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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의 말씀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장편
작품등록일 :
2019.02.04 17:31
최근연재일 :
2023.10.23 21:19
연재수 :
492 회
조회수 :
14,973
추천수 :
584
글자수 :
2,078,347

작성
19.02.04 19:44
조회
22
추천
1
글자
10쪽

271화, 그런거 몰라.

DUMMY

"......"


"......"




에반과 아랑 두 사람이 어리둥절하게 '쟤...뭐야?' 라는 표정으로 케인을 바라봤다.


들어가지 못하게 필사적으로 막는 중립자들을 뿌리치고 중립위원장실 문을 마치 자기 집 안방 문마냥 박차고 들어온 케인은 보는 사람을 황당하게 할만큼 당당했다.




"태양! 이러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케인을 따라 위원장실로 들어온 중립자가 곤란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중립위원장님과 사전의 약속도 없이 이렇게 무례하게 난입을 하면 어쩌십니까!"


"그만 가십시오! 더는 못 참습니다!"




아무리 말려도 멈출 줄 모르는 케인의 난입에 같이 따라 들어온 다른 중립자들이 진땀을 빼며 버럭 소리쳤다.


보통의 령이였다면 중립자의 호탕에 잔뜩 겁을 먹고 꼼짝도 못 할것을.


되려 케인은.




"못 참으면 어쩔건데."




'네들 어차피 내가 여기까지 들어오는 동안 나 말리지도 못했잖아.'


엄청난 당당함으로 심드렁하게 되받아쳤다.


게다가.




"나도 내켜서 온거 아니니까 그만 떠들어."




세상 모든 짜증은 혼자 겪은 것처럼 적반하장으로 중립자들에게 성까지 냈다.


그것도.


'누, 눈빛이 무서워!'


그것도 엄청나게 어두워진 표정으로.


심기가 불편하다 못해 더러워진 케인의 살벌한 눈빛에 중립자들이 흠칫 놀라곤 뒷걸음 쳤다.


'한번만 더 말렸다간 가만 안 둔다'는 무시무시한 무언의 압박에 눌린 중립자들은 이도저도 못한체 에반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 거렸다.




"무슨..."




아랑과 다소 심각한 분위기로 얘기 중이였던터라 이 상황이 그저 얼떨떨하기만 한 에반.


에반은 케인과 아랑, 중립자들을 번갈아봤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해 하는 아랑, 간밤에 무슨 짓을 했는지 새까맣게 어두워진 케인, 그리고 자기를 보며 어쩔 줄 몰라 쩔쩔 매는 중립자들.




"이것 참..."




긁적, 긁적...


에반이 난감하단듯 이마를 긁적거렸다.


'이게 갑자기 무슨 상황인건지.'


그리고 언짢은 표정으로 발 밑에 엉망인 된 화병과 백합을 바라본체 입을 열었다.


'뭐가 어찌 됐던간에.'




"자네 때문에 김이 새버렸잖나."




째릿-


달갑지않은 깜짝 방문에 에반이 케인을 매섭게 노려봤다.


날카로워진 에반의 눈매에 지켜보던 중립자들이 몸을 떨었다.


'큰일났다!'


중립자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속으로 소리쳤다.


케인이 쳐들어오기 전 느긋하게 얘기만 할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허락 없이 들어오지 말라고 에반이 신신당부했었기 때문이다.




"아들과의 첫 대화였는데...이렇게 끼어들면 어쩌나."




거기다가 에반의 목소리에 담긴 서슬퍼런 살기를 느낀 중립자들은 심장이 터질것처럼 벌렁거렸다.




"대화는 무슨...협박이겠죠."




아랑이 말은 바로 하라며 인상을 구겼다.


후두둑-!


에반이 움켜쥐고 있던 장식대를 놓자 그의 손에서 장식대 파편이 우수수 떨어졌다.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진 파편들이 엉망이 된 백합 꽃잎을 덮어버렸다.


'루나...'


사그라들 줄 몰랐던 격한 감정이 케인의 깜짝 방문과 꽃잎을 덮은 파편 조각으로 조금 추수려졌다.


