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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ondo 님의 서재입니다.

늑대로 다시 태어난 SS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NooNoo
작품등록일 :
2018.06.28 13:53
최근연재일 :
2019.03.06 19:29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88,900
추천수 :
7,450
글자수 :
169,740

작성
19.01.25 18:00
조회
1,872
추천
53
글자
11쪽

외치다.

DUMMY

울프팩 전술.

이름을 말하면서도 뭔가 묘한 느낌이 든다.

늑대에게 늑대의 전술을 설명하다니.

하지만 동생들은 차킨의 설명을 차분히 듣고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 어떤건지 알겠어.

- 그래도 이건 형에게 위험하지 않아?

- 오빠는 갠차늘거야!

- 형이라면..


응원을 위해서일까. 동생들이 다가와 킨의 목덜미를 핥아주었다.

걱정해서라기보다는 킨의 실력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는 것이다.

문득 킨은 늑대로 태어난 것이 정말로 다행이라고, 너무나 큰 행복이라고 느꼈다.


*


- 목표 발견.

- 갈까?

- 기다려, 형이 아직 신호를 보내지 않았잖아.

- 우응. 벌써부터 조은 냄새가나.


동생들이 자리를 잡은 것을 확인한 킨은 고개를 뻣뻣이 치켜들고 목으로 소리를 내질렀다.


- 아우우우!


하울링.

수많은 짐승들이, 몬스터들이, 그리고 인간 또한 두려워했던 소리.

이것은 본능을 찾고자 하는 늑대의 울음이며, 동시에 하나의 전투신호이기도 하다.

가까운 곳에서 늑대의 하울링이 들려오자 불멧돼지는 바로 전투태세를 갖췄다.


푸륵!

불멧돼지는 울음소리의 방향으로 어금니를 치켜세웠다.

흰 털의 새끼 늑대.

하지만 불멧돼지는 결코 방심하거나, 새끼라고 해서 얕보지 않았다.

주위에 어미 늑대가 있을지도 모른다.

당연한 판단이었다.

어미 늑대가 새끼 늑대를 저렇게 홀로 내버려두지는 않을테니까.

설마 저 늑대가 자신을 사냥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 아오오오오!


두번째 울음소리는 조금 전보다 훨씬 더 적의를 담아내고 있었다.

위협에 가까운 경고음은 일종의 루틴과도 같았다.

새끼 늑대의 흰 털이 빳빳하게 곤두서는 것을 보면, 늑대가 호기심때문에 하울링을 내뱉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푸륵! 푸륵! 푸르륵!

불멧돼지는 앞발로 땅을 긁으며 달려나갈 발판을 마련했다.

동시에 머리를 조금 숙였다. 단단한 이마로 상대방을 들이받기 위해서다.

그러면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결코 새끼라고 해서 우습게 보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늑대이기에 더욱 경계했다.


'단순하게 덩치만 큰 몬스터는 아니란거군.'


경험이 아우러진 본능을 갖춘 상대.

킨은 이런 상대를 정해준 아버지가 감사했다.

무작정 본능을 따르기만 하는 몬스터라면 차라리 손쉬울 것이다.

본능을 꾀어내며 상대를 흥분시키기만 하면 될 테니까.

하지만 불멧돼지는 경험으로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에게 있어 벅찬 상대지만, 그만큼 이 전투에서 이겼을 때 얻는 보상감이 클 것이다.


불멧돼지는 한 번 시동을 걸어버리면 나중에는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그만큼 빠르다. 그리고 강하다.

한 번이라도 치이면, 스치기라도 한다면 뼈가 꺾이는게 아니라 피부 밖으로 튀어나와버릴 것이다.

불멧돼지의 돌진을 결정짓는건 거리.

킨은 이 싸움이 길어지지않도록 자신이 먼저 불멧돼지를 향한 걸음을 내딛었다.

저벅.저벅.저

세번째 걸음을 내딛는 순간, 불멧돼지가 발을 구르며 뛰쳐나왔다.


- 쿠르륵!


불멧돼지가 내뱉은 입김은 증기기관차에서 나온 연기처럼 사방으로 흩어졌다.

킨은 피하지 않고 기다렸다.

되려 세번째 하울링을 내뱉으며 본격적인 전투를 지시, 지휘하기 시작했다.


