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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1.01.16 11:18
최근연재일 :
2011.01.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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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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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16,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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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2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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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평범 (53)

DUMMY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식량이 생기자 걸음이 느긋해진다. 사제의 말대로 시간이 지나자 팔은 점차 아물어가더니 손목이 자유롭게 움직여졌다. 깁스를 풀어버리고 길을 재촉한다. 국경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한 거리는 나흘. 국경을 넘는다고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신분이 확실해지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말이 통한다. 우선은 자리를 잡아야지. 지금 있는 돈으로 셋방이라도 하나 구하고 직장도 잡고 공부도 많이해서 우리 세계로 돌아가는 실마리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그때까지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직업은 꼭 필요하다.


이야기 속 용사님은 어딜가나 돈이 굴러들어오지만 현실은 냉혹하니까. 여행도 다 돈이 있어야 하는거다.


계절은 초겨울의 끝자락. 한장 달랑입은 가죽옷은 누가 봐도 딱해 보이겠지만 실상 지독한 땀내만 빼면 별로 불편한건 없다. 호흡법 덕분인지 매일 하는 수련 덕분인지 그도 아니면 초겨울이라 하기 민망할 정도로 안추운 날씨 덕인지 몰라도 딱히 춥지않다.


그러나 곧 추워지겠지. 작년은 우연히 지하감옥 속에서 겨울을 나는 바람에 크게 추위를 못느꼈지만 올해는 다르다. 어설프게 노숙하다가 얼어죽지 말라는 법 있나? 냉동시체 만드는거 겨울에는 일같잖다.


걸어가며 마을을 두 개 더 만났지만 일부러 지나쳤다. 별로 환영 받지도 못할 뿐더러 돈이 있다는게 알려지면 무슨 일이 생길지 장담할 수 없다보니 마을에 드르는건 내쪽에서 꺼려졌다. 식량은 아직 넉넉했고 가죽부대에 담아놓은 물도 냄새가 좀 나서 그렇지 제법 남았다. 노숙에도 그럭저럭 익숙해져서 아침에 일어나면 두들겨맞은 것처럼 욱씬거린다는 것 빼고는 크게 불편할 게 없었다. 그 정도는 호흡법 한번 돌리고 수련 잠깐 해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았다.


마침내 나흘을 들여 내가 첫 살인을 저질렀던 마을, 발레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용병대에 있을때는 식사시간, 잠깐 있던 휴식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강행군을 펼쳤기에 빠른 이동이 가능했지만 혼자 이동하자니 심심하기도 하고 수련하거나 필요 이상 휴식하기도 했기에 의외로 이동이 느렸다.


여기만 지나면 국경은 하루거리. 발레움도 그냥 지나가려다가 문득 말렉이 죽인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 놈의 마수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녀의 얼굴도 떠올랐다. 땅바닥에 발이 붙어버린 듯,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한숨을 푸욱 쉬고는 발레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 사람들의 무덤에 조의라도 표하고 가야지. 일은 말렉이 저질렀지만 내가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한사람쯤은 더 살릴 수 있었을거다. 그래서 그들의 죽음에 일말의 책임을 느꼈다.


마을은 달라진게 없었다. 하긴, 몇일이나 지났다고 달라지겠는가. 마을 외곽의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시골 특유의 가축 똥냄새까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똑똑히 기억하는 마을 길을 따라 피해자의 집 앞에 도달했다. 지나오는 동안 몇몇 사람들이 수근거렸지만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으니 뭐라 지껄이든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스읍... 하아아....


왠지 긴장되서 문 앞에서 심호흡을 했다. 좋아, 진정됐어. 문을 두들기자 한참만에 안쪽에서 문이 빼꼼 열렸다. 가꾸지 않아 머리도 엉망이고 옷도 매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기본적으로 동내 미인 정도의 예쁘장한 얼굴. 그때의 그 소녀다.


" 아, 안녕. "


나는 어색한 인사를 했다. 알아듣지도 못했겠지만. 악의가 없다는 것만큼은 전해졌으리라. 그녀도 나를 기억하는지 - 하기야 워낙 특이한 외모긴 하다 - 조금 놀란 표정을 짓더니 예상을 깨고 능숙한 북부 제국어로 답했다.


