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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게일 님의 서재입니다.

노벰버 레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다스게일
그림/삽화
RockDoMM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6.08.09 13:0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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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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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5
글자수 :
453,443

작성
15.05.0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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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Chapter 2. <Good Night> 61화

DUMMY

메이란이 그 때 스미레와 마주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일주일 전 흑기당 제 4향주 양 지셩(陽志雄)의 집무실에서 폭탄이 터지는 대형 사고가 있었고, 그로 인해 천련방 흑기당 지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천련방과 함께 제9 방주시의 지하경제를 양분하고 있는 야쿠자 극동회(極東會)의 해명에 따르면 이 테러는 그들의 짓이 아니었다.


의심선상에서 제외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 천련방과 극동회 사이에는 한창 화해 무드가 조성중이었기에 무작정 그들의 소행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무엇보다 그들이 이 테러로 얻을 것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제4향 내부의 권력다툼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있었다. 신임 향주의 부임과 관련해 제4향 내부에서 마찰이 있었다는 소문은 메이란도 들어 알고 있었다.


이번 테러로 제 4향주가 의식불명이라는 소문이 팽배했고, 심지어는 제 4향주가 이미 사망하여 곧 대주들 중에서 새 향주를 임명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흑기당주는 아직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었고 그래서 제4향은 무주공산으로 공중에 붕 떠버린 상태였다.


아무튼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흑기당 내부의 분위기는 무척 흉흉했다. 흑기당의 주요한 인사들이나 그의 식솔들은 출입을 삼갈 것을 권고받았고 이는 메이란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의 오빠인 양 지셩을 찾기 위해 외출하는 것까지도 제한당했다. 현재 불안 요소의 핵심인 그를 찾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실 폭탄 테러 이후 그의 소재를 아무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오빠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는데 며칠 동안 집 안에만 갖혀 있어야 했던 메이란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고, 급기야 어젯밤에는 야음을 틈타 저택의 경비들을 때리고 얼러 기어코 밖으로 나가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밤새 이곳저곳을 쏘다녔고 날이 밝은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따라서 그녀가 정문에서 스미레를 발견하게 된 것은 우연이라 할 수 있었다.


양(陽)가 저택의 정문에서는 작은 여자아이 하나가 양씨 가문의 경비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아니,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기보다는 소녀가 경비원들에게 붙잡혀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는 편이 정확했다.


보기만 해도 살벌한 인상의 경비원들이 소녀에게 치도곤을 안기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상대가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 작은 계집애일 뿐이었기 때문이리라.


그 광경을 본 메이란이 정문으로 달려갔다.


“스미레?”


“아, 언니!”


구세주를 만난 소녀는 반갑게 외쳤다. 둘이 하는 양을 본 경비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 아가씨? 정말로 이 아이와 아는 사이십니까?”


“…….”


메이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삐딱한 시선으로 그들을 쏘아보았고 그들의 표정은 금새 사색이 되었다.





“전화라도 하고 오지 그랬어. 그 사람들, 아무나 막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고.”


“헤헤, 미안.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잃어버려서 그랬어.”


스미레가 배실배실 웃자 메이란도 따라서 미소지었다. 메이란은 테이블 위의 음식들을 이것저것 집어 소녀에게 권했다. 스미레는 배가 부르다며 사양했지만 메이란은 막무가내였다. 마치 딸을 무조건 배부르게 먹이려는 엄마 같은 모습이었다.


이것도 나름의 몸매 관리였건만 스미레는 그 등쌀에 밀려 몇 번이나 더 원치 않는 젓가락질을 해야 했다. 회전식 테이블 위의 음식들이 뱅글뱅글 돌아갔다.


여기는 시내의 한 중국식 레스토랑이었다. 메이란이 스미레를 바이크에 태워 데려온 곳이었다. 굉장한 고급 음식점이기에 스미레의 입장에서는 눈이 튀어나올 만큼 비싼 곳이었지만, 흑기당주의 따님께 음식값을 받으려는 용감한 업주는 그리 많지 않았다. 물론 돈을 내야 한다 해도 메이란의 재력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다.


메이란의 공세에 시달리던 스미레는 결국 항복을 선언했고, 그제서야 메이란은 종업원을 불러 후식을 가져오게 했다. 치파오를 입은 웨이트리스가 바쁘게 그릇들을 치우고 나자 스미레가 물었다.


“아까는 어디 갔다오던 길이었어?”


“우리 오빠 소식 알아보러.”


“오빠? 몇 째 오빠?”


