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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검 님의 서재입니다.

아스톨리아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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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불타는검
작품등록일 :
2021.04.26 23:55
최근연재일 :
2023.05.19 20:47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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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수 :
44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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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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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1장

DUMMY

“자네, 요즘 그 소녀에게 너무 눈독을 들이는 거 아닌가?”


“푸웁~ 무··· 무슨 말씀이세요. 스승님!”


카리스톨드는 한심한 듯이 파울을 바라봤다. 그렇게 잡아 떼면 내가 ‘아, 아니었나’라고 할 줄 알았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파울은 식당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히 그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그는 내뱉은 음식을 주섬주섬 주워 담으며 머쓱하게 말했다.


“너··· 너무 티가 나나요?”


“어. 아주. 그 소녀 얼굴에 구멍이 뚫릴 것 같더군. 물론 그 소녀 무척 예쁘고 자네가 금발성애자라서 이해는 못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네는 지금 이 학원 선생일세. 그 점을 잊지 말게.”


“아니, 스승님. 누가 들으면 오해할 만한 말을 하시네요. 제가 무슨 금발성애자라는 겁니까. 그리고 선생과 학생은 안 되지만 선생끼리는 괜찮은 건가요. 스승님. 스승님도 이제 나이를 생각하셔야죠. 그 선생이 나이가 저보다 많지만 그래도 스승님에겐 손녀뻘 아닙니까?”


카리스톨드는 표정이 구겨졌다. 카리스톨드 역시 학원의 다른 선생과 몰래 교제를 하고 있었다.


“파울군. 혹시 델로시아 마을에 있었던 일 기억하는가?”


잊을리가 없었다. 그 굴욕, 그 치욕. 파울은 그때 처음으로 카리스톨드에게 살의를 느꼈었다.



델로시아 마을은 작은 마을이었다. 사실 그곳에 머물 예정은 없었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진 못 했다. 마을 사람들은 카리스톨드를 너무 열렬히 환영했었다. 왜 이렇게 환영했냐하면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물론 카리스톨드는 그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다. 사실 문제는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파울은 그곳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것이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반했던 것이다. 바로 마을 촌장의 딸이었다.


은발에 가까운 금발을 지닌 여성은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게다가 그녀는 교양도 있었다. 웬만한 도시놈들도 보다 더 지식이 해박했다.


파울은 그녀가 좋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환심을 사기 위한 모든 행동을 했다. 대화, 칭찬, 선물 등등 그가 가진 모든 지식과 경험을 동원했다.


하지만 그런 파울을 못마땅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카리스톨드였다. 자신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제자란 놈은 연애 놀이에 빠졌으니 자빠져 있으니 말이다.


카리스톨드가 그걸로 파울을 지적하자 파울은 반항심에 대들었다. 그리고 심한 말을 했다. 스승님은 이제 너무 늙어서 이런데 관심이 없겠지만 전 아직 젊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 말에 카리스톨드는 화를 냈다.


“참 못난 놈이 주둥이만 살아있군. 자네는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세상의 모든 여자를 꼬실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있는 건가? 자네가 그토록 짝사랑하는 그 촌장의 딸도 하루면 충분하지.”


“스승님. 제가 잘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연로하신 스승님한테 밀리지는 않을 거 같은데 말이죠.”


“외모로는 아직 내가 자네보다 더 나은 것 같은데 말일세.”


“저랑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데요.”


“자네, 거울 안 보나?”


“봤으니 말씀 드린 겁니다. 스승님. 나이도 있으신데 그런 말씀하시면 양심의 찔리지 않으신가요? 아니면 양심을 아스톨리아에 두고 오신 건가요?”


“허허허. 자네야말로 싸가지를 아스톨리아에 두고 온 모양이네만. 적당히 훈계를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이런 말을 듣고도 가만있을 천하의 시드벨더가 아니지. 내일 단 하루, 내가 바로 그 촌장의 딸을 꼬셔 보지.”


“하! 그럼 기대하겠습니다. 스승님.”


그리고 다음 날, 파울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카리스톨드와 촌장딸이 서로 물고빠는 역겨운 장면을 목도해야만 했다. 자신은 손 한 번 잡아보지도 못 했는데 카리스톨드와는 입술을 뒤섞고 있으니 말이다.


파울은 믿기지 않았다. 충격에 몸이 떨려왔다. 나가서 저 년놈들을 다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파울에겐 그럴 힘이 없었다. 그럴 자격이 없었다.


파울은 촌장딸이 원망스러웠다. 그동안 자신과 주고받은 대화와 호감이 모두 거짓이었다. 이럴거면 자신에게 왜 그런 미소를 지었는지, 왜 친절하게 대해줬는지. 파울은 그대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스승님이 미웠다. 아무리 어제 그런 대화를 나눴다고 해도 그렇지, 제자의 연인을 빼앗는 짓을 할 줄은 몰랐다.


