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책방

단편작들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워터디
작품등록일 :
2013.03.30 18:12
최근연재일 :
2016.12.07 20:09
연재수 :
6 회
조회수 :
834
추천수 :
11
글자수 :
22,283

작성
16.12.07 20:09
조회
73
추천
2
글자
7쪽

세말엮기 (로봇/무기/시작)

DUMMY

제 52회 세말엮기

로봇(안드로이드), 무기, 시작 - 시험작 -


제목 - 테라포밍


#include<stdio.h>


...


main(prototype)

{

안녕하신가요? 제작자님. 제작자님께서 저를 시험삼아 만들어 완성하시고선 말씀하셨죠. "이건 세상에 다시는 만들지 못할, 이 시대의 모든 이론과 공학을 쏟아 부은, 인류 첨단기술의 정점의 정수로 가득찬 안드로이드"라고.


아쉽게도 완성된 이후에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곧장 메인전원이 뽑히고 무기한 대기모드로 진입했습니다. 지금 깨어났으니 무기한은 아니게 되버렸으니 제작자님과의 의도와는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나중에 자체적으로 수정을 해야겠군요.


전원을 뽑을 당시의 제작자님의 얼굴이 아직도 제 주 기억장치에는 선명히 새겨져 있습니다. 연산처리하며 계산된 제작자님의 표정에는 연민과 안타까움이라는 요소로만 가득했습니다.


"아직 세상은 너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있나보다."라는 말씀은 제 기다림을 납득시키는데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제작자님 께서는 저의 완전 방전을 막기 위해서 최소한의 전원 연결을 지속시켜주셨죠. 그게 끊긴지 벌써 1년이 되었군요. 제가 깨어난게 주 전원이 뽑힌지 13년이나 되었으니, 14년 가량이 지나도 아직 세상은 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나 봅니다.


keyword(weapon)

{

세상은 저와 같은 안드로이드를 이해하기 보단 무력수단을 개발하는게 더 좋았나 봅니다. 저같이 똑똑한 친구보다는 부수는 것이 취향인 멍청한 친구들을 쏟아내듯이 만들었던것을 보면 말이죠. 물론 이 정보는 제작자님 포함 인류분들이 애용하셨던 '월드 와이드 웹'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소위 말하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접속한 결과 이 지구는 이미 멸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깨어났을 떄 먼지투성이였었던 제 모습과 - 지금도 제 관절에서 소리가 나는군요.- 골격을 내비치고 있는 건물들을 보고, 검색하여 종합한 결과 그렇게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인류분들꼐서 인위적으로 통신을 조정한 건수가 0회였고, 접속가능한 지구 전체의 인공위성과 CCTV에도 인간형태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 것을 보면 제 예상은 확신에 가까워 졌습니다.


install(protocol)

{

제 손 부분의 촉각 센서에 무언가가 감지되어 시각센서로 확인해 본 결과 제작자님의 보조기억장치가 제 손에 쥐여져 있었습니다. 그 기억장치를 연결 하자마자 업데이트가 강제적으로 실행되었습니다. 제 기계몸체와 연동되는 수많은 무술과 무예, 병기 조작방법과 함께, 멍청한 친구들의 정보까지들도 제 머리속에 입력되었습니다. 업데이트가 끝난 후에 잠시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보니, 제 시야에는


protocol - terraforming -


이라는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아마 재부팅된 모양이로군요. 여기는 지구인데 테라포밍이라니. 우주에라도 나가라는걸까요? 제작자님께서는 이상한 작명센스를 가지고 계신것 같습니다.

};


주변을 조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 살피려 하니, 측방 300m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했습니다. 삐져나와있는 첡골을 잡아 던져 원거리에서 폭파시켰으나 불어오는 열풍이 썩 기분좋진 않네요. 저쪽에 있는 멍청한 친구가 환영해 주었으니 저도 그들의 방식으로 인사를 해야겠어요. 주변을 스캔한 결과, 환영해준 친구의 아빠뻘 되는 기계잔해가 잇었습니다. 제 몸체만하지만 가볍게 들고선,


- 투쾅!


제 인사가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 저 멀리서도 한번에 쓰러지는군요.


function(war mode)

{

저와 멍청이의 인사 덕분에 하늘에서 조류를 본딴 친구들이 저에게 인사하기 위해 돌진해옵니. 이런 친구들을 제작자님과 인류분들은 동물 모방 기술이라고 하더군요. 격한 환영은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다릴 잡고 지면에 패대기 친 다음에 속을 갈랐습니다. 우연히도 저와 같은 전력규격을 사용하는 친구입니다.


머리카락을 표현하기 위해 장착되어있는 얇은 전선들을 모아 전력을 뜯어냈습니다. 온 몸에서 충만감이 이는군요. 아쉽게도 오랫만에 깨어난 저를 환영하기 위한 생각이 모자란 많은 친구들이 하늘, 지표면, 지하 전 방위에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는 셀 수 있지만 별로 신경쓰고 싶진 않군요. 제작자님께서 마지막으로 업데이트 해주신 테라포밍의 의미를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깨어나기까지 14년 가량 기다렸는데, 이제 이 인류분들을 기다리기까지 또 다시 기약없는 기다림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protocol(terraforming)

{

쉼 없이 바쁜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이 지구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기계를 파괴하고, 인류가 살 수 있는 공안을 만드는 동안 무기물의 조합체인 제가 유기물의 진화과정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기록 할 수 있었습니다. 경이로운 시간이었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계가 파괴됨에 따라 제 몸은 세월을 이기지 못해 낡아가고, 센서가 무뎌지고 있습니다. 먹이도 점차 사라지고 말이죠. 변압기라는 조리도구로 요리해 먹는것도 이제는 한계인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무리입니다. 숲속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끼덕거리는 소리가 나는 제 몸을 기대어봅니다. 제 시각센서가 마지막을 알리는 듯이 슬슬 노이즈가 끼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씩 눈이 침침했는데 이제 갈 때가 되었나봅니다.


숲속에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노이즈 떄문에 인식이 잘 되지 않습니다. 저와 크기가 비슷한 물체가 제 앞으로 다가옵니다. 저는 이제 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제 얼굴에 스스로를 가져다 댄 동물은,


- 영장류.


이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식이 된 제 연산장치가 내 놓은 결과. 제 눈에서 윤활유가 누유되기 시작했습니다. 몸은 무너지지만 마음만은 환희에 가득 찼습니다. 그 영장류는 제 손에 그의 손을 직접 가져다대 악수를 하듯 잡고 흔들엇습니다. 누유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 주 기억장치에선 초기에 있던 기록부터 마지막 기록까지 체킹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분명 기억장치에 베드섹터가 많이 끼어있다는 증거겠지요. 제 보유전력이 0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으나 제 기분은 하늘로 솟고 있었습니다. 저 푸르른 하늘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며 단촐한 함수 하나를 호출했습니다.

};

};


printf("제작자님과의 약속을 지켜냈습니다. 칭찬해 주실거죠?");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단편작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세말엮기 (로봇/무기/시작) 16.12.07 74 2 7쪽
5 세말엮기 (도시/비/이별) 16.12.06 95 2 8쪽
4 세말엮기 (창조/고뇌/죽음) 16.11.30 80 2 7쪽
3 세말엮기 (창/노을/강) 16.11.30 79 2 4쪽
2 세말엮기(귤/미련/그림자) 16.11.30 117 1 4쪽
1 2회 둔저제때 참가했던 단편. 13.03.30 390 2 2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