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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님의 서재입니다.

도금 (리얼 마케터 성장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일반소설

완결

318
작품등록일 :
2016.10.25 19:10
최근연재일 :
2016.12.23 15:2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2,023
추천수 :
283
글자수 :
322,857

작성
16.11.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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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8화 _ 결승전

DUMMY

무대로 나가니 더 떨렸다.


‘청심환이라도 먹고 올걸 그랬나? 정과장님은 그동안 이 긴장감을 어떻게 버티신 거지?’


나는 무대 바로 뒤에 대기 중이다.

정과장님이 시작을 하면 그때서야 나갈 것이다.

무대 뒤에서도 이렇게 떨리는데 무대 위에서 저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니 체질이 무대체질인 것 같기도 하단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진행자로 나선 장한통의 질문이 시작됐다.

장한통 역시 비빔밥 먹을 때 고추장한통을 다 비벼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먹는 거라면 남부럽지 않은 사람이었다.


“지금 전국의 많은 시청자들이 보고 계신데, 결승전 무대 떨리지는 않으신가요?”


“네. 일단 제가 둔해서 그런지 시청자분들이 바로 앞에 안보이니까 별로 떨림은 크게 없고요. 그냥 평소 먹는 데로 잘 먹기만 하면 되는 부분이라 특별히 부담이 되지도 않습니다. 식당에서도 제가 먹기 시작하면 주변 분들이 많이들 보셔서 먹을 때 누가 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습니다.”


“결승전인데 준비는 많이 하셨나요?”


“그냥 평소 먹는 데로 먹는 게 제일 자연스러워 보일 것 같아서 특별히 따로 준비를 하진 않았습니다.”


“탑10 뷔페미션에서 가장 어려웠던 음식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샐러드를 맛있게 먹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제가 육식 위주로 식생활 습관이 들어서 인지 야채의 진정한 맛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하하하 본인이 지금 ‘육식왕’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사실은 아시나요?”


“방금 진행자님께 처음 들었습니다. 하하하전부터 고기는 남부럽지 않게 자주 먹는단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정말 듣기 좋은 별명이네요. 어머니께서 아시면 한상 가득 차려주시고, 동네 창피하니 이사 가자고 하실 별명이에요. 하하하”


“지금 결승전에 만날 상대에게 혹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네. 본선 첫 미션 때 삼겹살 드시는 거 보고 그 날부터 오늘까지 삼겹살만 먹고 있습니다. 팬으로서 오늘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훈훈한 말씀을 하시네요. 과연 결승 미션이 끝난 후에 진정한 최강자로 등극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자 그럼 이제 대망의 결승전을 시작합니다.”


진행자의 멘트와 함께 하늘에선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스프링 쿨러다.

결승전은 비 오는 날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한 무대장치로 보인다.

이제 내가 등장할 차례다.


“아아 저거 뭔가요? 추억의 슬레이트 아닌가요?”


내가 오늘 담당할 부분은 바로 이 슬레이트를 기둥으로 세워서 빠르게 슬레이트 지붕을 만드는 일이었다.

미리 연습한 데로 빠르게 슬레이트 지붕을 만들고 있었다.




긴장감에 너무 서두른 나머지 스프링쿨러에 미끄러워진 바닥에 슬라이딩하며 완성 직전의 지붕을 무너트리고 슬레이트 지붕에 머리를 박고 말았다.


“아 방금 올라온 실시간 댓글에 의하면, 저분이 바로 하태의王자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뭔가요?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투표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王자의 복근은 안보여 주냐는 댓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혹시 王자 한번 보여 주실 수 있나요?”


우리와 진행자가 볼 수 있는 각도엔 대형 전광판이 있었고, 그것을 통해 실시간 댓글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맨 정신에 진행자의 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난 그런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나 때문에 과장님의 미션을 망치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만 하며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아 잠시만요.”


나는 잠시 뒤를 돌아 웃통을 벗고 과장님께 사인을 보내 아이템을 받은 후 준비를 했다. 먼저 몸을 15도 정도 뒤로 젖혔다. 준비를 마치고 뒤로 도는 순간


“꺄아아아”


“하하하하하하”


장내에는 웃음과 비명이 섞여 터져 나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오늘 과장님의 아이템인 삼겹살을 생각해냈다.

몸을 15도 정말 기울여서 배를 접시처럼 받치게 한 후 삼겹살 4줄을 이용해 또다시 王자를 만들었던 것이다.


“하하하 과연 하태의王자 다운 순발력이네요. 몸을 15도 정도 젖힌 건 王자가 이쁘게 보이기 위한 얼짱각도인가요? 하하하”


관중들의 웃음에 부끄러움이고 뭐고 과장님의 미션을 망치게 된 것 같진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아 지금 王자님의 여자 친구로 보이는 분에 댓글이 올라왔네요.”


