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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자의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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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22 19:24
최근연재일 :
2022.05.28 16: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536
추천수 :
29
글자수 :
30,274

작성
22.05.25 16:05
조회
65
추천
3
글자
9쪽

반지하에 내린 빛 (3)

DUMMY

“나한테 여동생이 있었어?”

“아니, 네 친여동생은 아니고. 네 죽은 새아빠의 딸이야. 쟤도 고생 엄청 많이 했어. 네가 오빠 노릇 잘해줘.”


강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새아빠도 있었어? 갑자기 너무 복잡한데?”


사실 강준은 새아빠의 딸은커녕 새아빠조차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딸이 등장했으니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복잡할 게 뭐가 있어. 이제 돈이 있는데. 앞으론 그냥 편하게 생활하면 되지!”

“그것도 맞는 말이네. 나 정부에서 연금으로 평생 월 5,000만원씩 준대.”


그렇게 말하자 어머니와 여동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치 죽었다고 생각한 아들이 돌아온 것보다도 더 놀란 얼굴들이었다.


“월 5,000만원!?”

“오, 오천 만원?”

“그럼 네가 두 달이면 1억을 받는다고!?”

“그것뿐만이 아니라, 집값 대출을 99%까지 해준대. 그것도 무이자로.”


그렇게 말하자 그 의미를 아는 어머니는 흥분해서 눈이 벌개졌다.


“무이자로 99% 대출!? 그러면 100억 하는 아파트도 1억에 살 수 있네!!!”


어머니의 설명을 듣고서 그제야 그 진가를 알아차린 여동생은 화들짝 놀랐다.


“그, 그럼 그 엄청 유명한 그 한남 가, 강남 아파트 같은 데에서 사실 수 있으시겠어요!”


어머니는 강준을 품에 껴안고 울었다.


“아이고! 우리 강준이 때문에 엄마가 죽기 전에 팔자 한 번 피네. 고맙다, 강준아! 고마워!”

“뭘 벌써 죽는 이야기를 해. 요즘은 백세시대라며.”

“80살까지만 살고 죽을랬는데, 우리 아들 때문에 어떻게 100세까지 살아야겠다.”


어머니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


다음날 아침, 강준은 봉투를 하나 준비했다.


“엄마, 이거 용돈이야.”


어머니는 두툼한 봉투를 받아들고 그 무게에 깜짝 놀라 호들갑을 떨었다.


“참나, 네가 어쩐 일이야! 엄마 용돈도 다 주고! 진짜 자식 하나 잘 키웠다니까! 큭큭큭!”


너무 좋아서 입이 찢어질 것만 같은지 웃음소리도 이상해진 어머니였다.


“뭘 그렇게 이상하게 웃어. 방송도 나오는데.”

“너 같으면 안 웃게 생겼냐! 죽었다고 생각한 자식이 갑자기 로또에 당첨되어서 돌아왔는데!”


강준도 피식 웃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행복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아들인 이상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엄마는 로또 당첨된 게 더 좋은 것 같은데.”

“그럼! 얼마나 좋겠어? 엄마는 판검사 의사 자식 둔 부모들 이제 하나도 안 부럽다. 네 엄마는 평생 반지하에 살았는데! 아들 하나 질 키워서 이렇게 덕 보는 거 아냐.”


웃고 있지만, 그늘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한때는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나 검사가 되겠다는 소망도 있었던 강준이다.

이렇게 뒤늦게 성공해서 미안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아주 늦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강준이 말했다.


“앞으론 우리도 빛 좀 보면서 살자.”

“그래, 우리 아들 강준이가 우리 집안의 빛이다! 하은이도 기쁘지?”

“네, 네.”


그러나 여동생은 자기 일처럼 기뻐하지 않고 머뭇거리는 모습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강준과 하은은 피가 전혀 이어지지 않은 생판 남.

강준이 성공했다 한들 혜택을 받을 이유는 전혀 없었던 것이다.


“와, 근데 이 돈이 다 얼마야. 5만원짜리로 대체 몇 장이야, 아들? 엄마 늙어서 이런 것도 이제는 잘 못 세.”

“딱 천만 원 채웠어.”


천만 원이란 소리에 곁에 있던 하은이도 눈이 놀라 토끼눈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젯밤까지만 해도 가난에 허덕였는데, 돌연 엄마가 천만 원을 얻게 된 것이었다.


‘으, 그래도 나한테까지 줄 이유는 없겠지.’


분명 좋은 일인데, 하은은 속상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당장 친오빠라면 용돈 달라고 애교라도 부리겠지만, 완전히 생판 남인 이상 그런 짓을 하면 구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천만 원!? 야, 엄마는 처음이다! 살면서 천만 원 받아본 적도 없는데, 아들한테 천만 원도 받아보고! 고마워 아들! 사랑한다!”

“나도 처음이네. 엄마한테 사랑한다 소리 듣는 거.”

“에이, 엄마가 사랑한다 소리를 언제 안 했어! 아무튼 잘 쓸게, 아들!”

“잘 쓰지 말고 낭비 좀 해봐. 사치도 부리고.”

“아이고, 우리 아들! 진짜 효자네 효자! 하은아, 네 오빠 최고지.”

“네, 네······.”


하은이 미묘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그때, 강준이 여동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하은아.”

“네, 네!?”


하은은 은근히 기대했지만, 최대한 티를 안 내는 척을 하면서 제 오빠를 바라보았다.


“하은이도 용돈 필요하지?”

