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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M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인간 정령왕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WiM
작품등록일 :
2024.04.12 20:48
최근연재일 :
2024.04.22 18:05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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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354

작성
24.04.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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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입학식

DUMMY

“와아아!”


여기 저기서 환호성이 들려온다.

마치 동물의 왕국 한 가운데 사자와 호랑이들의 포효처럼 목소리들이 섞여 들려온다.


“조용”


세릴다의 한마디에 동물의 왕국 같았던 강당은 언제 소란이 일어났냐는 듯이 조용해졌다.

서로의 심장 뛰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흐음, 드디어 조용해졌군.”


세릴다는 흡족한 듯 큼하며 목을 가다듬고는 말을 이어나간다.


“알 사람은 알 거라고 믿지만, 저는 아카데미 와드의 마나 운용학 교수 세릴다 듀랑달이다.”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우레같이 쏟아진다.

함성을 지르려는 학생들도 몇몇 있었지만, 세릴다의 말이 떠오른 듯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았다.


“저희 와드는 종족 전쟁 이후 자국의 힘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아카데미입니다.”


“과거 저희 인간들은 우월한 지식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전부 착각 이였습니다. 오만했죠.”


세릴다는 그리 말하고는 불쾌하다는 듯 쯧 소리를 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러니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 아카데미가 지어진 겁니다.”


“입학생 여러분들은 이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상 이곳을 대표하는 얼굴들이니 적어도 아카데미의 이름에 걸맞게 행동해주시길 바랍니다.”


짝짝짝

한 명의 박수 소리가 들리고 다시금 강당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몇몇 감동 받은 사람들은 눈물마저 흘리고 있었다.


“네, 한 말씀 감사합니다. 세릴다 교수님. 다음 순서로는···“


형식적인 입학식.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입학식 중간에 나갈 수 있다는 것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아이야, 더 안 듣는 것이냐?


가이아의 물음에 피식 웃으며 말한다.


‘솔직히 재미가 없어서요. 다 형식적인 것들인데 굳이 있을 필욘 없잖아요.’


-그렇긴 하겠구나. 솔직히 저런 자리에 있는 게 네 아버지라서 다행이지. 나였으면 그냥 박차고 나왔을 것 같구나.


가이아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지겨운 듯 적나라하게 하품을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보다 아버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더 해주실 수 있나요?’


-네 아버지에 대해서?


‘네, 좀 궁금하거든요. 아버지의 과거가’


-생각보다 길어질텐데 괜찮겠느냐?


‘뭐 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지루하겠습니까.’


근처 나룻목에 걸터앉아 가이아가 해주는 아버지의 과거 이야기에 대해 듣는다.


‘아버지가 예전엔 난봉꾼 이였다고요?’


그런데, 예상치도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버지가, 아무런 감정도 없는, 몸 어디를 베어도 피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아버지가 난봉꾼 이였다고?


-그래, 지금에서야 안정된 직장에 사랑을 이뤄 얌전해 진 것이지. 네 아버지는 굉장히 망나니였단다.


그녀가 해준 일화 중 하나는 과거 종족 전쟁이 일어나기 전, 다른 종족들과 다니는 통합 학교가 있었다고 했다.

그 학교에서 아버지는 굉장한 인기를 가구 했다고 했다.

사물함에는 사귀자는 연애 편지부터, 여러 기념일 때마다 양손에 받은 음식들과 선물들이 줄을 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만큼 아버지도 굉장히 심할 정도로 여자들을 데리고 다니셨다는데,

양 옆에는 다른 종족의 여성을 끼고 다녔고, 잘 때는 무조건 여자를 옆에 끼고 잤다고 했다.

가이아 자신 또한 그때 알게 되었다며 소문을 알았다면 친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굉장히 깬다.

아버지가, 그런 쓰레기 같은 짓을 하고 계셨다니···


‘저희 아버진, 굉장히 쓰레기셨군요.’


-그래, 엄청난 쓰레기였지. 물론 이 이야기가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 하나 밖에는 안되지만 말이다.


‘그런 아버지를 변하게 한 어머니가 참 대단하군요.’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이런 아버지를 바뀌게 한, 난봉꾼 쓰레기에서 교수, 그것도 이렇게 거대한 아카데미에 있게 한 어머니가 궁금해졌다.


