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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아비 님의 서재입니다.

방원아, 너의 자리는 없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소리아비
작품등록일 :
2024.03.26 11:00
최근연재일 :
2024.05.19 18:00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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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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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글자
12쪽

잘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DUMMY

시간은 다시 빠르게 흘렀다.

이제 방우도 당당히 성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16살이 되었고 고려의 왕은 더욱더 미쳐가고 있었다.

국정을 이끌어본 경험도 없던 승려 출신의 더벅머리를 조정의 최고자리에 올리더니 자신은 얼굴도 비추지 않고 있었다.

그런 혼란한 속에 혼란함을 더 하는 발표가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사부면 사부답게 고려의 현실을 보셔야죠. 요동을 정벌하자니요.”

“도대체 사부는 고려의 현실을 알고 있소이까? 홍건적이 쳐들어온지 얼마나 됐다고 요동을 친다는 소리를 하시오.”

“도대체 어느 안전이라고 그런 막말을 하시오. 사부께서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셨소. 남부의 반란군과 싸우느라 요동에는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있으니 고토를 회복하자고요.”

“고토회복이라 말은 좋지. 병사는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그 보급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나 있소?”


고려의 새로운 권력자가 된 신돈.

왕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신료 중 우두머리가 됐지만, 뒤를 받쳐줄 당여들이 부족했다.

제일 먼저 권력을 잡고 행한 일이 토지개혁이었고 이는 당연히 권문세족의 적이 됐다.

막강한 권력으로 누르면서 성균관을 부활시켜 신진사대부를 키웠지만, 신진사대부와도 척을 지면서 스스로 정치적으로 고립되어갔다.

이춘부가 적극적으로 신돈을 지지했지만, 그 외의 문관과 무관들이 모두 신돈의 정책에 반대를 표했다.


“지금부터 그걸 의논하자는 것 아니오. 고려의 군사를 책임지는 장군이 반대부터 하시는 것이오. 그리고 이 황금부월을 보시오.”


국왕이 군대를 지휘할 수 있는 권위의 신물인 황금부월.

신돈의 손에 황금부월이 있다는 말은 공민왕이 요동을 정벌하자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미쳤어. 진짜 미쳤다고.”


신돈의 손에 들린 부월을 본 경복흥은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내뱉었다.

전임 문하시중인 이제현이 죽고 공석이 되어 있는 문하시중의 자리를 비워두고 신돈을 내세울 때도 반대를 많이 했던 경복흥.

그 이후로도 꾸준히 신돈의 급진적인 정책에 반대하면서 신돈의 입지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황금부월의 권위는 왕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부월을 보고 다들 가만히 서 있단 말이오? 정말 역모라도 꾸미고 있다고 생각해도 되겠소?”


신돈은 경복흥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부월을 높이 치켜들며 소리쳤다.

그 말에 편전에 앉아있던 신료들이 의자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올봄 날이 풀리면 군사를 내어 요동을 정벌할 것이다.”

“봄이라니. 그럼 씨는 누가 뿌린다는 말입니까. 거기에 봄이면 보릿고개가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주십시오. 봄은 절대 무리입니다.”


군사를 모으고 진법훈련을 하는 것만 해도 3개월 이상 걸렸다.

군량미를 모으고 수송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국왕께서 반드시 봄에 출병하라 명하셨소.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는 말부터 하는 것이오. 이인임을 서북면 병마사에 임명하여 1군을 맡기고 이성계를 동북면 병마사에 임명하여 2군을 맡기라는 것이 전하의 명령이오.”


이어지는 신돈의 말에 조정의 신료들은 안면을 구겼다.

서북면 병마사에 임명된 이인임은 주공을 맡게 될 서북면 병마사에 임명됐다는 사실만으로 이 원정을 성공시켜야 할 책임이 생겼다.

다른 이들은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비워뒀던 동북면에 새로운 병마사로 이씨가문의 이성계가 임명됐다는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동북면의 사정상 이씨가문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그런 이씨가문의 힘을 빼기 위해 이자춘의 사후 동북면 병마사와 절제사를 3번이나 보냈지만 모두 호환에 죽었다는 보고뿐이었다.

이씨가문이 의심스러웠지만, 워낙 길이 험한 동북면이었기에 병마사로 가겠다는 이가 나오지 않아 공석으로 비워두고 있었다.

그런 동북면 병마사에 이씨가문의 이성계가 다시 자리를 차지한 것이었다.


“요동성을 점령하여 우리 고려의 권역으로 만드는 것이 이번 군사작전의 최종목표요. 특히 요동성의 성주 기사인테무르는 반드시 사로잡거나 죽여야하오.”


고려에 있는 기씨일가를 모두 몰아냈지만 기철의 아들인 기사인테무르가 아직 요동성주로 고려에 복수를 이야기했다.

원이 건재했다면 무리였겠지만 강남의 반란군을 제압하지도 못하고 독립을 시켜줬을 만큼 혼란스러웠다.

