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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DEF

AFTER Epilogue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cintill.
작품등록일 :
2016.01.13 15:53
최근연재일 :
2016.02.15 09:15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2,738
추천수 :
408
글자수 :
83,503

작성
16.01.13 19:23
조회
1,149
추천
29
글자
4쪽

01. 에필로그 : 마지막 전장

DUMMY

998.

“안 돼, 젤로스! 피해!”


내 다급한 외침은 무의미하게 쏘아졌다. 이미 세 조각으로 나뉘어 허공으로 비산하는 젤로스의 시체가 내 외침에 대한 대답이었다.


“개자식! 죽여버리겠어!”


나는 오른손에 든 검에 마력을 힘껏 불어넣었다. 강렬한 기운이 환하게 퍼지고, 검 위로 나선형 빛줄기가 화사하게 피어났다.


“엑셀, 왼쪽을 맡아줘. 첼디나와 루인, 베르켈은 마법으로 지원해. 젤로스 덕분에 놈은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어. 지금이 기회야.”


나는 아주 빠르게 설명을 이어갔다. 눈앞의 거대한 괴수, '마왕 게르뮬트'가 벌써 세 명의 동료를 고깃덩어리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놈이 입은 피해도 적지 않았다. 열두 쌍이나 되던 거대한 촉수 중 반은 바닥에 떨어져 재로 변했고, 놈의 본체 곳곳에는 깊은 상처가 새겨져 있었다.


“오늘로 네놈의 폭정도 끝이다.”


나는 지면을 박찼다.




999.

어마어마한 괴성, 그리고 막대한 마력의 방출. 시커먼 기운이 몇 분이나 하늘로 미친듯이 뿜어졌다. 어마어마한 충격파에 휩쓸려 대리석 벽면에 내팽개쳐진 나는 그 폭풍이 끝난 뒤에야 겨우 바닥을 기어 동료들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베르켈.....”


마지막으로 놈에게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준 대마법사 베르켈의 가슴 한 가운데에 주먹 만 한 구멍이 새겨져 있었다. 바닥으로 축 늘어진 그의 몸에는 생명의 기운이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그의 상반신을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 참았던 눈물이 폭포가 되어 바닥으로 쏟아졌다.


“브리톨, 이제 끝이야.”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엑셀이다.


“젠장...... 결국 난 아무도 지키지 못했어.....”


그 거대한 숙명을 달성했음에도 내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세계 최강으로만 이루어진 사상 최고 수준의 원정대 '알파 레기온'은 악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되었다. 갑자기 나타나 왕국 하나를 집어삼킨 대괴수, 통칭 '마왕 게르뮬트'의 출현으로 인해 세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게르뮬트 때문에 발전하던 대륙은 암흑기에 빠지고 말았다.


놈을 토벌하기 위한 영웅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최강 중의 최강만 모아 편성된 13인의 원정대가 바로 알파 레기온이었다. 나는 그 알파 레기온의 대장이었고, 우리는 자그마치 2년을 놈의 미로 속에서 보냈다.


마침내 극악의 상황을 뚫고 게르뮬트와 대적한 우리는 10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놈의 마지막 남은 머리를 잘라낼 수 있었다. 이제 암흑기는 끝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알파 레기온의 영웅 13인 중 10명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바닥에 누웠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건 고작 세 명이었다. 내 양 옆에 선 엑셀과 루인이 그 마지막 생존자였다.


“우린 옳은 일을 한 거야. 누구의 희생도 무의미하지 않아.”


루인의 말에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2년. 그 긴 세월 우리는 끊임없이 싸웠다. 오직 전투뿐인 잔혹한 환경. 우리는 그 기나긴 시간 하루도 빠짐없이 등을 맡겼던 세상에서 가장 친한 전우를 무려 10명이나 잃어버렸다. 세상을 구했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그래. 우린 옳은 일을 했지.”


무너진 게르뮬트의 성으로 찬란한 태양이 비췄다. 악한 기운은 빠르게 사라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우리가 세계를 구했어.”


그렇다. 우리는 세계를 구했다.


작가의말

2년 간의 피 튀는 사투 끝에 드디어 세계를 구했군요.... 정말 긴 여정이었습니다.


*1년->2년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설정 충돌이 조금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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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공주를 깨우는 +11 16.02.02 558 22 13쪽
12 12. 잠자는 동굴 속의 +12 16.01.31 563 19 12쪽
11 11. 인력거 +8 16.01.30 535 20 12쪽
10 10. 마른하늘의 +17 16.01.27 514 16 12쪽
9 09. 길 가는 일행 +14 16.01.24 1,050 20 10쪽
8 08. 부화뇌동 +6 16.01.21 653 23 11쪽
7 07. 대륙에서 쫓아온 +5 16.01.19 602 28 13쪽
6 06. 땅 속에서 나타난 +8 16.01.17 897 3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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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3. 다락방 꼬마 +14 16.01.14 1,114 3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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