'이거 원......나이를 먹어 갈수록 감정 조절하는게 더 어려워지는군.'


조금 전 격하게 분개하며 아랑을 다그치던 모습을 떠올리며 에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흠, 차라리...잘 된건가? 감성에 젖어서 애먼 애기를 할뻔했는데.'


흘깃-


에반이 빠르게 아랑을 흘겼다.


'그래, 아직 이것까지는...굳이 얘기 할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내 목적은 그게 아니니까.'


탈탈탈-


빠르게 생각을 정리한 에반은 '하는 수 없지.' 라며 손을 탈탈 털곤 언제 그랬냐는듯 싱긋 미소를 지었다.




"우리 아드님과의 대화는 아쉽지만 나중으로 미뤄야겠네. 앞으로 언제든 가능할테니까."


"누구 마음대로..."


"그나저나 자네가 여긴 어쩐일인가? 제 발로 날 찾아오고."




별일이라며 에반이 호들갑을 떨었다.


휙-


케인이 대답대신 에반에게 서류가 든 종이봉투를 던졌다.




"일 하러 왔다, 불만있어?"




'일?'


슥-


에반이 봉튜를 열자 중구난방으로 뒤섞인 서류뭉치들이 있었다.


개중엔 기각 된 폐기 서류들도 섞여있었다.


'일이라...'


대충 훑어봐도 케인이 일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는걸 알 수 있었다.




"하하, 불만이라니. 그럴리가 있나? 근데 이런건 그냥 내 부하들에게 부탁하면 될 것을..."


"......"


"꼭 이런 중요한 날에 끼어들어서 방해해야하나?"


"네 멍청한 부하들이 일을 뭐같이 하니까 직접 찾아온거지."




물론 서류는 에반에게 접근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지만 묘하게 진심이 담겨있었다.




"아, 아무리 그래도! 중립 위원장님의 허락없이 이러시는건 큰 결례입니다."


"맞습니다! 그런건 저희에게 맡기셔도..."


"그만."




에반이 가볍게 손을 들어 중립자들을 제지시켰다.




"일 때문이라니 너무 그러지말게."


"하, 하지만 위원장님."


" 저 친구가 제 발로 날 찾아오는 일이 드물어서 조금 놀랐을 뿐이지...난 괜찮네. 이 일로 자네들을 문책하지도 않으니 걱정들말게나."


"예, 알겠습니다."




거듭되는 만류에 중립자들은 찝찝하게 대답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케인은 이미 중립자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케인이 시선을 옮겨 아랑을 바라봤다.




"이거 진짜 여기 있었네."


"...예?"




새삼스레 한심하단 어조로 중얼거렸다.


영문을 모른체 아랑은 무슨 소리냐는듯 짧게 되물었다.


'이 사람은 갑자기 나타나서는 무슨 소리를...그보다 하필 이럴때.'


꼴사나운 모습을 들킨게...그것도 하필 케인이라는게 쪽팔렸는지 아랑의 얼굴이 수치감에 살짝 붉어졌다.




"......"




말없이 아랑을 쭉 훑어보던 케인은 문득.




"나한테는 아랑이 있는걸."




이라며 볼을 발그레 붉히며 말하던 초아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지 편안하게 사근사근 거리던 초아.


울컥-


별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울컥하고 알 수 없는 뭔가가 속에서 치밀었다.


'만반의 준비 좋아하시네.'


무서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아랑에게 다가간 케인이.


뻑!


다짜고짜 아랑의 엉덩이 걷어찼다.




"앗!"




난데없이 엉덩이를 걷어차인 아랑이 비명을 질렀다.




"무슨, 이게 무슨 짓입니까?!"




답지않게 아랑이 버럭 소리를 높였다.


가뜩이나 몸도 안 움직여서 답답해 죽을 노릇인데 이유도 모른체 엉덩이까지 걷어차이다니 그것도 케인한테!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다.


아랑이 '이게 무슨 짓거리입니까' 라며 눈에 쌍심지를 키며 노려봤다.


하지만 케인은.




"하, 속이 다 시원하네.'




라며 개운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심드렁해진 표정으로 시선을 돌린 케인은.


슥-


덜컹!


