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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24 님의 서재입니다.

포켓몬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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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Picktion
작품등록일 :
2016.07.21 19:40
최근연재일 :
2016.09.21 23:59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77,636
추천수 :
1,552
글자수 :
156,366

작성
16.07.22 08:53
조회
3,780
추천
53
글자
9쪽

챕터 1. 태초마을 - 1

등장하는 모든 단체, 인물, 개념은 픽션입니다. 사용되는 사진들은 모두 저작권이 풀린 자료들입니다.




DUMMY

와아아아아아!!


뜨거운 열기의 함성이 5만명의 관중으로 가득 찬 경기장을 달구었다.


[마지막 포켓몬만이 남은 두 트레이너! 과연, 누가 왕좌를 차지할까요!?]

[체력이 0에 가깝습니다. 최후의 격돌을 준비합니다!!]



"피카츄, 여기서 끝내자. 볼트 태클!"


작고 지친 노란빛 몸이 하얗게 압축된 전기를 몸에 둘러 황금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열심히 네 다리를 굴리며 몆십 배는 큰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용감한 피카츄!


[피카 피카 피카 피카----!]


달릴수록 속도가 붙고 모여드는 전기의 압축이 강해졌다. 파지직!- 엄청난 전류가 피카츄를 중심으로 흐른다. 성공이든 실패든 본인도 반동을 크게 받는 기술. 밝게 빛나는 작은 혜성이 포켓몬 리그의 필드를 가로 질렀다.


"가랏!!"

[피----카!]


콰쾅!!




*




[구구. 구구. 구구. 일어나라. 션!]


탁- 시끄러운 알람을 내리쳤다. 구구 모양의 시계가 반파되 침대 밑으로 떨어진다. 10살 아이의 힘이 센 게 아니다. 이벤트로 팔던 싸구려를 덥석 산 어머니의 잘못이다. 시간은 벌써 아침 6시. 오늘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


'...논문 승인이 결정 나는 날이니까.'


비틀비틀. 눈곱 띤 눈으로 방을 가로질렀다. 구구 시계, 피카츄 이불, 잠만보 베게. 포켓몬으로 도배된 방이다.


촤악- 샤워기를 틀고 거울 앞에 섰다.


투 블락 컷으로 눈썹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 짙은 눈썹과 검은 동공. 이곳에서는 희귀한 검은색의 통일.


벌써 죽고 환생한지 2년.


사실 환생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절벽에서 떨어진 기억 후, 눈을 떴을 때는 여덟 살이었으니까. 어쩌면 다른 이의 기억이 흘러들어온 것일 수도 있지만, 뭔들 어쩌랴. 중요한 건 20년 넘게 산 기억을 가지고 포켓몬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세수를 깨끗이 하고 머리도 감았다. 위잉- 드라이기와 왁스로 세심하게 머리를 올리고 작은 몸에 맞춘 검은색 슈트까지 갖추었다. 포인트는 빨간 나비넥타이. 완벽하다.


이걸 보고 누가 태초 마을의 유일한 고아라고 생각할까? 이곳의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다. 아버지라는 작자는 원작 게임과 똑같이 정보가 없었다.


"괜찮아. 션. 넌 잘할 수 있어."


내 이름은 션. 태초 마을의 자랑. 역대 최연소 포켓몬 박사다.




*




관동지방의 태초 마을. 시작의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포켓몬스터의 첫 공식 게임인 레드버전의 시작점이다. 주인공 [레드]와 고명한 포켓몬 박사인 [오 박사]의 고향. 여러모로 특별한 장소다.


큰 회색 굴뚝이 눈에 띄는 연구소의 현관문에 도달했다. 큼지막한 간판 위로 [오 박사 연구실]이 쓰여있다.


"안녕하십니까."

"션, 왔니?"

"밥은 먹었고? 세수는 했니?"

"꺄-악! 귀여워. 눈곱 있는 것 좀 봐. 누나가 뽀뽀해줄게, 이리 와봐."


미모의 연구원 '누나'들이 션에게 달라붙었다. 안타깝게도 남자가 아닌 귀여운 애완동물에게 보이는 관심과 비슷하다.


"죄송합니다~ 비켜주세요."

"션. 논문 승인이 결정되는 날인데 긴장되지 않아?"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서 말을거는 사람. 키는 멀대같이 큰데 몸은 멸치 같이 말라 별명이 멸치인 이 남자의 이름은 레너드. 최근 논문에 큰 도움을 준 천재적인 인재다.


"그렇게 말하시니까 좀 긴장되긴 하네요."

"인마. 10살 짜리가 늙은이처럼 말하지 좀 말아라."

“논문이 처음은 아니라..."

"션 박사! 잡담은 그만하고 어서 들어오게!"


