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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자의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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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22 19:24
최근연재일 :
2022.05.28 16: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533
추천수 :
29
글자수 :
30,274

작성
22.05.27 16:00
조회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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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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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반지하에 내린 빛 (5)

DUMMY

“강준아! 그 돈이면 차라리 포르쉐를 사고 말지. 벤츠를 뭐 하러 그렇게 비싸게 사?”

“살 거야. 하은이가 마음에 든다고 했잖아.”

“아니, 그래도 그렇지. 엄마는 반대야!”


말싸움이 시작될 것 같자, 하은이 떨면서 말했다.


“저, 제 생각은 그렇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전 잘 모르기도 하고.”


강준이 웃으며 말했다.


“효도하기로 했지만, 이번엔 예외야. 나는 엄마뿐만이 아니라 내 여동생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거든.”


그 순간, 하은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심쿵!】


그러나 어머니는 계속 궁시렁댔다.


“하은이도 포르쉐 보면 포르쉐가 더 좋다고 할 걸!”

“엄마, 앞으로는 용돈은 필요 없어?”

“아, 아니. 크흠, 필요하지.”


결국 벤츠 S클래스를 사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강준은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강준 – 여동생한테 용돈으로 백만 원 줬는데 뭔가 얼굴에 수심이 어려 있네요.]

[나윤 - !! 백만원이나 주셨어요?]

[완전 최고의 오빠네요!]

[제 오빠였으면 좋겠다 ㅋㅋㅋ]

[강준 – 근데 정작 동생은 엄청 고민하는 얼굴이에요. 좀 부족한 걸까요?]

[나윤 – 아, 어제 방송 보니까 스마트폰이 조금 옛날 거던데.]

[혹시 그거 아닐까요?]

[요즘 최신 스마트폰들은 다 백만 원이 넘거든요.]

[강준 – 고마워.]


강준은 진지한 얼굴로 스마트폰에 대해서 공부했다.


*


서울에 있는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

강준과 가족들은 난생 처음으로 인당 25만원이 넘는 거금의 식사를 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주위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와, 아들 때문에 내 팔자에 이런 곳에도 다 와보네. 하은아, 여기가 그 유명한 삼라호텔이야! 배 터지도록 먹어!”


하은도 눈을 빛냈다.


“최대한 많이 먹을게요!”


그러나 강준은 그런 어머니와 여동생을 웃으며 만류했다.


“아니, 먹고 싶은 만큼만 먹어. 먹고 싶으면 나중에 또 오면 되지.”


하지만 가난이 몸에 밴 이들이다.

어머니는 아들이 헛소리라도 한 것처럼 타박했다.


“에이! 여기가 얼마짜린데 먹고 싶은 만큼만 먹어?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고 배 터져 죽을 때까지 먹어야지.”

“맞아요! 저도 다 먹을래요!”


이세계에서 나름 호의호식을 누려본 강준은 괜히 부끄러움마저 느낄 지경이었다.


‘뭐 엄마나 여동생이 이렇게 살고 싶어서 이랬겠어? 다 돈이 부족하니까 이렇게 된 거지.’


강준은 웃으며 결심했다.


‘앞으론 많이 먹는 게 아니라 좋은 것만 먹게 해야지.’


다행히도 뷔페 음식들은 재료가 하나 같이 퀄리티가 좋은 것들이었다.

강준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신나서 뷔페 안을 돌아다녔다.


【보기만 해도 배부른...】


그러나 다음 장면에서 강준은 접시에 한 가득 음식을 담고 자리에 앉았다.

이윽고 차례차례 어머니와 여동생도 저마다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접시를 들고 자리에 도착했다.

어머니가 하은의 접시를 체크하고 말했다.


“하은아! 기왕 비싼 돈 내고 왔으니 비싼 걸 먹어야지! 대게 먹어. 대게. 대게가 비싼 거야.”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는 대게, 참치, 스테이크 등 고가의 음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모양새만 보면 식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뷔페와 한판 싸움을 하러 온 느낌이 들었다.

반면에 하은의 접시는 주로 예쁜 음식들로 채워져 있어서 전투력이 엄청나게 차이났다.

하은은 주눅이 들어서 말했다.


“네······.”


강준이 답답해서 한 마디 했다.


“하은이가 먹고 싶은 거 먹게 해줘. 비싼 게 좋은 게 아니라 자기가 먹고 싶은 거 먹는 게 좋은 거지.”


그러자 하은이 최고라는 시선으로 제 오빠를 바라보았다. 눈에서 애정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역시 오빠밖에 없다니까!】


“참나. 야 25만원 내고 왔는데 본전 뽑아야지. 사진도 다 찍고!”


어머니가 호들갑을 떨면서 스마트폰을 들었다.

하은도 성급히 스마트폰을 꺼냈다.


“맞아, 저도 사진 찍어야겠어요!”


강준이 하은이 든 스마트폰을 보자, 싸구려 국산폰이었다.


“그걸로 찍으면 화질도 별로라며?”

“······네?”


갑작스런 오빠의 공격에 하은은 당혹스러웠다.

아무리 후진 폰이라고 해도 자기 물건이다.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궁금했는데.


“앞으론 이거 써.”


강준이 품속에서 사과 로고가 새겨진 상자 하나를 꺼냈다.

하은이 꿈에 그리고 있던 아이폰이었다.


“······그게 뭐예요?”


