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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롤링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헌터는 킬러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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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롤링
작품등록일 :
2021.05.25 11:10
최근연재일 :
2021.06.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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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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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입학식

DUMMY

로크FC 유스 아카데미.



세계 최대 방산 기업인 로크 인더스트리 산하 교육기관이자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킬러 아카데미.

체계적이고 잔인한 커리큘럼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살아남는다면 초일류 클럽인 로크FC로 바로 입단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렇다보니 이곳의 경쟁률은 항상 몇 백, 아니 몇 천 대 1에 육박했다.

이곳에 입단하는 것만으로도 일류 능력자로 능력을 인정 받는 거나 다름 없었으니까. 심지어 졸업을 하지 못 하더라도 입학만으로도 전세계 각지의 킬러 클럽, 헌터 길드들의 스카웃을 받을 수 있었다.



이곳에 선발된 능력자들은 아카데미에 들어오기에 앞서 온갖 각오를 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헤어졌다.

로크 아카데미 입단은 전세계 모든 하류층 아이들, 심지어 상류층 아이들의 꿈과 같은 일이었으니까.

이곳이야말로 하류층이 상류층으로 갈 수 있는 기회의 문이었고, 계급, 성별, 종교 등의 모든 것이 무관해지는 장소였다.

하지만 나는 아주 지긋지긋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아카데미의 입구를 쳐다볼 뿐이었다.



“하아, 결국 이 지긋지긋한 곳에 또 왔네.”



아카데미의 입구에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필체로 ‘로크FC 유스 아카데미’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저 간판 밑에 숨겨진 아주 징글징글한 이곳의 진짜 이름을 알고 있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능력자 훈련 시설, 정통 킬러 명문가, 초일류 코치진 등등 온갖 미사 어구 따위에 가려진 이곳의 진짜 이름.

프로 킬러들 사이에서 경멸과 공포를 담아 이곳을 부르는 이름.



그건 바로 도축장이었다.



*



로크FC 아카데미는 확실히 킬러가 되려는 학생에게는 최고의 교육 시설이었다.



모든 학생들에게는 호텔 못지 않은 기숙사의 개인실과 24시간 개방돼 있는 개인 훈련실이 제공됐다. 최상 품질의 식재료만을 엄선한 식사들이 엄격한 영양 균형을 생각해서 무상으로 제공됐고, 과거 로크FC에서 선수로 활약한 은퇴 프로 킬러들이 코치로 활동하면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의 모든 학생들에게는 대기업 임원 수준의 월급을 제공했고 원한다면 학생들의 가족들에게도 아카데미 주변에 살 수 있는 주택과 보조금 등을 제공했다.

심지어 학생들은 원한다면 값비싼 스킬들을 신청하여 무상으로 받을 수도 있었고, 운이 좋아 로크FC 운영진의 눈에 뜨이기라도 하면 단숨에 프로 킬러로 데뷔할 수도 있었다.



이처럼 로크FC 아카데미는 킬러가 되려는 학생들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등용문이었다.



물론 내가 이곳에 들어온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니었지만.



나는 엄청난 규모의 식당과 체력단련시설, 잔디밭 등을 익숙하게 가로질러 신입생 기숙사로 향하였다.



“로크FC 유스 아카데미에 온 걸 환영합니다.”



신입생 기숙사 사무실로 들어서자 미녀 한 명이 나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안녕하세요, 특별 전형으로 입학하게 된 안성진이라고 합니다.”

“아, 얘기는 들었습니다. 브레들리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학생이군요. 저는 신입생 기숙사의 지도 사감인 미네르바입니다.”



미네르바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책상에서 팜플렛을 하나 꺼내더니 나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로크FC 유스 아카데미에 대한 간략적인 설명입니다. 그리고 능력 시스템 상 아카데미 등록을 해야 하니까 팔 좀 주시겠어요?”



내가 팔을 내밀자 미네르바는 내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쥐었다. 그녀의 마나가 내 몸 속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로크FC 유스 아카데미에 등록됐습니다.]

[아마추어 킬러로 등록됐습니다.]



“네, 끝났습니다. 저희 신입생 기숙사에는 약 500명 정도의 신입생들이 살고 있습니다. 수업은 이주 전쯤 이미 시작됐고요. 원래는 입학 시기에만 뽑는데 브레들리 코치가 강력하게 추천해서 이례적으로 학기 중간에 들어오신 거에요. 그러니까 수업 진도를 빨리 쫒아가셔야 할 거에요.”



