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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대 님의 서재입니다.

영웅 뽑기로 먼치킨!!

웹소설 > 자유연재 > 게임, 판타지

탈모왔어요
작품등록일 :
2020.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0.05.19 22:11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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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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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글자수 :
54,849

작성
20.05.1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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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화 - 나 홀로 던전 돌파

DUMMY

다시 눈을 떴을 땐 자애로운 여신상의 품 안이었다.

여신상은 죽은 플레이어들이 부활하는 곳으로 신드라 왕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모두 괜찮아요? 너무 낙담하지 않으셔도···”



다들 충격이 컸는지 어두운 표정으로 주저앉아있었다.

게임이라지만 몬스터에게 살해당하는 기억은 초보자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지금 저들의 심정을 알기에 나는 차마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이건 명백히 나의 잘못이다.

경험자로써 던전의 위험도를 잘 아는 내가 준비도 없이 히든 던전 발견에 들떠서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아 아니에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다가가지만 않았더라도···”



행복한 미나가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말하자 최강선미가 그녀를 보듬었다.



“오늘은 이쯤하는 게 좋겠어. 네 책임 아니니까 너무 마음에 담지마.”

“맞습니다. 던전의 무서움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좋은 교훈이 되었습니다.”

“당분간 멘탈 회복이 필요한 것 같다.”



저마다 씁쓸한 표정이었지만 애써 나를 생각하여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내 파티원들은 모두 로그아웃했다.

현실시간으로 늦은 밤이 된 것도 있었지만 지금은 터져버린 멘탈이 가장 컸다.

솔직히 난 매번 죽는 겜존못이라 충격이 덜했지만 이번에는 파티원을 죽게 만든 책임감이 무겁게 남아있었다.



“내가 반드시 공략하고 만다.”



죄책감을 덜기 위한 각오였지만 한편으로는 클리어하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



‘먼저 흑석을 조사해보자. 분명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을 거야.’



난 먼저 흑석의 정보를 아는 이를 찾고자 신드라 왕국의 NPC들에게 수소문했다.

던전이 흑석에 의해 개방된 점과 중요 퀘스트와 연관되어 있는 것이라면 흑석의 비밀을 아는 것이 던전 공략의 힌트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물품감정 상인, 잡화점, 점술점 등 연관된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였지만 그 누구도 이 물건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젠장. 이대로 포기해야하나···’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았지만 흑석의 정체에 대해 알 길이 없자 스스로도 막막해질 때였다.



“여신님께 축복을···”



저 멀리서 들려오는 교회의 종소리 아래 사제가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 사제라면 어쩌면···’



흑석은 불길하게 느껴질 정도로 어둠의 힘을 담고 있었다.

어둠을 부정하는 신성력을 지닌 사제라면 어쩌면 이 흑석의 정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았다.



“어서오세요 모험가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사제님. 이걸 봐주실 수 있습니까?”



나는 여사제에게 흑석을 보여줬다.

그러자 여사제는 흠칫 놀라더니 이내 무언가를 아는 눈치였다.



“이 이건...! 죄송하지만 여기서 나가주시겠습니까?”

“대체 뭐 때문이죠? 알려주세요. 사제님!”

“안 됩니다! 말할 수 없습니다.”



[띠링]


[NPC 여사제의 호감도를 올리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호감도 특징 : 잘 생긴 남자를 좋아함]



단호한 여사제 말이 끝나자 호감도 메시지가 떴다.

호감도는 게임 내 NPC의 우호도에 따라 퀘스트 및 숨겨진 물품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흑석의 비밀을 알려면 여사제와 친분을 쌓아야할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있는 듯 했다.



“나 원... 사제가 남자를 좋아한다니. 잘 생긴 남자가 좋다 이거지?”



난 호감도 특징을 보고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내 영웅 중에 잘 생긴 녀석이 누굴까···

역시 그녀석일까?



[히어로 체인지 스킬 발동]


[열정의 마도사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탐스러운 구릿빛 피부의 야생마와 같은 몸.

강렬한 눈빛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남자!

그 어떤 여자라도 반하리라.



[움하하하! 거기 아가씨. 나랑 뜨거운 커피 한잔 콜?]


“네. 혼자 쳐드세요^^”


[NPC 여사제의 호감도가 -100 하락하였습니다]



상큼살벌한 거절.

웃고 있지만 살기가 느껴진다.



‘이 이게 아닌가...?’



대체 뭐가 잘못 된 거지?

나는 호감도가 더 떨어지기 전에 변신을 풀고 다시 영웅 목록을 열었다.

그리고는 어떤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일반 등급 영웅 ‘잘생긴 청년’



‘이 녀석이면 되려나? 저런 철벽녀에게 과연···’


[히어로 체인지 스킬 발동]


[잘생긴 청년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그러자 내 모습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금발의 찰랑이는 머릿결.