사실 하은은 당장이라도 신나서 기뻐하며 방방 뛰고 싶었지만, 침착하게 물었다.


‘상자만 아이폰이고 아이폰은 아닐 수 있어. 아이폰이어도 또 저가형 모델일 수도 있고. 그냥 놀리는 걸 수도 있고.’


워낙 가난하다 보니 이런 고가의 선물을 받은 경험이 없어 장고를 하는 하은이었다.

의심하는 것도 당연했다.

지금껏 하은은 14년의 짧은 인생 동안, 한 번도 ‘선물’이란 것에 대해서 좋은 추억이 없었던 것이다.

생일 선물은 학용품이었고,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 선물은 기억나지도 않았다.


“직접 열어봐.”

“······.”


하은은 확장된 동공으로 날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상자를 개봉했다.

그러자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아이폰이 그곳에 있었다.

최신형이었다.


“!”


하은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이제껏 갖고 싶었던 선물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오빠가 자기 소원을 전부 이뤄주었던 것이다.


【오빠 사랑해!】


이건 하은의 실제 속마음을 나타낸 자막이 아니다.

제작진들이 멋대로 상상해서 쓴 엉터리 자막이었다.

그러나 우연히도 이번에는 하은의 생각과 제작진의 눈에 보인 것이 같았다.


‘오빠 사랑해!’


눈에서 애정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다가 오빠랑 결혼하겠다고 할 기세 ㅋㅋ】


“좋겠다, 하은아! 오빠가 아이폰도 다 사주고!”

“응!”


하은은 소중한 듯이 아이폰을 꼭 쥐었다.


“오빠한테 고맙다는 말은? 감사 인사는 해야지!”

“고, 고마워. 오빠······.”


【수줍어하는 여동생】


아직은 오빠가 어색한 하은이었다.

그러나 그건 절대 싫다거나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해야 할까.


‘······오빠 품에 안기고 싶다.’


친오빠였다면 품안에 뛰어들어 마음껏 애교를 부렸을 것이다.

그러나 오빠기는 해도 사실 피는 이어지지 않는 생판 남.

외간 남자한테 그렇게 들러붙는 건 아직 부끄러웠다.


‘진짜 오빠였으면 좋을 텐데.’


강준이 웃으며 말했다.


“고마우면 오빠한테 애교 좀 부려봐.”

“애, 애교요?”


하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하은은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시 어쩔 줄 모르고 당황했다.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오빠한테 용돈도 받고 선물 받았으니까 애교 좀 부려봐! 원래 여동생들이 그러는 거야.”


그러나 난생 처음 하는 애교다.

어떻게 해야 할지 주저하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오빠, 사랑해!”


【갑자기 돌연 고백한 여동생!?】


어머니가 폭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하은아, 애교를 부리라니까 무슨 오빠한테 고백을 하고 있어!”

“으, 으아악!”


그러나 그런 여동생의 모습도 강준에겐 귀엽게만 보였다.


“귀엽네. 귀여웠으니까 이제 걱정하지 말고 맛있게 먹어.”

“응. 으, 네!”


하은은 포크를 들고 허겁지겁 음식을 입에 넣으려다 멈칫했다.


“아, 사진 찍어야 되는데!”


그러나 새로 산 스마트폰이니 그걸 지금 구동하고 사진을 찍기는 애매했다.

하은은 고사리손으로 아이폰의 설정을 시작했다.


【열심열심】


보다 못한 어머니가 말했다.


“하은아, 그냥 있던 폰으로 찍어. 그러다 언제 먹겠어?”


엄마의 말에 하은은 기존 스마트폰을 들었다.


“오빠 거 빌려줄까?”

“괜찮아요!”


화질이 별로여도 괜찮았다.


【화질은 별로여도...】


하은은 멋진 음식과 오빠가 선물한 최신 아이폰, 그리고 그것들보다 훨씬 멋진 오빠를 동시에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지금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진!】


지금껏 찍었던 어떤 사진보다도 소중하고, 행복한 사진이었다.


‘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갑자기 꿈에서 깨어나 당장이라도 다시 비참한 현실로 돌아올 것만 같았다.


‘꿈은 아니겠지?’


강준은 하룻밤만에 하은의 소원을 모두 들어줬다. 더 이상의 소원은 없었다.

그러나 여동생에겐 한 가지 소원이 더 생겼다.


‘오빠, 절대 사라지지 마.’


*


떠나기 전, 강준은 여동생에게 인사했다.


“하은아, 그 동안 잘 있어.”

“오빠, 가지 마!”


하은이 울면서 매달렸다.

마치 죽으러라도 가는 사람인 것처럼.


“여행 갔다 오는 거야. 금방 올 거야.”

“그치만! 그러다가 못 돌아오면 어떡해! 죽기라도 하면!”

“레벨이 999야. 어지간한 일로는 안 죽어.”

“그래도 죽을 확률이 0%는 아니잖아!”


댐 터지듯이 눈물을 쏟아내는 여동생이, 강준은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러나 불현 듯 지키지 못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너를 지켜줄게.’


지금보다도 훨씬 더 자신감에 넘치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이런 약속을 하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끔찍한 기억이다.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그렇다고 여동생을 걱정시킬 순 없지.’


강준은 씩 웃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돌아올게.”


그러나 여동생은 계속해서 울며불며 매달렸다.


“가지 마! 오빠!”

“여행 갔다 오는 거야.”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드디어 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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