- 아우우우!

- 지그미닷!


기척을 지우고 있던 불멧돼지의 뒤쪽으로 실이 튀어오르며 불멧돼지의 등을 공격했다.

불의의 기습.

하지만 불멧돼지는 당황하지 않았다.

두번째 나온 늑대는 한 번 정도 물린다고 해서 치명상에 닿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두번째 등장한 늑대는 처음 등장한 늑대보다 훨씬 더 작다.

살을 뜯길지언정 이제와 공격방향을 바꾸는게 오히려 더욱 손실이 큼을 본능으로 깨달았다.


- 푸르르르륵!


콰직!

실의 어금니가 불멧돼지의 뒷다리를 물어뜯었다.

약간의 무게감은 느껴지지만 불멧돼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감싼 불길을 더욱 강하게 태워내며 뒤를 공격한 늑대를 내몰았다.

그리고 그것을 기다리듯이 네번째 하울링이 들려왔다.


- 아우우!


짧은 단음에 반응해보지만 늦어버렸다.

세번째 늑대는 마치 거리로 잰 것처럼 자신이 돌진하던 방향의 옆에서 튀어나오며 어금니를 드러냈다.

우드득!

실책이다. 그 실책이 불러온 상처는 불멧돼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코를 공격당한 것이다.

만일 불길로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을 조금 더 늦췄더라면 동시에 상대를 태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것은 거리때문이다.

하울링을 내뱉은 첫번째 늑대와의 거리는 그만큼 아슬아슬했고, 그 사이에 또 다른 기습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쿠르르륵!


불멧돼지는 자신의 모든 기운을 불태우며 늑대들을 크게 떨쳐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두 늑대가 다시 모습을 감췄다.

다시 마주한 첫번째 늑대.

불멧돼지는 깨달았다.

이 녀석들은 부모가 사냥을 나간 사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덤벼온게 아니다.

먹기 위해 자신을 사냥하러 온 것이라고.


- 쿠르르...


불멧돼지는 자신에게도 전략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무작정 돌진하다가는 기습을 당하고 말 것이다.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돌진한다면 모르겠지만, 그건 자신의 살을 깎아먹는 짓이나 다름없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첫번째 늑대를 예의주시하며 분석해내는 것이다.

공격신호를 결정짓는건 다름아닌 첫번째 늑대임을 확신한 것이다.

늑대의 하울링을 분석해내는 순간, 이 싸움의 승자는 결정지어질 것이다.


*


- 크륵.. 크륵.. 크르륵.


몇 번의 공방이 오고가는 동안, 불멧돼지는 자신의 생각이 짧았음을 후회했다.

늑대의 하울링을 어떻게든 분석해보려고 했다.

단음과 장음, 고음과 저음, 길이. 그것을 귀에 담으며 녀석의 공격신호를 분석하고 그것을 기점으로 반격을 하려했다.

하지만 도저히 읽히지가 않는다.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늑대의 하울링은 결코 분간해낼 수 없다는걸 불멧돼지는 몰랐던 것이다.

수십여개의 법칙으로 정해진 암호, 자연이 만들어낸 퍼즐, 미지의 존재가 보내는 신호.

그 모든 것을 해석할지언정, 늑대의 하울링만큼은 분석할 수 없다.

고유의 파장으로 신호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 신호를 통해 무리의 동료들과 의사를 주고받으며 전략을 짠다.

늑대의 하울링은 단지 그것만으로도 영역을 수호하는 전략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상대가 둘이나 셋이 아닌, 넷이라는 것도 문제였다.

저 늑대는 신호를 보냄에 있어 결코 모든 늑대에게 공격지시를 내리지 않는다.

자신이 주의를 끄는 동시에, 오직 두 명의 늑대에게만 공격을 지시했다.

설령 자신이 아무리 위급해지더라도 반드시 최후의 한 마리만큼은 끝까지 숨겼다.

덕분에 불멧돼지는 공격을 하면서도 마지막 네번째 늑대의 존재를 신경써야했다.

심지어 공격을 하는 세 마리의 늑대의 포메이션을 시시때때로 바꿨다.

때로는 지휘하는 늑대가 직접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다.

처음에 코를 공격당하지 않았더라면 냄새를 기억해보기라도 할텐데.

