먹기다냐.”


어깨 위에 있던 포로링이 폴짝 뛰어올랐다.


“포로링···과연. 행운의 상징도 당신과 함께한다는 건가요.”


주작이 싱긋 미소를 짓는 한편, 헤파이스토스와 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포로링에게장비 뽑기 화면을 띄워주었다.


“한 5번 정도 한꺼번에 돌려줄래?”


장비 뽑기는 골드밖에 들지 않으니 몇 번을 뽑든 상관없다. 오히려 여태껏 한 번만 뽑는 게 이상할 정도다.


“알았다냐. 결과는 나중에 확인하라냐.”


포로링이 스마트폰 화면을 만지작거렸다. 화면이 빛났다가 꺼지는 모습이 몇 번 반복되었다.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반과 헤파이스토스는 흥미가 가득한 눈으로 포로링의 주변을 기웃거렸다.


“다 됐다냐.”


“벌써?”


포로링이 두 앞발로 내민 스마트폰을 받았다.


“겨우 버튼 몇 번 누르는 게 얼마나 걸린다고 그러냐.”


포로링이 뽑은 장비들의 목록을 찬찬히 살폈다.


[신규 SS등급 장비: 15개]


50번 뽑아서 15개. 장비는 한 번 뽑을 때마다 나오는 SS급은 총 3개이니, 사실상 전부 다 3개씩 나온 것이다.


“···찾았다.”


물론 그중에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장비도 포함되어있다.


[SS급 전용 장비: 화룡신의 검]


스토리 상 반이 들고 다니는 검.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산 하나를 다 태울 크기의 불길을 내뿜고, 그 화력은 베어버린 적의 타고 남은 재까지도 태워버린다는 검이다.


“찾는 게 이겁니까?”


다른 것들도 천천히 확인하고 싶지만, 우선 지금은 반과 계약하는 게 먼저다. 스마트폰 안에서 검을 꺼내 들었다.


‘! 생각보다 무거운데···.’


길이로만 따지면 150cm 정도 되보이는 검은 겉보기에는 일본도와 살짝 비슷해 보이지만, 검집과 손잡이가 불타는 듯 빨갛고, 검집과 손잡이에는 용의 장식이 그려져 있었다.


특이한 점은 이런 검에 그려진 용은 뱀같이 생긴 동양의 용인데, 특이하게 이건 서양의 드래곤이 그려진 검이라는 점이다.


‘···묘하게 검이 따뜻한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심지어 검 전체에서 은은한 불빛이 빛나고 있는 것 같다. 반은 검의 모습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오···! 그건 확실히 내 검이 맞아!”


반이 성큼 다가와 손을 뻗었다. 금방이라도 검에 닿을 것 같은 손에서 빠르게 검을 뒤로 뺐다.


“이걸 드리기 전에,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무슨 조건? 계약을 하는 것 말고 다른 조건을 넣을 게 있는 건가?”


“···저에게 검을 가르쳐주십시오.”


“검을?”


애초에 반과 계약하고 싶은 이유가 그에게서 검을 다루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기껏 검까지 줬는데, 그에게 검을 배우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뭐, 상관없긴 하지만, 실력은 어느정도인 거야?”


“부끄럽지만, 아예 초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러면서 나한테 검을 배운다고?”


반의 째려보는 시선이 따갑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배우는 건 빠르니까.”


“흐음···.”


반은 한동안 손으로 턱을 쓰다듬거나, 내 주변을 몇바퀴 돌며 내 몸을 꾸준히 관찰했다.

이윽고, 그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뭐, 상관없겠지. 몸을 보니 기본적인 체력은 되는 것 같으니. 좋아, 네 제안을 받아들이지.”


“···감사합니다.”


“내 수련은 혹독하니까 각오해 두는 게 좋을 거다?”


반에게 그의 검을 장비시키는 것으로 그와의 계약을 무사히 마쳤다.


“그것참 신기하군···이 조그마한 물건에서 검이 튀어나올 줄이야···.”


반과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헤파이스토스는 내가 한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을 계속 눈으로 좇았다.


“계약자여. 괜찮다면 그 물건을 보여줄 수 있겠나?”


그가 눈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대장장이라는 설정 때문인가. 이런 물건에 관심이 가는 모양이군.’


“떨어트리지만 않는다면 상관없습니다.”


나에게 스마트폰을 받은 그는 이리저리 돌려보거나, 옆에 있는 버튼을 한 번씩 눌러보는 등 구석구석을 살폈다.


“그렇군···으음? 이 부품은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 거지? 아주 작은데,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군. 실로 흥미로워···.”


“그렇게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겁니까?”


“그럼, 물론이지. 내 ‘장인의 눈’은 장치의 내부를 더욱 세밀하게 볼 수 있거든.”


그가 자신의 눈을 톡톡 두드렸다.


‘확실히. 그의 눈에서 희미하게 마력이 느껴진다.’