미네르바는 응원한다는 듯 싱긋 웃었다.



“저희 아카데미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아카데미에서는 코치들이 훈련 과정에서 주는 상벌점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서바이벌 시스템인 것도.”

“아, 그러면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네요. 그럼 기본 점수, 0점을 설정해두겠습니다. ”



내 말에 미네르바는 살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야 잘 알고 있지. 이곳의 살벌한 교육 시스템을.

그때 내 눈앞에 또다른 창이 떠올랐다.



[안성진: 0점]

시작이네.



로크아카데미는 학년 별로 기숙사가 나뉘어 있었고 그 중에 신입생 기숙사는 압도적으로 규모가 컸다.

이는 로크 아카데미 신입생 특유의 서바이벌 시스템 때문이었다.



아카데미에는 전체 학생들의 성적을 나타내는 성적 게시판이 있었다.

분기마다 이중 하위 성적 60% 학생들은 퇴학을 당했다.

1분기에는 전체의 60퍼센트가 탈락하고, 그 다음 분기에는 남은 60퍼센트 중에 또 다른 60퍼센트가 탈락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탈락이 지속되면 1년 후에는 전체 학생들 중에서 2.5%만이 남아있을 수 있었다.

이런 솎아내기를 2년 동안 버텨내야지만 아카데미를 수료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신입생의 기숙사는 다른 학년의 기숙사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럼 방은 위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오후 훈련 중이라서 학생들 중 몇몇은 아직 밖에 있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방에 들어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신입생 기숙사의 구조상 방을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1층의 메인홀을 지나야만 했다. 나는 공동공간으로 쓰이는 기숙사 홀을 지나갔다.



오후 훈련 중이라던 미네르바의 말과 달리 홀에는 몇몇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맴돌았다.



지금 기숙사의 홀에 앉아있는 학생들은 오후 훈련에서 낙오된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멍한 표정으로 땅바닥만을 멍하니 바라봤다.

학생들은 모두 밖에서 촉망 받던 능력자들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인생 처음으로 밑바닥 버러지 취급을 받자 그들은 엄청난 패배감에 휩싸였다.



그 순간 내가 홀로 들어오자 학생들은 모두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넌 누구야?”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자 붉은 머리카락에 20살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옷에 달린 명찰에는 그녀의 이름인 ‘로즈 이바노프’가 써져 있었다.



“안녕, 난 오늘 새로 온 신입생이야.”

“뭐?”



내 말에 학생들은 깜짝 놀라 서로를 바라봤다.



“그럼 너가 그 소문으로 듣던 특별 전형이야?”

“코치가 강력하게 추천했다던?”

“말도 안 되는 괴물이라는 소문들이 있던데....... 실제로 보니까 뭔가.......”



학생들은 신기한 듯 나를 이리저리 바라봤다. 몇몇은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에 긴장하여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고, 나머지 몇몇은 걱정했던 것보다 내가 약해보인다는 것에 안심한 듯 했다.

그러나 로즈는 여전히 나를 날카롭게 바라봤다.



“너 머리카락 하얗게 센 거 혹시 마약 부작용 아니야?”



로즈는 왠지 화가 난 듯한 얼굴로 사납게 물어왔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숨길 필요는 없겠지.



“맞아. 얼마 전까지는 마약 중독자였거든.”



내 말에 주변의 학생들은 충격을 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약 중독자라고? 그런데 어떻게 아카데미에 들어온 가야?”

“흥, 뻔하지! 고귀한 상류층 출신이신가 보지! 마약이나 하면서 빈둥거리다가 부모님 빽으로 아카데미에 들어오는!”



로즈가 공격적으로 외치자 주변 몇몇 학생들이 동의하는 듯 고개를 슬쩍 끄덕거렸다. 나는 반박하려고 하다가 그저 어깨를 으쓱이고 말았다. 괜히 반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그건 아니지만 뭐 마음대로 생각해.”

“너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지 못 한 얘가 불쌍하다. 미안하지만 넌 킬러에 안 어울려. 시간 낭비하지 말고 자퇴해.”



로즈는 나를 매섭게 노려보더니 휙 소리가 날 정도로 몸을 세차게 돌려 떠나버렸다.

흥미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다른 학생들도 흥미를 잃은 듯 하나둘 홀을 떠나 각자의 방이나 훈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안 가 홀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나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었다.



