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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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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작품등록일 :
2019.02.04 17:31
최근연재일 :
2023.10.23 21:19
연재수 :
492 회
조회수 :
14,974
추천수 :
584
글자수 :
2,078,347

작성
19.02.04 19:47
조회
23
추천
1
글자
8쪽

276화, 당신이 뭘 안다고.

DUMMY

'이제 어쩌지......'


상심에 빠진 노덴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짙어져갔다.


침대에 누운체 힘없이 창밖만 바라보는 노덴.




"정말 저를 위하신다면...저를 위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을 잘 해주세요."




원망 섞인 날선 목소리가 귓가에서 떠나가지 않는다.


어느 새 또 다시 노덴의 눈가에 눈물이 고여 흘렀다.


'다 내 탓이야. 내가......난 초아에게 용서받을 자격이 없어.'


먹먹한 가슴을 꾹 짓누르며 몸을 웅크린 노덴은 스스로를 자책했다.




"노덴님..."




조용히 노덴의 곁을 지키고서있던 케르타는 '그만 진정하세요.' 라며 노덴을 다독였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것을 케르타도 잘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차라리 마음 편히 그녀의 옆에서 눈물을 닦아주고 마음을 달래주기만 한다면 좋겠지만.


자신이 누구인가?


최고 지도자의 직속 보좌관이 아닌가.


'하아, 으으...나야말로 어쩌면 좋지.'


뾰족한 묘책이 떠오르지않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당장에 처리해야할 산더미처럼 쌓인 정무부터 업무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것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원로들이 또 난리칠텐데...급한대로 케인님께 말씀......하아, 안돼.'


양심상 케인에게만큼은 업무를 떠널길수가 없었다.


이미 그가 처리한 업무만 해도 몇개인가.


'케인님을 과로사로 만들 수 없어....읏, 생각해보니 처리해야할 문제가 또 있었어.'


케인이 대충 마무리 지어주긴 했다만.


오늘 마르첼 상회에서 벌어진 일은 또 어떻게 하냔 말인가.


부진한 업무 처리부터 무너진 마르첼 상회 일로 분명 말 많고, 탈 많은 원로들이 지저분하게 들쑤실게 뻔하다.


슬픔에 빠진 노덴을 달래고, 쌓인 정무를 해결하고, 마르첼 상회의 깔끔한 뒷처리까지.


케르타의 머리 속에는 해결될 기미가 전-혀 없는 지긋지긋한 숙제들만 쌓여간다.


'당장 노덴님만 괜찮으셨더라면 어떻게든 됐을텐데. 초아님이 그런 말씀만 안 하셨어도...하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똑똑똑-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만 가득했던 방 안으로 조급한 노크 소리가 울려퍼졌다.


노덴만큼이나 예민해진 케르타는 문 밖으로 날카롭게 외쳤다.




"명령이 떨어질때까지 찾지말라고 했을텐데."


"나야, 나."




익숙한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이 목소리는...'




"...로드님?"


"어, 얘기 듣고 서둘러 오긴 했는데...음, 들어가도 돼?"




문 사이를 두고 대화를 하는게 불편했는지 로드가 물었다.




"아, 예. 어서 들어오세요."




케르타의 허락에 로드는 조심스레 방으로 들어왔다.




"후우, 미안. 길이 엇갈렸나봐. 아직 마르첼 상회에 있는 줄 알고 갔더니 이미 없다고 해서..."




혼자 힘들었을 케르타에게 로드가 사과를 건냈다.




"아뇨, 괜찮습니다. 제 일인걸요..."




말은 이렇지만 속으로 엄청 앓았다는걸 로드는 알고 있었기에 '고생했어.'라며 그녀의 어깨를 몇번 다독여주었다.


로드의 따스한 위로에 케르타는 드물에 그에게 미소를 짓고, 노덴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다.


두 사람에게 등을 돌린체 여전히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 노덴.


로드는 노덴이 누운 침대에 다가가 앉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여왕님 또 사색에 잠겨 계시네...그만 일어나."


"...꺼져요."


"너무하네 진짜."




맥아리가 전혀 없지만 쌀쌀맞은건 여전했다.


로드가 장난스레 우는 얼굴로 훌쩍거렸지만 노덴은 더이상 아무런 대꾸를 하지않았다.


'하아, 얘기는 전부 들었지만...생각한대로 충격이 큰가보네.'


골치아픈듯 로드는 머리를 한번 긁적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노덴."


"......"


"어차피 이미 마음 먹은거 아니였어?"


"....."


"이럴 줄 모르고...초아를 데려온거 아니잖아."


"......"


"계속 이러고 있을거야?"


"......"


"하아, 진짜. 우선 얼굴 보고 얘기하게 일어나봐."




탁!


로드가 노덴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노덴이 거칠게 뿌리쳤다.




"꺼져라고. 자꾸 추근대지말고."


"......"


"케르타 너도 그렇게 있지말고 나가."




애먼 불똥이 케르타에게까지 튀었다.




"네들이 지금 나한테 뭘 해줄 수 있어? 어줍잖게 옆에 있는게 더 신경쓰이니까 꺼지란말이야."


"노, 노덴님."


"나가, 안 나가? 내가 직접 내보내줘?"




예민해진 노덴이 두사람에게 무섭게 경고했다.


드드드드...


경고의 의미로 발밑에 심한 진동이 느껴졌다.


위협적인 지진에 케르타가 놀란 얼굴로 안절부절하며 노덴과 로드를 번갈아 봤다.


'하여간...'


로드가 어쩔 수 없다는듯 한숨을 푹 쉬었다.