" 들어오세요. "


약간 놀라서 물었다. 북서부 말과 북동부 말은 전혀 달랐으니까.


" 우리말 잘하네. "


" 원래 그쪽에서 살았어요. 먹고살기 힘들어서 이주했죠. "


집안은 휑했다. 안에 있는 가구라고는 우리가 앉아있는 의자 두개와 구석에 있는 침대 하나가 전부였다. 원래 이렇게 썰렁한 집이었던가? 전에 왔을때는 그런걸 눈여겨볼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제 보니 꽤나 살풍경한 집이 되었다.


" 지, 집안이 넓네. "


아무것도 없어서 넓어보이는거지만.


" 다 팔아버렸어요. 돈이 없으니까. "


그녀는 씁쓸하게 대꾸했다. 그녀의 집을 보면 알 수 있듯, 집은 좁지 않았지만 고급스럽지도 않다. 그저 그런 시골집. 그곳에서 살아가는 네 가족. 입에 풀칠하는게 고작이었겠지. 그리고 실질적인 노동력인 아버지와 오빠가 죽고 어머니도 죽었다. 이 험한 세상에서 여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겠는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너무 일렀다. 싼값에라도 땅을 넘기고 당분간 버티는게 보통 아닐까? 나는 실례지만, 물어보기로 했다.


" 저, 이런말은 실례지만... 땅은? "


" 다 뻈겼어요. "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꾸했다. 그 표정이 어쩐지 고소하다는 듯한 느낌이라 기분이 묘했다.


" 뺐겼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


원래는 화를 내야 할 타이밍인데 너무나 차분한 말에 나까지 차분해져버렸다. 그녀는 괴로운 기억을 떠올린 듯 눈살을 약간 찌뿌렸다.


" 어디든 가난한 치들이 있죠. 마을 공유지에서 나는 소출이나 줏어먹고 쥐새끼처럼 목숨만 부지하는 놈들.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들. 그놈들이 우리 땅을 강제로 빼앗았어요. 일을하러 나가려고 해도 놈들이 막아서고 팔려고 해도 놈들이 막아요. 그리곤 저보고 한끼 식사거리도 되지 않는 밀에 땅을 팔라고 윽박짓죠. 문서상으론 아직 제 땅이지만 아무도 사지않고 농사도 짓지 못해요. 뺏긴것과 뭐가 다르나요? "


" 그런가? 딱하군. 그런데 집은 괜찮나? "


" 괜찮아요. 세금만 내면 땅은 누가 경작하든 기사님은 상관하지 않지만 거주지는 다르니까요. 여기서 누가 거주지를 강제로 빼앗으면 기사님의 권한을 침탈한 것이 되요. "


그녀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 절 구해주신데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은 죽지 않기 위해 하신 것 뿐이지만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지금 나를 도와줘도 당신에게 이득은 없다구요. "


그렇게 알고 있었군. 고의는 아니었지만 이 여자를 구해주고 나는 목숨을 건졌다. 하긴, 마을 한복판에서 공개처형까지 했는데 소문이 안날 수 있나.


" 별로 뭘 얻으려 온건 아냐. 난 전쟁이 끝나서 돌아가는 중이고 그 길에 네 가족들이 생각나서 무덤에 인사나 하고 가는게 예의인 것 같아서 드른 것 뿐이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겐 꽤 가슴아픈 일이었거든. "


" 그래요. "


그녀는 무감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 그럼 따라오세요. 무덤은 멀지 않으니까요. 원수를 갚아주신 분이라면 부모님과 오빠도 환영해주실거에요. "


" 그래. 나중에 찾아뵙도록 하지. "


" 네? "


나는 멍청한 소리를 내뱉는 그녀를 남겨두고 집을 나섰다. 말은 모르지만 무력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 이봐. "