건물 안 최북단의 갈색 문이 열리고 오 박사가 권위 있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션의 나이가 너무 어려 사람들 앞에선 더욱 박사로서 대해준다. 일본 애니와 게임에서 본 이미지와는 다르게 힘이 넘치는 노인네다.


뚜벅뚜벅. 연구소 중앙을 가로지를 때마다 느끼지만, 아무리 와도 이곳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포켓볼을 입자까지 쪼개는 포켓볼 전송 장치. 관동지방의 지도. 수백 가지 책이 담긴 책장들. 오직 포켓몬에 관한 자료. 션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마호가니 책상이 인상적인 오 박사의 개인 업무실은 단출했다. 긴 책상 하나와 회장님 의자. 책장과 널브러진 서류. 전형적인 학사의 방이다. 평상시와 다른 것은 오 박사의 손에 들려 있는 빳빳한 서류.

두근거리는 소식이 션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사의 사무적이던 목소리가 따듯하게 변했다.


"긴 말은 필요 없겠지... 축하한다 션아. 논문이 통과되었어! 장하다!"


짧은 백발에 백의를 입은 오 박사는 감격한 표정으로 션을 않았다. 은은한 남자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는데 기분이 은근히 좋다. 인정받는 느낌은 언제나 즐거우니까.


“하하. [포켓몬 센서]에 이제는 [슈퍼볼]까지! 장하다 장해. 내 손자가 너의 열정과 노력을 반만 닮았어도 소원이 없겠어!"

"그럼, 약속은 지켜주시는 건가요?"

“···정말 확고한 거니? 포켓몬 연구자로서 너의 미래는 보장된 것이나 다름이 없단다. 굳이 힘든 길을 자처하는 이유가..."

“정상이 되고 싶습니다. 제 꿈이니까요."


션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부모가 없는 션은 지금까지 오 박사를 보호자로 등록하고 살았다. 1년 전, 10m 이내의 포켓몬을 감지할 수 있는 포켓몬 센서기의 논문을 발표하고 제작법을 특허 내 최연소 박사가 되었을 때 오 박사에게 포켓몬 마스터의 꿈을 밝혔다. 트레이너 라이센스를 받기 위해선 보호자 승인이 필요하니까.


오 박사는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포켓몬 센서기와 비등한 영향을 줄 논문을 발표하거라. 그럼 동의해주마.]


사실 션을 포기하게 하려는 속셈이었지만 결국 어린 천재는 슈퍼볼이란 희대의 몬스터 볼을 만들어버렸다.


"돈은 필요 없는 거 아시죠?"

"나보다 돈 많다고 자랑하는 게냐?"


통장으로 포켓몬 센서의 로열티가 빵빵하게 들어왔다. 세상에서 가장 돈이 많은 자수성가한 10대다.


"5년 후가 기다려 지네요. 계획했던 훈련을 시작해야겠어요. 박사님도 도와주실 거죠?"

"그럼! 참, 내 손자도 시간 날 때 봐 줄 수 있겠니?"


원작처럼 10~12세 아이가 트레이너가 되는 설정은 없었다. 여기선 15세가 트레이너 라이센스를 발급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합격선. 상식이 어느 정도 있는 세상이라 다행이다.


오박사의 손자이자 영원한 콩라인. 주인공 레드에게 평생 밟힐 운명인 [그린]을 조금 일찍 깨우쳐 준다면 레드와의 재밌는 라이벌 싸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레드 그 녀석은 주인공 버프가 너무 심해···.'


션은 원작의 주인공과도 안면이 있었다. 레드가 연구소로 놀러 왔을 때 몇 번 보았고 그때 살폈던 포켓몬과의 친밀함은 압도적.


연구소의 가운을 반납하고 나오니 마음이 후련했다. 숲 속에 위치한 태초 마을은 시원하게 뻗은 나무로 둘러싸인 네모 형태의 마을. 서쪽에 바다로 이어지는 강이 있어 아이들이 놀다 물 포켓몬에 가벼운 상처를 입기도 하는 평범한? 시골 마을. 션은 이곳이 좋았다.


바지 주머니를 뒤져 두 물건을 꺼냈다. USB처럼 보이는 얇은 막대기와 파란색 몬스터 볼. 포켓몬 센서기와 슈퍼볼이다.


센서기의 개발은 어렵지 않았다. 원작에서 영감을 얻긴 했지만, 여기서도 탐색기의 개념은 작게나마 존재했다. 특허 등록만 안 돼 있었을 뿐이지. 재빨리 연구소의 시설과 제이드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완성 시켰을 뿐. 생각해 보면 그 멸치 (제이드)도 천재긴 천재다.