"나한테 뭐라고 하는건 상관없지만 멀쩡한 애한테까지 험하게 굴지마. 보기 추해."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로드가 침대에서 일어서며 낮게 중얼거렸다.




"뭐?"




로드에 말이 도화선이 되어 노덴의 화에 불을 지폈다.


노덴이 몸을 일으켜세우곤 으르렁 거리며 묻자 로드는 비아냥거렸다.




"내 말 틀려?"


"로드님!"




지켜보던 케르타가 깜짝 놀라 황급히 로드를 말렸다.




"당신이 뭘 안다고."




노덴은 자신의 심정을 이해해주지 못 하는 로드가 아니꼬왔다.




"내가 뭘 몰라? 난 네가 최고 지도자이기 전부터 옆에 있던 네 사람이야."


"......"


"그래서 지금 네 심정을 누구보다 아주 잘 안다고, 내가."


"로드님, 그만하고 나가죠."


"놔 봐, 나도 더는 못 참겠으니까. 내가 뭘 아냐고? 최고 지도자이기 전에 노덴이 어떤 사람이였는지도 아주 잘 알지. 영악하고, 욕심 많고, 이기적이고..."


"꺼지라니까!"




쿵!!!


로드의 발밑에 아슬아슬하게 금이 갔다.


'곧 터지겠네.'




"최고 지도자가 되려고 자기 언니 목숨까지 팔아먹은 여자잖아, 너."


"...!!"


"로드님!!!"




'삼, 이, 일...!'


드드드득!!!!!


콰직!!!!


노덴의 핏발 선 섬짓한 시선이 로드를 향했고, 그 시선을 따라 땅 밑에서 다이아몬드 창이 치솟아올랐다.


핏-!!


섬광같은 날카로운 창은 로드의 목을 긁어놨다.


로드의 목에서 붉은 피가 노덴의 다이아몬드 창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아...하아..."




폭탄처럼 터져나온 분노에 노덴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런 노덴을 보며 로드는 피식 코웃음 쳤디.




"아...아파라."




화륵-


로드의 손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로드는 다이아몬드 창에서 한발작 물러서곤 다친 목에 불꽃을 가져다댔다.


불쾌한 살타는 냄새가 진동했고, 불꽃에 지져진 상처에서 피가 멈추었다.




"그렇게 한번 빵 터지니까 개운하지? 머리가 맑아지지않아?"


"...로드......"


"정신이 좀 들면 이제 그만 일어나."


"당신...!"


"초아한테 미안하면 그 애를 위해서 힘을 내야지."


"......"


"네가 그렇게 징징거리는 와중에도...초아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니까."


"...뭐?"




로드의 의미심장한 말에 노덴이 숨 쉬는것도 잊은체 로드에게 물었다.




"타란과 중립자가 손을 잡았어. 놈들이...초아를 인질로 잡고 있고. 조금 전 이 앞으로 중립자가 이 말을 전달해주고 갔어."


"그게...무슨."


"무슨 말씀인가요? 초아님은..."


"마르첼 상회를 나가고나서 어떻게 됐는지 모르잖아."




탁-!


노덴이 침대 밖으로 나와 로드를 붙잡았다.




"초아...초아 어딨어! 중립자들이 그 애를 어떻게 하겠대? 응? "


"또 흥분한다."


"로드 나 장난할 기분 아니에요!"


"위치는 중립자들한테 받았어. 우선 내가 갈테니까 노덴님 제발 진정 좀 하고..."


[가면 안되는데...]


"음?"




커흥...푸르륵...


짙은 하품소리가 세사람을 놀래켰다.


하품 소리가 들려온 곳엔 백색의 커다란 호랑이가 나른한 얼굴로 엎드린체 잠에 취해있었다.




"호, 호야?"


[안녕, 누나...]


"안녕은 무슨! 언제 들어온거야?"


[음...로드형 들어올 때.]


"허어...소름돋네. 언제 따라 들어온거야?"


[기본이지...]


"끄응, 근데 아까 뭐라고? 가면 안된다는게 무슨 소리야? 호야 너 뭐 아는거 있어?"


[응, 중립자가 초아를 미끼로 노덴님을 죽이려고 한대.]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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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6화, 당신이 뭘 안다고. 19.02.04 2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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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272화, 그 녀석이라면 그 녀석밖에 더 있어? 19.02.04 21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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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270화, 아무것도 모르는. 19.02.04 20 1 9쪽
270 269화, 힘의 권한. 19.02.04 22 1 7쪽
269 268화, 시간의 멈춤. 19.02.04 29 1 4쪽
268 267화, 우리의 계획(3) 19.02.04 24 1 12쪽
267 266화, 우리의 계획(2) 19.02.04 20 1 9쪽
266 265화, 우리의 계획(1) 19.02.04 30 1 10쪽
265 264화, 내 마음대로 하라던데요? 19.02.04 21 1 9쪽
264 263화, 빅 헌터의 속셈. 19.02.04 20 1 11쪽
263 262화, 땅의 정령 수장 19.02.04 22 1 3쪽
262 261화, 들킨다고! 19.02.04 22 1 12쪽
261 260화, 맞잖아! 19.02.04 21 1 8쪽
260 259화, 계획대로. 19.02.04 22 1 11쪽
259 258화, 네 마음대로 해! 19.02.04 22 1 16쪽
258 257화, 한심한 나. 19.02.04 21 1 9쪽
257 256화, 자고 싶다. 19.02.04 22 1 7쪽
256 255화, 빅 헌터를 만나다. 19.02.04 22 1 7쪽
255 254화, 돌아버릴것 같아. 19.02.04 22 1 10쪽
254 253화, 나를 위한게 아니에요. 19.02.04 23 1 11쪽
253 252화,알게 되다. 19.02.04 21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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