‘혹시 가이아님, 제 어머니에 대해서도 잘 아시나요?’


-네 어미?


‘네, 사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본 적이 없어서 얼굴은커녕 목소리도 기억이 나질 않거든요.’


물론 가이아와 계약했을 당시에 어머니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오긴 했지만, 얼굴은 뭐가 씌인 듯 흐릿했으니까


-네 어미도 대단한 사람이였지.


‘나쁜 쪽으로요?’


-아니, 좋은 쪽으로 대단한 사람이였단다.

종족 통합 학교 내에서도 전교 1등에 전교 회장도 두루 두루 했었단다.


가이아는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전교권에서 놀던 아이들의 숙명처럼 이상한 소문에 휩싸였다.

교수에게 몸 대주고 전교권 얻은 것 아니냐, 반반한 얼굴로 다른 남자들에게 꼬리 치고 다닌다 등 굉장히 불쾌한 소문에 어머니는 혼자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에 대한 소문을 듣고 실제로 꼬시려고 하다가 까이는 남자들도 수두룩했다고 했다.


-그런 와중에 네 아버지가 그런 소문에 혹해서 네 어미를 꼬시러 갔지.


아버지는 여기서도 쓰레기구나···


-그러다가 한눈에 팍! 사랑이라는 걸 깨달은 게야.

그 난봉꾼 쓰레기가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진다는 게 생각보다 주변에서는 큰 사건이였단다.


가이아의 입가엔 씁쓸한 미소가 잔잔히 묻어났다.

그녀의 감정이 공유되어 머리 속에 강하게 박힌다.

슬픔, 고통, 사랑 다양한 감정이 머리를 휘젓는다.

아마, 그녀의 첫사랑이 아버지인 것 같다.


‘그런데, 제 어머니는 대체 어디에 계신걸까요.

아니, 그것보다 살아는 계실까요?‘


우울해진다.

어머니가 계셨다면, 아버지와의 관계가 서먹하지 않았을까?

가이아에게 내 감정이 공유되었는지 한껏 따스함이 깃든 목소리로 위로하듯 말을 한다.


-걱정하지마렴. 네 어미는 살아있단다.


‘살아계신다고요?’


-그래, 물론 정확히 어디에 있다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녀가 그렇게 쉽게 죽을 정도로 약한 사람은 아니란다.


“어이, 거기!”


가이아의 목소리에 집중하던 도중, 저 멀리서 퉁명스럽게 내뱉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허억, 헉. 너, 신입생이지?”


남학생은 손에 핫도그와 콜라를 든 채로 우걱우걱 씹어 먹으며 헉헉거리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연녹색의 머리카락이 굉장히 인상적이였다.


“어, 어.”


시비조로 걸어오는 말투에 기분이 나빠오던 와중,


“내 이름은 로우프, 살라만 로우프라고 한다.

만나서 반갑다!“


로우프는 치즈와 소스가 잔뜩 묻은 손을 건내며 악수를 요청했다.

손을 바라보자 로우프는 깨달은 것인지 앗 소리를 내며 옷에 손을 슥슥 닦아낸다.

그 모습에 허탈감을 느끼고는 피식 웃으며 손을 건낸다.


“내 이름은 솔레스 듀랑달이라고 해. 반가워.”


“듀랑달이면 세릴다 듀랑달 교수님의 자제인건가? 이거 생각보다 거물인 녀석을 만났구만!”


손을 맞잡은 로우프는 위아래로 힘껏 흔든다.

얼마나 세게 흔드는지 머리가 아프다.


“그, 그만.”


“아, 미안하군. 내가 오우거 혼혈인지라 힘을 주체할 수 없었다.”


로우프는 시무룩해지며 맞잡았던 손을 천천히 떼어낸다.

확실히 그의 외형이나 체격을 보면 아무리 발육이 잘 된 인간이더라도 그보다 크진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를 자세히 보니 살인 줄 알았지만, 근육인 것을 티내듯 이곳 저곳에서 불끈거리며 움직인다.


“아니야, 그냥 머리가 아파서 그래.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그렇다면 다행이군!”


로우프는 다른 한 손에 있던 콜라를 쫙 빨아먹고는 근처에 있던 쓰레기통에 콜라병을 던져 넣는다.


“것보다 너는 왜 여기있어? 입학식은 안들어?”


