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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아비 님의 서재입니다.

방원아, 너의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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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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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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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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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몽진을 선택한건가

DUMMY

“전하. 남쪽에서 호족들의 사병을 모아야 합니다.”

“서경이 밀리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전국의 사병들을 모아야 합니다.”


요동에서의 20만 홍건적의 침입.

1차로 침입한 4만의 병력은 고구려가 만든 서경의 성벽을 넘지 못하고 전멸당했다.

그러나 20만의 병력은 높고 두꺼운 서경의 성이 막아준다는 확신이 없었다.


“적들이 서경을 돌아서 바로 개경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서경에서 뒤를 칠 수 있을 텐데 그 위험성을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20만의 병력입니다. 서경에 3만을 남겨두고 개성으로 진격할 수 있습니다.”




요동에서의 정보가 개경으로 도착하자 이성계는 바로 최영을 찾았다.


“장군, 요동에서 20만의 홍건적이 고려로 출병했다는 소식입니다.”

“20만? 20만이면 홍건적의 전부이지 않은가.”

“근처의 민가에서 모두 약탈하고 식량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적들의 수괴가 마지막 발악을 하려나 봅니다.”


요동의 요양성.

높은 성벽과 원나라 기병들과 병력에 의해 지켜지고 있는 성.

그 성을 공략할 장비도 사기도 없었던 홍건적은 부족한 보급을 위해 고려로의 원정을 선택했다.


“20만이라. 고맙네. 난 우선 편전으로 나가봐야겠어. 자네도 장수들에게 연락해서 바로 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연락하게.”


최영은 이성계에게 정보를 듣자마자 관복 대신 갑옷을 챙겨입고 바로 궁으로 출발했다.

최영이 가병들을 이끌고 궁으로 오자 긴장했던 숙위병들도 최영의 설명을 듣자 바로 왕에게까지 소식이 전해졌다.

순식간에 궁에 모든 불이 켜지고 늦은 시간이었지만 고려의 주요 대신들이 빠르게 모였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20만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랍니까.”

“20만이나 출병할 때까지 기사인테무르는 뭘 했단 말입니까. 요동에서 움직였다면 20만이나 되는 병력을 움직일 수 없었을 텐데요.”

“이미 기철일족을 처형할 때 원에서 도와주지 않으리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니었습니까.”

“그러게 기철을 죽이지 말자고 했는데. 왕이 ······.”

“무슨 소리인가.”


대신들이 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도중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리자 몸을 돌렸다.

고려의 최고권력자가 된 이인임이 염흥방과 임견미를 뒤에 세우고 들어왔다.


“오셨습니까. 시중어른.”

“시중어른 제 말은 그게 아니라.”

“그런 소리 자체가 불경한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오. 행여나 전하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아야 할거요.”


이인임은 대신들에게 강하게 주의를 시키었다.

원나라 황후를 등에 업고 권세를 부리던 기철.

지금의 왕은 원나라와의 관계를 끝내고자 대신들에게 상의도 하지 않고 숙위병들을 이용해 기철을 제거했다.

비밀리에 전개된 작전.

대신들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기철의 처형이 이루어지고 난 후였다.

고려 조정에 기철의 일당이 많았기에 그중 일부가 고려를 빠져나가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언제 원의 보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던 대신들이었다.


“명심해야하오. 우리는 고려의 신하이지 원의 신하가 아님을.”


이원임은 다시 대신들에게 강조하고 나서 자신을 따르는 당여를 이끌고 구석으로 이동했다.


“전하가 오시기 전까지 우리의 입장을 정해야 하오.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소?”

“시중어른. 20만의 병력이라고 합니다. 무기는 별것 없다고 하더라도 병력이 20만입니다.”

“20만이라고 해봐야 오합지졸입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오.”


임견미는 무신답게 문신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갑옷을 챙겨입고 나왔다.

그런 임견미의 존재감은 당여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다.


“중랑장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오. 우리가 가진 중앙군이라고 해봐야 겨우 3만이오. 거기에 우리의 사병들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겨우 7만이오.”

“우리의 사병을 다 내놓을 수는 없는 일 아니오.”

“20만의 병력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오? 남쪽에서 호족들에게 사병들을 내놓으라고 해야 하오.”


이인임은 당여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임견미는 자신 있다고 말하지만, 도성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차라리 몽진해 병력을 끌어모은 후 반격을 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몽진한다면 어디가 좋겠소?”