그날 파울은 버려진 오두막에서 잠을 잤다. 부셔진 지붕 사이로 별빛이 보이는데 자신이 너무 처량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울면서 잠들었다.


그 후에 파울은 카리스톨드와 한동안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카리스톨드도 그런 파울을 내버려뒀다. 다시 대화를 나눈 건 그 후로 3개월이 지난 후였다.



“서··· 설마··· 스승님. 또···”


“또 그러기 전에 그런 쓸데없는 짓은 그만두란 얘길세. 알겠나.”


“······ 네.”


파울은 카리스톨드가 미웠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실력으로 매력으로도 무엇 하나 스승님을 이길 수 없었기에.


하지만 포기하기엔 파울은 샬롯에게 너무 빠져있었다. 자신이 선생이 아니었다면 당장 고백을 했을 정도로 빠져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카리스톨드의 말에 따라 거리를 두기로 했다.


다행히 행운은 파울의 편이었다. 샬롯이 파울에게 먼저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선생님. 요즘 무슨 일 있으세요?”


“어? 아, 샬롯이구나. 그래. 수업 중에 궁금한 점이 있는 거야?”


“네.”


“어떤 건데?”


“선생님이 요즘 자꾸 절 피하는 거 같아서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


“······”


“······ 뭐?”


“들었잖아요.”


“그.. 그래. 들었지.”


“그래서 왜요?”


“뭐··· 뭐가?”


“최근에 왜 절 피하시냐고요.”


“내··· 내가 언제?”


샬롯이 눈을 치켜뜨며 노려봤다. 그 모습조차도 사랑스러웠다.


“미안. 샬롯양. 내가··· 그게···”


“제가 학생이라서요?”


“그렇기도 하고··· 또··· 스승님이 주의도 주셨고···”


“시드벨더 원장님과는 관계 없잖아요.”


카리스톨드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말을 차마 꺼낼 수 없었다. 그건 파울의 자존감을 박살내는 말이었다. 파울이 어쩔 줄 몰라하자 샬롯이 크게 심호흡을 한 후 말했다.


“선생님. 전 선생님이 좋아요. 선생님으로서 좋아하는 게 아니고 남자로서요.”


“!!!”


“그래서 선생님은요, 선생님은 절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니면 저 혼자만 서로 좋아했다고 착각한 걸까요?”


“아니, 아니야. 물론 나도 너··· 너를··· 좋··· 좋아···”


목소리가 줄어들더니 말끝은 아예 들리지 않았다.


“안 들려요. 더 큰소리로 말해주세요.”


“어? 더··· 더 크게?”


“네. 큰소리로 듣고 싶어요. 걱정마세요. 어차피 이 시간에 이곳에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파울은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래도 그의 눈 앞에는 여전히 샬롯이 있었다. 파울은 샬롯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진지한 눈으로 마주 보며 말했다.


“나도 널 좋아해.”


단 세 마디 말이지만 그 어떤 용기보다도 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후후후. 그럼 오늘부터 저랑 연인네요. 아, 종이 쳤네요. 그럼 선생님 나중에 봐요~”


샬롯은 생긋 웃으며 달려갔다. 그리고 파울은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었다. 꿈이 아니었다. 파울은 너무 기뻐서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아니, 이미 추고 있었다. 그걸 춤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라면 말이다.


수업이 끝나고 파울은 카리스톨드를 만나러 갔다. 수업이 끝나면 카리스톨드를 만나러 가는 건 이제 하나의 일과처럼 되어버렸다. 카리스톨드도 으레 파울이 올 것을 예상하고 기숙사와 학원을 연결하는 회랑에 나와 있었다.


카리스톨드는 그 장소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 높은 곳에 위치해서 주변에 가릴 게 없었다. 그래서 늦은 오후 붉은 노을이 지는 걸 굉장히 잘 볼 수 있는 장소였다.


파울은 양손에 잔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안에는 커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이국적인 음료에 카리스톨드와 파울은 모두 중독이 되다시피 할 정도로 푹 빠져있었다.


“왜 그런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 거야?”


“아니, 이게 어디서 기분 나쁜 미소라는 겁니까. 누가 봐도 기쁨에 겨운 미소 아니지 않습니까.”


“자네가 그런 웃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단 말이야. 아,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한 대 때리고 싶어지네.”


“아, 스승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자가 기분이 좋아서 웃으면 같이 기뻐해줘야죠. 기쁨을 나누면 두 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자네가 아직 젊어서 그런 헛소리를 하는구나. 잘 듣게.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이게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일세. 그러니 왜 그렇게 싱글벙글하고 있는 거야?”


“후후후.”