진행자의 말을 듣고 전광판을 보니, 익숙한 아이디가 눈에 들어왔다.


[ 족파는여자 ]


간만에 봐서인지 왠지 모를 반가움에 웃음이 났지만, 이내 공포도 함께 몰려왔다.


- 너 내가 어디 가서 함부로 웃통 벗지 말라고 했지? 죽고싶냐?


“네 더 이상 요구 하면 하태의王자님께서 내일부터 삼겹살과 생이별을 해야 할 상황이 나올지도 모르니 복근은 이만 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수고해 주신 王자님께 아낌없는 박수 부탁 드립니다.”


박수를 받으며, 슬레이트 지붕 제작을 완료했다.

지붕을 설치하는 동안 정과장님은 나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주셨다. 과장님의 표정을 보니 진심으로 만족스런 표정이셔서 마음이 놓였다.

지붕 제작이 끝나자 정과장님은 준비해 온 도구를 꺼내 정리하기 시작했다.


바로 휴대용 미니 화로와 숯 세트이다.

미니화로를 조립하고, 번개탄에 불을 붙인 후 숯을 붓고 토치로 숯에 불을 붙였다. 불이 어느 정도 붙자 부채를 이용해 숯을 더 빨리 태우고 계셨다.


“이미 불이 붙은 것 같은데, 부채질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진행자의 질문에 정과장님이 대답했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아 불이 쉽고 강하게 타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겉만 까맣게 타고 속은 익지 않는 경우가 발생해서

많은 분들이 은박지를 깔고 그 위에 삼겹살을 구우시는데요.

그렇게 하면 숯향이 고기에 스며들지도 않기 때문에

숯불에 굽는 의미가 없어지죠.

그래서 부채로 숯을 빠르게 태워 약한 불로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불길이 갑자기 오르지도 않고 맛있게 잘 구워집니다.

그리고 숯에는 마술이 있는데요.

가끔 성스러운 고기에서 냄새가 난다는 사람 입에 담기 끔찍한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 분들은 고기에 칼집을 많이 내서 숯향이 고기 사이로 잘 스며들게 해주면 잡내를 다 잡아내고 맛있게 고기를 드실 수 있습니다.”


“역시 육식왕 다운 지혜를 주시네요. 하하하”


불이 어느 정도 누그러 들자 정과장님은 삼겹살을 불판에 올리기 시작했다. 마치 수능 시험을 보는 수험생처럼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삼겹살은 단 한번만 뒤집어야 더 맛있습니다. 아까 잠시 나와서 큰 웃음을 줬던 직장동료의 좌우명이 ‘고기는 더 맛있는 고기가 있을 뿐 맛없는 고기는 없다’ 입니다. 그 동료 말처럼 삼겹살을 더 맛있게 먹을 라면, 숯불 반대쪽, 그러니까 지금 제가 보이는 쪽에 핏물과 육즙이 올라오는 타이밍. 바로 이 타이밍에 고기를 한번만 뒤집어 줘야 더 맛있게 삼겹살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금 친절한 설명과 함께 아직 먹는 것이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설명 같이 친절한 시청자들의 투표가 이어지고 있네요.”


삼겹살이 어느 정도 익어 가자 삼겹살을 잘라 불판 가장자리로 옮기더니 이내 코펠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준비해 온 참치캔, 감자, 호박, 양파, 고추장, 돼지앞다리살, 고춧가루, 마늘, 청양고추를 투하한 뒤 물을 자박하게 붓고 찌개를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준비물인 확성기를 틀어 슬레이트 지붕을 향하게 했다.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지는 슬레이트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지글지글 삼겹살이 익는 소리는 사람들의 침샘을 더욱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과장님은 상추를 꺼내더니 두 개를 포갰다. 그리고 참기름장에 찍은 고기를 한 점 올리고 다시 그 위에 밥을 조금 올렸다. 이제 마무리인가 하는 순간, 다시금 고기를 한 개 올린 뒤 쌈장을 올렸다. 이제 진짜 마무리인가 하는 순간, 다시 쌈무를 올리더니 그 위에 쌈장을 얹은 고기를 한 개 더 올렸다. 그리고 역시나 고개를 15도 틀더니 이내 쌈은 과장님의 입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지켜보고 있던 나도 군침이 돌았다.

미치도록 삼겹살이 먹고 싶은 순간이었다.


“상추를 두 장씩 싸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번엔 진행자가 아닌 패널 하전우가 질문을 했다.


“상추의 용도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과장님은 오히려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야채의 개운함으로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이지 않을까요?”


