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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ondo 님의 서재입니다.

늑대로 다시 태어난 SS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NooNoo
작품등록일 :
2018.06.28 13:53
최근연재일 :
2019.03.06 19:29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88,841
추천수 :
7,450
글자수 :
169,740

작성
19.01.23 18:00
조회
1,896
추천
56
글자
9쪽

슬라임을 사냥하다.

DUMMY

인간으로 살아온 세월, 40년.

그 중 반을 오직 싸우기만 했다.

20년동안 이어진 전쟁에서 킨은 크고 작은 전투를 수만번은 겪어왔다.

때로는 피에 미쳐 날뛴 적도 있다.

때로는 무모한 전장에 내던져지기도 했고, 때로는 승산이 전혀 없는 적과도 마주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승률이 반드시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인류 최강의 헌터였다고 하지만, 과거에는 생존을 위해 도망쳤던 적도 많았다.

결국은 강해서 살아남았다기보다는, 살아남았기에 강해졌을 뿐이다.


생각해보면 자신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인간도 많았다.

킨보다 훨씬 더 높은 스탯을 보유하거나, 유니크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전설급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거나.

그 중, 둘 이상을 취한 사람도 있었다.

만일 단순하게 강함의 척도만을 재보면 그들이 훨씬 더 강했던게 틀림없다.

하지만 그 힘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자신의 힘에 도취되어 싸워야 할 곳과 물러서야 할 곳을 가려내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처음부터 강한 자일수록 터무니없는 죽음을 맞이했다.

킨이 헌터로써 최초의 트리플에스를 달성했던 것도 결국은 자신의 힘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물러설 때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아남았기에 인류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물론 이제는 전부 과거의, 전생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결국 전투에서 중요한건 상대의 강함이 아니다.

어차피 마주하는 적의 강함은 절대적인게 아니다.

물론 그것 또한 반드시 알아야 할 지표지만, 상대의 강함을 재기 위해선 결국 나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아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결코 못이길 상대가, 누군가에게는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약한 적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힘겨운 상대가, 누군가에게는 상성이 맞아 손쉬운 상대가 되기도 한다.

자신이 얼마만큼 강한지를 알고 나서야 상대의 강함에 대한 정확한 척도를 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킨은 문득 이런 궁금증을 가져보게 되었다.


과연 지금의 자신은 얼마만큼 강한 것인가.


이제 새끼늑대에 불과한 자신이 강해봤자 얼마나 강할까 싶지만, 아버지를 보면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과거의 자신도 버거워할만한 더블에이급의 트랑고를 아버지는 손쉽게 제압해버렸다.

그건 사냥이 아니었다.

인간이 작은 곤충을 손가락으로 눌러 죽이거나 발로 밟아버리는걸 사냥이라고 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트랑고의 목줄을 물어 뜯은 것도 그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물론 아버지가 쉽게 트랑고를 제압했다고 해서, 지금의 자신이 그 일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피는 분명 자신에게도 흐르고 있다.

킨은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런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킨은 인간이 강함의 척도를 재는 방법으로 자신의 강함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


슬라임.

무해한 몬스터인 그것은 본래 무기질의 무생물에 속한다.

흙과 바위, 그리고 강도가 서로 다른 수많은 금속들처럼 존재할 뿐, 스스로 의지를 가지지 않은 자연.

그런 무생물에 마나가 깃들게되면 그것은 의지를 품게된다.

그렇게 슬라임이 되어버린 생명은 자신을 구성하는 성분과 같은 무기질을 먹이로 삼아 다시 자연을 배회하게 된다.


표면의 점액질로 보이는 건 사실 무기질이 녹아내리며 생긴 껍질일 뿐이다.

그 속은 본래 자연이 가져야 할 성질을 그대로 품고 있다.

문제는 그 껍질이 비정상적으로, 비상식적으로 부드럽다는 것이다.

슬라임의 껍질은 결코 잘리지 않는다.

아무리 예리한 검으로 후벼파도 뚫리는 법이 없고, 아무리 무거운 것으로 짓눌러도 으깨지는 법이 없다.

말하자면 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방어도를 취하고 있는 몬스터인 셈이다.

그런 이유로, 슬라임은 식용으로 쓸 수가 없다.

힘으로 찢어낼 수 없는 몬스터가 배 안에 들어간다고 해서 죽을리가 없다.

소화가 되지 않고 오히려 그대로 위장을 차지해버린다.

포식이야말로 강해질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지만, 슬라임만큼은 예외인 것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만큼, 슬라임처럼 강함의 척도를 확실하게 잴 수 있는 몬스터는 없다.


트랑고도 척도로 쓰이는 몬스터라고 하지만, 트랑고는 맞서 싸울 수 있는 전략이나 상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게 꼭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슬라임의 절대적인 방어력을 상대하는데 전략이나 상성이 존재할리가 없다.

그저 슬라임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해 그 반응을 확인하기만 하면 된다.


- 본래는 맨 손으로 가격하거나, 무기를 사용해 내리쳐야하지만.


지금 킨이 가진 무기는 오직 하나.

날이 서기 시작한 송곳니 뿐이다.

킨은 이 송곳니로 슬라임을 물어서 자신의 무는 힘, 치악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 하지만 이건 조금 힘들 것 같은데.


킨은 애써 찾아낸 슬라임을 앞에 두고 고민을 해야했다.

슬라임은 무기질이 생명이 된 몬스터.

당연히 베이스가 된 무기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급이 나눠지기도 한다.