“강화도는 절대 안 됩니다. 저들은 원나라의 군대가 아니라 배를 만들어 바다를 건널 수 있습니다.”

“기병들도 얼마 없으니 무조건 남쪽으로 몽진을 하여야 합니다.”

“남쪽에서 병력도 모으고 전략물자를 징발해야 합니다. 왕이 직접 명령하면 호족들도 알아서 병력과 물자를 내줄 것입니다.”

“저들은 말도 얼마 없으니 남쪽으로 몽진한다면 따라올 수도 없을 겁니다.”

“그럼 다들 몽진에 찬성하는 것이오?”


이인임은 임견미의 눈을 보며 뜻을 하나로 모으길 강요했다.


“네. 알겠습니다.”


임견미까지 동의하자 고려의 최고 정치세력인 이인임의 세력은 몽진를 건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게 무슨 소리요. 도성을 버리고 도망치자는 말이오.”

“도망을 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 병력을 모으자는 말이외다.”


왕이 편전으로 들어오고 대신들에게 의견을 구하자 이인임의 당여들이 적극적으로 몽진을 주장했다.

고려 조정의 최대 인원을 보유하던 이인임의 당여들이 주장하자 순식간에 조정의 분위기는 몽진으로 확정되는 분위기가 됐다.

그에 대해 가장 반발한 이는 최영이었다.


“당신들이 과연 고려의 신하가 맞는 것이오? 전하께 도망가자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오는 말이오.”

“도망가자는 말이 아니잖소. 우리의 중앙군은 고작 3만이오. 이 시간에도 개경으로 달려오고 있는 적들의 숫자가 20만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3만으로 막아낼 수 있단 말이오.”


이인임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염흥방이 몸을 돌려 왕를 바라봤다.


“전하. 빠르게 결정하셔야 합니다. 두 발 전진하기 위해서 한발을 물러서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옵니다.”

“아니되옵니다. 개경에서 적을 막아내야 합니다. 또다시 수도를 적에게 내주는 것은 치욕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전하의 안위가 걸린 일이오. 전하의 안위를 책임질 수 있다는 말이오?”


번갈아 가며 몰아붙이는 공격에 최영은 말문이 막혔다.

그제야 주변을 돌아보며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대신들을 찾았지만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이 나라의 대신이란 작자들이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한단 말인가.’


최영은 사방을 둘러봐도 자신을 도와주려는 사람이 없자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믿고 있었던 정세운, 안우, 이방실, 김득배와 같은 무신들은 중앙군을 소집하는 중이라 대전에 없었다.

그나마 믿고 있었던 신진사대부들은 최영의 눈을 피했다.


“그럼 과인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이오.”

“전하뿐만 아니라 공주님의 안위를 생각할 때 강화도보다는 남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강원도의 뱃길은 험난합니다. 전화와 공주의 안위를 생각하면 병력을 이끌고 남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부 호족들에게 사병을 소집하도록 명령하시고 물자를 징발하십시오. 그렇게 모인 병력과 물자로 다시 북으로 올라오면 패잔병쯤은 쉽사리 물리칠 수 있을겁니다.”


왕은 대신들의 말을 들으며 한쪽에 있는 정몽주를 보았다.

기철이 득세하기 전부터 고려의 정권을 움켜쥐고 있었던 권문세족.

권문세족을 자신의 하수인처럼 부리던 기철이 제거되고 나면 권문세족의 나라가 될 수 있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력이 필요했고 고려의 왕인 기는 유학을 배운 신진사대부를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총애하는 이가 정몽주였다.


“전하. 어떤 것을 결정하신다고 하더라도 빠르게 결정하셔야 합니다.”


정몽주의 말을 들은 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의 안위는 무엇보다 중요하지. 혼자였다면 목숨을 걸고 지키겠지만 지금은 공주만 생각하자.’


생각의 정리가 끝나자 기는 의자에서 일어나 대신들과 눈을 마주쳤다.


“저 옛날 원의 침입 이후 정체절명의 상황이오. 고려의 모든 백성이 마음을 모아야 승리할 수 있을 것이오. 그 백성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대조대장경이 있는 쪽으로 몽진을 가려하오.”


원나라와의 전쟁에서 부처님께 고려의 성세를 바라며 바친 팔만대장경.