“아, 안 되겠다. 진짜 한 대만 맞자. 그 웃음. 진짜 못 참겠다.”


“아, 잠깐, 아야! 아니, 스승님. 아직 얘기도 안 꺼냈어요.”


“이제 좀 기분이 풀리네. 그래. 어여 해봐.”


파울은 인상을 찡그렸지만 그래도 기분이 금방 풀리면서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카리스톨드는 한 대 더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스승된 도리로 그렇게 감정적으로 움직이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놀라지 마십시오. 샬롯이라는 그 학생 아시죠.”


“어. 자네가 눈독 들이고 있는 그 불쌍하고 가련한 소녀 말이지.”


“하아··· 이 말을 듣고도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오늘 그 불쌍하고 가련한 소녀가 저한테 고백을 했어요. 좋아한다고.”


“뭐!”


카리스톨드의 표정이 험악하게 변했다. 진심으로 정색한 얼굴이었다. 파울은 괜히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또 좋아하는 사람을 빼앗길 것 같은 아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너··· 설마··· 금지된 마법을 사용한 거냐?”


하지만 카리스톨드가 정색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네?”


“사랑의 묘약을 만들어서 그녀에게 강제로 먹인거야?”


“아니! 스승님!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왜 그런 약을 만들어요. 그보다 그런 약이 실제로 존재하긴 하는 거에요?”


“나도 들어만 봤던 걸세. 금지된 주문에 그 약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그런데 그렇게 되묻는 걸 보니 금지된 주문을 사용한 건 아닌 거 같군.”


“당연하죠! 제가 왜 그런 짓을 합니까? 그것 때문에 그렇게 정색하신 건가요?”


“몰랐나? 금지된 주문은 사용했으면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일일세. 게다가 이런 주문을 사용한 마법사는 대개 잃을 게 없어서 반항도 매우 심하게 하지. 그래서 자네가 금지된 주문을 사용하고 반항이라도 했다간 내 손으로 자네를 죽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내 마지막 제자를, 고작 여자 때문에 내 손을 죽이게 되는 거니 말일세.”


“그··· 그렇군요.”


몰랐다. 금지된 주문이 그 정도로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될 줄은. 하지만 다행히도 파울은 좋은 스승을 모시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금지된 주문을 사용하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몰랐으니까. 카리스톨드가 한 번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그 소녀가 자네를 진짜로 좋아해서 고백을 한 건가?”


“그렇다니까요!”


“그렇군. 축하하네.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홀로 지내온 자네에게 드디어 첫 여자친구가 생긴 걸 말일세.”


반 쯤 놀리는 식으로, 반 쯤 심드렁하게 말한 카리스톨드를 보고 파울은 조금 맥이 빠졌다.


“그게··· 단 가요?”


“어? 또 뭐가 있어야 하지?”


오히려 카리스톨드가 반문을 했다.


“예전처럼 또 스승님에게 빼앗을까봐 그런 거죠.”


“내가? 왜? 아니, 이 녀석이!”


그러더니 파울의 머리를 주먹으로 콩하고 때렸다.


“아니, 왜 때려요! 제가 없던 일을 말한 건가요?”


“아무리 내가 잘 생기고 대단하며 전설이라고 불리지만 애인이 있는 여자까지 탐내는 쓰레기는 아니란 말일세. 심지어 나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 여자를 억지로 꼬실만큼 한가한 사람도 아니고 말야.”


“네? 무슨 말씀을··· 델로시아 마을 일은 잊으신 겁니까? 네! 스승님!”


“아아, 그때··· 하아··· 이보게, 파울군. 자네는 자네의 예전 모습이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제 예전 모습이요?”


“그래. 나와 처음으로 모험을 떠났을 때 자네의 모습 말일세.”


파울을 예전의 모습을 떠올렸다. 분명 지금보다 어렸고 경험이 없었으며 미숙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철이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완숙해진 건 아니지만 말이다.


“글쎄요. 철이 없었나요?”


“철? 그건 지금도 없고.”


“아이씨. 그럼 뭔가요? 스승님.”


“완전 여자에 미쳐있었지. 물론 그 당시 자네가 발정하기 좋은 나이이긴 했지만 스승의 명성과 명예를 등에 없고 이 여자, 저 여자 아주 치마만 두르면 모든 여자한테 찝쩍거렸지. 기억 안 나나?”


“아니, 제가 언제 여자에 미쳤나요. 그냥 주변에 여자가 끊이지 않았던 것 뿐이었죠.”


“그럴 수 밖에. 바로 곁에 전설이 있으니 말일세. 그리고 자네는 바로 그 전설의 마지막 제자라 불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자네의 행동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지. 내가 몇 번이나 주의를 줬는데도 불구하고 자네는 들어처먹질 않았지. 그걸로 내가 얼마나 곤란했는지 알기나 했나?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수근거리고 있는지 말일세. 진짜 사람들이 없었으면 줘패고 싶었지.”


