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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몽 님의 서재입니다.

백작가 망나니가 사람을 너무 잘봄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구스타몽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03 16:30
최근연재일 :
2024.04.14 01:02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5,870
추천수 :
186
글자수 :
57,510

작성
24.04.04 09:20
조회
809
추천
23
글자
5쪽

망나니가 사람을 잘 본다 - 1

DUMMY

#프롤로그


웹소설에는 클리셰가 있다.


고인물이 컨셉질 혹은 게임을 접기 전에 본인이 가진 모든 특성을 합성하면 EX급 사기 특성을 얻는다는 거다.


“제왕의 품격을 얻어서 정신공격에 면역이 되거나 손에 닿는 존재를 즉사시켜버린다거나.”


그래서 나도 해봤다.


[결투선포], [육감], [정령술], [악마학], [이클립스 소환술], [용의 격], [신성한 혼] 등등.


게임에 존재하는 특성이란 특성은 깡그리 다 넣었다.

돌이킬 수 없다는 문구가 몇 번이고 떴지만 대수롭지 않게 무시했다.


“어차피 이것만 하고 접을 건데.”


[검은대륙]

온갖 이유로 멸망하는 대륙을 구한다는 뻔하디 뻔한 내용의 로그라이크 게임.

대신 엔딩 루트가 참 많았다.

고대 제국의 부활, 악마의 시대, 신의 강림, 용의 폭주, 대륙전쟁, 대역병 등등.


하지만 아무리 많은 컨텐츠라도 시간을 년 단위로 쏟아 부으니 이제는 할 게 없어졌다.

업데이트도 안 된 지 꽤 됐고.

컨셉 플레이도 하도 했더니 질렸다.


그래서 접는 김에 웹소설 클리셰처럼 내가 지금까지 모은 특성을 전부 모아 합성을 해보기로 했다.

혹시 아는가?


“이렇게 합성했더니 내가 모르는 특성이 나올 수도 있는 거지.”


부디 EX급 특성이 떴으면 했다.

그럼 며칠 정도는 이 게임을 더 즐길 수 있을 테니까.


[정말로 합성하시겠습니까?]

[이 선택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딸깍.


[특성을 합성합니다.]

[합성 중······.]

“자, 오냐?”


모든 특성이 합쳐져 별처럼 빛나는 걸 지켜봤다.

그런데.


[#%@!(EX)을 획득합니다.]

파앗-!

“어어?”


화면의 빛이 점점 강해지는가 싶더니 섬광이 나를 덮쳤다.


쿵-!


둔중한 충격과 함께 시야가 암전됐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더니······.


“내가 망나니라고?”


나는 빙의했다.

악마의 땅, 마경으로부터 왕국을 수호하는 레이븐 변경백의 망나니 장남 에릭 레이븐으로.


“···좆 됐네.”


내 기억이 맞다면 레이븐 백작가는 원작 전에 멸문한다.

죄목은 악마와 내통하여 왕국의 전복을 꾀한 것···이라고 말하고 부패한 정적들에게 모함을 받은 거다.

즉, 내가 뭔가 하지 않는다면 몇 년 내로 가문 전체가 교수대행이다.


···그래도 희망이 없진 않다.

정신을 잃기 전에 글자가 깨지기는 했지만 분명 EX급 스킬을 얻는 걸 봤으니까!

다만, 그 전에 마법의 말부터 외쳐보자.


“사, 상태창?”

띠링!


이름: 에릭 레이븐

나이: 15

칭호: [프랜시스의 망나니(A)]

특성: [너의 이름은(EX)]


떴다!

음···그런데 찬찬히 읽어보니 뭔가 많이 잘못됐다는 게 느껴졌다.

특히 특성이.


“이거 이름이 왜 이래···?”


EX급은 맞는데 어째 이름이 사람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확인하기 두렵다.

물론 그렇다고 특성을 확인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열어봐야겠지.


[너의 이름은]

등급: EX

설명: 상대를 본다면 그 어떠한 경우에도 ‘이름’을 알 수 있다.


“······허허.”


이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거울 너머, 헛웃음을 짓고 있는 흑발 소년의 머리 위에 이름이 보인다.


【게이머】 김승우


내 이름이다.

에릭의 몸에 들어왔어도 내 진짜 이름을 잊지 말라는 신적인 존재의 배려인가?

게다가 진짜 이게 끝이야?


다시 말하지만 [검은대륙] 세계관은 암울하다.

대륙에는 온갖 재앙이 산재해 있어서 트리거만 있으면 멸망 엔딩이 시작되고, 그걸 막아야 할 나라들은 부패했다.

살아남으려면 강력한 무력이 있거나 아주 든든한 뒷배라도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나는?

드문드문 떠오르는 기억만 봐도 에릭 이 녀석은 전형적인 망나니답게 수련보다 술과 여자에 푹 빠져있었고.

변경백은 왕국의 수호자답게 뛰어난 실력자지만, 주변이 똥밭인 가운데 너무 올곧아서 주변에 적밖에 없다.

여차하면 나 혼자서라도 도망쳐야 할 판이다.


“하아, 인생.”


헌데, 그렇게 한숨만 내쉴 때였다.


똑똑똑

“에릭 도련님 일어나계십니까?”

“아, 들어와.”


반사적으로 답했다.

아직 에릭의 기억이 완전히 떠오른 건 아니지만, 백작가에서 유일하게 우호적인 노집사의 목소리 정도는 알았다.


‘세바스찬.’


집사가 잘 어울릴 거 같은 이름이다.

실제로 문을 열고 들어온 세바스찬은 새카만 집사복이 무척 잘 어울리는 흰 머리 노집사였다.

주름진 눈가가 자상하게 접혔다.


“이 시간에 일어나 계시다니 드문 일이군요. 오늘은 가주님과의 아침식사에 늦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어어······.”

“도련님?”


내 멍한 얼굴에 의아하게 다가오는 세바스찬.


“혹시 몸이 편찮으시면 마법사님을 불러오겠습니다.”

“됐어.”

“그럼 몸이 안 좋다 싶으시면 곧바로 절 불러주십시오.”

“···응.”


백작성에서 유일하게 망하니 에릭을 포기하지 않은 인물답게 시선에 자상함이 넘쳐흐르고 있다.

망나니 에릭도 그래서 이 자상한 노집사에게 함부로 성질을 내지 않았다.


‘참 다행이게도.’


노집사의 머리 위.


【머리 수집가】 마르쿠스


노인이 내 얼굴을 상냥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다음편은 오후 9시 20분에 올라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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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망나니의 유쾌한 반란 - 2 +3 24.04.06 596 17 12쪽
3 망나니의 유쾌한 반란 - 1 +1 24.04.05 660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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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나니가 사람을 잘 본다 - 1 +5 24.04.04 810 2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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