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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블랑 님의 서재입니다.

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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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연재수 :
1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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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43
추천수 :
1,066
글자수 :
694,692

작성
23.08.25 12:36
조회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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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104화 흑마법 연구소(14)

DUMMY

흰 날개를 퍼덕이며 허공 위로 떠 오른 댄.

길가 주변의 무성한 수풀을 둘러보는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흐음?”


해변가로 향하는 길 위에서 무기를 손에 쥐고 있는 헌터들을 향해 사방에서 무언가 잔뜩 다가가고 있다.


- 사사사

- 사르르륵


놈들이 헤치고 지나가는 키 큰 수풀이 내는 소리가 마치 귓전에 메아리치듯 울려 퍼진다.

양 갈래로 헤집어지고 있는 수풀에 댄이 시선을 집중했다.

금세 그의 눈동자에 은신한 채 은밀하게 움직이던 괴생명체들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난다.


마치 반투명한 액체로 만들어진 듯한 기괴한 생명체들이 헌터들을 포위하고 있는 것이 그의 눈동자에 비쳤다.


즉시 창을 든 손을 그가 하늘로 치켜들었다.

어깨에서부터 불끈거리며 요동치는 근육이 팔뚝으로 이어졌다.

몸의 온 기운이 한순간 그의 팔로 몰려들고 곧 붉은 오라를 발하고 있는 창의 끝을 향해 시퍼런 불꽃이 나선을 그리며 뿜어져 올라갔다.


뾰족한 창끝에서 하늘을 향해 직선으로 터져나간 푸른빛을 띤 흰 광선.

일직선으로 솟아오른 광선을 중심축으로 마치 회오리라도 생성된 듯 강풍이 일기 시작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불어대는 세찬 바람에 여헌터들의 머리카락이 휘날린다.

눈을 가늘게 뜨고 댄을 올려다보고 있는 헌터들.


파파팟!

파짓!


한순간 댄이 들고 있는 창날 끝에서 시퍼런 번갯불이 튀며 그들 주변의 수풀을 훑고 지나갔다.


크르르

크르르륵

키르르륵


기괴한 소리와 함께 헌터들을 중심으로 풀숲 안의 사방에서 합선이라도 된 듯 귀를 자극하는 소리와 함께 기괴한 비명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은신이 풀린 놈들의 모습이 주위를 돌아보던 헌터들의 눈에 들어왔다.


“...인간?”


그들의 눈앞에 나타난 괴생명체의 모습은 틀림없는 인간이었다.

180 센치미터 정도의 체고에 금발의 머리카락, 생명의 빛을 잃은 흐릿한 검회색 눈동자.

창백한 피부색에 오똑한 코와 불그스름한 입술.


마치 좀비처럼 양옆으로 늘어뜨린 두 팔.

땅바닥에 붙어버린 듯 꼼짝 못 하고 서 있는 좀비의 모습.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놀라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으로 제니스가 손바닥으로 벌린 입을 가렸다.


“누구?”


주위에 나타난 좀비들의 모습이 모두 똑같이 생긴 것에 놀란 헌터들 모두 제니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공간에서 납치된 러시아 헌터.”


그녀의 말에 그제야 무엇인가 기억이 난다는 듯 제이크가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 미국 헌터협회에서 고지한 공지 사항에 올려져 있던 러시아 헌터의 사진.

다른 여헌터 한 명과 함께 아공간에 침입한 괴생명체들을 소탕하는 임무 도중, 마지막에 나타난 니힐러스 행성의 종족에 의해 납치되었다.


확실히 그들의 눈앞에 서 있는 좀비와 같이 변한 구울의 모습은 러시아 헌터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사라졌던 헌터가 나타났다.

구울이 된 채.

그것도 한 명이 아니고 수없이 많은 숫자로.


‘그렇다면....’


놈들이 끌려온 헌터를 가지고 생체실험을 저지른 것이 틀림없는 일.

복제까지 당해 수십의 숫자로 아니 어쩌면 셀 수없이 많은 수의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구울이 그 안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충격을 받아 마치 꼼짝 못 하고 서 있던 구울이 다시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은신 스킬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던 듯, 느린 걸음으로 길게 자란 풀을 헤치며 전진한다.


손에 무기를 쥔 헌터들이 다가오는 구울들을 상대로 공격 대형을 취했다.

