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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더 님의 서재입니다.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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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더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6
최근연재일 :
2021.07.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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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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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5화

DUMMY

나스탈에 존재하는 부라마 부족원 모두는 운이 좋아서 한 장소를 택해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부라마 부족원이 사는 생명의 숲과 똑같은 이름의 숲 지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스탈의 생명의 숲과 달리 에덴의 생명의 숲은 진짜 그 이름에 걸맞은 숲 지대다. 아주 놀랍게도 생명의 숲에 자라난 나무는 닿는 생명체가 내는 소리를 똑같이 따라 할 수 있었다. 작은 소리이기는 하지만 나무가 지대의 특성인 생명을 품고 내는 소리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풀을 밟아 짓이겨도 뿌리만 남아 있다면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데는 1~2일이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것 말고도 나뭇가지를 부러뜨려 떼어내면 비슷한 시간 만에 다시 자라나기도 하고 심지어 생기가 충만해지는 밤 시간대에는 사람의 상처가 치료되기도 한다고 했다.

생기가 충만해지는 밤 시간대에 일대를 뒤덮는 옅은 녹색 안개가 상처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록스에게 얻은 정보이니 이 정보가 거짓일 리 없었다. 어느 정도 에덴에 면역이 된 나와는 다르게 프레체스와 천가휘는 놀라움에 한동안 말도 잊었을 정도다.


우리는 부라마 부족과 생명의 숲에 대한 정보를 틈틈이 모으면서 균열의 대지 지하에서 사냥을 이어갔다.

지하 굴은 균열 사이사이 절벽 길에 자리하고 있어서 반대편에서 보면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단지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은 길도 많아 넓은 길을 찾아 들어가야만 했다.

지하 속 길이 알아온 정보보다 더 복잡하기는 했어도 지도 시스템이 있는 이상에 헤맬 일은 없었다.


우리가 주로 사냥한 몬스터는 마력을 5~10까지 타고나는 콩벌레와 비슷한 생김새의 `레게`다.

레게는 몸을 둥글게 말아 몸통박치기를 하는 패턴이 전부인 단순한 몬스터다.

통로에서 만나도 옆 벽을 이용해 뛰어넘어 피할 수 있어 좁은 곳이든, 넓은 곳이든 간에 상대하기 쉬운 몬스터였다. 또 몸을 굴려서 올 때 갑각도 뚫을 정도의 강한 공격을 하면 그 자리에서 몸을 풀고 도망쳐서 상대하기는 더 쉬웠다.

록스가 예고한 모집 기간 하루 전인 3일째 날도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봐놓았던 굴에 입성해 레게 사냥을 시작했다.

어제 49를 찍어 이제 50까지는 1레벨밖에 남지 않은 상황.

남은 경험치 양이면 오늘 충분히 50을 찍을 수 있는 양이었다.

계속 마력 스텟만 찍다 보니 순수마력은 벌써 24에 이른 상태다.

지금의 내 스텟은 이러했다.


근:42(21)

민:43(18)

체:33(17)

마:36(24)


여기에 정령융합을 하고 나면 신체 스텟은 +10씩 상승했다.

천범신공을 소주천하고 나면 4시간 동안 10은 더 상승해 근력과 민첩은 60대, 체력은 50대가 되었다.

이 스텟이 어딜 봐서 레벨 49의 스텟이란 말인가.

그리고 천가휘는 어딜 봐서 레벨 22가 보일 수 있는 무용이란 말인가.

지금까지 마주친 몬스터들 중 스콜피온 킹을 제외하고는 휘두르는 검을 버텨낸 몬스터가 단 한 개체도 없었다. 마음먹고 휘두르면 모두가 칼질 한 번에 사라져 갔다.

열심히 뛰어다니며 이곳저곳 찌르고 긋는 나와는 확실히 다른 실력의 무인이 천가휘였다. 바투아의 마법이면 천가휘처럼 쉽게 사냥할 수 있기는 했어도, 천성비류창이 뛰어난 무공인 걸 알게 된 이상 장기적으로 보면 수련하는 게 더 이득이었다.

뭐, 대성하기 전에 마암병으로 죽을 수도 있겠지만.

