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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아비 님의 서재입니다.

방원아, 너의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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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아비
작품등록일 :
2024.03.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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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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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이걸 왜 이제 보고해.

DUMMY

생각지도 못한 반란을 신속하게 진압한 이성계.

고려의 왕은 전장이 수습된 흥왕사에 도평의사사를 열였다.


“도대체 저자는 어떻게 여기 있는 것이오?”

“전하가 꼭 참석시키라고 하셨답니다. 나라가 어찌 될려고.”

“그렇게 김용을 조심하시라 건의했는데 김용이 반란을 일으키더니 또 다른 무장을 곁에 두시려나 하나 보오.”


도평의사사가 열리는 회의장에 들어서는 고려의 고관들은 제일 말석에 조용히 앉아있는 이성계를 보며 한마디씩 했다.


“그래도 이번 전쟁, 그리고 반란의 1등 공신 아니오.”

“아직 공신 책봉이 끝난 것도 아닌데 무슨 1등 공신이란 말이오.”

“자자 우선 이 환란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 아니오.”


김용이 벌린 흥왕사의 난으로 인해 문하시중이었던 홍언박이 죽었기에 다음 권력자인 이인임이 여러 대신을 다독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집을 잃고, 떠돌이가 됐는데 도평의사사에서 이런 소리나 하고 있다니 이런 고려에 귀부했다니.’


말석에 앉아있었던 이성계는 냉소적인 눈초리로 여러 대신을 살폈다.

고인 물은 썩게 되어 있다는 말처럼 원의 간섭기 동안 권력을 잡은 권문세족들은 이제 자신들의 기득권만 지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니 기득권이 아니라 자신들의 재산을 늘리는 데만 여념이 없었다.

사람들이 집을 잃고 농지를 잃고 떠도는데도 주인 없는 땅을 서류만 만들어 뺏는 일도 심심찮게 보였다.

아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있었다.


“전하께서 입장하십니다.”


문밖에서 내시의 목소리가 들리자 회의실에 앉아있던 고려 수뇌부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곧이어 왕과 왕을 호위하는 내시들이 입장했고 왕이 자리에 앉자 회의실의 대신들도 자리에 앉았다.

제일 아끼던 측근의 반란이었지만 기는 왕답게 당황한 표정없이 근엄하게 신하들을 내려다봤다.


“개성 복구는 잘 되어가고 있소?”

“네. 전하. 왕궁터를 모두 치우고 기둥은 모두 세웠습니다. 이제 지붕을 올리는 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내가 궁에 언제 다시 들어갈 수 있겠소?”

“세 달이면 본궁은 모두 완성될 계획입니다. 나머지 행궁들은 본궁을 완성하고 차례대로 복구할 예정입니다.”

“이 시중이 계속 수고해주시오.”


기는 이인임이 가져온 개경 복구도를 보며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며 몇 번이나 뜨거운 차가 찻잔에 따라졌다.


“그리고 대장군. 왜 전쟁의 공신록이 올라오지 않고 있는 것이오?”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정리했던 것을 모두 삭제하고 다시 작성하다보니.”


흥왕사의 난으로 인해 지휘했던 장군들 대부분이 사망했다.

공신록이란 것이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작성되는 것이었기에 다시 작성해야했다.


“그대로 올리시오. 정세운, 안우, 이방실, 김득배 장군은 따로 시호를 내리도록 하겠소.”

“전하. 선례가 없던 일이옵니다.”

“공신록은 시급한 문제가 아니옵니다. 우선 개경을 복구하고 행정력을 복구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선 개경의 복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시옵소서.”

“다들 조용.”


기는 이인임을 비롯한 2성 6부의 판사들이 모두 반대를 표하자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아직 전쟁의 위험이 끝난 것이 아니오. 홍건적들이 북쪽으로 물러갔다고 하지만 그 군세가 14만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었소. 언제 다시 침입해올지 모르는 상황에 군부의 장군들이 상당수 공석이오. 그 공석을 없애야 하지 않겠소.”

“하오나 전하.”

“그만하시오.”


기는 또 다시 반대를 표하는 신하에게 손짓으로 말린 후 이성계에게 눈을 돌렸다.


“이번 전쟁과 반란에 1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저기 있는 이 천호장이라 생각하오. 이 천인장을 장군으로 임명하고 군의 일부를 맡길 생각이오.”