그런 상황이 고려의 왕 왕기와 신돈에게 자신감을 가져다주었을 수도 있었다.


“이 황금부월은 1군을 맡을 이인임공에게 맡기겠소. 이인임공은 앞으로 나오시오.”


이인임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앞으로 나서 무릎을 꿇었다.


“이 원정을 반드시 성공시켜 주리라 믿소. 1군의 지원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소. 이는 국왕께서 그대를 믿고 있다는 증거요.”

“반드시 요동성을 점령하겠습니다.”


이인임은 고개를 숙이며 황금부월을 받았다.

황금부월을 이인임에게 넘긴 신돈은 자신의 볼일은 끝났다는 듯 회의실을 나섰다.




“어서오세요. 아버님.”

“이런 일로 돌아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말이야.”

“어찌 됐든 우리 동북면에는 좋은 일 아닙니까. 아버님이 동북면 병마사로 오셨으니 말이죠.”

“그래 봐야 병권만 준거야. 우리를 제대로 대접해주려고 했으면 판사와 도만호까지 줬겠지.”


이자춘이 가지고 있던 권력은 군권뿐만 아니라 조세권을 포함한 동북면에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한 처벌권까지 가지고 있었다.

말 그대로 고려에 반역만 하지 않으면 왕과 같은 지위를 가졌다.

이씨가문은 그것이 이자춘만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씨가문이 받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그게 억지인 것은 알았지만 적어도 그렇게 주장해야 했다.


“어차피 동북면은 이제 의미 없잖아요. 제가 있는 곳이 이씨가문이고 동북면입니다. 저들이 아는 동북면은 일부분일 뿐입니다.”


방우가 새로운 도시를 만들고 도시의 이름을 중경이라고 지었다.

박자청이 도시를 개발하다 발해의 유적을 발견했고 그 유적으로 발해의 동경이였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씨가문의 중심이라는 뜻으로 중경이라 선택했다.

그렇게 개발된 중경은 해삼위와 함흥까지의 대도까지 신작로로 연결되며 동북면의 새로운 중심지로 변모했다.

그와중에 발해 유적을 피해 도시를 확장하다 보니 부채꼴 형태의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했지만 방우는 반드시 발해의 유적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유적을 토대로 발해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네가 있는 곳이 이씨가문이지. 그러니 이곳이 이씨가문인 것이고.”


이성계는 3층 높이로 지어진 석조건물의 제일 꼭대기에 마련된 방우의 집무실에서 중경을 내려다봤다.

집무실에서 보이는 넓은 대로를 중심으로 석조건물이 줄지어 서 있었다.

설계부터 그런 의도였는지 개성에서는 보기 힘든 질서가 있었다.


“그건 그렇고 이제 본격적인 일 이야기를 해야 할 듯한데.”


이성계가 동북면 병마사로 임명받은 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

주공은 이인임의 1군이라지만 이성계가 맡은 2군의 임무도 1군에 비해 절대 뒤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난이도로만 따지만 1군보다 더 힘든 군사작전이 2군일 수 있었다.

1군은 서북면에서 압록강을 지나 요동성으로 진격하면 됐다.

2군은 함흥에서 백두산을 스쳐 지나가면서 오녀산성을 점령하고 기사인테무르가 도망칠 수 있는 심양을 포위하거나 점령해야 했다.

최대로 끌어모아 봐야 만 명 정도인 2군의 병력으로 심양을 점령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었기에 기사인테무르가 심양으로 도주하는 것을 막으라는 말이었다.

오녀산성만 하더라도 만명으로 점령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천혜의 요지였다.

그런 오녀산성을 점령하고 1군이 요동성을 치기 전에 도주로를 막으라는 명령은 불가능에 가까운 명령이었다.


“우선 병력은 모두 소집해두었습니다. 아니 이미 준비가 되어 있어요.”

“벌써? 그럼 상비군을 운영하고 있다는 말이야?”


만 명의 병력이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고려의 상비군이 2만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원의 간섭기에 군대가 해체된 고려.

정확히는 왕성을 수비하는 일부 병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체해버려 상비군이라고 부를 수 있는 병력은 고작 1500명이 전부였다.

지금의 국왕인 왕기가 옹립되고 기철일파와 친원세력을 몰아내며 상비군을 정비하고 있었지만, 그 숫자가 2만이 채 되지 않았다.

상비군은 말 그대로 생산성이 없고 소모만 하는 집단이었다.

그런 집단을 만 명을 유지한다는 말은 만 명이 소모하는 물자를 무리 없이 보급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가주께서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으셨습니다. 최대한 줄이고 줄인 숫자가 그 정도였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정이었길래.”

“작은 어르신께서도 기억하시겠지만, 홍건적의 침입이 있고 나서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때 포로로 끌려온 홍건적들에게 10년의 노역을 약속했었습니다. 홍건적중에서 시험을 통과한 자들이 많았고 그들 대부분이 가병이 되는 것을 원했습니다. 지난 함흥반란에 연루된 가병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렇다고 전부 가병으로 만들면 유지가 되겠어?”

