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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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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7,013
추천수 :
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0 23:30
조회
169
추천
2
글자
9쪽

7화 노숙자(2)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저, 저기요? 이거 계산...”

“으롸차차! 와라!”

응? 이 목소리는 아까 노숙자?

퍼억!

“크헉!”

밖에서 들리는 소음에 고개를 살짝 내밀어 밖을 보자, 노숙자가 공중에 붕 떠서 벽에 처박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당탕탕!

“뭐, 뭐야? 괴수!”

옆쪽에서 온몸이 진갈색에, 양팔이 일반 성인의 2배 보다 굵은 이족보행 거대 두더쥐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손에는 5cm의 굵고 짧은 발톱이 나 있었고, 다리는 몸 전체의 3분의1도 안될 만큼 짧았다.

전체적인 느낌은 두더쥐지만 엄청나게 굵은 팔뚝과 통짜 몸, 날카롭고 굵은 손톱은 그것을 작고 귀여운 이미지의 두더쥐와 연관시키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때였다.

한창 노숙자의 안위를 걱정하는 찰나, 두더쥐가 걷던 방향을 바꿔, 편의점 쪽으로 다가왔다.

“가, 갑자기 왜 이리로?”

그제야 알바가 도망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오, 나쁜 알바 같으니.

이런 건 미리 말 좀 해주지.

알바와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저 친구는 분명히 인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친구일 것이다.

손님을 두고 혼자 달아나다니!

나중에 사장에게 컴플레인을 꼭 걸 것이다.

어쨌든 두더쥐치고는 긴 다리를 가진 두더쥐 괴수가 계속해서 코를 킁킁거리며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비상 신호가 울리지 않았으니 상급괴수는 아니다.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아니라면 큰일이지만 지금은 국가를 믿어보기로 했다.

느낌 상, 한 방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면도 안 썼고, 잘못 공격했다가 괜히 물건 같은 거 부서져서 물어내라고 하면 큰일 난다.

나는 돈이 많지도 않고, 직업도 없기 때문이다.

갑자기 눈에서 땀이 났다.

목숨을 위협하는 괴수도 마음대로 잡지 못하는 더러운 세상.

“우선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두더쥐가 길목을 딱 막고 들어오고 있어 그럴 수 없었다.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두더쥐 괴수가 내 바로 지척까지 다가왔다.

“응?”

“쿠가쿠가!(두덕두덕펀치!)”

두더쥐가 팔 전체를 빙글빙글 돌렸다.

“위험해!”

“쿠악!”

두더쥐가 나의 앞에서 주먹을 빙빙 돌리는 사이, 두더쥐에게 맞고 날아갔던 노숙자가 두더쥐의 뒤를 덮치며, 매달렸다.

두더의 등에 매달린, 노숙자의 코에서 붉은 피 두 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쌍코피.

노숙자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노숙자의 눈에는 자신감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이 정도는 별거 아니라는 듯.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노숙자는 아니었나보다.

두더쥐가 깜짝 놀라며, 미친 듯이 몸을 비틀었다.

어? 어?

쿵!

“커헉!”

“...?”

그의 능력과 자신감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

두더쥐의 발악에 노숙자가 등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절로 등이 움츠러드는 장면이었다.

노숙자가 힘이 없는 건지, 두더쥐가 힘이 센 건지는 모르겠지만 노숙자는 두더쥐 괴수의 등에서 3초도 못 버티고 허무하게 바닥에 나뒹군 것이다.

노숙자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켁! 켁!”

아, 저거 안다.

갑자기 등에 강한 충격을 받으면 가슴이 갑갑해지며, 호흡이 턱 막힌다.

한동안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괴상한 신음소리를 내야 폐에 있는 공기가 조금씩 뱉어지는 것이다.

정말 죽을 것 같은 기분이다.

두더쥐는 뒤에서 자신을 덮친 어이없는 인간에게 기분이 많이 상했는지 험상궂은 인상을 더욱 험상궂게 찌그러트리며 쓰러져있는 노숙자에게 다가갔다.

“쿠우우우!”

노숙자가 나를 쳐다봤다.

“켁, 켁, 도... 도망...가. 대머...리.”

응? 대머리? 그걸 어떻게?

머리를 손으로 만져보니 머리에 곱게 씌워져 있던 모자가 없었다.

“이런!”

주위를 둘러보니 모자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난 황급히 바닥에 떨어진 모자를 주워 썼다.

근데, 저 사람.

지금 저 상황에서도 내 걱정을 하는 건가?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갑자기 마음이 숙연해지며, 노숙자를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 지었던 내 자신에게 실망감이 들었다.

편견.