“전하. 다시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 천인장이 세운 공이 있긴 하지만 겨우 천인장입니다. 장군은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되옵니다.”

“이 천인장의 부친이 겨우 지사입니다. 동북면 지사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품계는 3품입니다. 자식을 아버지와 동급으로 두는 법은 없습니다.”

“······.”


개경의 귀족들로 치부되는 권문세족으로서 동북면은 촌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동북면에서 귀순한 이자춘이 중앙에서 뿌리내리지 않게 하도록 동북면으로 쫓아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시점이었다.

그런데 그 아들인 이성계가 장군직을 받는다면 음서를 통해 동북면의 세력이 늘어날 것을 경계하는 것이었다.


“소신 이성계 주청 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고작 천인장 주제에 말을 한단 말이냐.”

“도평의사사가 우습게 보였느냐? 주상의 배려로 참석했으면 입을 다물고 있을 것이지 앞으로 나서기는.”


이성계는 쏟아지는 비난에도 왕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숙이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다들 조용하시오. 내가 참석시키고 방금 장군으로 임명하겠다고 했소.”

“그렇지만 ······.”

“내가 허락했소. 이 천인장은 계속 발언하라.”

“감사합니다. 태조께서 나라를 세우시고 우리 고려는 천명을 받은 나라였습니다. 원이 침략하여 부마국이 되었지만 기철 일당을 몰아내며 독자적인 나라임을 선언하셨습니다. 이제 개경을 복구하시면서 천명을 받았음을 선언하소서.”


도평의사사에 참석하지도 못하는 미관말직인 이성계의 발언은 회의에 참석한 모두를 침묵에 빠뜨렸다.

그중에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이인임이 의자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아니되옵니다. 작금의 고려는 홍건적이라는 적을 물리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변으로 장군들도 많이 죽었고 문하시중을 비롯한 대신들도 많이 죽었습니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천명을 받았다고 선언하면 원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이 판사의 말이 맞습니다. 이는 원의 침공으로 이어질 겁니다.”

“지금은 내정에 치중할 때입니다. 내정이 안정되면 그때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이인임이 반대의 뜻을 표하자 그와 뜻을 같이하는 권문세족 대신들이 모두 반대의 뜻을 표했다.


“신 내시부 원외랑 정몽주. 이 천인장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폐하의 권위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바로 세워진 권위를 토대로 내정에 임하신다면 고려의 모든 백성이 그 치세를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 내시부 낭중 정도전. 황제국을 선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행정체계를 개혁하고 토지를 개혁해야 합니다. 만백성의 지지를 받는 폐하로 고려를 지켜주시옵소서.”


권문세족의 반대에 내시부에 등용되었던 신진사대부를 대표하는 정몽주와 정도전이 이성계의 주장에 찬성했다.

거기에 정도전은 한 발 더 나가 권문세족이 장악하고 있던 토지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권문세족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토지를 건든다는 말은 권력을 잡은 자들과 정면으로 싸우겠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왕이 지켜보고 있는 자리에서 반박하기에는 불리한 점이 너무 많은 주제였다.

그렇기에 혀를 깨물며 씩씩거리는 대신들이 대다수였다.


“천인장이었던 이성계를 장군에 임명하고 부임지는 추후 명령을 내리겠소. 그리고 그 문제는 다음에 논의하도록 하겠소.”


발전적인 토론이 되지 못하고 서로 비방으로 빠지려는 모습에 기는 회의를 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기가 회의실을 나섰기에 내시부의 관리들이 그 뒤를 따랐고 그 중에는 정도전과 정몽주도 있었다.


‘저런 고얀 것들. 정몽주는 몰라도 정도전 저 놈만은 절대로 그냥 두지 않을 것이야.’


이인임은 기가 회의실을 빠져나갈 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뒤따르는 정도전과 정몽주를 노려봤다.




“도련님. 티무르입니다.”

“들어와.”


송익훈, 나성민과 북벌계획을 수립 중이던 방우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티무르를 반겼다.


“이쪽으로 앉아.”

“감사합니다.”


티무르는 방우가 의자를 가리키자 그곳에 앉으며 탁자 위로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 양이 얼마나 많았는지 가볍게 내려놓았음에도 탁자가 울릴 정도였다.