“다섯 째 오빠. 원래는 신분이 낮아서 나한테도 아가씨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다른 오빠들이 별 볼일 없어 보일 만큼 엄청 출세한 사람이랄까."


스미레는 짝, 하고 손뼉을 쳤다.


“아아, 알겠다. 예전에 언니가 자랑했던 그 오빠?”


메이란은 이맛살을 살짝 찌푸렸다.


“내가 언제. 난 자랑 한 적 없어.”


“자안-뜩 했네요. 오빠들 중에서 제일 잘생기고, 제일 똑똑하고, 제일 능력있는데다 자상하기까지 한 오빠가 있다고.

그 오빠의 어머니가 쫓겨나서 자식 대접도 못 받고 하인처럼 살아서 그게 불쌍하다고 했잖아.

나중에 잘 안 풀리면 언니가 몰래 살림 차려 줄 거라며. 기억 안 나?"


“……내가 그런 얘기까지 했니?”


“응. 언니가 나 처음 술 먹였을 때 그랬잖아.

그때 생각해 보면 언니도 참……. 초등학생한테 술을 먹이다니, 너무했어. 다음 날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 줄 알아?

아침에 학교가야 하는데 머리는 아프지 속은 뒤집히지…… 정말 죽을 뻔 했다고.”


“아……. 그, 그렇구나. 그건 나도 살짝 반성하고 있어.”


메이란은 진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대답했다. 단숨에 메이란을 궁지로 몰아넣은 소녀는 흐응, 하고 웃었다.


“알면 됐어. 그런데 그 오빠가 왜?”


“오빠한테 안 좋은 일이 생겼거든.”


“안 좋을 일? 무슨 일인데?”


“글쎄. 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나.”


메이란은 웃으며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어딘가 힘이 빠져있는 듯한, 무척 피곤해 보이는 웃음이었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다음에 얘기해 줄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또 여기서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상황이 잘 마무리되면 웃는 얼굴로 말해줄 수 있을 거야.”


“응…… 그래. 알았어.”


스미레는 한층 조심스러워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메이란이 이렇게 진지한 반응을 보일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메이란의 오빠에게 정말 큰 일이 생긴 모양이었다.


“아무튼, 무슨 일이야? 네가 날 다 찾아오고. 우리 집은 너네 집에서 꽤 멀잖아.”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메이란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스미레는 조금 말을 더듬었다.


“어……웬일이긴. 언니 보고 싶어 왔지.”


“흐음. 그래?”


스미레가 헤설프게 웃자 메이란은 얼굴을 가까이 대고 유심히 소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그녀는 손가락으로 소녀의 이마를 딱 튕겼다.


“요것이! 어서 바른대로 불지 못할까.”


“아얏! 왜 그래?”


“얼굴에 나 꿍꿍이 있음, 하고 씌어 있는데 뭐. 빨리 말해봐. 무슨 일이야?”


“으윽, 알았어. 사실 부탁할 게 있는데…….”


“응.”


“전에 우리가 같이 갔던 투기장 있잖아.

이번주 금요일에 거기서 시합이 있는데, 표를 좀 구할 수 있을까?”


“투기장에 가려고?”


메이란은 놀란 표정이었다. 그녀가 되물었다.


“넌 그런 거 싫어한다고 했잖아.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 거야?

같이 보러 갈 남자친구라도 생긴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아는 사람이 거기 시합에 나가거든.”


“그 사람은 어떻게 알았는데?”


“검투사인데, 내가 일하는 병원에 자주 오거든.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어.”


스미레는 동거 이야기를 쏙 뺀채 적당히 둘러댔다. 그 얘기를 하면 왠지 메이란이 화를 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곧 메이란은 톡 쏘듯 말했다.


“잘 생겼어?”


“……아마도.”


스미레는 우물거렸다. 메이란이 씩 웃었다.


“반했구나?”


“악! 아냐, 아냐!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아냐. 그냥 아는 사람 응원해주러 가는 거라고!”


“흐음.”


스미레는 얼굴이 빨개져서 마구 손사래를 쳤고, 메이란은 그런 소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스미레는 메이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잠시 후 메이란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뭐, 좋아. 그건 가서 보면 알겠지. 그런데…….”


메이란은 마치 고양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맨입으로?”


“아…… 아냐. 그럴 줄 알고 가져온 게 있어.”


스미레는 가져온 가방을 뒤적거렸다. 곧 스미레는 가방에서 하얗고 복실복실한 뭔가를 꺼내놓았다.


“짜잔! 어때? 아기물개야.”


“아아, 이건!”


메이란은 길게 탄식했다. 그녀는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눈앞의 인형을 들여다보았다.