장인의 눈이라. 게임에서 그의 패시브로 분명히 그런게 있었던 것 같지만, 헤파이스토스를 써 본 기억은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일단, 그건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고···.’


“선생님, 저와 계약해주시겠습니까?”


“···이런 흥미로운 물건들을 자주 보여준다면야, 언제든 환영일세.”


그가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털이 손등까지 덥수룩한 그의 손은 크고 거칠어 보였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작의 마지막 말과 함께, 포로링을 제외한 영웅들은 동시에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늘 그렇듯, 소환한 영웅들이 스마트폰으로 돌아가 버리면 순식간에 고요해진다.


“···이번 소환은 생각보다 조용히 끝났다냐.”


“그렇네.”


생각해 보면, 포로링은 지금껏 해온 소환에서 늘 기절하거나 도망가버렸다.


‘헤라클레스에 현무···그 포스에 기겁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넌 안 들어가도 돼?”


“···솔직히 말하면, 낮부터 잠만 자서 이제 별로 졸리지 않다냐···.”


어느덧 하늘에는 눈부신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슬슬 돌아갈까···.”


“돌아가면 츄르 하나는 주는 거냐?”


‘그놈의 츄르···.’


···조금 지겹지만, 오늘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그래. 돌아가면 하나 줄게.”


기쁜 마음에 공중제비를 도는 포로링과 함께 집으로 귀환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3명을 뽑으셨다고요?


···문자에서 기가 막혀 하는 영빈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저번처럼 길드원들이 뽑은 영웅의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 단체 채팅방을 여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저번부터 생각하는 건데, 우리 길드장님 비틱이 좀 심하시네요.-


-남들은 겨우 하나 뽑는데···.-


-어차피 많으신데 포로링 좀 빌려주시지···.-


‘왜 이런 분위기가 생기는 걸까. 아니, 이유는 알고 있지만···일단 같은 길드 길드장 아닌가?’


마치 서로 짜 맞춘 듯 길드원들의 원망 섞인 채팅이 줄줄이 올라왔다.


‘어쨋든, 이걸로 길드의 전력은 더욱 강화되었다.’


길드원 모두 포로링을 아낀 덕에 각자 S나 SS급 영웅과 계약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윤희가 ‘미호’와 ‘장익’, 두 명의 SS급 영웅과 계약했다.


미호는 적에게 온갖 디버프와 상태 이상을 거는 범용성 넓은 마법 딜러고, 장익은 2티어 정도로 분류되는 창을 사용하는 근접 딜러라고 한다.


-이걸로 창을 전문적으로 알려주실 선생님이 한 분 더 생겼어요!-


‘들뜬 모습이 선명하다···.’


언제나 그렇듯 윤희의 긍정적인 모습에는 피식 미소가 지어진다.


다른 길드원들이 뽑은 영웅들도 좋은 영웅이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선우가 뽑은 ‘아폴론’이었다.


‘아폴론. 패시브가 적의 공격을 빗나가게 만드는 실명 효과라서 속성 면을 제외하고 1티어로 분류되는 원거리 딜러···. 활을 쓰는 영웅이니까 활을 쓰는 길드원들에게 좋은 교관이 되겠어.’


-다들 수고했다. 밤새느라 피곤했을 테니 이제 푹 쉬어. 훈련 같은 다른 일정은 내일부터 시작하자.-


길드의 전력 분석을 마치고 의자에 등을 기댔다. 피로가 바로 밀려왔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이번에 뽑은 15개의 전용 장비···. 이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서 장착시켜야 한다.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당연히 이것들이다.


[SS급 전용 장비: 칼바람 손톱]


[SS급 전용 장비: 칠흑 각궁]


칼바람 손톱은 가루다의 전용 무기. 독수리나 매의 발같이 생긴 날카로운 이 양손 갈퀴는 가루다가 사용하는 바람 마법에 한층 더 강력한 힘을 부여할 것이다.


칠흑 각궁은 헤라클레스의 전용 장비이다.

우락부락한 헐크와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의외로 헤라클레스는 실제 신화에서 활을 자주 쓰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당장 헤라클레스 이후에도 헤라클레스의 무기는 ‘활’로 언급된다.


‘이런 고증을 게임에서 엄청 신경을 썼단 말이지. 전사 포지션으로 넣어놓고···.’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이 전용 장비를 주면 놀랍게도 이 활을 실제로 ‘사용’한다.


사실, 사용이라고 해봐야 먼 거리에서 적을 쏘는 게 아니라, 마치 샷건처럼 적의 바로 앞에서 대놓고 활을 쏴 버린다.


‘하지만 장비를 착용하면 새롭게 관통 능력도 생겨서 뒤에 있는 적까지 공격할 수 있게 되니까. 전보다 더 강력해지는 건 다를 바가 없어.

얼마나 강력해질지 벌써 기대되는데···. 시험해볼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이 정도면 내 영웅들끼리 모의전 같은 걸 해도 괜찮지 않을까?’


슬슬 이들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가 궁금해진다.