가운데 궁수가 자리를 잡고 서면 그 앞을 둥글게 근접 무기를 쥔 격수들이 막아선다.


쿠쿵!


그들 앞에 댄이 다시 뛰어내렸다.

쥐고 있던 창을 허공에 휘리릭 돌린 그가 자신의 발 앞 지면 위에 창을 찔러 세웠다.


“공포”


서늘한 눈빛으로 주위 구울들의 움직임을 살피던 댄이 입 밖으로 마치 중얼거리듯 주문을 외웠다.


창졸간 그의 주위에 뽀얀 안개가 스멀거리며 퍼지기 시작한다.

마치 옅은 물방울과 같은 미스트에 주변 구울들이 휩싸였다.


- 경고


그의 시야 오른쪽 상단에 갑자기 나타나 깜빡이는 노란색 글자.


[적에게 100% 공포를 줄 만큼 대상과의 파워 차이가 충분치 않습니다]

[대상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비율을 계산 중입니다. 0% ...... 진행중]


“..흐음?”


시야에 떠오르는 글을 바라보는 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적과 파워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야 완전한 공포를 야기할 수 있는지 확실하게 알지 못했다. 또한 그 말인즉, 놈들도 상당한 위력이 있는 놈이라는 얘기 아닌가?

긴장을 삼키고 주위의 구울들을 바라보는 댄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확인 완료 – 최대 86% 의 공포 효과가 적들에게 전이됩니다]



조금씩 움직이며 접근하던 놈들이 한순간, 마치 얼어붙은 듯 멈췄다.

공포로 도망치도록 만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놈들의 움직임은 붙잡아 둔 것이다.


“놈들이 움직이질 않는데?”

“지금이 기회닷!”


댄의 모습을 흘끗 본 제이크. 주위 헌터들을 둘러보며 악을 쓰듯 외쳤다.


“와아아아아아!!”


삽시에 몰려나간 헌터들.

자신의 주변에 있는 구울들을 향해 총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단검을 손에 쥔 헌터가 구울의 이마에 칼날을 깊이 박아넣자, 기다렸다는 듯 옆의 헌터가 양손에 쥔 이도로 놈의 목을 양쪽으로 그었다.


- 싹둑


떨어져 나간 놈의 머리통이 바닥에 굴렀다.


“피도 한 방울 안 흘리네?”


자신 앞으로 굴러온 머리통을 발로 툭 건드린 헌터가 ‘쓰읍’ 입을 닦았다.

공격력은 대단할지 모르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놈들의 몸은 마치 두부처럼 베어져 나간다.


멀리 서 있는 한 구울의 온몸은 마치 고슴도치처럼 화살이 촘촘히 박혀있다.

쿤의 시위를 떠난 화살이 허공을 가르고 날아가 놈의 미간에 박히자, 무겁게 서 있던 놈의 몸이 천천히 바닥으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뒤에 움직이는 몇 놈은 신중하게 해야 해!”

정확히 어떤 능력을 놈들이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댄이 먼저 공포의 범위 밖에서 다가오고 있던 놈의 앞으로 돌진했다.


허공에 풍차처럼 창을 휘두르며 댄이 놈의 눈을 주시했다.

하지만 눈동자 속에는 빛도, 어떠한 미세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몸의 부위가 스스로 움직이도록 프로그램이라도 된 듯, 따로따로 움직인다.


- 드르르르


한순간 놈의 등 뒤에서 육중한 피니언 기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프슉!


날카로운 세 개의 거대한 침이 끝에 붙어있는 거대한 촉수가 등 뒤에서 솟구쳐 나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 개의 마치 강철로 만들어진 듯한 기다란 촉수.

허공으로 치솟아 올라 자유자재로 유연하게 허공을 가르던 촉수의 끝이 한순간 댄을 향했다.


마치 공격의 틈을 찾는 것 같은 코브라의 얼굴과 같이 좌우로 움직이며 댄을 노려보던 다섯 개의 촉수.

한순간 폭격하듯 댄을 향해 덮쳐왔다.


까캉!


창대로 촉수를 쳐 내며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돈 댄.

허공에서 마석의 구슬을 꺼내 놈의 머리를 향해 일직선으로 대포알처럼 던졌다.


퍼펑!


