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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크라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게임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15.11.05 00:16
최근연재일 :
2016.10.18 23:00
연재수 :
348 회
조회수 :
2,379,093
추천수 :
59,962
글자수 :
1,084,750

작성
16.03.23 23:00
조회
7,052
추천
166
글자
7쪽

레나와 함께

DUMMY

레나는 내 말에 순순히 여성 점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의자 하나를 끌어다 앉아서 멍하니 가게 안을 바라보았다.

속옷 가게라. 남자들이 들어오기 꺼려하는 곳이기는 하지.

안쪽에서 무슨 소리가 났지만 조용히 사색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생각해냈다.

“잠깐…….”

레나는 분명 사냥을 가다가 굴러 떨어져서 굴 같은 곳에 들어간 후에 이쪽으로 왔다고 했지? 그럼 뭐야? 내가 네크로맨서 놈하고 목숨 걸고 싸운 건…….

“삽질했다는 거네? 허 참…….”

미치겠군. 개고생하면서 아이템도 변변하게 얻지 못했는데, 그 모든 게 그냥 삽질이었다는 거잖아!

레나는 애초에 그놈들한테 납치당한 것도 아니고! 아놔!

“이건 정말…….”

하아! 왠지 힘이 주욱 빠진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나는 라이프 크라이 안에서 생사를 건 혈전을 벌였다. 피가 마르는 그 전투는 모두 레나를 위한 것이었는데……. 이게 뭐야! 정말!

“쯧!”

혀를 차고는 머리를 흔들었다. 기분이 기묘한 게 이상했다. 그래서 그냥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딸랑!

생각을 정리하는데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섰다.

딸랑거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3명의 여자들이었다.

160센티미터 정도의 키를 가진, 매우 귀엽지만 너무나도 무표정인 쌍둥이 소녀가 둘, 그리고 그 중심에 키는 173 정도로 보이고, 늘씬한 데다 긴 머리를 찰랑이는 여성이 한 명 있었다.

쌍둥이 소녀는 머리를 양 갈래로 땋은 귀여운 모습이었는데 한 명은 하얀색의 여성용 털 점퍼를 입고 하얀색 니삭스를 신고 있었다. 그리고 통굽의 하얀 구두를 신은 모습이 전체적으로 하얀 토끼 같은 이미지였다.

또한 다른 한 명은 완전 검은색으로, 동일한 디자인의 옷을 입고 있었다.

코스프레라고 생각될 정도의 복장이었다.

고스로리풍의 복장은 아니라서 다행이려나?

그에 비해 중심에 선 여성은 평범했다. 긴팔 티를 하나 입고, 그 위에 가벼운 여성용 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청치마를 입고, 가죽의 롱부츠를 신고 있었다.

이것도 쌍둥이 소녀에 비하면 평범하다는 거지, 사실 결코 평범한 복장은 아니지만.

그런데 어디에서 본 듯한 얼굴인데…….

이 3명의 여자들도 들어서자마자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았다. 그리곤 내 앞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밖에서는 처음 뵙는군요, 라임 님.”

그녀의 말에 머리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렇군. 그녀였군.

“그렇군요, 아리엔 님. 어떻게 저번 사냥은 잘하셨습니까?”

내 질문에 그녀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라임 님의 도움으로 잘 끝마칠 수 있었죠.”

“제가 무슨…….”

“그런데 왜 혼자 여기 앉아 계시나요?”

“친구의 속옷을 사러 왔습니다. 지금 점원이 안쪽에서 이것저것 맞춰주고 있을 겁니다만…….”

“어머! 윤환이 왔니?”

그때, 뒤에서 아까 그 점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뒤를 돌아보니 레나가 헤! 하고 웃으며 속옷만 입고 서 있었다.

까만색의 브래지어는 실크로 만든 듯했고, 아슬아슬하게 얇은 팬티와 가터벨트, 그리고 검은 망사 스타킹을 입고 있었다.

레나의 키도 169나 되며 상당히 늘씬하다. 그래서 지금 눈에 들어온 모습은 섹시하고, 고혹적이었다.

“뭐 하는 짓이야?”

“이 애가 손님이 꼭 봐주셨으면 한다고 해서요. 아, 안심하세요. 지금 매직미러로 유리창을 교체했으니까요.”

하아? 이 점원 뭐 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아리엔과 아는 사이인가? 그런데 여자 이름이 윤환이라니, 좀 어색한데?

“야! 어서 들어가서 옷 입어! 남세스럽게…….”

내 말에 레나가 헤! 하고 웃으며 말했다.

“어때? 잘 어울려? 응?”

“그래그래. 그러니까 그만 옷 좀 입어줄래?”

“라임에게 보여 주려고 그랬던 거란 말이야.”

“다른 사람도 있잖아.”

“앗! 빠… 빨리 말했어야지!”

레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얼굴을 붉히며 안쪽으로 냅다 들어가 버렸다.

하아! 못 말린다니까. 그리고 왜 아리엔 일행을 못 본 거야? 하여튼 간에…….

잠깐 기다리자 레나가 옷을 입고 다시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속옷이 담긴 쇼핑백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언제 쇼핑백에 담아준 거야? 일 처리 빠르네, 라고 생각하며 카드를 꺼내 건네었다.

“화끈하시네요?”

점원은 빙긋 웃으며 얼마가 나왔다고 말해주고는 영수증을 끊어주었다.

나는 카드와 영수증을 품 안에 갈무리하고서 아리엔에게 인사를 건넸다.

“저는 이만.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예. 그럼 다시 봬요.”

그녀가 빙긋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그 옆의 쌍둥이 소녀들도 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인사를 했다.

레나가 그녀들을 보고 뭐라 하려는 것을 막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나에게 이끌려 나온 레나가 물었다.

“저 사람들 누구야?”

“저번에 만났잖아. 하샤스의 마굴에서.”

“응? 그때? 아! 아리엔?”

“그래.”

“인사라도 할걸.”

“난 껄끄러워서… 저쪽에서는 내가 네크로맨서잖아.”

“아, 그렇구나. 그런데 여기에서는 네크로맨서 아니야?”

“그 이야기는 차차 가면서 하자.”

레나는 내 말에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레나와 다시 상가를 걸었다. 그 후, 레나의 옷을 구경하며 너무 많이 사는 그녀를 살짝 구박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혀를 살짝 내밀며 매달리는 레나가 귀여워 나는 쓰게 웃으며 결국 옷을 사주었다.

쇼핑을 마치고, 식당가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주었더니 깜짝 놀라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레나의 모습이 귀여웠다.

이게 뭐야? 하고 묻는 눈동자도, 그 모습도, 그 행동도 전부 살아 있는 듯했다.

“왜 그렇게 쳐다봐?”

레나가 아이스크림을 한 손에 들고 혀로 날름날름 핥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 그녀가 물었다.

“그냥 귀여워서.”

“에? 에에에에…….”

레나가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고 보면 이 녀석에게 귀엽다든가, 예쁘다든가 칭찬해준 적이 없었던가?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이 바보!”

“농담이 아니라구.”

“허… 헛소리하지 말라구!”

레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숙인 채 아이스크림만 먹었다.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웠다.

그렇군. 그런 일이 있었지만, 억세게 살았지만 그래도 레나는 역시 여자 아이니까.

“자, 우리들의 집에 가자.”

레나는 작게 응, 이라고 대답해주었다. 나는 그런 레나의 손을 잡고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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