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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30 21:28
연재수 :
137 회
조회수 :
22,244
추천수 :
725
글자수 :
759,604

작성
24.03.02 22:09
조회
308
추천
8
글자
13쪽

3라운드 바이킹

DUMMY

“캬아악!”


병진은 맹수처럼 이빨을 드러내며 사나운 울음소리를 냈다.

몬스터가 병진의 의식을 조종하고 있었다.


병진의 몸 안의 몬스터는 입을 벌려서 촉수를 내밀고 다시 한번 침을 쏘았다.


“어림 없다!”


헌서는 날렵하게 몸을 옆으로 돌려 침을 피했다.


“엇!”


몬스터는 당황한 것이 분명했다.

헌서는 마치 몬스터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조는 척하다가, 침을 쏘니 주먹을 날렸다.

보통 사람의 속도로 몬스터의 침을 피할 수 없는데, 두 번이나 피했다.

몬스터는 헌서가 헌터라는 걸 눈치챘다.


병진의 몸에 기생한 몬스터는 헌서를 이길 수 없다고 느꼈는지, 넘어진 채 우물쭈물거리다가 몸을 뒤집은 채 거미처럼 네 발로 기어서 뒤로 물러났다.


그러더니 손을 뒤로 뻗어 문을 열고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아까 문을 잠가서 문을 여는데 시간이 소요되었다.


“어딜 가?”


그 틈에 헌서는 병진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뒤로 끌려온 병진은 몸을 돌려서 헌서를 잡아서 세탁실 문에다 쾅 밀쳤고, 그 바람에 세탁실 문이 부서지며 두 사람은 세탁실 밖으로 나동그라졌다.

헌서는 기어서 도망치려는 병진의 발목을 붙잡아서 끌어당겨 바닥에 메다꽂고 목을 졸랐다.


“어서 나와, 이 괴물아!”


병진의 입이 크게 열리고 그 안에 있던 몬스터가 꿈틀거리며 발버둥치는 것이 보였다.


“켁! 켁!”


숨을 쉴 수 없는 병진의 얼굴이 빨개지며 괴로워했다.


“끄아악!”


몸부림치며 헌서를 밀쳐내려고 했지만, 헌서는 바위처럼 꼼짝하지 않고 병진을 내리눌렀다.


‘이러다 병진이 형이 다치겠는데?’


궁리 끝에 헌서는 병진의 입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몬스터의 촉수를 붙잡고 끌어당겼다.


몬스터는 나오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헌서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몬스터는 병진의 기도에 빨판을 붙이고 버텼다. 헌서가 몬스터를 억지로 잡아당기면 그의 목이 다칠지도 모른다.


‘이래도 안 나와?’


헌서는 손가락을 더 깊이 병진의 목 속에 넣어서 기도에 달라붙은 몬스터의 빨판을 떼어냈다.


“꾸에엑!”


마침내 전갈처럼 생긴 몬스터가 병진의 입에서 질질 끌려나왔다.


“잡았다, 요 녀석!”


헌서는 들고 다니던 물통에 몬스터를 집어넣고 뚜껑을 꽉 닫았다. 몸 속에 기생하며 의식을 지배하던 몬스터가 몸에서 빠져나가자, 병진은 정신을 잃고 축 늘어졌다.


헌서는 휴대폰을 꺼내서 승권에게 전화했다.


“몬스터를 잡았어요!”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병진이 무사한지 살폈다. 몬스터는 몸에서 분리했지만, 기도가 상했을지도 모르고, 후유증이 있을 것이다.


“119 좀 불러주세요.”


승권은 곧 가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헌서가 다른 곳에 몸을 숨기고 있자, 잠시 후에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합숙소에 도착했다.


“뭐야? 무슨 일이야?”


잠들었던 참가자들이 요란한 소리에 놀라서 방 밖으로 뛰쳐나왔다.


“병진이 형이 쓰러졌어!”