“어차피 군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저희가 세력을 넓혀나가자 우리에게 들어오지 않고 반기를 드는 세력이 나타났거든요.”


방우는 회의실에 지도를 펼쳤다.

고려의 북쪽이 그려진 지역에 동북면의 세력권과 고려의 국경, 기사인테무르의 세력권에 나가추의 세력권이 그려져 있었다.

동북면의 북쪽 세력권과 나가추의 동쪽 세력권이 거의 맞붙어있었다.

그래서인지 나가추가 종종 시비를 걸어왔고 그에 맞서 군을 보내 나가추 세력권에 있는 여진족을 박살 내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병력을 늘리면 유지할 수 있어?”

“의외로 무역이 많이 남는 장사입니다. 큰아버님께서 이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시면서 생각보다 큰 이득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장사로 그렇게 큰 이득이 난단 말이야?”

“이제 시작인 단계라 큰 이득은 아니지만, 꾸준히 거래하면 이 정도 규모의 병력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빨대를 꽂아 넣은 곳도 있고요.”


방우는 이성계를 보며 빙긋 웃었다.


“네가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 그런데 벌써 병력이 준비됐다고 하면 조정에서 이상하게 생각할텐데.”

“아버님이 지휘해야 하는 병력이니 손발은 맞춰볼 시간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조정에서 군량을 뜯어야 하는데 그 시간도 주셔야 하고요.”


고려에서는 동북면이 서북면보다 더 열악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도 넓은 평야가 있는 서북면이었지만 동북면은 함흥평야를 제외하면 농지다운 농지가 없었다.

거기에 허구한 날 여진족과 드잡이질을 하는 곳이었기에 골치 아픈 지역이기도 했다.

이자춘 사후 동북면을 행정조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몇 번 해보다 포기한 이유도 골치 아프기만 하고 뜯어먹을 것이 없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래. 제대로 뜯어내. 1만의 병력을 모으라고 했으면 유지할 병량은 그쪽에서 마련해주는 것이 맞지. 그런데 그 일은 누굴 시킬 것이냐?”

“막내 숙부가 생각보다 함흥을 잘 이끌어오고 있으니 막내 숙부에게 맡겨보려고 합니다. 막내 숙부도 전장을 경험해볼 시기가 되지 않았습니까.”


이자춘의 셋째 이화.

함흥을 맡아 꾸려온 지 벌써 5년이 넘었다.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엿한 행정가의 모습이 보였다.

무재도 있었지만, 도시를 관리하며 숫자 계산에 더 재능을 보였다.


“이화를 보급책임자로 써보겠다는 말이냐? 경험이 부족하지 않을까?”

“누구나 다 처음은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아버님이 괜찮은 부관을 붙여주신다면 막내 숙부도 잘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알았다.”


작가의말

4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5월 부터는 주 6일 연재로 바꾸자고 합니다.

고정 휴일은 월요일이 되겠지만 간간히 월요일에도 연재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더 나아가서는 5일 연재로 바뀌게 될 지도......


하여튼 그렇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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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들어라. +1 24.05.17 2,359 72 12쪽
53 그 말의 무게를 아는 순간 +4 24.05.16 2,397 74 12쪽
52 이놈의 자식이. 당장 잡아와. +3 24.05.15 2,547 75 12쪽
51 그럼 철수합시다. +4 24.05.14 2,629 74 12쪽
50 술이나 거하게 해. +6 24.05.12 2,920 79 12쪽
49 건질 수 있는 건 건져와 +3 24.05.11 2,998 82 14쪽
48 왜를 묶고 대륙을 분열시켜야 해. +6 24.05.10 3,026 84 13쪽
47 일한만큼 사면받는 거지. +2 24.05.09 3,107 80 12쪽
46 처음으로 고려반도를 밟다. +5 24.05.08 3,212 85 12쪽
45 그 섬의 영주였던 자입니다. +5 24.05.07 3,324 81 12쪽
44 그자가 왜 거기에. +5 24.05.06 3,459 83 12쪽
43 후환거리를 남겨서는 안 되죠 +4 24.05.05 3,595 91 12쪽
42 불태워버리는 거야. +9 24.05.04 3,623 94 11쪽
41 지루한 작업이 될 것이니 말이야. +5 24.05.03 3,573 82 12쪽
40 형님. 저도 있습니다. +7 24.05.02 3,817 96 12쪽
39 뼛 속까지 거지 근성을 장착하고. +9 24.05.01 3,708 102 12쪽
» 잘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3 24.04.30 3,821 98 12쪽
37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 +9 24.04.29 3,999 96 12쪽
36 이곳에 가서 해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11 24.04.28 4,188 101 12쪽
35 고맙다. 방우야. 아니, 가주님. +5 24.04.27 4,333 1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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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완성될 모습이 벌써 기대되네. +5 24.04.24 4,318 100 12쪽
31 욕심이 과하셨어요. +6 24.04.23 4,296 9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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