“아니죠. 상추의 역할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바로 더 많은 고기를 한번에 섭취하기 위함이죠. 그러니까 상추를 두 장을 싸면 그만큼 더 안정적으로 많은 고기를 쌀 수 있다는 것이죠.”


“하하하 저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네요. 최고의 이유가 맞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과장님이 올린 찌개가 끓고 있었다.

참치 건더기와 앞다리살을 숟가락으로 동시에 건져 입으로 후루룩 던졌다. 그리고 입김을 뿜으며 “하” 하는 개운함의 탄식을 냈다.

이 모든 것이 슬레이트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조화를 이루며, 포탈사이트 실검에 삼겹살 배달이 올라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내가 아무리 안 좋게 생각을 해도 무조건 과장님이 이길 것만 같았다.


과장님의 미션이 끝나자마자 진행자와 하전우, 장민성셰프가 빛의 속도로 불판으로 달려와서 과장님이 먹던 데로 미친 듯이 쌈을 싸먹기 시작했다.

나도 당장 뛰어나가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다.

진행자가 세 쌈쯤 먹었을 때 정신을 차렸는지, 다시 진행이 재개되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참을 수가 없어서 다음 참가자를 기다리게 했군요. 바로 기다리시는 다음 참가자를 모시겠습니다.”


정과장님때와 같은 평범한 질문이 이어 졌고, 참가자의 미션이 시작되었다. 내가 부산 예선부터 봐왔던 그 참가자다. 바로 나를 일주일 동안 자장면만 먹게 만들었던 그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등장할 때부터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들었었다.


이 참가자의 소품은 의외로 단촐 했다.

먼저 원터치타프를 쳤다.

단순히 비만 피하기 위함인 것 같았다.

그리고 준비물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캠핑용 수레에서 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부산 예선 때도 그랬지만, 참 소품 하나하나가 고급져 보이는 사람이었다.

최고급 캠핑용품 브랜드 수레에서 가장 먼저 꺼낸 것은 바로 요즘 보기 힘든 추억의 나일론 돗자리였다. 아마 젊은 사람들은 저 돗자리의 정체를 모를 것이다. 은박이나 천 돗자리가 유행인 지금 저 돗자리를 본 마지막 세대는 내 나이 정도일 것이다.

널찍하게 돗자리를 깔더니 버너와 코펠을 꺼내 든다.

아직까지는 무슨 음식인지 알기 힘들었다.


버너에 부탄가스를 연결하고 코펠을 올리더니 물을 붓는다.

아직 아무 재료도 꺼내지 않은 상태다.


‘물부터 올리는 음식이 뭘까?’


잠시 생각해봤지만 물이 끊는 사이 재료가 완성될 같은 음식이 떠오르지 않았다.


상대방의 음식이 궁금해지니 더 집중해서 보게 됐다.

드디어 가방에 손을 넣는다.

재료를 꺼내는 순간 같다.


‘......라면?’


두 번째 참가자가 꺼낸 것은 라면이었다.

사실 ‘라면일까?’ 라고도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결승전에 ‘설마 라면일까?’란 생각에 잠시 접어 두었는데, 라면을 꺼낸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진행자나 패널들까지 모두 놀란 기색이다.

다들 결승전에 라면이 등장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물이 끓자 건더기 스프와 분말 스프를 먼저 넣었다.

스프로 인해 끓는 물이 잠시 주춤한 순간 면을 넣지 않고 다시 물이 끓기를 기다렸다.

물이 다시 끓자 그때서야 면을 넣는다.

이때 진행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라면 끓일 때 스프부터 넣어야 더 맛있나요?”


“그건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하는 질문과 같은데요.

간단하고 편하게 먹을라고 끊이는 라면에

끓이는 순서까지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냥 다 각자 취향인 거죠.”


말을 마친 참가자는 코펠을 후후 불기 시작했다.


“국물이 넘치는걸 입으로 불어 조절하는 이유가 있나요? 불을 줄여도 되지 않나요?”


“이건 ‘면이 먼저냐 스프가 먼저냐’는 질문과는 다릅니다.

불을 줄일 경우 면의 쫄깃함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버너도 화력이 쎈 버너만 사용합니다.

집 가스레인지로는 이정도 화력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죠.”


확실히 내가 라면 끓이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나는 면을 넣으면 젓가락으로 저어 가면서 끓이는데,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면을 젓지 않는 것도 이유가 있나요?”


셰프인 장민성도 나와 같은 궁금증이 있었나 보다.


“저의 경우는 면의 쫄깃함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다 익을 때까지 면을 풀지 않습니다. 처음 그대로의 상태로 면이 익으면 한번만 공기와 마찰시키며 면을 풀어 줍니다.”


이제 불을 줄이기 시작한다.

불을 끈게 아니라 줄인다.