그들은 난장판이 된 세탁실과 구급차에 실려가는 병진을 보고 놀라서 입을 막았다.


“이게 웬일이래?”

“세탁실 문은 왜 부서진 거야?”


사람들이 어리둥절하며 병진에게 시선이 팔려있는 동안, 헌서는 건물을 빠져나와서 몰래 승권이 기다리고 있는 차로 가서 물통에 담긴 몬스터를 전달했다.


“이거에요.”


“잘했다. 다친 데는 없고?”


승권이 헌서의 안색을 살피며 물통을 받아들었다.


“없어요. 괜찮아요.”


“그래. 일단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분위기 살피면서 조용히 있어.”


헌터 사령관에게 보고하고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했다.


“알겠어요.”


“수고했다. 너 헌터 소질이 있네.”


승권은 헌서가 기특했다. 거대한 몬스터는 아니지만, 어린 나이에 인간의 몸에 숨어있는 몬스터를 찾아내서 혼자 힘으로 잡아냈다는 건 헌터의 기질이 있다는 뜻이었다.


“이만 가볼게요.”


“그래. 애썼다.”


헌서는 숙소로 돌아와서 방으로 들어갔다.


몬스터를 잡아서 부모님의 복수를 했다는 사실에 가슴 에 얹혀 있던 돌덩이가 사라진 것처럼 후련했다.


침대에 올라가서 잠자리에 누웠다.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눈 앞에 홀로그램처럼 투명한 글자가 보였다.


‘어? 상태창이다.’


[이헌서]

[Lv.2]

[특성 – 미확인]

[근력 심폐지구력 민첩성이 상승하였습니다.]

[스킬]

신체 미세 조절 능력


몬스터를 잡아서 능력치가 향상되고 스킬을 습득한 것이었다.


‘신체 미세 조절 능력? 이건 무슨 스킬이지?’


헌서는 처음 보는 스킬에 눈이 커졌다.

각성한 이후에 몸의 근육이 늘어나고 균형감각도 좋아져서 신체를 잘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거기에 추가로 신체 미세 조절 능력이 생겼다. 신체 미세 조절이라는 명칭으로 보건대, 지금보다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몸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일 것 같았다.


‘와, 나도 스킬이 생겼어.’


너무 기뻐서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누웠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지만, 흥분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돌아다니면 사람들의 단잠을 깨울 테니, 침대에 누워서 혼자 이불을 깨물며 뒤척거렸다.


‘이거 꿈이 아니지?’


말로만 듣던 스킬을 처음으로 얻으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몬스터를 잡고 헌터로서 첫발을 내딛으니 가슴이 뿌듯했다.


다음날 아침, 병진이 건강 이상으로 놀이공원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너무 무리해서 연습하더라니.”


병진의 방 룸메이트가 쯧쯧 혀를 찼다.


“요즘 매일 취침시간 너머까지 몰래 연습하다가 밤늦게 들어오더라고.”


“아, 그랬어요?”


헌서는 병진의 룸메이트의 말에 뒤늦게 깨달았다. 밤 늦게 혼자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봤더라면 빨리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취침시간은 다 지켜야 하는 줄 알았지.’


따지고 보면 2라운드에서 복현에게서 몬스터에게 물린 자국을 발견했을 때, 같은 조원부터 의심했어야 한다. 온제와 디영이는 룸메이트였고 이상한 점도 없었지만, 병진을 더 주의 깊게 봤어야 한다.


‘한 번 경험했으니, 이제는 더 잘할 수 있겠지.’


몬스터를 잡으니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마침내 3라운드 경연 날이 되었다.


가장 먼저 댄스 배틀이 진행되었다.


댄스 배틀은 예상대로 백팀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온제와 그가 모은 조원들이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서 청팀을 눌렀다.


반면에 랩 배틀은 순조롭지 않게 흘러갔다.

백팀의 랩 조원이었던 병진이 배틀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하차하면서 구성에 문제가 생겼다. 윌비의 랩 조는 구성과 편곡을 급하게 바꿔야만 했다.