고려는 초계군의 해인사에 8만여 판에 이르는 대장경을 보관했다.


“현명하신 판단이옵니다.”

“소신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대신 역대 선왕들의 어용(御容-어진)과 서적을 모두 옮겨야 할 것이야.”

“전하. 소신이 책임지고 안전하게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기는 정몽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도 꼼꼼한 성격의 정몽주라면 믿고 맡길 수 있었다.


“전하. 제가 중앙군을 이끌고 후위를 맡겠습니다.”

“장군이 수고해주시오. 지원군을 모아서 바로 장군에게 보내주겠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고려의 무장들이 전하가 안전할 수 있도록 지키겠습니다.”

“고맙소.”


기가 배석한지 30분도 되지 않은 시점.

고려의 조정은 수도인 개경을 버리고 몽진을 결정했다.

안전한 몽진을 위해 중앙군 3만의 병력은 개경의 북쪽인 서경과 대동강에서 1차 방어선을 펼쳤다.




“결국, 몽진을 택한건가.”


대전에서 결정된 몽진결정은 불과 이틀 만에 함흥에 있는 방우의 귀에까지 소식이 전해졌다.

이제 정보망을 고려와 요동, 요서에 깐지 1년 만의 성과였다.


“그렇습니다. 결정된 다음 날이 밝기도 전에 왕가의 행렬이 개경을 벗어났고 그와 동시에 최영 장군을 선두로 중앙군이 서경으로 진격을 시작했습니다.”

“서경에서 최대한 시간을 끌다가 뒤로 후퇴할 생각인가보네.”

“네.”

“아버님은?”

“최영 장군이 따로 편성해 가병 1500명을 이끌고 우군의 날개 끝을 지키게 됐다고 합니다.”

“하긴 1500명이 모두 기병이니 다른 가병들과는 다르겠지. 아버님께 초반에는 사려야 한다고 말씀드렸지?”


이성계가 개경에서 모은 가병.

반년 전 동북면의 가병과 절반이 교환되며 모두 기병으로 편성됐다.

그 기병들은 개경에서도 볼거리로 떠올랐고 이성계의 가병이 훈련할 때면 구경군까지 생길 정도였다.

그런 전력을 가졌지만 20만의 적은 만만히 볼 수 없었다.


“네. 그렇지 않아도 둘째 어르신께서도 초반에는 무리하지 않겠다는 말을 전해오셨습니다.”

“전장에서는 아버님이 잘하시겠지. 그래서 몽진은 어디로 한데?”

“초계군으로 몽진한다고 왕이 직접 정했다고 합니다.”

“초계군이라. 해인사가 목적인건가?”

“그렇습니다.”

“할아버님은?”

“해삼위의 사병들을 울량합부로 불렀다고 합니다. 울량합부에 가장 먼저 사민된 백성들의 생활상을 둘러보신다고 합니다.”


고려의 유민을 모아 북으로 보내겠다고 한 뒤 이자춘은 북으로 올라오는 유민들을 모아 제일 먼저 율량합부로 보냈다.

5년의 세금면제는 물론이고 경작지가 완성될 때까지 3년의 기간 동안 식량과 물자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미 1년이 지난만큼 농작지의 정리가 끝나고 율량합부의 부족들의 도움을 받아 얼마전 수로까지 완성했다는 보고를 받았었다.

그곳에 이자춘이 가면서 고려에서 사민된 백성들을 위로하며 아직 복속되지 않은 여진족을 압박하기 위해서였다.


“큰아버님은?”

“여전히 고막길을 틀어막고 계십니다. 서북면에서 넘어오는 유민들을 남쪽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무조건 함흥으로 보내. 그 외의 사람들은 모두 철령 이남으로 보내고.”

“알겠습니다.”

‘언제쯤이나 사람이 충분해지려나. 어쩔 수 없이 첫 출항을 그쪽으로 보내야 하나?’


방우는 아직도 부족한 기술자들의 숫자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드디어 결정한 듯 고개를 들었다.


“기호시 족장과 판시 족장을 불러와. 지금쯤이면 시험항해를 끝나고 다시 화주로 돌아왔을 거야.”


방우의 말이 끝나자 새로이 첩보조직의 수장이 된 티무르가 집무실을 나섰다.


작가의말

사전투표는 다들 하셨는지요.

혹시나 못하신분은 본투표라도 꼭 참여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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