순간 불멧돼지는 이루 말하지 못할 위협을 느꼈다.


- 쿠르르르륵!


설마 처음에 코를 공격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는건가.

탐지를 어렵게 하기 위한 첫번째 공격을 미리 정하기라도 했단 것인가!

불멧돼지는 저 늑대의 경험이 자신의 경험을 훨씬 능가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 푸르르륵.


불멧돼지의 몸이 불타기 시작했다.

겉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불길은 주변의 나무를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태워버렸다.

쩡!

심지어 바위가 열기에 이기지 못하고 깨져버렸다.

불멧돼지는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한 것이다.

자신의 몸에 불의 갑옷을 휘감아 모든 기습을 무효화시킨다.

동시에 단 한 마리의 늑대를 향해 돌진한다.

다른 피해는 무시하기로 하고, 오직 단 한 마리만을 처참하게 밟아죽이기 위한 필살의 돌진을 감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만큼 높은 열량을 소진하고나면 그 다음부터는 더욱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지시를 내리는 저 늑대만큼은 죽일 수 있다.


- 쿠르륵...!


처음부터 이랬어야 한다는 후회가 들었지만, 그 후회는 한 번의 용트림을 지워냈다.

동시에 자신을 포식하기 위해 덤벼드는 저 어린 늑대를 향한 경외심도 털어내버렸다.

전략에 의한 전투가 아닌, 오직 실력에 의해 결과가 정해지는 전투.

죽는 자와 사는 자가 반드시 결정되는 전투. 이제는 그것만이 전부였다.


'여기까지군.'


킨도 이 전투가 막바지에 도달했음을 깨달았다.

울프팩 전술.

그건 늑대의 움직임을 상상해 만든 전술이 아니다.

본래부터 늑대의 사냥법인 것을 인간이 보고 배운 것이다.

기함이 목표를 위협하고 그 사이에 다수의 함대가 목표를 기습하는 전략.

실전에서 이 전략을 취하게되면 공격을 받는 상대는 자신이 반격해야 할 상대를 바로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게 된다.

심지어 공격을 하는 쪽도 자신을 향한 위협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기습에 전력을 다 할 수 있게 된다.

다수가 개인을 상대함에 있어 최적의 전략임과 동시에 최대의 전략이 바로 울프팩 전술이다.

이 전술을 깨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다.

다수를 상대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수로 움직이던가.

혹은 다른 피해를 감내하고 오직 하나의 목표만을 정해 반격하던가.


불멧돼지는 두번째 방법을 택했다.

뒤늦은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킨의 예상보다 빠른 결단이었다.

만일 조금만 더 늦어졌다면 불멧돼지는 불의 갑옷을 몸에 휘감을 열량마저 잃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오직 실력에 의존하는 개인과 개인과의 싸움이다.

킨은 몸을 낮췄다.

불멧돼지의 돌진을 정면으로 받아내기로 한 것이다.

불멧돼지는 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한 번의 돌진에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붓기 위해서였다.


지켜보던 실이 불멧돼지가 만들어내는 흉흉한 위협에 못이겨 그만 뛰쳐나갈 뻔 했다.


- 오..!

- 기다려.


실을 막은건 핀이었다.


- 형을 믿어.

- 우응.


틴도 다가와 실의 목을 머리로 긁어주며 안심시켰다.


- 걱정안해도 돼.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나도 단순하기 그지 없었다.


- 우리의 형이잖아.


동생들의 전적인 신뢰를 받으며 킨은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까지 믿어준다면 이제는 멋드러지게 이겨주는 수 밖에 없다.


'헷. 최대한 간단하게 이기려고 했는데.'


그런 동생들의 기대가 싫지만은 않은 킨이 미소를 지었다.

늑대의 어금니가 드러나는 살의의 미소.

그 미소에 마주하던 불멧돼지가 흠칫 놀라 공격을 서둘러버렸다.

쿠르르릉!

불멧돼지가 킨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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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슬라임을 사냥하다. +10 19.01.23 1,900 56 9쪽
5 아버지의 사냥을 보다. +9 19.01.22 1,974 53 9쪽
4 배우다. +4 19.01.22 2,262 61 9쪽
3 새로운 이름을 얻다. +6 19.01.22 2,159 6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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