결국 무대에서 비트를 놓치고 긴장한 조원이 가사 실수를 하면서 아쉽게 백팀이 패배했다.


청팀의 랩 조장인 치코는 백팀의 랩 조장인 윌비를 조롱하며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고 자신보다 밑이라는 제스처를 했다.


“흐흣, 이제 아이돌 놀이공원 최고의 래퍼는 나다.”


치코의 도발에 윌비는 짜증나는 듯이 이마를 찡그렸지만, 이내 무시하고 팔짱을 끼며 몸을 뒤로 기댔다.

병진이 갑자기 빠져서 졌다고 불운을 탓할 수도 있었겠지만, 별 반응 없이 패배를 인정했다.


“뭐, 다음 라운드에 잘 하면 되지.”


윌비의 쿨한 태도에 헌서는 그를 다시 보았다.


‘한 성깔 하는 줄 알았는데, 상남자네.’


까칠하고 성격 더러워보이는 외모와 달리, 윌비는 의외로 무덤덤하고 외부 환경에 멘탈이 흔들리지 않았다.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이 스스로 세운 기준을 달성하는 게 더 중요한 마이웨이 스타일이라 그런 듯했다.


백팀과 청팀이 각각 댄스와 랩 배틀을 이겨서 1:1 상황이었다.

결국 마지막 보컬 배틀에서 팀의 승패가 갈리게 되었다.


“우리 팀이 이기려면 마지막 보컬 배틀을 반드시 이겨야 해.”

“잘해. 힘 내!”


양팀 모두 보컬 조에 기대하며 응원했다.


“그런데 보컬은 청팀이 강하잖아.”

“맞아. 미강이가 있으니까...”


미강이는 전혀 긴장하지 않은 듯이 여유롭게 앞선 배틀을 즐기며 감상했다. 자신이 우승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태도였다.


“마지막 보컬 배틀을 시작하겠습니다.”


MC가 무대를 소개했다.


“청팀의 보컬 조 ‘하늘 향해 걸어’ 커버 무대 시작합니다.”


청팀의 보컬 조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하늘 향해 걸어’는 신나는 락 음악이었다. 빠른 비트 곡이지만, 단조의 음계 때문에 더욱 오묘한 분위기였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미강의 보컬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이 노래는 미강의 강점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된 거나 다름없었다.


“요즘 비가 많이 와

하늘 보기 힘들어

비 피하기 바쁜 하루

내 세상은 계속 좁아져”


다소 밋밋하고 평범한 보컬에 이어서 미강이 벌스를 받았다.


“나를 기다리는 하느을

너를 향해 달려갈께에에

비가 그치지 않아도

눈에 비 맞으며 너를 봐아아아”


같은 멜로디인데도 미강의 목소리로 부르면 전혀 다른 노래가 되었다.


“이야, 말이 필요 없네.”

“그냥 미강이 노래네.”


후렴구도 미강의 강력한 보컬이 끌고 나갔다.


“하늘 향해 걸어 예에에에에에--”


시원한 폭포수가 쏟아지는 것 같은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다들 입을 딱 벌렸다.


“우어어어- 예에이이-”


끝없이 계속되는 고음의 향연에 귀가 멍했다.


“와, 찢었다.”

“락 페스티발에 온 것 같아.”

“너무 신난다.”


청팀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청팀 보컬 조인 도웅이는 무대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의 조가 이길 것을 예감하고 입이 귀에 걸리도록 싱글벙글했다.


반면에 백팀의 분위기는 점점 허탈해졌다.


“이걸 어떻게 이겨?”


지솔의 표정도 심각했다.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들은 미강의 보컬이 예상보다 더 강력했다.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누르는 보컬에 대항할 의지조차 상실할 지경이었다. 미강이의 목소리로 후드려맞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조장인 지솔이가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된다. 헌서는 지솔이가 긴장하지 않도록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꽉 잡아 흔들었다.