당장 헤라클레스만 해도 유령선 재해 때부터 강자와 싸우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눈치였다.


‘슬슬 그 전투 욕구를 풀어주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서 풀려고 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 강력한 영웅들이 훈련소에서 그 힘을 마음껏 사용할 거라고 생각하면···.


‘아마 산이 남아나지 않겠지.’


그래서는 몬스터가 쳐들어올 때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아들. 일은 끝났니?”


엄마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밥 먹자.”


“네.”


아직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점들이 남아있지만, 지금은 뒤로 미루고 푹 쉬어야겠다. 시간은 아직 여유로우니까.





“젠장, 젠장···!”


상욱은 어두운 방 안에서 분함에 몸을 떨었다.

그는 이번 불 속성의 영웅 소환에서 S급 이상을 뽑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상해. 가진 영혼석을 모두 투자하는데, 어째서 S급을 단 하나도 뽑지 못하는 거야···!’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우쭐거리기만 했던 태도로 인해 상욱은 힘겹게 들어간 길드 내부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그가 길드 내에서의 입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고 티어의 영웅을 새로 얻는 게 필요했다.


‘물 속성에서 S급 하나를 뽑은 이후로 단 하나의 A급도 뽑지 못하고 있어···! 장비도 모든 골드를 다 투자했는데 겨우 로제 전용 장비 3개만 맞추고! 이래서는 상위 길드는커녕···!’


포로링을 활용한 소환법도, 누군가가 네임드 영웅을 뽑으면 다른 사람은 그 영웅을 뽑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욱은 당혹감과 분노에 자꾸만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책상을 내리친 충격으로 절전 상태였던 컴퓨터의 화면이 켜졌다.


{제주도에 나타난 재앙을 막아낸 일등 공신 길드! ‘OP 길드’의 최화백!}


화면에 예전부터 꼴 보기 싫었던 얼굴과 그 옆에서 초라하게 쓰러져 있는 자신의 사진이 나타났다.


“크윽···! 으아아아아!!!!!”


쾅!!


화백에게 느꼈던 공포감과 그 순간의 창피함, 그에 대한 분노가 끓어오른 상욱은 그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모니터에 주먹을 꽂았다.

모니터는 순식간에 망가져 책상에 널브러졌다.


“그 개자식···!”


순식간에 상욱의 머릿속에는 온통 화백에 대한 질투로 가득 차버렸다.


‘그 낙하산 자식···보나 마나 NUN이나 대형 길드에 연줄이 있는 거야! 그러지 않고서야 그 낙하산이 그런 활약을 할 리가 없어! 두고 보자!’


한동안 상욱의 방 안에는 그의 거친 숨소리와 덩그러니 남겨진 컴퓨터 본체의 잡음만이 맴돌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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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0화-전투 후에 남는 것들 +1 22.02.21 489 9 13쪽
100 99화-마력의 정령(10-완) 22.02.19 478 11 12쪽
99 98화-마력의 정령(9) 22.02.18 469 10 13쪽
98 97화-마력의 정령(8) 22.02.15 470 11 12쪽
97 96화-마력의 정령(7) 22.02.14 468 10 12쪽
96 95화-마력의 정령(6) 22.02.12 470 11 12쪽
95 94화-마력의 정령(5) 22.02.11 475 10 12쪽
94 93화-마력의 정령(4) 22.02.08 482 10 12쪽
93 92화-마력의 정령(3) 22.02.07 494 9 12쪽
92 91화-마력의 정령(3) 22.02.05 529 11 12쪽
91 90화-마력의 정령(2) 22.02.04 492 11 12쪽
90 89화- 마력의 정령(1) +1 22.02.01 522 10 13쪽
89 88화-또다른 재앙의 시작 22.01.31 512 9 13쪽
88 87화-검의 길 22.01.29 511 11 15쪽
» 86화-타는 것은 불 뿐만이 아니다 +1 22.01.28 520 11 12쪽
86 85화-염제 22.01.25 521 12 13쪽
85 84화-호랑이 선생님 22.01.24 514 10 13쪽
84 83화-씁쓸한 결과 22.01.22 531 11 12쪽
83 82화-최초의 위원회 22.01.21 535 12 12쪽
82 81화-불안하지만 든든한 22.01.18 519 12 12쪽
81 80화-무대공포증 22.01.17 539 12 13쪽
80 79화-통쾌한 만남 22.01.15 559 12 12쪽
79 78화-독식 22.01.14 535 10 12쪽
78 77화-귀환, 그리고 새로운 기사 22.01.11 523 12 13쪽
77 76화-유령선 이벤트(24-완) 22.01.10 532 12 13쪽
76 75화-유령선 이벤트(23) 22.01.08 520 12 12쪽
75 74화-유령선 이벤트(22) 22.01.07 508 11 12쪽
74 73화-유령선 이벤트(21) 22.01.05 515 11 13쪽
73 72화-유령선 이벤트(20) +1 22.01.04 508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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