“······네.”


강준은 빙긋 웃으며 뒷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더 꺼냈다.

이번 봉투도 방금 봉투 못지않게 두툼했다.


“여기, 백만 원이야. 절대 학용품 같은 거 사지 말고 하은이 사고 싶은 거 사.”

“가, 감사합니다!”


하은은 누가 뺏어갈까 봉투를 곧장 받아들고, 소중한 듯 품에 안았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가 눈살을 찌푸리며 하은에게 돈을 요구했다.


“하은아, 엄마한테 맡겨줘. 엄마가 잘 관리해줄게.”

“으, 으······.”


어린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악몽과도 같은 장면이었다.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탄식했다.


“참나, 저 아줌마 왜 저러냐?”

“극혐이다. 진짜.”

“아니, 저 딸내미도 하고 싶은 게 있을 텐데. 다 같이 반지하 살면서 힘든 처지에.”

“자기 입만 입이야? 딸도 먹고 싶은 거 먹어야지!”

“고구마다. 진짜 고구마야.”

“강준은 마음에 들어도 엄마는 꼴 보기 싫어. 그냥 채널 돌려라.”


그러나 그때, 강준이 어머니를 만류했다.


“엄마. 하은이도 사고 싶은 게 있고 먹고 싶은 게 있을 텐데. 백만 원 정도는 쓰게 해줘.”

“에이, 아직 중학교 1학년밖에 안 됐는데 무슨 백만 원이야! 이러면 애 성격 버려!”

“참나, 엄마. 반지하 살면서 용돈 한 푼 없는 애들이 성격 더 버려. 돈 없는 애들은 돈 없어서 찐따로 살 거나 애들 돈 뺏고 다니는 깡패 돼. 엄마는 엄마 딸이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따지니 엄마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사실 할 말이야 많았지만, 아들이 용돈을 천만 원이나 줬는데 그 아들과 싸우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


“그, 그래. 뭐. 하은이도 그간 힘들게 살았으니까. 백만 원. 아껴 써!”

“네, 꼭 아껴 쓸게요!”

“아니, 아껴 쓰지 말고. 하은이 사고 싶은 것 마음껏 사! 부족하면 말하고.”

“네!”


하은의 밑에 자막이 떴다.


【오빠 사랑해♡】


그러자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통쾌해하며 일제히 강준을 칭찬했다. 일부는 좋다고 박수까지 쳤다.


“야, 강준이란 사람이 진짜 제대로 된 사람이네!”

“나이가 39살인데 저렇게 애들 생각해줄 줄도 알고. 확실히 얼굴처럼 마인드도 젊다니까.”

“어떻게 싸움이랑 효도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여동생 챙기는 것도 잘하네!”

“성격도 완벽하다! 진짜!”

“와, 나도 저런 오빠 있었으면 좋겠다. 존잘에 용돈도 많이 주고!”

“역시 최강준! 저러니까 사람들이 싫어할 수가 있나?”


이어서 강준은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우리 아들이 웬일이야? 밥도 해주고.”

“특별히 이번에만 해주는 거야. 거기서 맛있는 음식 만드는 법 배워왔거든.”

“맛있는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워올 게 아니라 여자친구를 데려왔어야지! 강준아, 너도 이제 마흔이야. 네가 밥 차려준다고 효도일 줄 아니? 며느리를 보고 손주를 낳아야 효도 지!”


어머니의 말에 강준은 솔직히 수긍했다.

본인이 생각해도 이 나이에 결혼도 안 하고 효도랍시고 요리를 해준다는 게 어불성설이었다.


“그것도 맞는 말이네. 근데 죽었거든. 데려오려던 여자친구.”


강준은 덤덤하게 식칼로 양파를 자르며 말했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아, 그랬어? 뭐, 좋은 인연이 또 있겠지! 걱정할 것 없어. 우리 아들이 39살이긴 해도 외모는 20대에 키 크고 잘생겼고 돈도 많으니 스무 살 아가씨랑 결혼해도 되지!”

“참나, 그러면 세상 사람들한테 욕먹어.”

“네가 뭐가 어때서? 이렇게 엄마한테 효도하고, 여동생한테도 잘해주는데 나이 좀 많아도 일등신랑감이지. 안 그러니 하은아?”


갑자기 화살이 하은에게 향하자 여동생은 당황해서 말했다.


“네, 네! 오빠는 일등신랑감이죠!”

“봐라, 네 여동생도 오빠 보고 일등신랑감이래잖아.”


강준은 피식 웃었다.


“백만 원 받았는데 무슨 말을 못하겠어?”


빈말인 건 알지만, 그래도 가족들에게 인정을 받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때, 하은이 억울해하며 애교를 부렸다.


“진심이에요! 오빠는 키도 180 넘고 잘생기셨잖아요! 제 이상형이에요(?)!”


하지만 애교도 부려본 사람이 잘 부리는 법.

실수로 쏟아낸 폭탄 발언에 촬영 스태프들까지 십여 명이 있는 반지하가 조용해졌다.


“끄아앙! 아니, 그게 아니라요!”


하은은 얼굴이 새빨개져서 변명했다.


【충격!】

【여동생 하은의 이상형은 오빠!?】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발칵 뒤집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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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지하에 내린 빛 (2) 22.05.24 75 4 10쪽
2 반지하에 내린 빛 (1) +2 22.05.23 87 8 10쪽
1 레벨 1 여고생과 레벨 999 아저씨 +1 22.05.22 124 1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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