포획률을 높여주는 슈퍼볼은 션만의 역작이다. 개념은 당연히 원작에서 빌려 왔다. 연구 방향을 포획률로 맞추고 지구에서 분석되던 자기감지능력 (magnetoreception)의 상식을 적용했다. 기술이 포켓몬 쪽으로 불균형하게 발전된 이곳의 특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늘 오후, 포켓볼을 대량생산 그리고 공급하는 회사인 실프주식회사의 대표와 화상채팅이 있다. 좋은 로열티 계약을 기대한다.


부스럭부스럭. 들려온 소리에 핑크빛 상념이 깨졌다.


"응?"


연구소 옆으로 이어지는 숲 속으로 무언가 도망쳤다. 그때, 창문으로 보이는 연구소의 불빛이 갑자기 꺼졌다.


“뭐야, 전기는 또 왜 나갔어? 무슨 일이야!?"

"맙소사 내 논문! 아직 저장 안 했다고~~!"

"우 씨 다 나와!"


정전?


지난달에도 심각한 정전이 있었다고 했다. 흥미가 돋아 방금 소리가 난 방향으로 움직였다. 겁은 나지 않았다. 센서기도 있고, 깊게 들어가진 않을 예정이니까. 현실의 포켓몬은 굉장히 위험하지만, 수풀이 조금 움직였으니 몸집도 작은 편이겠지.


태초 마을에서 정전 문제를 일으키고 전기와 관련된 작은 포켓몬이라··· 대박의 느낌이 팍팍 왔다.


"모험의 시작이군.”


미안하다 [레드]. 내 예상이 맞는다면···너의 미래는 살짝 바뀔 거야. 주인공이라면 그 정도는 뛰어넘겠지?


마을 어딘가에 있을 레드를 생각하며 어두운 숲 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갔다.

pikachu.gif




포켓몬 덕후의 글.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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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챕터 14. Death and Rebirth (完結) +48 16.09.21 1,879 37 10쪽
42 챕터 13. 벽을 부수고, 새로운 미래로 - 4 +18 16.09.20 1,428 27 13쪽
41 챕터 13. 벽을 부수고, 새로운 미래로 - 3 +16 16.09.19 2,079 28 8쪽
40 챕터 13. 벽을 부수고, 새로운 미래로 - 2 (수정했습니다. 설정을 올렸었네요) +15 16.09.18 1,411 29 7쪽
39 챕터 13. 벽을 부수고, 새로운 미래로 - 1 +3 16.09.17 1,223 32 7쪽
38 챕터 12. 영혼안에 존재하는 불꽃을 각성! - 5 +14 16.09.14 1,228 31 8쪽
37 챕터 12. 영혼안에 존재하는 불꽃을 각성! - 4 +8 16.09.13 1,250 32 8쪽
36 챕터 12. 영혼안에 존재하는 불꽃을 각성! - 3 +13 16.09.12 1,232 30 6쪽
35 챕터 12. 영혼안에 존재하는 불꽃을 각성! - 2 +13 16.09.09 1,249 31 7쪽
34 챕터 12. 영혼 안의 불꽃을 각성! +12 16.09.07 1,285 28 9쪽
33 챕터 11. 나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 2 +12 16.09.06 1,275 34 8쪽
32 챕터 11. 나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 1 +12 16.09.05 1,296 35 8쪽
31 챕터 10. unstoppable - 3 +17 16.09.02 1,400 33 8쪽
30 챕터 10. unstoppable! - 3 +16 16.09.01 1,284 32 8쪽
29 챕터 10. unstoppable! - 2 +17 16.08.31 1,320 35 10쪽
28 챕터 10. Unstoppable! - 1 +8 16.08.30 1,409 36 8쪽
27 챕터 9. 힘의 증명 - 2 +11 16.08.29 1,412 34 9쪽
26 챕터 9. 힘의 증명 - 1 +9 16.08.27 1,464 37 8쪽
25 챕터 8. 영웅의 조건 - 3 +8 16.08.26 1,443 33 9쪽
24 챕터 8. 영웅의 조건 - 2 +16 16.08.23 1,566 36 11쪽
23 챕터 8. 영웅의 조건 -1 +14 16.08.22 1,503 35 8쪽
22 챕터 7. 새벽의 축복 - 3 +12 16.08.19 1,445 31 7쪽
21 챕터 7. 새벽의 축복 - 2 +14 16.08.18 1,607 33 10쪽
20 챕터 7. 새벽의 축복 - 1 +10 16.08.17 1,823 33 10쪽
19 챕터 6. 전쟁의 아픔에서 피어나는 꽃 - 5 +19 16.08.16 1,740 34 8쪽
18 챕터 6. 전쟁의 아픔에서 피어나는 꽃 - 4 +16 16.08.15 1,757 40 8쪽
17 챕터 6. 전쟁의 아픔에서 피어나는 꽃 - 3 +4 16.08.13 1,857 43 7쪽
16 챕터 6. 전쟁의 아픔에서 피어나는 꽃 - 2 +8 16.08.12 1,949 3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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