나는 집을 나섰다. 그리곤 길가에 앉아 햇빛을 쬐는 노인을 하나 붙잡았다. 노인은 내가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늙어서 말을 잘 못듣는게 일상인지 익숙한 태도였다. 어차피 통하지 않는 말은 주의를 끄는 것으로 족하다. 나는 칼을 꺼내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먼저 집을 그리고 화살표를 그어 사람 셋과 머리가 긴 것으로 여자라고 구분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 집안에 있다는 것을 표시했다. 이어서 똑같이 밭을 그리고 화살표로 그들의 땅이라는 것을 표시한 후 여자를 제외한 세 사람의 목에 선을 그어 죽었음을 암시했다. 졸라맨 레벨의 그림이지만 필요한 정보는 다 말해주었다. 그러나 노인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자기 집을 향해 무어라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중년의 여인이 걸어나왔는데 칼을 뽑아든 날 보더니 얼굴이 새파래져서 달려와 노인을 끌어안았다.


" 됐으니까 이거나 좀 보라고. "


나는 다시 말을 하며 그림을 가르켰다. 그리고 세 사람 그림의 목을 다시 한번 그어 죽었음을 암시했다. 여자는 떨떠름한 눈으로 날 보더니 뜻을 이해했는지 노인을 집으로 데려다놓고 앞장서기 시작했다. 물론 난 칼을 뽑아든 체로 뒤를 따랐다. 두려움은 사람을 복종하게 만드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여자는 한 무리의 사내들이 일을 하고있는 밭을 가르켰다. 나는 가보라고 손짓했고 여자는 저러다 심장마비 걸리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재빠르게 도망쳤다.


일하고 있는 사내들은 모두 셋이었다. 패거리가 더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납득할만한 구성이다. 패거리가 많았다면 마을에서 사단을 냈던지 지역을 관리하는 기사가 개입하는 사건이 되었을 것이다. 힘이 있었다면 연약한 어린 여자애의 땅을 강탈할때까지 땅도 없이 구걸이나 하진 않았겠지.


나는 그들이 주목하지 않을 장소를 골라 주저앉아 기다렸다. 몸은 만전이지만 3:1이다. 난 나를 과신하지 않는다. 나는 약하고 비록 농기구지만 무기를 든 사내 셋을 압도할 실력은 없다. 게다가 저들이 정말 그녀의 땅을 빼앗은 놈들인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기다렸다. 놈들이 정말 그놈들이라면 일을 끝내고 평범한 집으로 돌아가진 않겠지.


나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계획에 필요한 재료들을 모았다. 마침내 해가 뉘엿뉘엿 지고 일에 지친 사내들이 휴식처를 찾아 떠나갔다. 나는 그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갔다. 겨울이라 해가 떨어지는 것이 빠르다. 잘 생각하니 겨울에 밭일이라니, 그것도 꽤 이상한 일이다. 아, 보리라도 심나? 어딘선가 보리는 겨울에 심고 봄에 수확한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내들은 멀리가지 않았다. 밭 어귀의 작은 천막으로 들어갔다. 나는 근처에서 그들이 잠들도록 기다렸다. 비겁하다 생각해도 좋다. 나는 불쌍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모르는 여자애를 위해 목숨을 걸 생각까진 없다. 살인도 필요없다. 나는 놈들이 코고는 소리가 귀청을 찌를 때까지 기다려 한놈을 천막 밖으로 끌어냈다. 어찌나 곤히 잠들었는지 정말 업고가도 놈은 계속 자고 있었다.


마침내 꽤 떨어진 곳에 도착한 나는 미리 준비한 구덩이에 놈을 집어넣었다. 깊지는 않다. 그러나 머리 하나 들어가기엔 충분한 크기다. 나는 거칠게 놈의 머리통을 구덩이 속에 처박았다. 그리고 칼을 들어 거침없이 놈의 오른 어깨에 검을 찔러넣었다.


