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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겸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영주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무협

윤지겸智謙
작품등록일 :
2012.11.18 17:01
최근연재일 :
2012.11.13 15:47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98,934
추천수 :
582
글자수 :
41,540

작성
12.11.06 19:04
조회
24,479
추천
58
글자
6쪽

서장

DUMMY

서장


「헤인스, 이 할아버지의 고향이 어디라고 했지?」

「중원이요.」

「그래, 이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 중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란다. 너와 내가 이렇게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지.」

「중원 이야기 더 해주세요.」

「그래, 그러자꾸나. 할아버지의 원래 가문은, 그곳 중원에서 이름 높은 명문인 담씨세가였단다.」


아, 꿈인가? 흐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꿈을 꾼 건 처음이군.

내 이름은 헤인스다.

아페리온 대륙 최강국인 케르네스 제국의 대귀족 가문, 드레이크 공작가의 유일한 후계자다.

그리고 내 할아버지는 케르네스 제국 역사상 왕족이 아닌데도 공작의 작위를 받은 유일한 분이며, 케르네스 제국 유일한 마스터이자, 황제 폐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발아래에 두신케인 드레이크 공작이시다.

당연히 내 아버지는 그런 할아버지의 아들이고, 지금은 할아버지의 작위를 이어받아 드레이크 공작이 되셨다.

그런데 할아버지에게는 케인 드레이크가 아닌 또 다른 이름, ‘담기령’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아페리온 대륙이 아닌 다른 세계, 달과 별자리가 다른 하늘 아래, 중원이라는 곳이 할아버지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금발에 푸른 눈인 아버지보다, 당신처럼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얼굴까지도 할아버지를 빼다 박은 듯 닮은 나를 아주 아껴주셨다.

나 또한 그런 할아버지가 좋아서,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그 중원이라는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가장 좋아했었다.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케르네스 제국의 유일한 마스터이신 할아버지가 그런 거짓말을 하실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할아버지가 마스터가 아니라 깊은 산 속 화전민 마을의 촌로라 해도 그 말을 믿는다.

왜냐고?

어젯밤에 분명 내 방에서 잠들었던 내가 지금 중원에 와 있으니까.

아, 물론 지금 내가 중원에 와 있기 때문에 할아버지를 믿는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원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진짜다.

아무튼……. 여기가 중원이라는 건 어떻게 아느냐고?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시체들 때문이다. 죽은 이들의 생김새가 할아버지나 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 절대 내가 죽인 건 아니다. 깨어나 보니 시체들 사이에 누워있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방금 전 시체들 틈에서 일어난 한 녀석이 처음 보는 나에게 뜬금없는 부탁을 하고는 숨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머리에 쥐가 나도록 배웠던 중원의 말로.

그러니 여기는 할아버지의 고향인 중원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중원으로 오기 전 나는 공작령의 확실한 후계자였다. 단순히 내가 아버지의 외아들이라서가 아니었다.

무려 이 년 동안 전장에 나가 있었고, 거기에 더해 삼 년 동안 작은 영지를 운영해 보기까지 했다. 겨우 스물둘의 나이에 말이다. 물론, 내가 자발적으로 한 건 아니다. 아버지의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일이긴 하다. 어쨌든 그 덕에 나는 완벽하게 준비된 영주였다.

그런데 정말 뜬금없이 중원으로 와 버렸다. 어젯밤 잠들 때의 모습 그대로. 입고 있는 옷은 겨우 바지 밖에 없고, 지니고 있는 물건이라고 해봐야 항상 몸에 지니고 있던 할아버지의 목걸이, 그리고 양쪽 손목의 ‘녹스’와 ‘루나’가 전부다.

말로는 절대 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허탈해 하고, 짜증을 내고, 멍하니 하늘만 보는 것은 방금 전까지 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되짚으며 돌아갈 방법에 대한 고민 역시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했다.

그렇게 반나절을 고민하고 끙끙거렸으니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 내 상황은 할아버지 때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할아버지는 정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망망대해 같은 곳에 뜬금없이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할아버지의 고향집, 할아버지가 누누이 말씀하셨던 천하제일세가라는 담씨세가가 있다.

일단은 그곳으로 가야겠다.

아까 그 남자가 죽기 직전에 했던 부탁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당장 내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 철패 하나 주면서 전해 주라고 말하고는 죽어버렸으니 말이다. 어디로 전해줘야 할지 알 수가 없으니 일단은 뒤로 미룰 수밖에.

일단 할아버지의 고향집에 가면 뭔가 방법이 생기겠지. 가기 전에 여기 죽은 사람들 시신이나 수습해 주고 가야겠다. 수습하다 보면, 죽은 이들 주머니에서 돈도 조금은 챙길 수 있을 거다. 음, 저기 보니 옷이 깨끗한 시신도 있네.

시체도 수습해 주고 나름대로 묘비도 세워줄 거니 내가 그걸 좀 가지고 갔다고 원한을 품을 사람은 없겠지.

어? 가만…….


「헤인스, 이걸 너에게 주마.」

「이게 뭐예요?」

「할아버지의 가문, 담씨세가 적통의 후계자에게 주는 적옥패란다. 혹시, 언젠가 네가 이 할아버지의 고향에 갈 수 있다면, 이 적옥패를 가지고 가서 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해 주렴. 목걸이로 만들었으니 항상 목에 걸고 있어야 한다. 알았지?」

「응, 알았어요!」


설마 그 약속 때문에 내가 여기로 온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절대 그건 아닐 거다.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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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3장. 할아버지의 이름으로(3) +9 12.11.13 15,131 55 10쪽
10 3장. 할아버지의 이름으로(2) +8 12.11.12 15,183 43 9쪽
9 3장. 할아버지의 이름으로(1) +7 12.11.11 15,288 47 9쪽
8 2장. 담씨세가의 묘한 풍경(3) +11 12.11.10 15,525 46 9쪽
7 2장. 담씨세가의 묘한 풍경(2) +13 12.11.09 15,822 55 7쪽
6 2장. 담씨세가의 묘한 풍경(1) +11 12.11.08 17,316 53 12쪽
5 1장. 천하제일 세가, 담씨세가(4) +12 12.11.07 18,039 50 9쪽
4 1장. 천하제일 세가, 담씨세가(3) +7 12.11.07 18,557 55 7쪽
3 1장. 천하제일 세가, 담씨세가(2) +13 12.11.06 19,917 57 8쪽
2 1장. 천하제일 세가, 담씨세가(1) +9 12.11.06 22,725 63 8쪽
» 서장 +11 12.11.06 24,480 5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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