하하, 챔피언스컵 까지 땄는데 킬러가 안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을 줄이야.



전생에서 프로 킬러 중 로즈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는 건 그녀는 십중팔구 프로 데뷔에 실패하여 킬러가 되지 못 했다는 것이다.



아무나 프로 킬러가 될 수는 없었다.

로크 아카데미에 들어온 이상 그녀는 꽤나 유능한 능력자일 것이다. 헌터가 돼 게이트 관리를 할 수도, 마도공학자로 스킬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능한 것은 프로 킬러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킬러로 데뷔하고, 또 살아남으려면 압도적이어야 했다.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

킬러로서 인정을 받으려면 압도적인 능력을 증명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마약 중독자라서 킬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 따위는 다 사라질 것이다.



나는 짐들을 챙겨 방으로 올라갔다.



*



“시발. 망했네.”



나는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창을 허탈하게 바라봤다. 아카데미에 들어온지도 한 달이 막 지나가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만든 성과는 환상적이었다.



[안성진: -80점]



아주 끔찍한 환상이네.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가 보다.



내 성적은 성적 순위표에서도 가장 밑바닥의 성적이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

입학 첫 분기에 이뤄지는 훈련 과정은 대부분 체력과 근력 훈련 등의 기초 체력 훈련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나중독과 마약중독으로 죽기 일보직전의 신체였던 내 몸은 당연히 아카데미의 훈련을 전혀 따라가지 못 했다.



그동안 열심히 재활을 했지만 근육량은 이제야 간신히 일반인 수준이었다.

걸어다니는 시체, 아니 갓난아기나 다름 없던 몇 주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지만 세계 최고의 킬러 유망주들을 모아놓은 이곳의 학생들에 비하면 우스운 수준.

단순 근력, 체력 훈련이라서 전생 경험들도 도움이 안 됐다.



결국 기초 체력 훈련을 깡그리 할 수 없었던 나는 벌점 폭격을 맞고 있었다.



이러한 내 모습을 본 다른 학생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쯧, 저럴 줄 알았지.”

“무능한 새끼 같으니.”



이제 나는 아카데미에서 유명한 왕따였다.

상류층 출신들은 나를 약쟁이라고 비웃었고, 하류층 출신들은 나 때문에 다른 유망한 능력자가 입학 자리를 뺏겼다며 분노했다.

그렇다고 내가 이걸 신경 쓰거나 외로움을 느끼는 건 아니었다. 어차피 전생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으니까.

오히려 내가 꿋꿋이 혼자 밥을 먹고 있으면 로즈가 슬쩍 찾아와서 말을 걸어댔다.



“어차피 너 지금 성적으로 다음 분기 평가 때 퇴학 당할 거야. 그냥 빨리 나가.”

“너는 왜 이렇게 나를 쫒아내고 싶은 거야? 너 성적도 좋던데? 내 성적이 올라도 너한테 탈락 위협이 되지는 안 잖아?”



내 말에 로즈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더니 말했다.



“내가 떨어질까 봐 걱정이 돼서 그러는 줄 아니? 넌 여기 안 어울려. 너 같은 상류층은 출신들은 이 기회가 어떤 기회인지, 이곳에 진짜 들어오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모르잖아!”



로즈는 화가 난 듯 쿵쿵 거리며 사라졌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밥을 먹는 거에 집중했다.



로즈의 말대로 사실상 내 성적은 이미 탈락이 확정된 성적이나 다름 없었다. 다음 분기 평가도 이제 곧이었다. 그 동안 상위 40퍼센트의 성적 그룹에 소속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



아직 까지 있었다. 한 방에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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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헌터는 킬러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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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isode 1. 입학식 (6) 21.05.29 42 1 15쪽
9 Episode 1. 입학식 (5) 21.05.28 38 1 12쪽
8 Episode 1. 입학식 (4) 21.05.28 40 1 12쪽
7 Episode 1. 입학식 (3) 21.05.27 38 0 13쪽
6 Episode 1. 입학식 (2) 21.05.27 43 0 11쪽
» Episode 1. 입학식 21.05.26 55 0 12쪽
4 사소한 복수 21.05.26 59 1 13쪽
3 능력 개방 21.05.25 67 1 14쪽
2 불멸의 천재 +1 21.05.25 87 2 11쪽
1 프롤로그 21.05.25 108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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