모델과 같은 몸에 빛나는 외모는 엘프 저리가라 할 숨 막히는 완벽함.

그야말로 절대미남이 되었다.



“오랜 모험으로 많이 지치셨죠 용사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더러운 외모지상주의 같으니.

이렇게 태도가 다를 수 있나?

나는 그녀를 살포시 잡아끌었다.



[시그니처 <버터남> 발동]


[도와줄 필요 없어. 네 얼굴만 봐도 피로가 풀리니까~ 베이뷔]


“아아... 내 심장을 폭행하는 나쁜 사람...”


[NPC 여사제의 호감도가 최대치로 상승하였습니다]




***




나는 다시 히든 던전-엔트의 심장으로 돌아왔다.



“준비는 완벽하다. 재도전 가즈아!”



나는 그 어떤 때보다 의욕이 넘쳐났다.

여사제와 즐거운 시간··· 아니 던전의 공략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설마 특수 속성이 존재했을 줄이야. 고인물이 왔어도 못 깬다.’



‘히어로즈 킹덤’의 기본 전투 시스템은 속성 전투였다.

초보자 구간을 제외한 이후의 모든 사냥터는 몬스터들이 모두 독자적인 속성을 지녔다.

자연속성. 화염속성. 물속성이 기본 속성으로 자연 > 화염 > 물 > 자연 순으로 서로 물고 물리는 상성을 지녔다.

마치 가위바위보와 같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외에 특수 속성이라는 별도의 추가 속성이 존재했다.

빛과 어둠 속성으로 서로 반대되는 속성 외에 그 어떠한 공격도 받지 않는 우월함을 지녔다.

이런 압도적인 속성으로 인하여 게임의 극히 일부만 존재했고, 랭커조차 접하기 어려웠다.

나 역시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속성이라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크크큭. 이제 더는 당하지 않는다. 이것만 있으면 문제없지.”


[성수]

- 소모 아이템

- 무기에 빛 속성을 추가합니다.

(지속시간 : 24시간)

- 교회에서 신성력을 부여한 성스러운 물.

어둠 속성의 몬스터를 공격할 수 있다.

무기에 성수를 뿌려 사용하며 한 병에

24시간 지속 가능하다.



여사제의 말에 따르면 흑석은 고대의 어떤 존재가 지닌 물건으로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둠 속성을 전이하여 몬스터들을 변질시키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성수만 있다면 이들의 전이를 막고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었다.



꾸르륵···



나와 파티원을 몰살시킨 나무줄기 녀석이 나타났다.

난 이제 ‘그’ 영웅을 쓸 때가 왔음을 느꼈다.



[슬픈 자객]

- 까마귀 산채 출신의 자객.

오로지 돈과 기술을 맹신하는

암살집단에 몸을 담았으나 더는

살인을 원치않아 탈주자객이 되었다.

그녀는 언제나 눈물을 보이며

참회하는 마음을 가지고 도주하고

있다.


[엑티브 스킬 : 암살]


[시그니처 : 참회의 눈물]



‘내가 가진 최고의 영웅. 너만 믿는다!’



비장하게 뽑아든 희귀 영웅 카드.

내가 가진 비장의 수이자 최후의 희망이었다.

사실 이 녀석 외에 쓸 수 있는 영웅이 없었다.

헤르바 병사의 긴 창은 좁은 던전에 수많은 나무줄기를 상대로 제대로 휘두르기조차 어려웠다.

열정의 마도사는 무기가 없어 성수를 바르지 못하는데다 고유속성이 화염이라 저번처럼 공격하면 다시 재생만 될 뿐이었다.

만약 이 녀석으로 승부를 보지 못하면 난 또 다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히어로 체인지 스킬 발동]


[슬픈 자객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바람과 함께 몸이 변해간다.

이내 바람이 잦아들자 그곳엔 칠흑의 복장을 입은 가녀린 여인이 서있었다.

양 손엔 짧은 단도.

얼굴엔 신분을 감추려는 복면.

영락없는 자객이었다.



“좋아. 복수 시작이다.”



난 성수를 무기에 바른 채 곧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사용 : 암살]


샤샥!



순식간에 벌어진 깔끔하고 재빠른 일격.

녀석은 아직 자신이 죽은 지도 모른 채 꿈틀거리다가 곧 목이 갈라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엄청 빠르다. 자객은 모두 다 이러나?”



몸이 너무 가벼워서 날아갈 지경이다.

이 정도의 움직임이면 빠르고 정확한 공격은 물론 어떤 위기가 와도 다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이 던전처럼 좁고, 나무줄기와 같이 자잘한 요소가 많은 장소라면 더욱 효과적이었다.



