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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오브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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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天影
작품등록일 :
2012.10.21 17:15
최근연재일 :
2012.11.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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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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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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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스피릿오브엔젤] 제19장 황녀의 검 (2)

DUMMY

"적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군."

"서류상 류디칸의 경력이 모두 사실이라면 저희 움직임정도야 충분히 예상하겠죠."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검은 기마. 그 선두의 마법사 이안과 검사 데미안은 GS-1의 MDS 자료를 드래곤 아이로 링크해 적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적이 눈치 챘다면 위험하지 않겠나?"

"아니요, 이건 오히려 알면서도 막을 수 없습니다. 명백한 전력차에는 기껏해야 시간을 버는 것 정도가 고작입니다."

총 병력 수에는 서로 차이가 없다. 하지만 그 질에는 데미안의 부대가 압도적. 1만 중 100은 보잘것없는 숫자지만, 같은 병력의 싸움에서 그 100이 가진 힘은 전황을 바꿀 정도다.

슈슈슈슈슉!

이제 서로 육안으로 충분히 인식 가능한 위치. 100의 기마를 맞이하는 건 하늘을 뒤덮는 수많은 화살이었다.

"이안님."

"맡겨두게."

달리는 말 위라 정신집중이 어려울 텐데도 이안은 능숙하게 손을 펼치며 마법을 전개했다.

"매스 프로텍트 프롬 노멀 미사일(Mass protect from normal missile)."

10열종대로 달리고 있는 기마들 위로 거대한 방어막이 하나 만들어졌다. 수많은 화살들 중 그 방어막을 뚫고 들어오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평범한 마법사라면 100명을 커버하는 방어막을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설령 만든다 하더라도 몇 번의 공격에 꿰뚫릴 얇디 얇은 방어막이 한계. 그리고 달리는 말 위에서 마법이란 섬세한 작업을 하는 것도 무리다.

하지만 이안은 7서클의 고위 마법사. 그리고 전투마법사단인 마화패천단 소속이다. 달리는 말 위의 마법시전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오죽하면 마화패천단의 마(魔)를 두고 마(馬)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일까.

"발검."

스르릉!

데미안의 명령에 100의 흑혈검사대가 동시에 검을 뽑았다. 동시에 휴너의 GS-1이 하늘에 보였다. 적장인 류디칸이 흑혈검사대에 신경 쓰는 동안 가까이 접근해 공격을 펼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이제 양측의 거리는 단 몇 초면 서로 부딪힐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안님."

데미안이 굳이 부르지 않더라도 이안은 이미 마법준비를 끝마쳤다.

"파이어 레인(Fire Rain)."

화륵, 화르르륵, 슈슈슈슉!

제국군을 향해 하늘에서 불꽃의 비가 떨어졌다. 범위가 넓은 대신 불꽃의 크기는 미약하기 짝이 없었고, 어딘가 옮아 붙지 않는 이상 큰 위력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일반 병사들 상대로 혼란을 가져다주기엔 충분했다. 불꽃비를 피하느라 서로 부딪히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또한 상대 마법사들이 이안의 마법을 방어하느라 공중의 GS-1에 견제를 못 한다는 효과도 있었다. GS-1의 일차 타깃은 주문을 외우고 있는 마법사였다.

"흑혈일검."

슈욱, 슈우우우욱!

어느새 1열 횡대로 길게 늘어서 달리고 있던 흑혈검사대가 동시에 전방을 향해 일(一)자의 검은색 검기를 날렸다. 동시에 공중에선 GS-1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마법사를 향해 조준 사격을 시작했다.

채챙! 카카캉!

이어 흑혈검사대와 제국의 익스퍼트 부대가 서로 충돌했다. 흑혈검사대의 검기는 류디칸을 중심으로 한 익스퍼트 부대에 대부분 막혔지만, 기선을 제압하기엔 충분했다. 기본적인 실력 차이에 숫적인 차이도 있었기에 흑혈검사대가 우세를 점하고 있었고, 상당수는 서로 조를 이뤄 아직 제대로 진을 갖추지 못한 일반 병사들을 휘젓기 시작했다.

투두두두두두!

불꽃의 비가 내리는 이 전역에서 역으로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불꽃이 있었다. 주먹 만한 불꽃이 쉼 없이 연속으로 쏘아지며 탄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파이어 불릿(Fire Bullet)?"

마법의 정체를 알아낸 데미안은 급히 휴너를 후퇴시켰다. GS-1으로는 기습전이라면 모를까, 단독으로 마법사를 상대하기엔 위험했다. 방금 양동공격으로 마법사를 다 처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상당수준의 마법사가 적에게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 5서클의 마법사가 있다고 했었지."

류디칸의 가신인 린슨 파하스. 5서클의 마법사가 본격적으로 전투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상당히 어려워질 수도 있다.

"와아아아아!"

그런 걱정을 하기도 전에 후방에 카이져가 이끄는 본대가 도착했다. 이안은 후방으로 빠지며 마법을 지속시키는데 집중했고, 제국군의 린슨 역시 GS-1을 후퇴시키는데 만족한 듯 더 이안의 마법을 막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 정도라면."