“재미가 없는 걸 왜 듣나? 그리고, 솔레스 자네도 입학식 땡땡이 치면서 남한테 그럴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이 되는데?”


호탕하게 웃으며 어깨에 손을 올린다.


“슬슬 끝났을거야. 가자.”


“좋다! 얼른 가도록 하지.”


***


“..이로서 100기 와드의 신입생 입학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입학식이 끝난 것인지 강당에 들어서자 제리에의 마무리 멘트가 나오며 학생들의 환호성 소리가 들려온다.

얼마나 큰지 귀가 다 먹먹하다.


“벌써 끝났군. 이제 자유의 몸인건가!”


로우프의 목소리에 순식간에 시선이 집중된다.


“뭐야, 저건.”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까지 클 수가 있는거지?”


로우프의 커다란 몸 때문인지 숙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옆에 있던 나에게도 시선이 집중된다.


“그 와중에 옆에 있는 남자애는 겁나 잘생겼다.”


여학생들의 환호성과 함께 침을 삼키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온다.

확실히 내 외모가 잘생기긴 했지.


“어, 어이! 거기!”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한껏 분위기에 취해있던 나에게 누군가가 다가온다.

자세히 보니 방금 전 여학생들을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던 남학생이였다.


“나?”


“그, 그래 너, 너 말이야. 뭔데 기, 기어오르냐?”


“내가?”


뜬금없는 그의 시비에 허탈한 웃음이 새어나온다.


“사, 사람이 말하면 웃지말고 드, 들어!”


“아니, 어이가 없어서.”


“이, 이익!”


그는 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자기 나름대로 화가 났다는 걸 표현한다.


“아, 안되겠다. 너 나와. 나랑 겨, 겨루자!”


오, 아카데미 온 첫날부터 이런 빅이벤트라니

너무 감사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는걸


“따로 전투 행위를 하는 건 안됩···”


하수인이 다가와 말을 걸자 하수인의 몸이 쿵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드러눕는다.


“하, 하수인 주제에 와드 학생한테 개, 개기다니, 무례하네요.”


깊은 숨을 내뱉으며 즐거운 듯 얼굴에 홍조를 띄운다.


“그래서, 겨, 겨룰거야?”


“···”


“끄으읍!”


하수인은 괴로운 듯 신음 소리를 계속해서 낸다.

그의 팔 다리에 핏물이 흘러나온다.


“하, 그래. 미친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지 뭐”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솔레스. 저 녀석 생각보다 강하다.”


로우프는 걱정된다는 듯 몸을 숙여 나만 들릴 수 있게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이에 피식 웃으며 로우프의 어깨를 잡는다.


“로우프, 내가 질 것 같아?”


“?”


“난 안 져. 아니, 질 수 없어.”


입가가 귀에 걸릴 정도로 씨익 웃는다.

온 몸에 둘러진 살기가 점차 퍼져나간다.

이에 로우프의 몸이 움찔거리며 떨린다.


“그리고, 네가 싸움에 응하지 않으면 저 하수인을 죽일거야.”


손으로 하수인을 가리킨다.

하수인의 입가에 피가 흘러내린다.

아마도 내가 이 싸움에 승낙하지 않는다면 이 하수인을 본보기로 으깨어 죽일 것이다.


“이봐!”


“어, 어?”


자신이 불릴 줄 몰랐다는 듯 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너, 이름이 뭐냐?”


“조, 조르단 카미르다.”


“카미르, 그래. 네 싸움에 응할게.”


카미르의 입이 기괴할 정도로 찢어진다.

그의 모습을 보자 뭔가 섬뜩한 기분이 들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내 이름은 솔레스 듀랑달이다. 네 녀석이 괴롭힌 하수인의 몫까지 패주마.”


손을 목에 가져다 대며 손가락으로 긋는다.

그러자, 카미르가 이익 소리를 내며 발을 구른다.


“네가 그렇게 건방지게 굴 수 있는 건 지금 뿐 일거다. 솔레스!”


"죽일 수 있으면 죽여보던가. X밥주제에"


팽하며 코웃음을 치고는 운동장으로 나간다.

카미르또한 그의 뒤를 따라간다.


"오, 오. 싸움이다!"


"역시 구경 중에 제일은 싸움 구경이지. 우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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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령들의 어머니 24.04.12 4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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