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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블랑 님의 서재입니다.

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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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34,151
추천수 :
1,066
글자수 :
694,692

작성
23.08.17 13:38
조회
128
추천
4
글자
10쪽

100화 흑마법 연구소(10)

DUMMY

터널 안쪽으로 한 발을 옮기며 댄이 허공에서 창을 꺼내 들었다.


한 놈과 싸우는 것이 아닌 여럿이 한꺼번에 덤빈다면 쉽게 처리할 수 있을 터.

또한 리치가 길어 날아오는 흉기를 넓은 범위로 막아내는 것이 단검보다는 효과적이다.


길게 뚫린 터널을 응시하면서 그가 앞을 살폈다.

폭은 5미터 정도에 3미터 높이의 사각으로 뚫려있는 터널.

풍화되어 밟으면 부스러지는 적갈색 돌이 무수하게 바닥에 깔려있다.


바닥 여기저기를 덮고 있는 부드러운 흙더미도 눈에 띄었다.

아마도 놈들이 함정을 파 놓고 위를 덮어놓은 것일 듯.


다듬어지지 않고 거친 바위가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는 양쪽의 벽.

틈새마다 박혀있는 야광석 덕분에 그래도 시야가 확보되어 있는 것이 다행일 터.


올려다본 천장도 박혀있는 커다란 바위로 들쭉날쭉하다.


왼손을 들어 댄이 출발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바지직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지만 많은 헌터들의 발바닥 아래에서 작은 돌조각들이 으깨지는 소리까지 없앨 수는 없는 터.


그의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한국 헌터 팀원들을 돌아보며 댄이 앞쪽의 한 곳을 가리켰다.

한 귀퉁이에 부드러운 흙이 둥그렇게 덮여있는 곳.

앞서려는 쌤의 팔을 잡아 세운 댄. 제니스와 쿤에게 손가락으로 신호를 보냈다.

다음 순간 허공을 가르고 화살비가 흙더미 위로 쏟아져 내렸다.


“...꽤액!”


외마디 비명과 함께 황토색 털이 복슬복슬한 손가락 다섯 개가 구멍 위로 올라왔다.

파르르 떨던 손가락이 다시 구멍 속으로 가라앉는다.


똥그래진 눈으로 그것을 지켜본 헌터들.

고개를 돌려 서로 눈을 마주친 후, 시선을 360도로 돌리며 그것과 비슷한 곳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곧이어 쏟아져 날아가는 화살폭우.

잇따라 땅속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오는 기괴한 신음이 터널 내부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 우르르르.


갑자기 전방 10미터 전방의 천장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천장에 박혀있던 커다란 바위가 사정없이 흔들리더니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뽀얀 먼지와 함께 무너져 내리는 바위 위로 모습을 드러낸 렛맨들.

키는 기껏해야 5-60 센티미터.

뾰족한 코끝에 양쪽으로 길게 뻗은 콧수염.

작은 단추만한 검은 눈에 황토색과 회색의 털이 덮여있다.

그런 놈들의 손에 쥐어있는 무기는 송곳과 같이 가느다란 동물의 뼈.

뭉툭한 손잡이의 다른 쪽 끝은 뾰족하게 갈려져 있다.


무너져 내린 천장에서 뛰어내린 예닐곱의 렛맨들이 순식간에 땅바닥에 몸을 눕혔다.

바닥에 깔려있는 바윗덩어리들을 엄폐물로 삼고 공격을 시도하려는 속셈.


파파파파파파팟!


놈들의 손을 떠난 날카로운 송곳 무기들이 직선으로 날아들어 왔다.

동시에 바위 천장에 아슬아슬하게 닿을 만큼 날아가는 화살 폭풍.


- 휘리리릭


맨 앞에 서 있던 댄의 손에서 휘돌려지는 창대에 부딪힌 조잡한 무기들이 바닥으로 투투툭 떨어진다.

동시에 앞에서 뼈송곳을 날리던 놈들의 입에서 짧은 단말마가 터져 나온다.

댄의 시야에 놈들의 몸뚱이 여기저기에 화살이 박혀있는 것이 들어왔다.


‘...생각보다 어렵진 않겠는데?’


허공에 창을 도로 넣은 댄.

네뷸라의 송곳니를 꺼내 손에 쥐었다.

창졸간 등에서 솟아 나온 커다란 흰 날개가 퍼덕거리며 날갯짓한다.


