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로망을 사랑하는 로망
문득, 나의 로망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신문을 보고, 글을 쓰다가, 책을 보고 가끔 산책을 하는 것. 그러다가 돈에 여유가 생기면 훌쩍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로망일까. 아니면, 그저 상상력에 의해 길러진 환상일 뿐일까.
그러고 보면, 나의 로망에는 누군가와의 만남은 없다. 만날 사람도 없지만, 만남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꼭 고립되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나름대로, 최소한의 인간관계는 하고 있으니까.
내가 꿈꾸는 로망이 손쉽게 생겨난다면 그 로망이 쉽게 생겨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을 붙잡기 위해 아등바등 최선을 다해 본다. 나의 로망은 언젠가 내가 쓴 글을 영어로 내가 직접 작문하는 것. 이게 나의 가장 큰 로망이다. 이루기 힘들 것 같아서, 로망이라 하고, 그 로망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키워간다.
무언가를 꿈꾸기 시작하자 나는 비로소 행복해졌고,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길이 결코 괴로움으로 가득한 길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버렸다. 무언가를 쓰기 위해 고민하는 괴로움이 즐거움이 되고,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괴로움이 또 즐거움이 된다.
나의 조그만 방에서 생겨난 행복은 로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고, 나의 미래를 더 큰 나로 만들어간다. 그러므로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작은 로망부터 꿈꾸자구요. 그 로망을 향해 함께 나아가지요. 나는 이렇게 꿈꾸는 나를 비로소 사랑한다.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시절의 나까지도. 내가 지금 이룩한 로망과 앞으로 이룰 로망들을 같이 사랑한다. 그 로망이 있기에 나는 오늘 더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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