하얗고 동글동글하게 생긴 인형에는 앙증맞은 앞발과 조그만 꼬리지느러미, 그리고 까만 천으로 만들어진 작은 눈과 입이 달려 있었다. 인형의 등 뒤에는 작은 책가방 같은 것이 매달려 있었는데, 그 책가방 안에는 노란 색의 더 작은 고양이가 들어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물개와 고양이는 똑같이 입 가운데 - 어떻게 보면 코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 부분과 입끝이 말려올라간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메이란은 아주 천천히 인형을 들어올렸다. 스미레가 보기에는 인형을 끌어안지 않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쓰는 것 같았다.


“이건…… 아기 물개가 아니야. 아기 하프물범이라고.”


“둘이 다른 거야?”


“달라. 아기 하프물범이 이십 배쯤 더 귀엽지.”


메이란의 어투는 나직했고 심지어 엄숙하기까지 했다. 스미레의 입이 해 벌어졌다. 어이가 없어서였다.


“마음에 드나 봐?”


“음……. 꼭 마음에 들거나 하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싫다는 건 아니고, 아무래도 그럭 저럭 나쁘지는 않다고나 할까…….”


우물거리는 메이란을 스미레는 멍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메이란은 누가 뺏기라도 할 듯이 인형을 방풍 재킷 속에 숨겼다.


“뭐, 됐어. 표는 내가 구해보도록 할게. 그리고 이거 돌려달라기 없기다?”


“안 돌려달라고 그래.”


“알았어. 그런데 같이 갈 사람은 있어?”


“헤헤, 사실 그것도 부탁하려고 그랬는데.”


스미레가 영업용의 미소를 지었다. 메이란은 소녀의 볼을 쿡 찔렀다.


“요것이! 사실 요즘 내가 밖에 나가기가 좀 힘들긴 한데…….

에라, 기분이다. 안 그래도 요즘 짜증나는 일들밖에 없는데 기분전환이나 하고 오지 뭐.

알았어. 같이 가 줄게.”


“우와, 역시 언니가 최고야!”


스미레는 기뻐했다. 메이란은 훗, 하고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걸 이제야 알았어? 당연히 내가 최고지.”


메이란은 뒤이어 몇 마디를 더 했고, 스미레는 지지 않고 종알거렸다. 여느 여자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수다에 열중해 있었다. 들어보면 별 내용도 없는 시시콜콜한 것들이었지만, 여자들의 수다란 원래 그런 것이었다.


레스토랑의 창밖으로 한겨울의 한낮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1. 오늘은 이걸로 시작하죠...

2. 다음 화는 프로스트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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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죄송합니다. 며칠만 시간을 더... ㅠㅠ; +62 15.06.15 2,857 55 2쪽
76 노벰버 레인 후기 및 재연재 공지 +108 15.05.16 4,648 102 5쪽
75 Chapter 2. <Good Night> 완결편 +82 15.05.13 3,753 160 9쪽
74 Chapter 2. <Good Night> 73화 +46 15.05.13 2,954 142 17쪽
73 Chapter 2. <Good Night> 72화 +48 15.05.12 2,834 139 16쪽
72 Chapter 2. <Good Night> 71화 +36 15.05.12 2,814 134 15쪽
71 Chapter 2. <Good Night> 70화 +30 15.05.12 2,800 134 16쪽
70 Chapter 2. <Good Night> 69화 +34 15.05.11 3,020 150 18쪽
69 Chapter 2. <Good Night> 68화 +22 15.05.11 3,048 132 17쪽
68 Chapter 2. <Good Night> 67화 +35 15.05.10 2,793 123 21쪽
67 Chapter 2. <Good Night> 66화 +24 15.05.10 2,749 126 13쪽
66 Chapter 2. <Good Night> 65화 +20 15.05.10 2,675 119 14쪽
65 Chapter 2. <Good Night> 64화 +19 15.05.10 2,733 112 6쪽
64 Chapter 2. <Good Night> 63화 +24 15.05.10 2,639 115 8쪽
63 Chapter 2. <Good Night> 62화 +30 15.05.09 2,726 122 15쪽
» Chapter 2. <Good Night> 61화 +10 15.05.09 2,625 120 11쪽
61 Chapter 2. <Good Night> 60화 +29 15.05.08 2,785 121 12쪽
60 Chapter 2. <Good Night> 59화 +19 15.05.08 2,768 127 15쪽
59 Chapter 2. <Good Night> 58화 +25 15.05.08 2,673 115 10쪽
58 Chapter 2. <Good Night> 57화 +24 15.05.08 2,706 1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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