데미안은 말을 멈춰 세우고 전황을 둘러봤다. 흑혈검사대의 기습은 별다른 피해를 입히진 못했지만, 이안과 GS-1의 지원에 힘입어 제국군을 혼란에 빠뜨리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린슨은 살았지만, 껄끄러운 마법사들을 처리하는데도 성공. 애초에 신병 위주에 이미 기세가 꺾인 제국군을 상대로 태풍처럼 몰아치는 데미안의 부대가 패퇴할 일은 없어 보였다.

"그대가 사령관인가?"

말을 몰고 데미안의 앞까지 다가온 이 남자만 주의한다면.

"류디칸 리트나스 백작입니까?"

"그렇네."

류디칸도 말을 멈추곤 전장을 둘러봤다.

"곧 패장이 될 퇴물이지."

"전투는 이제 막 시작입니다. 벌써부터 포기하십니까?"

"그대가 내 입장이라면 이길 수 있겠는가?"

"……."

데미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전력 차이도 웬만해야지, 서로 질적 차이가 너무나 크다. 아무리 대비를 잘 했더라도 전면전이라면 제국군이 이길 가능성은 매우 적다. 게다가 지금은 이미 기세가 기울어진 상태.

"흑혈검사대가 대단하긴 대단하군."

류디칸은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벌써 서넛의 흑혈검사를 처리한 그지만, 흑혈검사대가 보여주는 위용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흑혈기사단의 예비대라 하지만 웬만한 기사단 못지않은 활약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급의 마스터인 자신을 상대함에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미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전황. 적의 사령관이라도 처리한다면 전세가 역전이 되려나."

"마음에도 없는 소릴. 어차피 이길 생각은 없지 않습니까?"

"뭐?"

데미안의 말에 류디칸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핫, 마음을 꿰뚫어보는군."

"간단한 정보의 조합입니다."

애초에 제국의 황제측은 이 전쟁에서 남부군이 패배하길 바라고 있다. 전쟁에서 패배해 국제정세에서 왕국이 우위를 서는 일보다 남부군이 더 껄끄러운 것이다. 류디칸이 남부군에 간 것도 전쟁 참여보다는 리트나 공작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함이었으니까.

"좋네, 좋아.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지. 이번엔 흑혈기사의 실력이나 한 번 볼까?"

처억!

류디칸의 검이 데미안을 가리켰다.

"그래도 그냥 후퇴하면 체면이 말이 아니라서 말이네."

"후우."

데미안은 짧게 한숨을 쉰 뒤 말을 몰아 천천히 류디칸에게로 다가갔다. 검을 뽑아 들곤 있다지만, 아무런 공격준비도 하지 않았기에 류디칸이 의아해하는 순간.

슉!

데미안의 검이 류디칸이 타고 있는 말의 얼굴을 꿰뚫었다. 갑작스런 일에도 류디칸은 침착히 땅에 착지하며 데미안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게 무슨 짓인가?"

"아무래도 마상전투는 익숙하지 않아서 말입니다."

뒤이어 데미안도 말에서 내려 땅 위에 섰다. 양측 사령관의 싸움. 마스터의 대결에 괜한 피해를 보기 싫었는지 그 둘의 곁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차피 당신은 묶어둘 필요도 있고."

류디칸이 진심으로 전쟁에 참여하든 말든 중급의 마스터란 이름이 가지는 무게는 크다. 지금껏 많은 활약을 했던 흑혈검사도 류디칸 앞에선 무력했다. 그가 적극 나선다면 이기긴 하더라도 많은 피해가 있을 것이다.

그만큼 류디칸은 지금 대치하고 있는 제국군의 핵심. 하지만 그런 만큼 그가 활약을 못 하도록 움직임을 묶고만 있어도 적은 무력해진다. 류디칸은 데미안을 묶어둘 생각이었지만, 역으로 데미안이 류디칸을 묶어두고 있는 것. 밖에선 다른 중급의 마스터인 카이져가 제국군에게 공포를 새겨주고 있었다.

"허어, 내가 한 방 먹은 건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류디칸은 검을 휘두를 자세를 잡았다. 이번에는 데미안도 진지하게 마주보며 검을 들었다.

"이대로 그저 당신을 묶는 사이 흑혈검사대로 포위하고, 이안님의 마법 지원에 카이져와 합공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류디칸은 데미안이 말하는 사람을 모른다. 그러나 문맥만으로도 데미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정정당당한 1대1인가? 마음에 드는 사내군."

"제 개인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현재 데미안의 경지는 마스터 초급. 이 정도로는 2년 전 만났던 대사제는커녕 칼슈터를 죽인 악마 아니, 마스터 상급으로 알려진 리트나 공작을 상대하기도 힘들다. 더욱 강해져야했다. 그러기 위해선 실전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이 전쟁에 직접 뛰어든 것도 리트나 공작에게의 복수는 물론, 많은 실전을 경험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여기, 처음으로 자신보다 강자와의 목숨을 건 대결이 찾아왔다. 이 기회를 쉽사리 놓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긴다.'

데미안은 낮은 자세로 류디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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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개강이 다가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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