아무일 없었던것처럼 가까이 있는 의자를 집어와선 우아하게 다리를 꼬고 앉았다.


조용히 있던 에반이 나즈막히 물었다.




"왜 남에 아들 엉덩이를 걷어차고 그러나?"


"허, 아들이라니..."


"저도 어이없으니까 저 보고 웃지마세요."




에반의 입에서 자연스레 나온 아들라는 말에 케인이 피식 코웃음을 치자 아랑이 발끈했다.




"하긴 뭐 지금 그것보다 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는데..."


"네?"




황금빛 매서운 눈매가 에반을 꿰뚫듯 응시했다.




"이런게 우스울리가 있나."


"흐음?"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말에 에반이 흥미를 느낀듯 콧소리를 냈다.


'별 일도 아닌걸로 제 발로 나타난게 이상하더라니.'


위원장실로 나타난 후 쭉 에반을 향해 적대심을 거두지않았던 케인.


에반은 자신을 매섭게 응시하는 황금빛 눈동자를 마주보며 싱긋 웃었다.


'뭐 때문에 쳐들어왔나 했더니만...이거, 이거, 낌새를 눈치를 챘나보구만.'




"내가 왜 왔는지 대충 알겠지?"


"하하, 자네가 이렇게 엉성하게 준비하고 오는걸로 봐선 어지간히도 급했나보군."


"엉성?"




피식-


케인이 조소를 날렸다.




"난 그런거 몰라."




파아아앗!!!!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였다.


공중에 먼지처럼 미세하게 퍼져있던 마나가 일순간 샛별처럼 빛을 내기 시작했다.


마나는 케인에게서 뿜어나오는 황금빛과 뒤섞이더니 이내 폭발하듯 빛을 발했다.


강한 섬광이 터지며 중립위원장실이 온통 황홀한 황금빛으로 물들어버렸다.




"읏!!!"


"위원장님!!!"


"위원장님을 보호해!!!"


"큿!"




우아한 자세로 여유롭게 지그시 눈을 감고있는 케인을 제외하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쏟아지는 빛에 저마다 신음을 흘렸다.


곧이어 빛이 서서히 걷히자 조심스레 눈을 떠 주위를 살폈다.




"윽...도대체 이 빛은. 잠깐! 위원장님은 어디 계시지?!"


"위, 위원장님!!"




황금빛 빛이 가신 자리에는 아랑과 중립자들만 있을 뿐.


에반과 케인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에반이 사라지자 중립자들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저마다 비명을 질렀다.




"이런! 당장 경보부터 울려!! 위원장님께서 위험하시다!"




중립자 중 한명이 다급히 위원장실을 뛰쳐나갔고 나머지 중립자들도 그를 따라 서둘러 나갔다.


모두가 나간 텅빈 위원장실에 남은 아랑.




"몸이..."




까딱까딱-


에반에게 속박되어 있던 몸이 자유를 되찾았다.


기뻐해도 모자랄 판에 아랑은 어딘지 모르게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틀림없이 에반의 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입니까."




아랑이 주먹을 움켜쥔체 사라진 에반에게 물었다.


빛이 발하기 전부터 굳었던 몸이 사르르 풀리는 이상한 기분이 느껴졌었다.


생소한 기분에 당황하고 있던 찰나 강한 빛이 시야를 덮었고 빛이 가시기도 전에 몸이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속 잡아둘것처럼 굴더니 왜 또 갑자기..."




석연찮은 에반의 행동에 아랑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리 머리를 써도 에반의 생각을 읽기가 어려웠다.




"하아, 우선 움직이게 된걸로 만족해야겠네요."


[하양이.]


"...!!"


[긴말 안 해. 그 녀석한테 한시라도 빨리 가. 조금이라도 더 지체 했다간 그 녀석이 위험해.]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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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272화, 그 녀석이라면 그 녀석밖에 더 있어? 19.02.04 21 1 5쪽
» 271화, 그런거 몰라. 19.02.04 23 1 10쪽
271 270화, 아무것도 모르는. 19.02.04 20 1 9쪽
270 269화, 힘의 권한. 19.02.04 2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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