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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종조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을 개패고 다니는 좌완 파이어볼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금종조
작품등록일 :
2024.05.08 16:31
최근연재일 :
2024.06.13 17:08
연재수 :
8 회
조회수 :
94
추천수 :
0
글자수 :
38,231

작성
24.05.08 16:33
조회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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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1. 프롤로그.

DUMMY

“아악, 이 좆같은 의사 새끼!”


20**년. LA다저스 대(對) 뉴욕 양키스,

그토록 꿈에 그리던 <월드 시리즈>


하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3차전까지 마운드에 단한번 오르지 못했다. 엑스레이나 mri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담당 전문의인 ‘안톤 이노끼’는 날 의심스럽게 쳐다봤다.


‘이 자식이, 뭘 자꾸 째려보냐, 한 대 처주까?’


혹시 중요한 게임을 앞두고 겁을 먹은 것은 아닌가 했다.

즉, 꾀병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팀 닥터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구단 측에 제공했다.


볼을 던지는 왼쪽 팔, 어깨 근육, 인대 모두 멀쩡하고.

혹시 모를 염증 검사에도 이상소견은 없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행맨’ 감독과 잦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씨발, 이러면 이거 완전 나만 겁쟁이가 되는 거잖아. 배신자 소리도 시간문제네. 젠장.”


능글맞은 미소를 짓는 ‘안톤 이노끼’가 걱정말라는 듯이 내 등을 두들겼다.


짜증 나는 팀 탁터 ‘안톤 이노끼’. 이 녀석이 전직 프로레슬러가 아니었더라면 진즉 한 대 쳤을 것이다.


어쨌건 불안감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검사결과 이상은 없다고 해도 막연하나마 팔꿈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다못해 왼쪽 팔꿈치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에 점차 무리가 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연습 투구를 할 때마다 팔꿈치에 미세한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쨌건 ‘행맨’감독이 다그쳐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래선지 월드시리즈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1, 2, 3차전이 끝났다.


결과는 모조리 패배.

7전 4승 선제에서 초반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만일, 4차전에서도 진다면 월드시리즈는 곧장 사요나라. 나 또한 LA다저스와 함께 짐을 싸야 할 판이었다.


이윽고 펼쳐진 악몽 같은 4차전 경기.

LA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두 팀 다 풀리지 않는 경기를 벌였다.


8회까지 격렬한 투수전 양상으로 양쪽 모두 단 한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9회초, LA다저스가 먼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한점을 내어 리드하게 됐다.


그 이후, LA다저스가 한점 앞서는 마지막 9회 말.

뉴욕 양키스의 공격. 이때 뉴욕 양키스의 주자는 모두 만루.


이제 아웃 카운트는 불과 하나. LA다저스의 더그아웃은 대위기 속에서도 무지개빛 꿈과 희망을 봤다.


이번 4차전을 설욕하고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놓겠다는 의지가 몹시 강했다.


그런때에 느닷없이 전개된 ‘행맨’감독의 투수 교체 사인.

믿지 못하게도 9회말 마운드에는 내가 오른다.


내 주특기인 100마일의 강속구로 상대를 윽박질러 4차전 게임을 단숨에 끝장내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행맨’감독 마음대로 될까.

난 감독의 콜을 받자마자 무척 당황했다.


장난해? 지금 나보고 마운드에 오르라고?


씨발, 팔꿈치의 통증은 어쩌지. 오늘 아침에 몸 상태가 좋았다고 말은 했었는데. 이제 와서 못한다고 해야 하나?


너무 놀라서 앉은 자세 그대로 똥을 싸지를 뻔했다.


젠장할! 뭐가 이따위냐? 이 미친 감독아!

어째서 이런 상황에 내가 올라가야 하는 건데?


마지못해 투구 글러브를 들고 일어섰다. 그러면서도 뭔지 모르게 위태롭다는 본능적인 직감을 받았다.


작금의 이 모든 상황이 바로 나로 인해 완전 끝장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이미 내 몸은 그런 공포감과 다르게 마운드 위에 올라서 있었다.


일찍이 야구를 시작한 이래로 평생 관심종자로 살아온 덕분이기도 했고, 또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월드시리즈에 서지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 탓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지만 뉴욕 양키스 주자는 내 뒤편으로 꽉 찬 만루 상황이었다.


이제 어설픈 안타 하나만 더 맞으면 그냥 게임은 이것으로 끝이다. 잠시 곁눈질로 뒤쪽을 훑어보았다.


그랬더니 씨발, 느닷없이 진짜로 똥이 마렵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내가 서 있는 마운드에 무덤을 파서 드러눕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어쨌건 월드시리즈에서 똥이나 싸지르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기어코 난 똥을 싸지르고 말았다.

그동안 묵히고 묵혀놨던 왼쪽 팔꿈치가 문제였다.


현대의학의 정밀기계로도 잡아내지 못했던 문제가 이날에서야 터졌다.


씨발, 혹여 이럴 줄 알고 속구보다는 변화구를 선택했는데도 기어코 사고가 터져버렸다.


이때 당시, 내 분열된 자아가 내 투구모션을 슬로우 비디오로 내려다봤다. 이처럼 완벽했었던 투구 동작은 역사상 다시 없을 거라며 자평했다.


그래봤자 디셉션(속임수)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으야야야야야얍!”


태어나서 처음으로 젖 빨던 힘까지 죄다 짜냈다.


마지막 한 발.

내가 발휘할 수 있는 극강의 너클커브를 뿌렸다.


직후, 우리 쪽 더그아웃에서 ‘행맨’감독의 ‘느헉’하는 소리가 내 귀에까지 들려왔다.


나를 보는 ‘행맨’ 감독도, 내 공을 받는 포수도, 내가 100마일의 울트라급 강속구를 던질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간 아무도 모르게 비밀리에 갈고 닦은 ‘너클커브’를 던졌다.


이제 새빨간 실밥의 공이 내 손을 떠난 직후.

하필이면 양키스의 4번 타자,

‘애런 쟈지 헉스’의 얼굴에 비릿한 조소가 떠올랐다.


이때였다. 내 분열된 자아가 끔찍한 비명을 내질렀다.


‘으아아아앍! 제, 제기랄! 내, 내내내... 너, 너클커브의 움직임이 간파당했어!’


예상대로 ‘애런 쟈지 헉스’는 그대로 방망이를 풀로 휘둘렸다. 그렇게 친 타구를 하늘 멀리 쳐서 뽑아 올려버렸다.


이렇게 4차전 9회말.

통한의 역전 만루 홈런.

경기는 이것으로 종료.


그와 동시에 내 팔꿈치는 내 메이저 인생과 함께 박살이 나고야 말았다.


크흑, 씨발, 참으로 좆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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