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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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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수다] 가스비 사건.

어제 아침 일입니다.

집에 전화가 들어오더라고요.

8시 좀 넘어서요.

근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스팸이겠거니 하고 그냥 잤어요.

그랬더니 머리맡에서 진동이 오는 거에요.

부모님 이름이 뜨길래 냉큼 받았지요.

좀 전의 전화가 그 전화라는 생각과 함께!


가스레인지의 가스를 주문해놨으니 받고 돈 주라고 하더라고요.

김치냉장고 위에 돈 올려놨다고.

알았다 하고 전화를 끊고 나서 얼마 안 가 동생 방에서

통화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가스 어쩌고 하는 걸 보니 부모님이 동생한테도 얘기를 했나봐요.


문제는 그 후에요.

나가면서 가스 받으라는 말을 남긴 동생이 나가고,

얼마 안 가 가스가 왔지요. 문을 열고 밖의 아저씨에게

가스통을 제 위치를 알려주고 나서 얼마냐고 질문하니

44000원이라는 답이 돌아오더라고요.

저는 자연스럽게 김치냉장고 위를 봤죠?


없는 거에요!


깜짝 놀란 저는 그 때부터 냉장고 위와 안방과 식탁 등

돈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을 다 뒤집었어요.

하지만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그제 밤에 용돈으로 받은

5만원으로 가스비 해결했어요.


그 직후 부모님께 다시 전화를 걸었어요. 돈 어딨냐고.

냉장고 위에 있지 않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없다고 답했지요.

일단 끊고 동생한테 전화했어요.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을 말했죠.

그리고 돌아오는 동생의 답이 가관이었어요.


“그거 내 돈인데.”


기가 막히더라고요, 가스비가 어떻게 지 돈이 될 수가 있는지!!


“웃긴다, 그게 어떻게 네 돈이야? 가스비지?”

“어떻게 했는데.”

“어제 아빠한테 용돈 받은 게 있어서 그걸로 해결했어!”

“그래.”


부모님한테 알려야 해서 전화 끊고 다시 부모님께 전화해서

흥분한 목소리로 동생의 갈취를 얘기하는데 현관문이

열리고 동생이 들어오네요.

짜증을 버럭 내면서 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되레 뻔뻔한 태도를 취하네요?

나중에 저녁에 들어오신 부모님과도 그 얘기를 했어요.

어차피 그 돈은 동생이 갈취했으니 제가 받아야 하는 게 맞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낮.

안방에서 TV보며 띵까띵까 놀고 있는데 동생이 깬 기척이 느껴졌어요.

제가 어디있는지 모르는지 거실에 선 채로 좀 큰 목소리로 저를 부르더라구요.


“누나야.”

“어.”

“돈 보냈다.”

“어디로.”

“기업.”

“5만원?” <-원래 부모님이 냉장고 위에 놓고 간 돈

“8만원.” <-갈취한 건 아는지 돈이 3만원이 추가됐어요

“왜 8만원이야?”

“쓰라고.”

“...고맙다.” <-영혼이 실리지 않은 저의 답


어땠든 갈취당했던 돈은 제게 돌아왔습니다.

더불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되었어요.

아버지께 받은 5만원이 현금이었던 터라

가스비 지불이 가능했다지요.


어쨌든.


올해 최대의 위기였던 전화비는

전혀, 아무것도 모르고 계셨던 아빠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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