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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ondo 님의 서재입니다.

늑대로 다시 태어난 SS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NooNoo
작품등록일 :
2018.06.28 13:53
최근연재일 :
2019.03.06 19:29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88,898
추천수 :
7,450
글자수 :
169,740

작성
19.01.24 18:01
조회
1,829
추천
55
글자
7쪽

전술을 짜다.

DUMMY

네 형제에게 사냥하는 방법과 그 경험을 계속 알려주던 아버지가 어느날 숙제를 내주었다.


- 너희들끼리 사냥을 해보거라.

- 응? 아빠? 무, 무리야. 절대 무리라고..


틴은 늑대면서 양처럼 겁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어머니에게 매달려있는 시간이 가장 길기도 했다.

그 탓에 사냥을 배우는건 느렸지만,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런 틴을 나무라지는 않았다.

겁이 많다는걸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봐주었기 때문이다.


- 시키면 하겠지만...


핀은 순종적이었다.

하지만 마냥 순종적이라기보다는, 주어진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는 병사같았다.

언듯 보면 감정이 결여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만도 않았다.

어머니는 핀을, 자신의 역량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는 냉정한 아이라고 평가했다.


- 할래! 할래! 나 혼자서도 할 수 이써!


실은 매사에 낙관적이었고, 어느 곳에서나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항상 웃었기 때문에 엄격한 아버지도 실의 앞에서만큼은 가끔 실웃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머니는 그런 실이 걱정되었는지, 실을 밖으로 보낼 때면 항상 킨과 붙어다니게 했다.

그래서인지 실은 킨을 가장 잘 따랐다.

킨도 대답했다.


- 뭘 사냥해야 하나요?


킨은 가장 분석력이 뛰어났다.

그리고 가장 상황에 맞는 판단을 내릴 줄 알았다.

지금도 아버지는 '사냥을 해보거라.'는 말을 했을 뿐이다.

뭘 어떻게 사냥하라는 말은 해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사냥의 가능 유무는 아버지의 다음 말을 듣고서 결정해도 괜찮을거라고 판단했다.

아버지는 이런 킨을 내심 다음 무리의 리더로 점찍어놓고 있었다.


- 너희들끼리 불멧돼지를 한 마리 사냥해보거라. 방법이라던지, 혹은 어떻게 사냥해야하는지, 그런 조언은 없을게다. 오직 너희들의 힘으로 사냥해야한다.


아버지의 말에 킨은 속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경험을 쌓게 해주는거라고 생각했는데 불맷돼지라니.

이건 단순하게 어렵다는 정도가 아니다.


통칭 불의 포식자.

날숨으로 내뱉는 불기운은 하늘까지 마르게 하고, 온 몸을 둘러싼 불의 기운은 어떤 자의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인간일 때에도 한 번 잡아본 경험은 있다.

불멧돼지의 포식을 통해 내열 스킬을 얻기 위해서였다.

단순한 네이밍의 스킬이지만 재생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유용한 스킬이다.

특히 불을 다루는 여타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선 불멧돼지의 포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내열스킬은 필수였다.

하지만 내열스킬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간이 불에 타 죽어야했던가.

다가가는 것만으로 숨조차 쉬지 못할 정도의 열기.

먼 거리에서의 공격은 힘을 잃어버리고 가까운 거리에서의 공격은 목숨을 잃어버린다.

그런 녀석을 단 네 마리의 늑대가 잡을 수 있을까.


킨은 아버지의 결정에 토를 달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금 흥분되었다.

그건 불가능에 도전하는 도전자만이 느낄 수 있는 흥분이었다.


- 조건은 있나요, 아버지?

- ...


아버지는 킨을 그윽히 내려다보며 말했다.


- 아버지는 너희가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뿐이다.


*


- 불멧돼지라니! 형! 안돼! 무리야! 응? 다시 동굴로 가자. 아버지가 분명 무리한걸 말한거라고.


틴의 투정을 달랜건 핀이었다.


- 아버지가 하라고 하셨어. 그러면 우리는 하는거야.

- 근데 불멧돼지가 머야? 머야?


실은 아직 불멧돼지를 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마냥 신이 난 모습을 보였다.

킨이 기억의 편린에서 불멧돼지의 정보를 떠올리며 말해주었다.