가장 기본적은 슬라임은 흙이나 바위지만, 경도가 높은 금속이 베이스가 된 슬라임은 메탈 슬라임이라고 불리며 슬라임 특유의 부드러움에 높은 경도까지 겸하고 있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슬라임이 그런 종류에 속했다.

그것도 베이스가 된 금속은 아드먼트라고 불리우는 이 세계만의 금속이었다.

경도로 치자면 이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금속이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자면 다이아몬드보다는 조금 약한 정도. 하지만 내열성은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더 높다.

얼마나 수많은 대장장이들이 이 금속으로 무기를 만들고 싶어했던가.

또 얼마나 수많은 대장장이들이 이 금속으로 무기를 만들지 못해 좌절했던가.

그것이 베이스가 된 메탈 슬라임을 눈 앞에 두고 고민을 하는건 당연했다.

그나저나 이 숲은 대체 어떻게 된 숲이기에 아드먼트를 베이스로 삼은 메탈 슬라임이 돌아다니는건지, 원.


- 그래도 혼자 숲 속을 거니는건 안돼. 다른 슬라임을 찾다가 어머니를 걱정시켜버릴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해보자. 해보고나서 안되면 다른 슬라임을 찾으면 그만이다.

물론 이 숲에선 몬스터의 흔적을 찾는게 쉽지가 않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콰직!

결정을 내린 순간,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슬라임을 깨물었다.

이제 슬라임의 몸이 부들거리며 떨리게 될 것이다.

그 떨림을 통해 힘의 강함을 측정할 수 있다.

움찔거리는 정도일까. 아니면 요동치듯 몸을 떨며 도망치려고 할까.

마치 종이를 엎은 채로 흑이냐, 백이냐라는 결과를 기다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 응?


그런데 도대체가 아무리 기다려도 떨리지가 않는다.

조금 떨리긴 했지만, 그건 아주 잠시였다.

인간으로 치자면 B급 헌터가 강철로 만든 무기로 내리친 정도의 떨림이다.

설마 겨우 이정도라는건가.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약한데.

하지만 지금은 실망할 때가 아니다.

슬라임을 물어버린 순간부터 입 안에서 뜨뜻미지근한 것이 혀를 타고 넘어와 식도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양이 늘어날수록 슬라임은 바람을 뺀 풍선처럼 쭈글쭈글해졌다.


- 웁!


갑자기 배 안에 뜨거워진다.


- 퉷!


서둘러 송곳니로 깨문 슬라임을 뱉어냈다.

그건 이미 더이상 슬라임이라 할 수 없었다.

우유를 끓였을 때 생기는 막과 같은 것만 남아있었다.

그렇다면 슬라임은?

포식의 메세지가 떠올랐다.


『아드먼트 메탈 슬라임을 포식함으로 다음의 특성을 획득하였습니다.』

- Lv 1. 재생

- Lv 2. 재생

- Lv 3. 재생

- Lv 4. 재생

- Lv 5. 재생

- Lv 6. 재생

- Lv 7. 재생

- Lv 8. 재생


뜨거운 물에 놀라 켈룩거리는 아이처럼, 목 안으로 찬 공기를 서둘러 집으넣으면서도 이게 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었다.

슬라임을 먹었다고?

인간으로썬 결코 먹을 수 없었던 슬라임을 이빨로 물어뜯는 것만으로 그 속에 든걸 끄집어냈다고?

그것도 놀랍지만 지금 더욱 놀라운건 재생 스킬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인간으로써는 결코 가지지 못했던 스킬.

동시에 몬스터를 사냥할 때, 몬스터가 가진 스킬 중에서 가장 부러워했던 스킬이다.

인간은 한 번 다치면 특정한 수단을 쓰지 않는 이상 자연적인 치유력에 기대야만 한다.

하지만 일부 몬스터는 재생이라는 스킬을 통해 자신이 가진 상처를 치유했다.

덕분에 그런 몬스터를 상대할 땐, 상처입히고 도망가고 다시 상처입히는 전략따위는 통하지 않았다.

지금 킨이 얻은 스킬이 바로 그와 같은 스킬이었다.

일부 몬스터. 즉, 괴수라고 칭하는 몬스터만이 갖는 스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새끼늑대임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되는 위력.

동시에 인간일 때 그렇게나 경외하고 두려워했던 괴수라는 위치에 서버린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오직 생존하기 위해 싸우던 인간일 때와는 다르다.

이제는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 먹을 것을 정할 수 있는 위치, 먹이 사슬의 정점에 서있는 늑대임을 깨달았다.

그렇게 킨은 늑대로써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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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타란플라와 싸우다. +7 19.02.01 1,501 45 8쪽
14 탐색하다. +9 19.01.31 1,536 48 10쪽
13 무리의 장이 갖춰야 할 용기를 보이다. +12 19.01.30 1,631 53 12쪽
12 기술을 익히다. +15 19.01.29 1,677 5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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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져버리다. +11 19.01.27 1,729 49 10쪽
9 싸우다. +9 19.01.26 1,753 59 7쪽
8 외치다. +5 19.01.25 1,869 53 11쪽
7 전술을 짜다. +6 19.01.24 1,825 55 7쪽
» 슬라임을 사냥하다. +10 19.01.23 1,897 56 9쪽
5 아버지의 사냥을 보다. +9 19.01.22 1,970 53 9쪽
4 배우다. +4 19.01.22 2,258 61 9쪽
3 새로운 이름을 얻다. +6 19.01.22 2,154 62 8쪽
2 먹다. +6 19.01.22 2,281 60 7쪽
1 다시 태어나다. +11 19.01.22 2,937 5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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