난 사람 일은 어찌 될지 모른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오늘도 창술로만 레게를 사냥했다.

그렇게 사냥을 이어가다 잠시 쉬던 중 천가휘는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형님 괜찮으시면 저녁에 저와 대련 한 번 해보시겠어요? 무례하게 들릴 수도 있는 얘기지만 너무 약한 상대로 계속 창술을 연마하다 보면 그게 어떤 쪽으로든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요."

생각지도 못했던 제안을 받게 되어 오늘은 더 기분이 좋았다.

프레체스 역시도 레벨 14라고는 믿을 수 없는 능력으로 레게 사냥에 임하는 중이다. 변변찮은 스킬이 없는 레게 정도 수준의 몬스터는 프레체스의 마법을 버티기 힘들었다. 빗맞지만 않으면 즉시 시전이 가능한 3서클 마법 한 방에 레게는 빈사 상태가 되고는 했다.


넓은 공동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던 천가휘와 난 어느 순간 공동과 연결된 땅굴 한 곳에서 울려오는 고함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빠-!"

조금 전 사냥에서 얻게 된 경의를 갈아입고 오겠다던 프레체스가 바지 허리띠를 묶으며 헐레벌떡 뛰쳐나왔다.

"저기, 저거, 그러니까 거미가 사람 머리만 해!"

지금처럼 오늘도 두 사람은 에덴의 세계를 겪으면서 여러 번 놀라고는 했다. 가서 거미를 확인해보니 확실히 징그럽게 생긴 거미이기는 했다. 몸에서 촉수가 주렁주렁 나오는 모습에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보호색을 띠고 있는 탓에 움직이지 않으면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몬스터도 곧잘 상대하는 프레체스라 거미에 몸서리친다는 게 약간 의외였다.

"전 세상에서 거미가 제일 싫어요."

오늘 또 프레체스에 대해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함께 하는 두 사람도 그렇고 에덴의 세계도 그렇고 알아가는 재미에 시간 가는지 모를 정도다. 노력하는 만큼 결과물이 수치로 나타난다는 점도 시간 가는지 모르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사냥을 하다 보면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지나가 놀라게 하기도, 또 보람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상승한 경험치 양과 스킬 숙련도는 노력하지 않으면 올릴 수 없는 것들.


예상대로 레벨 50을 찍게 되어 마을로 돌아가는 발길은 가벼웠다. 레벨 50을 찍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이게 했던 건 해왕의 창 3번째 효과가 개방되는 레벨이었기 때문이다. 돌아가는 길에 펼친 손바닥 위에 물의 구슬을 만들어내어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개방된 3번째 효과는 이러했다.


[해왕의 창](legend)

설명:하만사루바의 왕에게 대대로 전해져오던 창. 귀속되는 아이템이기에 사용자가 죽기 전에는 양도가 불가하다.

-고유 특성 수력水力 개방-

효과:근+4 민+4 체+3 마+5

효과:일정량의 마력을 지속적으로 소모해 마스터 오러 트라이던트를 유지할 수 있다.

효과: 수력을 다루는 데 필요한 마력소모가 줄어들게 된다. 파동을 2중첩까지 사용할 수 있다.

효과:(100레벨에 개방됩니다.)

효과:(200레벨에 개방됩니다.)

효과:(300레벨에 개방됩니다.)


3번째 효과와 함께 개방된 고유 특성 수력.

수력은 마력을 소모해 의지로 물을 만들어내거나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귀속아이템은 굳이 지니고 있지 않더라도 효과는 적용되었다. 이 말은 공아 스킬 말고도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생겼다는 뜻이었다. 다루는 물의 양에 따라 마력소모는 커지고 파동을 만들어내 중첩할 때마다 소모되는 마력은 더 커졌다.

바투아는 파동이 2중첩된 물의 구를 보고는 2서클 마법 정도의 위력이라고 말해주었다.

바투아가 물을 다룰 때보다 마력소모가 훨씬 큰 탓에 효율은 떨어지기는 했어도 활용도가 확실히 높아 보이는 스킬이 고유특성 수력.


레전드 아이템의 놀라운 효과 상승은 이것 말고도 또 있었다.


