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마음의 눈이 없는 사람은 될 수 없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내일은 오늘보다 너 나은 글을 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글은 날로 날로 발전하고 있으며, 미래의 내가 쓰게 될 글들은 세상에서 널리 읽힐 만큼 좋은 글이 될 거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 글을 쓰기 위해 나는 겉으로 드러난 사람의 모습이 아닌 내면을 보려고 노력한다. 겉모습에 드러난 인상들은 저마다 제각각이어서 실제로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나 역시 사람들의 눈에 비친 모습이 어떠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내 글이 오만해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내 글이 자만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내 글을 중언부언하는 글이 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해, 그러면서도 나의 개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내면의 준비를 끊임없이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언젠가 정말로 내가 작가가 된다면, 그때에 나도 오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욕심이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점점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면, 지금 누리고 있는 가난한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까.
처음에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이 있었지만, 이젠 정말 구체적으로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내가 작가가 되었을 때의 나의 생활이 어떠할까를 자꾸만 생각해보게 된다. 글 쓰는 행복을 포기할 수 없기에, 작가가 되는 꿈도 포기할 수는 없다. 내면의 힘이 나를 이끌어 주겠지. 그런 마음으로 매일매일 글을 쓰고 있다.
나는 나의 인생을 만나고 싶고, 그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 꿈이 어디에서 멈출지, 또 꿈을 계속 꾸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작가가 되는 그 순간을 꿈꾸며, 나는 오늘도 행복하게 글을 쓰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책에서 보게 되는 많은 것들에 공감하며 기뻐하고, 또 새롭게 알게 되는 인생이란 철학에 감동하고 있다. 오늘도 나는 나의 인생을 만나러 간다. 그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는 내가 숨 쉬면서, 아주 경박하지만 행복한 웃음을 깔깔대고 있다. 마음의 눈이 없는 사람이 될 수는 없지 하면서. 마음의 귀가 없는 사람은 안 될 거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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