파울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좀 그런 기억이 있는 거 같았다. 카리스톨드가 그런 점을 지적했던 기억도 있었다. 그런데 그 정도로 심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그 델로시아 마을에서 자네의 그 싸가지가 나를 폭발하게 만들었지.”


“아니, 그건 스승님이 잘못한 것 아닌가요? 제자가 좋아하는 여자를 빼앗는 스승이 어디 있습니까?”


“우선 두 가지. 첫째, 자네가 그 촌장딸과 사귀고 있었나?”


파울은 아무 말도 못 했다.


“말했다시피 나는 짝이 있는 여자는 건드리지 않네. 그리고 자네는 몰랐겠지만 그때 촌장딸은 약혼자가 있었지.”


“아니, 스승님. 앞뒤 말이 다르잖아요. 짝이 있는 상대는 안 건드린다면서요.”


“둘째! 촌장딸은 자네 때문에 곤란해 하고 있었지. 직접 나에게 찾아와서 자신은 약혼자가 있으니 찝쩍거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러 왔었지.”


“······”


파울은 이 말에 진심으로 충격을 받았다. 정신이 반 쯤 날아가고 반은 그 사실을 부정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 그땐 내가 좀 심통을 부렸기도 했지. 원래는 약혼자가 있으니 그러지 말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자네의 그 도발에 좀 화가 났었지. 게다가 또 말해봐야 자네가 못 알아처먹을 거 같아서 이번에 충격 요법을 주기로 했지. 그래서 그 촌장딸과 얘기해서 자네가 볼 타이밍에 그런 짓을 했던 거라네.”


“······”


“알겠나.”


“······ 스승님.”


“뭔가?”


“그런데 촌장딸과 연기를 했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물고빠는 게 연기였습니까?”


“흐음. 그건 나에게 묻지 말게. 나도 그 정도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적극적으로 한 건 촌장딸이었으니까.”


이 말도 솔직한 말이었다. 카리스톨드는 그 정도로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촌장딸이 너무, 매우 적극적으로 행동을 했다.


카리스톨드는 촌장딸이 이 정도로 파울의 찝쩍거림을 싫어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꼭 그런 건 아니었을지도라는 생각도 조금 들긴 했지만.


“뭐, 그래도 그 뒤로 자네의 그 여자에 미친 행동이 많이 줄었지. 아니, 아예 하지 않았지.”


너무 충격적인 말에 파울은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기쁨마저도 날아가버릴 정도였다. 파울은 기쁨과 슬픔 이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이건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물론 그 회랑에서 이런 대화만 나눈 건 아니다. 그곳에서 매일 카리스톨드와 만나 대화를 나누었던 장소였다. 바로 그 회랑에서···



“맞아! 그 회랑이었지!”


파울의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소리를 질렀다. 유리스들은 깜짝 놀라 파울을 쳐다봤다.


“내가 이걸 왜 잊고 있었지. 바로 그 회랑이었는데. 그··· 아, 다들 미안하네. 내가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나중에 다시 식사 합세나.”


그러면서 파울은 급히 식당을 떠났다. 남겨진 4명은 파울이 떠난 곳만 멍하니 바라봤다. 그래도 파울이 남긴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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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30장 23.05.05 53 0 14쪽
81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9장 23.04.28 55 0 12쪽
80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8장 23.04.21 57 0 13쪽
79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7장 23.04.14 120 0 15쪽
78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6장 23.04.07 68 0 12쪽
77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5장 23.03.31 70 0 12쪽
76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4장 23.03.24 67 0 14쪽
75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3장 23.03.17 98 0 14쪽
74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2장 23.03.10 78 0 15쪽
73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1장 23.03.03 79 0 20쪽
72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20장 23.02.24 80 0 12쪽
71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9장 23.02.17 86 0 13쪽
70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8장 23.02.10 104 0 16쪽
69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7장 23.02.03 96 0 13쪽
68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6장 23.01.20 149 0 16쪽
67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5장 23.01.13 97 0 15쪽
66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4장 23.01.06 105 0 13쪽
65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3장 22.12.30 114 0 14쪽
64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2장 22.12.23 102 0 14쪽
»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1장 22.12.16 106 0 16쪽
62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10장 22.12.09 113 0 12쪽
61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9장 22.12.02 116 0 13쪽
60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8장 22.11.25 128 0 12쪽
59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7장 22.11.18 117 0 14쪽
58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6장 22.11.11 121 0 15쪽
57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5장 22.11.04 121 0 16쪽
56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4장 22.10.28 128 1 19쪽
55 아스톨리아의 불꽃 3부 3장 22.10.21 12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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