원래 두 번째 효과는 일정량의 마력을 지속적으로 소모해 오러트라이던트를 유지할 수 있다, 였다.

그런데 여기에 마스터가 추가되어 같이 있던 천가휘와 프레체스도 놀라게 했다.


그냥 트라이던트가 창기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었다면, 마스터 트라이던트는 창강 수준이었다.

효과에 붙은 스킬이라 마력소모가 수력만큼 크기는 했지만 대단한 효과인 건 분명했다.


왜 레전드 아이템을 지닌 유저들이 강한지, 강할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는 효과들이다.

레전드 아이템을 지닌 유저 중 유일하게 아이템 효과를 밝힌 유저는 8서클 마법사 스티븐 리다.

그가 가진 `대마도사의 서`는 마력 스텟+20에 사용하는 마법의 위력 상승과 사용하는데 드는 마력감소와 사용자의 마나를 차오르게 하는 효과와 서클 마법을 저장해 시동어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고유특성 `두 개의 정신`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서클 마법 스펠을 완성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가 스티븐 리였다.


천범신공 동영상이 나오는 내용을 보면 창강은 7성에 이르러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 나와 있어서 순간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갑작스럽게 생겨난 효과들에 당황스러웠던 감정도 이곳이 어딘지 떠올려보기만 하면 추스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뭐가 어찌 되었든 간에 무력이 늘었다는 것은 생존율 자체가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져서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있을 때였다.

천가휘와 프레체스는 옅은 빛을 뿜어내는 마을의 풍경을 보고는 새삼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것도 잠시, 두 사람은 각자의 여관에서 씻은 뒤 록스 여관으로 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흩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사냥을 시작해서 바투아가 가끔 씻겨주는 얼굴 빼고는 땀과 흙먼지로 범벅이 되어 더러웠다. 원하면 전신을 다 씻겨줄 수 있는 바투아의 능력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얼굴과 손 말고는 씻겨달라 부탁하지 않았다.

다름이 아니라 씻겨주는 일은 마법이 아닌 바투아가 물을 조종해 직접 하는 일이다.

바투아는 정기신精氣神이 물과 마력으로 이루어진 정령체.

의지가 깃든 물로 씻겨주는 건 몸을 만지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였다. 바투아는 아무렇지 않게 여겨도 우리에게는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어서 부탁하지 않았던 것이다.


난 땀으로 찝찝해진 몸을 이끌고 곧장 여관에 들렸다. 착용하고 있던 장비 수리 및 세척은 장비상점에서 하면 되기에 굳이 손 세척을 할 필요는 없었다.

씻고 난 이후 장비상점에 가기 위해 간편한 옷을 입고 홀을 지나던 때에 메시지는 떠올랐다.

[용환 군. 잠시 시간 좀 내줄 수 있겠나?]

바 테이블에 앉아 와인잔을 닦던 록스가 보내온 메시지였다.

"네."

[뭐 마실 거라도 내어드릴까?]

"괜찮습니다."

자리에 앉자 말을 잇는 록스다.

[부라마 부족을 토벌하기 위한 인원이 모두 모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려고 그대를 부른 걸세. 인원은 총 417명으로 부라마 부족원들 보다 두 배가량 적은 인원이나 충분히 토벌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인원이네. 모집 시간은 내일 아침 8시로 장소는 생명의 숲 외곽 세이프티 존 닐자라니아 마을일세. 거리가 거리인 만큼 내가 직접 이번 퀘스트를 받은 사람을 닐자라니아 마을로 순간이동 시켜 줄 거라네. 혹, 이전과 달리 퀘스트를 수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변했으면 지금 말해주시게.]

"저와 저의 동료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 8시에 모두 여관 앞으로 모여주시게.]

"알겠습니다."

생명의 숲을 지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죽인 사람을 먹기까지 하는 부족 부라마.

몬스터와 다를 바 없는 죽어 마땅한 인간들이었다.

바투아와 이번에 얻게 된 효과인 마스터 트라이던트 효과면 웬만한 상대는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게 지금의 내 생각이었다.

강기는 아무나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전투에 앞서 기대하는 내 모습이 이제는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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