그리고 코펠 뚜껑에 면을 덜기 시작한다.

그러자 하전우가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그렇지, 라면은 뚜껑에 먹어야 제 맛이지.”


진행자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저도 그 말에 극히 공감합니다. 라면을 영국 본차이나 접시에 덜어먹는 건 마치 돈까스를 썰기 위해 명검 엑스칼리버를 가져오는 것과 같은 말이 안 되는 행동이죠.”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정과장님 때보다 점점 분위기에 동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기 위해 포탈사이트를 봤다.

아니나 다를까 라면이 실검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참가자가 다시 수레에서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앗 저것은’


완벽한 아이템이다.


[ 둥근스텐김치통 ]


4군데 똑딱이가 달린 저곳에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김치가 들어있었다.

이미 진행자와 패널들은 어머니의 추억에 젓은 듯 보였다.


김치를 한 점 꺼내더니 면발 위에 올려서 한 입하기 시작했다.

정과장님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15도 정도 틀더니 깊게 한숨 불어 넣고 면을 입에 넣은 다음, ‘후,후’ 소리를 내며, 입안에서 라면을 식히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았다.

두 젓가락 정도를 먹고 나니 라면이 없는 듯했다.


‘이제 끝인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불을 다시 세게 올리기 시작했다.

온도를 유지하던 국물은 금새 끓기 시작했고, 참가자는 거기에 바로 면만 넣어 한 개를 더 끓이기 시작했다.

필살기가 나온 것이다.


[ 국물재탕 ]


비 오는 날 배고파서 라면을 먹을 때 이보다 더 완벽한 사자성어는 없을 것이다.

진행자와 패널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라면만 바로 보고 있었다.

나도 라면만 바라 보다가 고개를 돌려 정과장님을 봤다.


‘앗’


정과장님 조차 혼을 뺏긴 사람처럼 라면을 주시하며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이미 정과장님 머릿속에선 라면이 결승전을 밀어낸 듯 보였다.


두 번째 라면이 익고 한 젓가락 하며


“후우”


한숨을 뱉는 순간 내 몸도 따듯해지며, 속은 시원해졌다.

저 사람은 라면 하나로 여기 있는 사람

모두의 마음까지 컨트롤 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흘렸다고 느낄 틈도 없이 이미 라면이 끝이 났다.


[ 5+1 ]


저 사람은 고작 여섯 개의 라면을 가지고

우리 모두의 시간을 정지시키고 침샘을 폭발 시킨 것이다.


어느덧 결승전 미션이 끝나고 평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 최후의 승자가 밝혀질 것이다.


“그럼 이제 최후의 승자를 발표하겠습니다.”


진행자의 말에 온몸의 신경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과연 이 승부의 승자는?”


두구두구두구두구두


북소리와 함께 승자를 발표한다.


“하하하 저도 궁금하네요.”


진행자의 말만 기다리던 모두가 한숨을 쉬며 야유를 보냈다.


“네 그럼 이젠 진짜 발표 하겠습니다. 이번 미션의 승자는 바로”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정과장님이 되길 바랬다.


“네. 그렇죠. 바로 말하면 재미가 없죠. 하하하”


진짜 저 진행자는 밤에 길에서 봤을 때 내 손에 똥이 있다면,

똥이라도 던질 것 같은 사람이다.

TV에서 볼 때는 진행자의 저런 멘트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재미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경험하니 정말 죽을 맛이다.


“자자 이제는 더 이상 끌면 욕이 감당이 안될 것 같습니다.

이제 진짜 발표 합니다.

이번 미션의 승자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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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 _ 또 다른 시작 16.12.02 338 5 16쪽
41 40화 _ 食판 16.11.30 335 4 17쪽
40 39화 _ 위기 +2 16.11.28 376 4 16쪽
» 38화 _ 결승전 +1 16.11.25 421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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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6화 _ 자장면 +2 16.11.21 280 4 17쪽
36 35화 _ 수퍼먹방K +4 16.11.18 284 8 17쪽
35 34화 _ 모자람은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 +2 16.11.16 480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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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 _ 미션임파서블 +2 16.11.07 387 4 18쪽
30 29화 _ '희망'이라는 이름의 가치 +2 16.11.04 568 4 17쪽
29 28화 _ 같지만 다른 제품 16.11.02 498 4 17쪽
28 27화 _ 공유가치창출 16.10.31 363 9 15쪽
27 26화 _ 법률 확인? 16.10.31 409 5 15쪽
26 25화 _ 광고? 홍보? 16.10.28 341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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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_ 정주나 + 박날라 + 王자 = ? 16.10.28 506 7 16쪽
23 22화 _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보다 무서운 놈 16.10.28 376 5 14쪽
22 21화 _ 입사시험(4) 16.10.28 333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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