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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cal 님의 서재입니다.

그 남자, 그 여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pascal
작품등록일 :
2014.08.16 23:33
최근연재일 :
2020.07.12 16:58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54,550
추천수 :
214
글자수 :
170,822

작성
20.04.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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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그 남자 - 8화

DUMMY

<네?>


뭐? 지금 뭐라고 말하는거야? 아니, 왜?! 믿는다고 했잖아? 아니, 진짜 왜 오는건데? 솔직히 좀 그래. 아무리 멈춘 세계라고 하더라도 멈춘 나를 누군가 찾아온다는 게 좀 그렇다니까?


[가고있어요~~]


행동력이 너무 빠른 거 아냐? 바로 집 나간거야?


<아니....굳이 가실 것까지야...>


[좀 불안해서요. 전부 멈춰있다보니 대화상대라도 직접 보는 게 덜 불안할 것 같아서요.ㅠㅠ]


아....근데, 그게 더 좀 그렇지 않나? 대화는 막 올라오는데 대화상대는 멈춰있으면 좀 그런 거 아냐? 멈춰있는 상대 보면서 대화하는 게 더 소름돋는 거 아니냐니까? 그리고...잠깐 뭐야? 사진 하나 찍고 땡 하는 거 아니었어? 증거 하나 나한테 보여주고 끝 아니었어? 대화상대라도 직접 보는 게 덜 불안하다니? 그럼 뭐야. 뭐. 계속 있겠다는 뜻이야? 대체 뭔 말을 하는거야. 게다가 나는 영 그렇다니까. 나는 아니지만, 대화상대가 날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좀 그렇다고,


<아....그런가요?.ㅠㅠ>


시발. 하지만 저렇게 마지막 말을 해버리면 내가 뭘 할 수가 없잖아. 애초에 내가 무슨 말을 한다고 멈출 사람도 아닌 것 같아.


ㅡㅡㅡㅡㅡ


그 뒤로는 여러 시간이 멈춘 풍경들에 대해서 메시지가 왔다. 사실 뭐 큰 차이는 없었다. 내가 같이 그 곳을 거니는 것도 아니고, 사진 뿐인데 순간만 잡아내고 있으니 뭐 별 다른 게 있을 리가 있겠나. 단지 그녀의 집에서 우리집으로 오는 길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녀와 우리 집의 거리는 멀었다. 그녀의 말로는 지하철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지하철을 타도 2시간 거리인데 대체 얼마나 걸리련지. 자전거를 타고 그녀는 우리집으로 오고 있다고 했다. 가고있다고 해야하나? 영 나도 알기 어렵다. 나는 자동차는 어떤지 한 번 시험해볼 것을 말했는데, 자동차는 움직인다고 하였다. 멈춘 자동차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을 꺼내고는 움직여보았더니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운전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인지 자전거로 가겠다고 하였고, 어느새 길에서 본 전동킥보드로 갈아타서는 전동킥보드를 타고 오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를 타면 나을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시간이 멈춰버렸으니 도로교통도 마비됐으려나? 무리일려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시간이 멈춘 곳이라고 해도 사람을 치면서 달리는 것은 좀 아니지 않잖아.


들어보면 들어볼수록 그녀의 세계는 약간 제멋대로인 것 같다.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확인할 수는 있겠지만 음식물이 부패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또한 전자레인지나 오븐이나 가스레인지도 잘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니까 무언가 전부 멈춰있지만 그녀가 손을 대고 하면 움직인다는 것이다. 자동차건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게, 분명 사람이 들어있는 차였지만 키는 돌아간 채 시동은 꺼져 있었고, 덕분에 바로 타면서 출발이 되버리는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나름 그 가능성도 생각해서 주의해서 말해줬는데 말이지...


그러니까 시간이 멈춘 세계인 것은 맞지만. 완전히 멈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그 애매모호한 경계를 나누는 것은 항상 그녀가 관련이 되어있다.


즉. 다시 말해. 이 시간이 멈춘 세계는 완전히 그녀를 위해 시간이 멈췄다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한 수준이다.


뭐. 이건 뭐 사실 당연한 일이긴 하다. 이미 그녀만 시간이 안 멈추고 돌아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흐르고나서 사진이 전송되었다.


ㅡㅡㅡㅡㅡㅡ


[jpg]


우리동네 사진이었다. 그곳에는 나한테 익숙한 사람들이 찍혀 있었다. 확실히 무언가 기시감이 들었다. 내가 집에 들어오고 난 다음인가? 무언가 사람들의 행동이 찍혀져있을 뿐이지만, 내 무의식은 그렇게 해석하고 있었다. 어떤 여러 복합적인 상황을 무의식이 이해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jpg]


어느새 우리 집 문이 찍혀있었다. 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 또래여자가 우리 집에 오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물론 지금 세계도 아니고 시간이 멈춘 세계라 의미도 크게 없긴 하지만 그렇다. 이게 바로 찐따의 특성인걸까?