뽀얀 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효과가 있으면 격수들에게 마석 구슬을 몇 개씩 나누어주려 했건만.

걷힌 시야에 나타난 놈의 몸뚱이는 멀쩡하다.


‘마력 공격은 안먹히나 보군.’


캉!


다시 덤벼오는 놈의 촉수를 쳐낸 댄.

허공에서 단검 두 개를 꺼내 오른손에 쥐었다.

놈에게 반응할 만한 시간을 주지 않고 곧장 그의 손을 떠난 단검 두 개.

시퍼런 빛을 발산하며 허공을 가르고 직선으로 날아갔다.


티팅!


“...흐음?”

어느새 강철의 촉수로 날아오는 단검 두 개를 모두 쳐낸 놈.

몸 자체는 느리지만 놈의 촉수는 비호처럼 빠르기 짝이 없었다.


“협공하는 편이 가장 빠른 길이겠군.”


놈이 헌터의 무기를 막는 동안 다른 헌터가 놈의 약점을 공략해야만 큰 문제 없이 놈들을 모두 제거할 것 같다는 계산이 나왔다.


뒤를 돌아 헌터들과 그들을 향해 접근하는 구울의 숫자를 확인한 댄.

곧장 입 밖으로 주문을 외워 그림자들을 소환해냈다.


“..오-예!”


자신들의 앞에 댄의 그림자가 나타난 것을 본 헌터들.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승리한 듯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올랐다.


“자, 간닷!”


댄의 그림자 여섯.

헌터들의 맨 앞에서 놈들을 향해 돌진한다.


각 그림자가 놈들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사이에,

헌터들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구울의 몸에 상처를 입히기 시작했다.



까캉!


자신의 뒤에서 들어오는 공격을 막아낸 댄.

입꼬리를 올리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렸다.


“끝이다.”


다섯 개의 촉수를 다시 허공에 띄우고 공격 태세를 취하는 놈을 보고 마치 인간의 적에게 말하듯 그가 툭 내뱉었다.


슈우우우욱!


다섯 개의 촉수가 다시 한번 그를 향해 번개처럼 날아들었다.

하지만 이미 댄은 그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


그그그그그


천천히 놈의 몸이 정수리에서 사타구니까지 세로로 갈라졌다.

말끔하게 일직선으로 갈려진 놈의 단면.

물렁거리는 플라스틱을 잘라놓은 것 같은 놈의 내부에는 마치 알 수 없는 물질로 정밀하게 만들어진 기계 부품과 같은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쌤!”


다른 팀 보다 먼저 구울을 제거한 후, 접근하는 다른 구울로 향하려던 사내가 댄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손쉽게 처리할 수 있겠지?”

“뭐, 그럭저럭. 어렵진 않겠다.”


희미한 웃음을 띤 쌤. 댄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자들이 앞으로 16분 정도는 같이 있어 줄 거야. 여기 처리하면 바닷가를 돌아서 저 위로 와라.”


눈을 가늘게 뜨고 손가락으로 댄이 가리키는 절벽 위를 바라본 쌤이 다시 댄에게 고개를 돌렸다.


“오면서 해변에 있는 구울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고.”

“너는 어디 가려고?”

“저 통나무집 안에 구울 보스가 있다. 먼저 가서 그놈 처리하고 있을게.”

“알았다.”



“댄?”


몸을 돌리는 사내를 쌤이 다시 불렀다.


“왜?”


해맑은 얼굴로 댄이 그를 돌아보았다.


“당연히 너 혼자 처리 가능한 거지?”

“그러길 바라지만, 혹시 모두 도착했을 때 내가 밀리고 있으면 뒤 좀 받쳐줘.”


입꼬리에 웃음을 흘린 사내.

등 뒤에 솟아오른 날개를 움직여 힘차게 날갯짓을 했다.

곧, 그는 쌤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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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2 베르겐
    작성일
    23.08.25 14:12
    No. 1

    재밌게 읽었습니다.
    점점 스킬이 드러나니까 더 흥미롭습니다.
    작가님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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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09화 지하요새 잠입(1) +1 23.08.30 120 4 10쪽
109 108화 흑마법 연구소(18) +1 23.08.29 118 4 10쪽
108 107화 흑마법 연구소(17) +2 23.08.28 121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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