-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을거야. 말 그대로 불을 두르고 다니는 멧돼지거든. 그때문에 불멧돼지가 숲에 나타나면 그 숲에서 사는 모든 동물은 불멧돼지를 잡기 위해 손을 잡곤 해. 그대로 내버려뒀다간 숲이 전부 타버릴테니까.


그 외에도 불멧돼지를 상대하기 위한 여러 조건, 그리고 불멧돼지만의 특성을 말해주었다.


- 항상 불을 두르고 있어서인지 접근하기가 어려워. 가죽도 불에 달궈졌기 때문에 상당히 단단하고.


슬라임과 비교하면 조금 덜 단단한 정도지만 그 차이는 껍질의 두께로 커버가 된다.

창이나 화살로 찔러도 상처는 낼 수 있지만 피부를 뚫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 갠차는거야?


실의 목소리가 축 쳐진 꼬리만큼이나 낮게 깔렸다.

분위기메이커인 실에게 어느정도 희망을 심어줘야했다.

사냥을 성공했을 때의 보상을.


- 하지만 그 고기는 특별할걸. 생각해봐. 항상 불에 구워져있는 상태잖아. 그 안에 담겨진 육즙은 별미일게 분명해.


킨은 그 맛을 경험해보았다.

추측하듯이 말했지만 킨은 그 맛을 실제로 경험한 적이 있다.

진미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잡아서 배를 갈라 칼질을 해 생고기를 꺼내면, 살짝 구운 고기처럼 육즙이 줄줄 흘러내린다.

생고기에 둘러진 불맛은 각별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하지만 그 맛을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살아있을 때 잡아야만 한다.

죽어버린 불멧돼지는 잔불에 의해 전부 타버려 쓴 맛만 난다.

그렇게 타버린 불멧돼지는 먹을게 못되거니와 스킬조차도 얻을 수 없는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 혀, 형... 계획이 있는거야?

- 킨 형의 계획이라면 따를게..


틴과 핀의 말을 들으며 킨은 고개를 끄덕였다.


- 아버지가 말했어. 다치지말라고. 하지만 아버지도 우리 이빨이 불멧돼지를 잡을 정도가 아니란건 알고 있을거야. 아버지의 말은 우리가 무리하게 붙을 필요는 없다는걸 뜻하고 있는거야.

- 그래서? 그래서?


실이 킨의 주위를 빙글빙글돌며 물었다.

이제는 사냥의 두려움보다 사냥 이후의 전리품이 더 기대되는 모양이다.


- 우선은 맞서야하는 장소를 한정해야겠지. 아버지가 이제껏 가르쳐준건 은신. 위장이야. 그것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알려주셨을 뿐이야. 하지만 사냥이란건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해. 다가가는 것도 필요하고 기다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장소, 상대가 전력을 다 할 수 없는 장소를 선점하는 것도 중요해.

- 응, 응. 그래서?

- 불멧돼지의 약점은 뭐지?


틴과 핀은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불멧돼지를 만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불멧돼지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 물.

- 맞아. 그렇다면 맞서는 장소를 물가로 한정해야겠지.


그것만이 아니다.

불멧돼지를 물가로 유인해 잡으면 이빨로 목줄을 물어뜯을 일 없이 물 안에서 질식해 잡을 수도 있다. 게다가 물 안에서는 체구가 큰 녀석이 더 불리한 법이다. 물의 저항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 하, 하지만 불멧돼지는 물가엔 거의 가지 않잖아.


계획을 말하기 전, 그것을 먼저 상상해본 킨은 문득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인간이 그 모습을 보면 아마 졸도해버렸을 것이다.

긴 입가가 스윽 열리며 어금니가 드러나는 웃음이었으니까.


- 유인전술을 써야지. 울프팩. 지금부터 시작될 전술의 명칭이야. 자, 들어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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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외치다. +5 19.01.25 1,872 53 11쪽
» 전술을 짜다. +6 19.01.24 1,830 55 7쪽
6 슬라임을 사냥하다. +10 19.01.23 1,900 56 9쪽
5 아버지의 사냥을 보다. +9 19.01.22 1,974 53 9쪽
4 배우다. +4 19.01.22 2,262 61 9쪽
3 새로운 이름을 얻다. +6 19.01.22 2,159 62 8쪽
2 먹다. +6 19.01.22 2,286 60 7쪽
1 다시 태어나다. +11 19.01.22 2,944 5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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