" !(!(!(&*!&*!&*(!&*( "


소리없는 비명이 하늘높이 솟아오른다. 놈은 비명을 지르고 싶겠지만 아가리에 들어가는 것은 흙과 모래뿐이다. 나는 놈이 요동치자 발로 놈의 뒷통수를 밟는 것이 힘들어지는걸 느꼈다. 다시한번 검을 들어 놈의 왼쪽 어깨를 찍는다. 한번의 찍기에 뼈가 거의 끊겼다. 이런 팔을 다시 움직이는건 무리겠지. 적어도 주먹질은 평생 못할거다. 나는 팔에 신경을 끊고 양다리의 오금을 베어냈다. 그리고 발뒤꿈치를 베었다. 어느만큼 잘라야 병신이 되는지를 몰라서 좀 쎄게 베었더니 뼈에 닿을때까지 칼날이 들어갔다. 요즘 들어 힘이 제법 늘었다는걸 실감했다.


놈은 기절했는지 축 늘어졌다. 나는 미리 준비했던 넝쿨을 꺼냈다. 이 주변 숲에 널려있는 넝쿨 식물을 잘라 지혈용으로 준비해뒀다. 나는 상처부위를 덩굴로 묶으면서 생각했다. 놈들은 어쩌면 이 땅을 기반으로 서서히 바로잡힐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시작을 돌아보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지도 몰랐다. 내 손짓 한번에 그들의 미래가, 가능성이 끊어져버린다. 길을 비틀어 비참한 나락속으로 떨어뜨린다.


나는 애써 그런 가능성을 외면했다. 놈들은 쓰래기고 쓰래기는 쓰래기답게 사람들에게 민폐나 끼치며 살다 뒈질 것이다. 나는 그걸 미연에 방지하는 것 뿐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죽이지 않았다는 것도 위안이 되었다. 놈들은 차라리 죽여주기 바랄지도 모른다. 죽이는 것보다 더 잔인한 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죽고싶다면 네가 마음대로 죽어버리면 되지않나. 뒷일은 내 알 바 아니다. 나는 어쨌거나 죽이진 않았다. 상처가 도져서 죽건 비관해서 자살하건 굶어죽건 그건 다 지들 운이 나쁜 탓이다. 아, 지혈이 잘못되서 과다출혈로 죽으면 좀 꺼림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남은 두놈도 시간을 들여 천천히 요리했다. 세번째 놈을 처리할때에 이상함을 감지한 놈이 중간에 깨었지만 이미 늦었다. 그자리에서 팔다리에 구멍을 내주고 작업을 완료했다. 나 스스로도 이런 잔인한 일을 할 수 있다는데 놀랐지만 역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는 약하다.


멋진 용사님처럼 주먹으로 세놈을 퍽퍽 쓰러뜨릴 재주가 없다. 무기를 들고도 세놈을 한꺼번에 이길 수 없으며 한번 쓰러뜨린 놈이 다시 일어나지 못할 만큼 강력한 일격을 먹일 수도 없다. 정면 승부는 곧 패배. 부랑자 놈들은 날 죽이고도 남을 놈들. 싸움을 걸겠다면 비겁하든 잔인하든 상관없다. 나는 약하다. 약하기에 이길 수 있는 싸움을 걸겠다. 무어라 비난하든 나는 그렇게 싸우고 이긴다.


나는 이겼고 세놈의 적은 다시는 귀찮게 굴지 못할 것이다.



똑똑


" *(*&*(!&? "


경계하는 듯한 소리가 문 저편에서 들려왔다. 그야 그런 경험을 한번 하면 누구나 그렇겠지.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며 말했다.


" 아, 미안. 잘데가 없더라고 내일 묘에 인사하고 떠날테니까 오늘밤만 재워주지 않겠어? "


북부 제국어에 반응한걸까? 문이 빼꼼 열렸다. 약간 불안한 듯한 눈. 낮에는 그렇게 무심하게 굴더니 속마음은 그게 아닌가보다. 나는 피식 웃고는 놀라는 그녀를 무시하고 집안에 들어가 구석에 자리잡았다.


" 잠깐, 옷에 그거 뭐에요!? "


아, 놈들을 처리하다 피가 약간 묻었나보다. 쳇, 가구가 없다고 방심했는데 집안엔 아직 희미하지만 호롱불 비슷한 기름초가 있었다. 별로 밝지도 않은데 익숙한 사람에게는 다르게 보이는지 잘도 알아본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 대꾸했다.