꾸르륵 꾸르륵!



나무줄기 하나를 해치우자 어느새 바닥에 숨어있던 녀석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 입가에 흉악한 미소가 그려졌다.

진짜 복수의 시작이다.



“크크큭. 그래 어서 덤벼라. 모두 썰어주마!”


[스킬 사용 불가]


“뭐야? 갑자기!”



이제 막 불붙어서 텐션 좀 올리려는데 이게 왠 걸?

스킬이 안나간다!

몇 번을 시도해도 마찬가지.

난생 처음 겪는 상황에 미친 듯이 식은땀이 흐를 찰나였다.



[시그니처 <참회의 눈물> 발동]


[미안해. 많이 아팠지.]



내 눈에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더는 싫어. 난 이제 누구도 죽이지 않아.]



이게 무슨 개소리야!

자객이 안 싸우면 누가 싸워? 지금 장난해?!

나는 열통이 터졌지만 이미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다.

내 팔을 축 늘어져 전의를 상실했고, 나무줄기 녀석들은 나를 잡아먹을 기세로 공격해오기 시작했다.



‘으악 죽는다! 죽는다!!’



나를 덮친 나무줄기들이 내 몸을 휘감아버렸다.

조이는 힘에 살이 터져나갈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고, 나의 HP가 미친 듯이 빠져나갔다.

그렇게 내 피가 한 자리수로 떨어질 때였다.



[아! 아픈 건 싫어! 죽여버린다...?]



갑자기 눈빛이 돌변한 그녀가 단도를 휘둘렀다.


[엑티브 스킬 : 암살]


[엑티브 스킬 : 암살]


[엑티브 스킬 : 암살]



그야말로 광기의 찬 난도질.

덮쳐온 나무줄기의 목이 풀 베듯 떨어지기 시작했고, 주변은 곧 처참한 피바다가 되었다.



[미안해···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또 죽이고 말았네 흑흑]



이 미친년 뭐야···

혼자 성인군자 컨셉 잡다가 모두 몰살시켜버렸다.

이럴 거면 말이라도 하지 말던가.

적들의 피를 뒤집어쓰고 우는 모습이 섬뜩하다 못해 아주 가관이다.



‘아무리 던전을 위해서라지만 이 미친년을 계속 써야하나···’



확실한 것은 이 미친년은 겁나게 강하다는 것.

희망과 절망이 동시에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




“흠흠... 다시 돌아왔군요.”

“흐앙. 또 죽으면 어쩌지...”

“뭐야 여기 맞아? 겜존못 어딨는데.”

“모르겠다. 어쩌면 그 사이 당했을지도.”



내가 던전에 다시 들어온 이후 하루가 지났다.

나는 그 사이 파티원들에게 엔트의 심장으로 오라는 쪽지를 남겨두었다.

파티원들은 여전히 어제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다.



“어차피 못 깰 던전 왜 다시 오라는 건지...”

“아 몰라. 겜존못 찾으면 멱살 잡고 나간다.”

“어? 저 저기...”



파티원들이 투덜거릴 찰나 행복한미나가 무언가를 보고 반응했다.

이내 그녀가 가리킨 방향을 보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뭐 뭐야 저건...!”



그곳엔 산이 있었다.

죽은 나무줄기로 이뤄진 시체의 산.

얼마나 많이 죽였는지 나무뿌리로 이뤄진 던전이 헐어버릴 정도로 많은 나무줄기가 쌓여있었다.

그리고 그 산 정상엔 내가 있었다.

이 던전의 절반을 공략한 사내가 말이다.



“사냥. 다시 시작합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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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뽑기로 먼치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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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중단 20.05.13 212 0 -
11 10화 - 분노의 PK +3 20.05.19 61 4 10쪽
10 9화 - 돌아온 뽑기 메타. 망할 뽑기 인생 +2 20.05.18 91 5 11쪽
9 8화 - 던전에서 캠핑은 로망이죠 +6 20.05.15 155 6 13쪽
» 7화 - 나 홀로 던전 돌파 +4 20.05.14 187 9 12쪽
7 6화 - 그냥 대박이다 얘들아 20.05.13 226 9 12쪽
6 5화 - 이 구역 대장은 바로 나 20.05.12 290 10 11쪽
5 4화 - 뽑기 대성공! 희귀 영웅 등장!! 20.05.12 318 15 12쪽
4 3화 - 원펀치 참교육 20.05.11 334 15 13쪽
3 2화 - 첫 영웅이 생각보다 간지난다 +2 20.05.11 383 18 13쪽
2 1화 - 시작부터 10연차 뽑기!? +2 20.05.11 484 24 12쪽
1 프롤로그 - 겜존못. 히어로 체인저 되다 +6 20.05.11 601 35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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