뭐 결국 나는 그녀에게 우리집 비밀번호를 알려줘야만했다. 그나마 좀 다행이다. 열쇠였다면 상당히 좀 어렵게 됐을 거다. 뭐 역시나 도어락 비밀번호는 그녀가 손을 대자 작동을 했다.


순간적으로 지금 내가 있는 우리집 문이 열리는 게 아닐까? 그런 작은 상상에 사로잡히기도 했고, 또한 아. 이거 속은 거 아냐? 사기 당하는 거 아냐? 아직 시간이 멈춘 걸 믿지 못하는 마음 역시 내 안에 한가득이나 들어있다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어쨌든 뭐. 우리집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는 내가 있는 곳에서는 나지 않았다.


[jpg]

[jpg]

[jpg]

[jpg]

[jpg]

[jpg]


그녀는 무슨 tv에서 집 공개를 하는 것처럼 문이 열리는 순간을 자신의 손과 함께 찍어서는 여러 메시지들과 함께 보내왔다. 매우 호들갑을 떠는 성격인건가? 불안하다는 아까의 그녀의 메시지가 의심스러워진다.


그런데 왜일까? 그녀가 문을 여는데 마치 지금의 우리집 문이 열리는 것 같은 느낌을 나는 받을 수 있었다.


마치 그녀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의 상상력과 공감성이라는 것은 그정도로 높았던가?


[ㅋㅋ남자네.남자 ㅋ.ㅋ]


? 뭐지? 역시. 시발 사기였던건가? 아나.


[jpg]


그리고 그 사진에는 내가 찍혀있었다. 난 사진을 보며 잠시동안 아주 오래 생각을 했다. 내가 왜 그녀가 우리 집에 오는 걸 꺼렸을까? 당연하다. 누구라도 당연하다. 하지만 내 무의식은 내가 몰랐던 이유 하나를 더 추가해놓았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의 멈춘 시간에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갤러리를 보고 있던 것은 맞다. 하지만. 갤러리와 동시에 보고 있던 것이 있다. 너무 자연스러웠어서, 워낙 일상다반사로 하고 있었기에 미처 잊고 있었지만. 그 사진에는 정확히 나와 있었다.


하필 갤러리를 보고 있는 순간 멈춘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서는 성인 동영상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찍혀 있었다. 순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따. 내 모습을 내가 이렇게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게다가 이런 순간에 말이다.


확실했다. 그녀는 멈춘 시간 속에 있었다. 그것은 확실했다. 내가 증명을 요구했지만, 이제 누군가 물어본다면 내가 증명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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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그 남자 - 7화 20.04.23 84 0 6쪽
69 그 남자 - 6화 20.04.23 50 1 4쪽
68 그 남자 - 5화 20.04.20 38 0 5쪽
67 그 남자 - 4화 20.04.20 59 0 4쪽
66 그 남자 - 3화 20.04.14 70 0 5쪽
65 그 남자 - 2화 20.04.13 37 0 4쪽
64 그 남자 - 1화 20.04.13 78 0 5쪽
63 그 남자 - 63화 17.06.17 188 0 3쪽
62 그 남자 - 62화 17.06.10 200 0 3쪽
61 그 남자/그 여자/그녀 - 61화 16.10.14 452 0 4쪽
60 그 남자 - 60화 16.08.12 516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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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그 남자 - 58화 16.08.03 491 0 5쪽
57 그 남자 - 57화 16.07.25 629 0 5쪽
56 그 남자 - 56화 16.07.23 521 0 7쪽
55 그 여자 - 55화 16.04.25 776 0 4쪽
54 그 남자 - 54화 16.04.22 1,149 0 6쪽
53 그녀 - 53화 16.04.11 530 1 9쪽
52 그 남자 - 52화 16.04.11 428 1 5쪽
51 그녀 - 51화 16.04.08 527 1 3쪽
50 그 남자 - 50화 16.04.08 511 0 5쪽
49 그 남자 - 49화 16.04.07 553 1 6쪽
48 그 남자 - 48화 16.04.05 505 0 5쪽
47 그 남자 - 47화 16.04.04 908 1 3쪽
46 그 남자 - 46화 16.03.31 564 1 5쪽
45 그 남자 - 45화 16.03.30 561 2 5쪽
44 그 남자 - 44화 16.03.29 549 1 5쪽
43 그 남자 - 43화 16.03.25 599 1 6쪽
42 그 남자 - 42화 16.03.22 564 3 5쪽
41 그 남자 - 41화 16.03.14 566 0 4쪽
40 그 남자 - 40화 16.03.04 501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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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그 남자 - 13화 14.10.29 950 7 5쪽
12 그 남자 - 12화 14.09.13 1,348 8 8쪽
11 그 남자 - 11화 14.09.12 1,229 7 8쪽
10 그 남자 - 10화 14.09.11 1,060 8 7쪽
9 그 남자 - 9화 14.09.10 1,088 8 8쪽
8 그 남자 - 8화 14.08.31 981 6 3쪽
7 그 남자 - 7화 14.08.30 1,021 10 5쪽
6 그 남자 - 6화 14.08.29 1,479 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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