놈들이 쏟아져 내린 바위 천장 안쪽으로 보이는 희미한 공간에 시선을 고정한 댄.


- 쿠르르르!


그 속으로 검을 찔러넣은 댄이 강하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야아아아아아!!”


마치 로켓포와 같이, 터널의 공간을 따라 순식간에 천장에 깊이 박아넣은 검의 손잡이를 쥐고 폭발하듯 앞으로 날아가는 댄.

그런 댄의 등 뒤로 천장에서 무너져내리는 바윗덩어리와 공기 중에 비산하는 먼지로 터널 안은 뽀얗게 변했다.


무너져 내리는 터널의 지붕 위에 대기를 타고 있던 놈들이 예상치 못하게 쏟아져 내리는 바위에 깔렸다.

터널의 바닥에 땅을 파고 숨어있던 놈들도 쏟아지는 바위에 빠져나갈 틈도 없이 그대로 깔려버린 상황.


전방 자욱한 먼지 속에서 들려오는 놈들의 신음 소리에 뒤에서 대기하던 헌터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놀라운 눈빛을 교환한다.


“...아, 너무 이래도 남은 우리들은 재미없지.”


양손에 쥔 이도를 휘리릭 돌린 제이크.

여전히 뽀얀 먼지 사이로 전방에서 모습을 나타내는 댄을 보며 궁시렁댄다.


“걱정마라. 양쪽 벽 안에 몇 마리 남겨놨으니까.”


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옆의 벽에 붙어있던 바위가 밖으로 밀려 떨어져 나간다.


그 속에서 모습을 나타내는 렛맨 병사들.

그놈들 중 한 놈이 손안에 쥐고 있던 마치 호리병처럼 생긴 것을 서너 번 흔들더니 허공에 휙 뿌렸다.

무색, 무취, 무향의 페로몬이 분사되자 그 효과는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일부러 분명 호흡까지 멈추었는데도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감각.

눈앞 헌터들의 모습이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식물 줄기처럼 건들거린다.

욕지기가 치밀 정도로 기분이 나빠지고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기운.


간신히 창을 지팡이 삼아 몸을 지탱하는 쌤의 눈에 픽픽 쓰러지고 있는 헌터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맨 뒤에서 손에 붉은 구슬을 쥐고 주문을 읊고 있는 검은 망토 주술사의 모습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가 쥐고 있는 구슬에서 한순간 빛이 번쩍하며 터널 안을 눈부시게 비추었다.

곧이어 마치 회오리처럼 불어오는 열풍.

후끈한 느낌이 피부에 닿자 마치 뇌 속을 잠식했던 이질적인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 느껴졌다.


“..꺄악!”


정신 차린 쌤의 눈에 들어온 광경.

헌터 중 서넛이 렛맨 병사의 이빨에 물려있다.

반사적으로 손에 쥐고 있던 쌤의 창이 한순간 등 뒤로 밀려났다가 폭발하듯 앞으로 내달렸다.


- 뻐억!


활을 쥐고 있는 헌터의 팔목을 물고 있던 놈의 관자놀이를 뚫어버린 창이 반대편으로 튀어나오자 시퍼런 불꽃과 함께 놈의 머리통이 폭발했다.


손을 벌려 날아오는 창을 잡으려는 쌤의 우측에서 덤벼드는 렛맨 병사 한 놈.

내려치기 위해 주먹을 꽉 쥔 그의 시야에, 날아오던 놈의 몸이 한순간 강력한 힘에 빨려가듯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졌다.


“...으응?”


고개를 돌린 그의 눈동자에 비친 댄의 모습.

허공에 뻗친 손아귀에 바로 그놈의 목이 잡혀있다.

네 다리를 휘저으며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놈의 목을 움켜쥔 댄.

샘의 손에 날아온 창이 다시 쥐어진 것을 보자 언뜻, 마치 캐처에게 야구공을 던지는 투수의 폼을 잡았다.

버둥거리며 하릴없이 던져진 렛맨.

바람을 가르며 날카로운 창날이 그리는 푸른 궤적 속에서 놈의 목이 베어졌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푸른 호리병 옆으로 검은 피를 뿌리며 떨어진 놈의 머리통.

이미 생명의 빛이 사라진 놈의 눈동자.

그것만으로 참을 수 없었던지 시퍼런 오라를 뿜는 뾰족한 창날이 놈의 미간을 다시 한번 가르고 지나갔다.


양쪽 벽에서 덤벼들던 렛맨 놈들도 모두 처치되고 정리된 상태.