“형, 우리도 저 정도는 할 수 있죠?”


헌서는 텐션을 올리기 위해서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디영이도 맞장구를 쳤다.


“할 수 있다아!”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파이팅을 외치며 마음을 다잡았다.


헌서는 짐짓 허세를 부리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었다.


“내 애드립 기대해요. 다 쓰러지게 만들 테니까.”


그러자 디영이는 농담으로 헌서를 놀리며 헤헤 웃었다.


“형, 지난번에 한 그런 올드한 애드립은 아니겠지?”


“아냐. 이번에는 제대로 할 거야. 이중창으로 새로 편곡했으니까 잘 들어 봐.”


헌서의 말에 지솔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이중창 애드립을 진짜 하려고?”


“아까 리허설 때 나 음정하고 비브라토 괜찮지 않았어요?”


“응, 괜찮았는데... 무대에서도 할 수 있겠어?”


“맨 처음에 편곡한 원본대로 내가 형 3도 위에서 화음 따라갈게요.”


“베이스 음만 하는 게 아니고?”


“편곡한 대로 부를 수 있어요.”


듀엣 화음을 넣어달라는 요청에 편곡자가 RnB 듀엣 파트를 넣어서 곡을 만들어 주었지만, 너무 어려워서 베이스음만 하기로 하고 연습했었다.

그런데, 헌서가 갑자기 편곡자의 원곡대로 화음을 넣으며 멜로디라인을 따라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지솔은 침을 꿀꺽 삼켰다. 헌서는 망설이는 그를 설득했다.


“지금 이대로면 그냥 져요. 지더라도 뭔가 보여주자고요.”


지솔은 헌서의 벤딩이 며칠 새 많이 좋아졌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과연 어려운 그의 벤딩을 따라가며 화음을 넣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알았어. 너 하고 싶으면 해.”


마음이 약한 지솔은 결국 헌서의 강한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다.


헌서가 고난도의 애드립을 하겠다고 밀어붙인 것은 터무니없는 객기를 부린 게 아니었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었다.


“다음은 백팀의 보컬 조의 순서입니다.”


미강이 부른 노래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백팀은 무대에 올랐다.


“백팀의 보컬 조 ‘너와 함께’ 커버 무대 지금 시작합니다.”


조명이 꺼지고 무대의 배경이 바뀌었다. 갈대밭이 흔들리는 벌판이었다. 느린 피아노 소리와 함께 서늘한 가을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자신의 위치에 선 헌서는 스킬을 발동했다.


[신체 미세 조절 능력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적용부위 : 성대]


스킬이 활성화되자, 온몸의 핏줄이 꿈틀거리며 에너지가 부글부글 끓었다. 헌서의 목으로 피가 쏠리듯이 뜨끈한 기운이 몰려갔다.

성대 근육이 물결치듯이 요동쳤다. 근육 한 올 한 올이 마치 피아노 건반처럼 분리되며 움직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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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힐링 파티 24.03.04 284 9 13쪽
16 보컬 조 평가 24.03.03 306 9 12쪽
» 3라운드 바이킹 24.03.02 309 8 13쪽
14 세탁실의 습격 24.03.01 301 8 12쪽
13 보컬 연습 24.02.29 312 6 12쪽
12 조 편성 24.02.28 331 8 12쪽
11 팀 배틀 +1 24.02.27 353 9 12쪽
10 첫 무대 24.02.26 362 9 12쪽
9 2라운드 회전목마 24.02.25 359 8 12쪽
8 댄스 브레이크 24.02.24 380 7 12쪽
7 중간점검 24.02.23 393 9 13쪽
6 합숙 24.02.22 424 9 12쪽
5 인터뷰 24.02.21 445 10 13쪽
4 대결 24.02.20 472 11 12쪽
3 파트 분배 24.02.19 532 9 12쪽
2 조장 선출 24.02.18 764 8 13쪽
1 메기 출연자 24.02.18 1,636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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