" 별거아냐. 그보다 땅, 지금 팔아두는게 좋을걸. 지금이라면 방해하는 놈이 없을테니까. "


소작을 줘도 소작료 받아먹긴 힘들테니까 그냥 팔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소작이나 소작료가 제국어로 뭐라 부르는지 몰라 그냥 다짜고짜 팔라고 권했다.


" 뭐라고요? 설마...? "


" 그런거니까 난 한숨 자련다. 설마 기사한테 찌르는건 아니겠지? 일단 죽이진 않았어. 평생 먹고사는데 지장이야 생기겠지만 그야 내 알 바 아니지. "


나는 놀라 되묻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잠을 청했다. 사람을 병신으로 만드는건 힘들기도 했지만 정신적으로 심한 피로를 주었다. 잠이 들면서 아직 그녀의 이름도 모른다는 사실에 실소했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애를 위해 멀쩡한 사람을 셋이나 병신으로 만든 것이다.


새삼 나도 맛이 많이 갔다는 생각을 하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부록 - 케릭터들의 한탄


주인공 1 편



안녕하세요 주인공 1입니다. 네 그래요. 한국인인데 한국 이름은 한번 언급도 안되고 심지어 이계 이름도 사기당해서 아버지 이름이랑 도매금으로 남의 이름 도용해버린 주인공 1입니다. 더러운 설정 때문에 어딜가나 그 이름이 진짜 이름이 되어버리고 나중에 대는 이름은 전부 가명이 되게 생겼습니다. 이런 젠장.


게다가 내 인생 이상해. 별 같잖은 이유로 이계에 끌려와서 고생만 실컷하더니 점점 다혈질이 되어가잖아. 평범 1화와 지금의 성격을 대조해봅시다. 이거 아예 다른사람이잖아? 뻑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요. 뭔가요 이거. 이번편에는 아예 같잖은 감정으로 사람을 셋이나 병신으로 만들었어. 설마 마지막에는 툭하면 사람 죽이는 미친 살인마가 되는건가? 이봐, 대본쓰는 작가양반. 이건 좀 아니잖아. 게다가 주인공인데 주변에 꼬이는 여자가... 아, 이번편에 나왔구나. 미안, 이건 패스하자.


그리고 주인공이 이래도 되는거야? 기껏 이계에 왔으면 뭐라도 배워서 무력이 좀 받쳐줘야되잖아. 겁은 왜 그렇게 많아? 이번편만 봐도 그래. 일한다고 지쳤을때, 그냥 제압하면 될걸 굳이 잠잘때까지 기다려서, 그것도 한놈씩 끌고가서 처리하는게 말이 돼? 간이 왜 그렇게 작아? 아무리 세놈이라지만 그거하나 못 당해? 수련은 대체 왜하는거야? 호흡법 이건 내공심법 맞지? 그런거지? 그런데 왜 내공이 쌓인다는 묘사가 없는거야?! 루페른 이놈도 혹시 사기꾼이야?


하여튼 내 행보 자체가 짜증나 죽겠어. 말하는거 보면 뭐 있어보기에 생각하고 그러는데 실제로 잘 읽어보면 결론이 별거 없어. 왠지 중2병 냄새도 나고 어딘가 찌질한 느낌까지 든다고.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고야? 난 한번만이라도 주인공답게 싸워보고 싶은데! 왜 나 인공이1은 멋지게 싸울수가 없어! 왜!왜!왜! 이 드러운 작가!!!


작가 : 그냥 죽일까? 생각해보니 너 없어도 문제없을거 같은데...


하핫, 스토리 최고! 작가 최고! 저는 아무런 불만도 없습니다!


작가 : 그렇지이?


예예, 그렇고말구요. (작게) 지가 작가면 다야? 필력도 구려서 선작 다 떨어져나가는 주제에 궁시렁궁시렁...


왠지 캐릭터가 찌질해지는 것 같지만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부록 끝~

===============================================================


절대 분량늘리려고 한건 아니지않고...


서, 선작은 줄어들고 있지 않아요! 진짜에요! 믿어주세요! 왜 그렇게 딱한 사람을 보는 눈으로 보시는겁니까. 지, 진짜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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