하지만 네 명의 헌터들이 바닥에 누워 신음을 지르고 있다.

찢어져 나간 가죽 전투복 속으로 검푸르게 괴사하고 있는 피부가 드러났다.

이미 살 속에 번진 독성에 의해 하얗게 보이는 뼈마저 녹아내리고 있다.


“상태가 심각한가?”


헌터의 상처 부위를 소독한 후 피부재생 강화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메딕 헌터를 댄이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회복은 되겠지만 20분 정도는 이 상태로 누워있어야 합니다. 어느 정도 진정되면 움직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두세 시간 정도 전투 참가는 힘듭니다.”

“알았다. 그럼 30분 동안 쉰다.”


메딕에게서 쌤에게 시선을 돌린 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앞쪽에 작은 문이 있어. 들어가면 렛맨 보스방이다. 방이 작아서 나 혼자 들어갔다 올 테니 그동안 이곳을 부탁해.”

“왜요? 우리도 같이 가요.”


활을 손에 움켜쥐며 쿤이 불평하듯 대꾸했다.


“렛맨 몸집 봤지? 보스도 겨우 키가 1미터 밖에 안 돼. 그런 보스 방이 얼마나 크겠냐?”

“그럼 나랑 둘이라도 들어가요.”


고집 피우는 쿤을 바라보며 댄이 입꼬리를 올리고 피식 웃었다.


“다섯 평짜리 원룸 안에서 너까지 있으면 내가 어떻게 창을 휘두르냐?”

“그렇게 작아요?”

“렛맨한텐 작진 않겠지. 티비, 에어컨, 침대 같은 게 필요 없잖아.”

“오빠 혼자 가도 이길 수 있죠?”

“그럼, 내가 1미터 짜리 렛맨한테 질까 봐?”

‘알았어요. 그럼 방 밖에서 활 조준하고 있다가 틈 생기면 쏠게요.“


걱정되는 마음에 어떻게든 같이 들어가려는 그녀를 보면서 댄이 고개를 저었다.


”한번 들어가면 문이 닫혀. 보스가 죽어야 열린다.“


입꼬리를 올리고 피식 웃는 댄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죽지마요.“

”걱정마라. 아직은 아니다.“


다른 헌터들에게 시선을 돌린 댄이 다시 입을 열었다.


”혹시라도 내가 돌아오기 전에 또 다른 놈들이 올지도 모르니 방심하지 말고 주위를 살펴보도록. 그동안 쌤이 신경 좀 써줘.“

”...오케이.“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를 댄이 슬며시 한쪽으로 끌어당겼다.


”천장에서 놈들이 또 나타날지 모르니 계속 보고 있어야해. 그리고...“


그가 허공에서 마석 구슬 몇 개를 꺼내 쌤에게 건넸다.


”헌터들과 거리가 있는 곳에서 놈들이 몰려있을 때 이걸 폭탄처럼 던져서 쓰도록 해. 이 자체는 그냥 마석 덩어리니 아무 소용없고, 던지는 순간 마력을 불어 넣어야 해. 불발로 던져진 것은 나중에 회수해 주고.“

”알았다.“


받아 쥔 마석 중, 두 개를 주머니에 넣은 쌤.

나머지는 모두 허공에 집어넣었다.


터널이 끝나는 부분에서 우측으로 돌아가는 길 앞에 댄이 걸음을 멈추었다.

보스 방을 지키고 있는 문지기는 렛맨 병사 두 놈.

기다란 창을 가진 놈과 석궁을 쥐고 있는 놈이다.


은신 상태로 슬며시 모습을 감춘 댄.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놈들의 앞으로 다가갔다.


퍼퍽!


양손으로 두 놈의 머리를 쥐고 부딪혀 박살을 낸 후,

그가 보스방으로 들어가는 문 옆의 노란 버튼을 눌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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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2 베르겐
    작성일
    23.08.17 15:09
    No. 1

    작가님 어느덧 백화네요. 정말 리스펙입니다.
    댄과 함께 한 작가님의 여정은 늘 제게는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작가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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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09화 지하요새 잠입(1) +1 23.08.30 120 4 10쪽
109 108화 흑마법 연구소(18) +1 23.08.29 118 4 10쪽
108 107화 흑마법 연구소(17) +2 23.08.28 121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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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1화 흑마법 연구소(11) +1 23.08.18 122 5 10쪽
» 100화 흑마법 연구소(10) +1 23.08.17 129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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