사람이 다른 사람을 자신만의 잣대에 올려놓고 마음대로 평가하며, 그를 공정하지 못하게 평가하는 것.

오타쿠인 나는 그것을 잘 안다.

자랑은 아니지만 옛날부터 편견을 많이 받아봤기에 그것이 얼마나 좋지 않은 것인지 잘 아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편견을,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덮어씌워 한 사람의 인생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오타쿠지만 누구보다 생명을 소중히 여길 수 있고, 옷을 무섭고 독특하게 입어도 누구보다 남의 패션을 잘 이해해줄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가치관이 있고, 생각이 있다는 말이다.

이상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하지만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그저 자신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그런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몰아붙이며 그 사람들의 인생을 무시하고 비웃는다.

혼자서 그러면 그나마 양반.

대체로 그런 것은 단체에 의해 이루어지며, 단체의 눈은 그런 개인적인 사람들의 행동을 타박하며, 자유를 억압한다.

내가 편견을 나쁘게 보는 이유다.

아무튼 그렇기에 난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경계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나보다.

어느새 나 역시 보편성의 노예가 됐던 것이다.

겨우 편의점 앞에서 지저분한 모습으로 술을 먹으며, 소리를 쳤다고 그를 노숙자 취급하며 나쁜 사람 취급한 것이다.

반성에 반성을 해야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까 노숙... 아니 저 분의 행동들이 다르게 느껴졌다.

나를 보며 화를 내고, 욕을 했던 건(욕을 한 적은 없음.) 순전히 오해였고.

정말 쳐다봐서 왜 보냐고 물어 본거였던 것이다.

그냥 말투가 남들보다 조금 거칠었던 거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자기가 아프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남을 위하는 사람인데 나쁜 사람일리가 없었다.

나쁘게 생각해서 미안합니다.

쓰러져 있는 조금 ‘씻는 게 귀찮고 머리를 기르는 사람’을 보며 마음속으로 사과를 했다.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러자 그 역시 나를 보며 무언가를 웅얼거렸다.

마음이 통했나보다!

“네?”

“왜...” “왜...?”

“안 도망...? 병...ㅅ”

병...ㅅ?

말을 다 듣지는 못했지만 머릿속으로 언뜻 지나가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비속어이다.

하지만 그건 아닐 것이다.

설마.

저 사람은 착한 사람인데.

그럴 리가 없다. 헤헤

자, 저 사람이 말하고 싶은 병ㅅ과 관련된 단어가 뭐가 있을까? 병사, 병실, 병상, 병...?

내가 병ㅅ에 대해 심도 있는 상상을 하는 사이, 그 사람의 앞으로 다가간 두더쥐가 괴성을 지르며 두 손을 하늘높이 치켜들었다.

그 씻는 게 귀찮고 머리를 기르는 사람은 덜덜 떨리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려 자신의 가슴을 보호했다.

척 보기에도 너무나 힘이 없어 보여 저게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올린건지, 가슴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손을 올린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지만 눈은 여전히 날 보고 있었다.

“쿠가각!!”

두더쥐의 깍지 낀 양손이 그를 향해 내리 꽂혔다.

펑!

하지만 두더쥐의 양손은 결국 그의 몸에 닿지도 못하고 바닥에 힘없이 떨어져야했다.

왜냐하면 나의 주먹이 두더쥐의 몸을 산산조각 내버렸기 때문이다.

“아, 궁금해서 안 되겠네. 저기요, 아저씨, 병ㅅ이 뭔가요?”

“...?”

그가 고개를 억지로 치켜들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나를 쳐다봤다.

무언가 많은 의미가 담긴 듯한, 눈빛.

병ㅅ의 의미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의 입이 살짝 열렸다.

“네?”

쓰러져있는 그에게 다가갔다.

“미...ㅊ.”

꼴까닥.

“어? 어? 저기요?”

그가 입에 흰 거품을 물고 기절해버렸다.

아, 병ㅅ이 뭔지 알려달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미ㅊ까지... 이 사람은 수수께끼의 신인가? 아니면 방송국 PD?

중요한 순간마다 광고보고 오자는 아나운서의 말이 떠올랐다.

아, 너무 궁금해서 미칠 것 같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의 멱살을 잡아 흔들까 고심하던 나는 그제야 주위가 눈에 들어왔다.

“아앗? 너무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그만 저질러버렸다.”

창고 쪽을 슬쩍 보니 아직 알바가 나오지 않았다.

괴수 대응 팀 역시 마찬가지.

보는 사람도 없다.

우선은 집에 가야겠다.

잘하면 이 노숙자가 그랬다고 알 수도 있으니까.

난 카운터에 초코우유 3개의 가격 4500원을 두고, 집으로 달려갔다.

이후에 벌어질 일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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