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그 남자 - 13화

"아..저기 죄송했습니다. 지인의 전화번호랑 착각을 해서 어쩌다보니...."

"으아아아아악!! 다가오지마! 변태새끼야! 경찰아저씨!!! 으아아악!"

?! 뭐야? 손을 내미는 나에게 왜 갑자기 들고온 핸드백을 휘두르고 경찰아저씨 뒤로 숨는거야?!

"저. 김수아씨?..김수아씨?"

경찰아저씨, 여자만 다독이며 위로하지 말고 나 좀 다독여주라고.

지금 사람들이 죄다 나만 쳐다보고 있단 말야. 지금 나한테 손가락질 하고 있단 말야. 난 그저 손을 내밀었을 뿐이라고! 지금 내 손 떨리는거 안보여? 무안한데다가 변태라고 욕먹은 데다가 손가락질까지 당해서 말이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난 이 여자를 도와주는 사람인데 말이지.

게다가 지금 저 여자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어. 뭐야? 김수아? 너 발작장애였어? 그런 사실을 나한테 숨겼던거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명문여대생이었던거야? 뭐, 학교에서 흔히 전교1등하는 재수없는 여자아이지만 집에 가면 이중인격으로 변하는 그런 매소드 연기의 미친여자였던거냐고?!

"저. 김수아씨?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신지 설명해주셔야...저희도.."

"경찰아저씨....경찰...경찰 아저씨....저 저...사람.."

다행이네. 변태새끼에서 사람으로 바꿔줘서 말이지. 고마워서 눈물이 흐르겠네. 이미 눈에서 흐를 눈물을 손에서 땀으로 전부 배출시켜버렸지만 말이야.

"저 사람...진짜 스토커에요...무서워요..."

"예? 아..스토커 혐의로 오신 것은 맞는데요...으음....김수아씨도 아실 거에요. 그런 정황만으로는 말이죠. 스토킹이라고 할 수가 없어요. 그냥 잘못 전화걸었던거지요. 그리고 어쩌다 학교 맞추고 그런거고요. 이름이야 뭐. 장난전화수준인거죠. 일단 마음 진정하시구요. 김수아씨."

난 사실 경찰아저씨는 믿지 않았어. 경찰이란 존재는 그저 영화로만 배웠기에. 조폭과의 이중간첩을 하는 존재인줄만 알았고, 조폭들로부터 끄나풀 노릇만 하는 장면만 배워왔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난 오늘부로 달라질거야. 우리시대의 영웅이야. 경찰아저씨 분들은 말이지.

그리고 연기 좀 그만하지 그래. 김수아씨? 아니. 난 말이지. 너를 수아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너와 굉장히 친한 사이거든. 과거의 너와는 말이지. 니가 정신이 원래부터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는데..다시 갱신해야겠어.

"경찰아저씨이!"

"예?"

"저 사람 옷하고 머리하고 좀 보세요. 저것 좀 보란 말이에요!"

뭐야? 왜 갑자기 나한테 손가락질 해? 니 손가락만 날 가리키는게 아니라, 경찰아저씨의 눈도 날 향하고, 니 손가락과 함께 주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날 향한다고? 왜? 뭐가?

"한민수씨가 뭘 어쨌다는 거지요?"

맞아. 나도 그게 궁금하다고. 나 지금 최대한 억울한 표정 짓고 있는것 좀 알아달라고.

"저거, 제가 예전에 올린 좋아하는 스타일의 잡지 이런거 다 해서 이상형 남자로 올려놓은 거란 말이에요오!"

"예?"

"아니이이이! 그러니까. 제가 비밀번호로 제 인터넷 블로그에다 잠가놓고 올려놓은건데 저 사람이....저 미친 스토커가 그대로 하고 왔잖아요! 경찰아저씨!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저 사람 제발 좀 잡아넣어주세요!"

"예?"

뭐?

뭐라고?

"흐음..저 그럼 사실인지 확인 좀 할 수 있을까요? 김수아씨? 그런 내용은 좀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경찰아저씨? 잠깐만....잠깐만...

이건 아니잖아? 게다가...김수아.너....비틀비틀 일어나지마. 매소드 연기중인거잖아? 맞잖아? 그렇잖아?

다들 무슨 이야길 하는거야?

잠깐만....

'야'

'ㅡ.ㅡ?'

'너....'

'ㅡ.ㅡ??'

'혹시....나한테 코디해준 스타일. 어디서 보고 한거야?'

'으음...아니. 내가 좋아하는 확실한 스타일인데?ㅋㅋ확실해. 걱정할 필요 없어.'

'....니가 좋아하는 확실한 스타일인지 어떻게 알아?'

'음. 그거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만 해서 이상형으로 저장해놓고 있거든.^.^'

음..........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