“설마 이 서류를 내가 다 봐야 하는 건 아니겠지?”

“왜 아니겠습니까.”

“나 이제 겨우 7살이야. 서류에 파묻히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라고.”

“이 모든 것이 도련님이 지시하신 내용입니다. 우선 이것부터 보시죠.”


티무르는 방우의 투정을 가볍게 물리치고 가장 위에 있는 서류를 방우에게 넘겼다.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로 향후를 예측한 것으로 방우가 다른 지시를 내리면 수정해서 진행시켜야 하는 서류들이었다.


“아버님께서 장군에 오르셨군. 거기까지는 예측했지만 정도전 이자가 일을 크게 벌였군.”

“우리에게는 더 잘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작은어르신에 대한 견제가 줄어들고 고려의 중앙정부가 서로 치고받는 모양새가 될 것입니다.”

“치고받는다라. 그렇기에는 신진사대부 세력이 너무 없잖아. 권문세족이 입김을 불면 날아가 버릴 정도의 세력이야.”

“고려의 왕이 뒤를 봐주고 있으니 버틸만하지 않겠습니까?”

“너무 무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권문세족들은 벌써 100년이 넘게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자들입니다. 왕이 아무리 뒤를 받쳐준다고 하지만 조정을 장악하고 있으니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눈에 거슬리는 자들은 치워버릴 겁니다.”


이제는 방우의 두뇌 중 하나가 된 나성민이 티무르의 말에 반박했다.


“나차장의 말이 틀린 말은 아냐. 권문세족은 눈에 가시 하나쯤은 뽑아내 버릴 힘은 있지. 그렇지만 그들도 서로 연결고리가 강하지 않기에 신진사대부를 뿌리 뽑을 수는 없어. 결국, 아버님이 던진 논쟁은 서로의 견해차만 보일 뿐 결론을 낼 수는 없겠지. 결론을 내더라도 몇 년쯤은 훌쩍 지날 것이고.”

“도련님의 생각보다 더 잘 된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지. 아버님이 그 구렁텅이서 빠져나오기만 하시면 되겠군.”

“권문세족들로서 이 논쟁을 일으킨 작은 어르신을 가만히 둘까요?”

“아버님 뒤에 우리 동북면이 있는 이상 물리적인 방법을 쓸 수 없어. 그렇다면 중앙정부가 아니라 외지로 부임시키는 것이 최선이겠지. 부임지가 결정되면 그 이후에 논의하자고.”


방우가 서류를 다시 티무르에게 넘기자 티무르는 한쪽으로 치우고 다른 서류를 넘겼다.


“큰아버님이 잘 도착하셨다는군. 이번에 더 크게 건조한 배라 걱정했는데.”

“규모가 훨씬 커져서 그런지 안정적인 항해가 가능했다고 합니다. 그 배를 본 도이들이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당연하지. 배수량도 2배 이상 차이가 나고 더 견고하고 빠르니까.”


우지에부에게 넘긴 함선이 갤리온 중 가장 작은 350톤급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건조한 함선은 800톤급 윈드재머 형식의 범선이었다.

만족할만한 대포가 개발되었다면 4급 전열함을 생각했겠지만, 아직 본격적인 전투선은 설계도만 넘긴 상태였다.


“큰아버님께 가는 보급은 절대 소홀함이 없도록 해. 그리고 방어를 위한 포대와 화약은 계속 보급하고.”

“그렇지 않아도 지금까지 개발된 화포를 모두 큰어르신께 넘겼습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화약도 실험용을 제외하면 모두 넘겼으니 다음 보급까지는 충분합니다.”

“약탈하면서 홍건적들의 숫자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큰아버님의 안전이니 명심하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고려로 오는 왜구 놈들은 모두 박살 내더라도 원으로 가는 왜구들은 보고도 모른 척하라고 전했지?”

“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방우는 서류를 던지고 다른 서류를 받았다.


“이걸 왜 이제 보고해.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 가자.”


방우는 서류를 한 장 넘기자마자 의자에서 뛰어내리고 방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섰다.


작가의말

아..

연중은 없을 겁니다.

이미 써 놓은 것도 꽤 되고

제가 좋아하는 대체역사라서....

다만 제목은 좀 더 직관적인 것을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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