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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7,015
추천수 :
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0 22:56
조회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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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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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5화 주인공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대머리에 고양이가면을 쓰고, 검은색 전신 쫄쫄이를 입고 있는 남자.

얼핏 보면 정신이상자 같아 보일수도 있지만.

아니, 누가 봐도 정신이상자 같지만 이 흉물스런 차림을 한 남자는 바로 장혁이었다.

가면에 가려서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는 건물 아래에 있는 군인들을 보며 희미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두근두근.

“내, 내가 사람을 구했어. ‘이 힘’으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힘’을 얻고, 종종 동네에 나타나는 작고, 약한 괴수들(9~10급)을 퇴치했었지만 실제로 사람을 구한적은 한 번도 없었다.

(위험하거나 강한 괴수들은 대체로 재림에서 나오거나, 그 근방에 살았고, 그런 것들은 국가에서 미리 알아내 조치를 취했기에 상급괴수를 만날 일은 거의 없었다. 또 혹시나 그런 괴수가 들어온다면 핸드폰이나 싸이렌으로 대피 신호를 보냈기에 그곳만 피하면 됐다.)


괴수들을 종종 퇴치했는데 왜 사람을 구한 적이 없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에는 엄청나게 안타깝고도 슬픈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바로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이다.

...어이가 없지만 그렇다.

정말이다.

내 현재 꿈은 사람들에게 칭송받고, 존경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영상속의 영웅이 되는 것.

하지만 난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나도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그렇게 원하는 특수한 능력이 있으면서 왜냐고?

진짜 너무나도 어이가 없지만,

그리고 다들 어느 정도 예상 하고 있겠지만 ‘머리’ 때문이다.

대머리.

남성형 탈모.

안드로겐성 탈모증...!

하필 내가 ‘제대로’ 따라한 주인공과 외관까지 비슷하게 될 줄이야... 크흑!

처음에는 몰랐다.

그냥 샤워하고 나면 머리카락에 의해 배수구가 조금 검게 되는 정도.

솔직히 머리털만 빠지는 게(?) 아니라 생각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성격이 깔끔한 편도 아니라서 집에 머리카락이 밟힐 때도 그전의 머리카락들과 모여 있어서 그렇겠거니 했다.

그렇게 1년 후,

집에는 계면활성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탈모용 샴푸, 두피에 안 좋은 합성오일 제품이 완전히 배제 된 두피용 트리트먼트 그리고 피토에스트로겐의 일종으로 5알파 환원효소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억제...... 그리고 이소플라보노이드가 많이 함유 된 검은 콩, 두부, 된장, 칡, 야채 등등 머리털에 좋다는 음식, 용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빗으로 머리를 두드리면 좋다는 소리를 들어서 빗도 사봤지만, 속설이라는 말이 있어서 버렸다.)

하지만 그런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점점 하늘의 기운, 태양빛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고, 길가는 사람들의 눈에 눈 뽕을 시전 했기에 종래에는 모든 두피에 관련된 용품을 갔다버렸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의 소심했던 성격은 최고로 소심해져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최대한 피하고 있다.

가끔씩 tv에 나오는 당당한 대머리 형님들(DJ.꾸, 방 디젤, 블루스윔리스 등)을 보면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대머리인데도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고 멋있는지 모르겠다.

안타깝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아무튼 그런 것이다.(씁쓸)

이 정도 말하면 다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내가 능력이 생겼지만 밖으로 나설 수 없는 이유이다.

우습지만 이것이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고, 나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을 구한 적이 없는 것도 이것이 컸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딱 한 번, 구할 뻔한, 적이 있긴 했다.

다만, 그때는 괴수를 퇴치한 이후에 뒤늦게 나타난 어떤 어르신께 ‘이곳을 더럽힌 게 너냐? 대머리’라며 인격모독적인 발언과 쌍욕을 먹고, 재빠르게 도망간 그런 경우지만 말이다.

그날, 난 괴물을 퇴치하는 좋은 일을 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설쳐야 했다.

내가 아니었으면 분명히 그 노인은 괴물을 만났을 거고, 괴물에게 변을 당했으리라.

(가면을 쓴 것도 그때부터이다.)

콰직!

손으로 잡고 있던, 옥상 안전 난간이 뭉그러졌다.

“후~ 다시 생각해도 열 받네. 못된 할아범 같으니라고. 자기도 대머리였으면서 머리카락 몇 가닥 더 있다고 으스대다니.”

다시 생각해도 기분이 나빴다.

그때를 생각하니 갑자기 몸 안에서 뜨끈한 무언가가 올라오며 머리를 뜨겁게 했다.

“후~ 릴렉스~ 릴렉스. 두피에 좋지 않아.”

그리고 여담이지만 아직 난 내 머리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모든 탈모인들이여, 풍성한 머리가 되는 그날까지 파이팅이다! 우린 할 수 있다!


나쁜 생각을 해서 그런지, 기분이 나빠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방금까지만 해도 괴수로부터 사람을 구하고 짜릿한 기분에 가슴 설레었는데 순식간에 그 짜릿하고 격정적인 감정이 불안함과 걱정으로 변했다.

“설마, 그 할아범처럼 더러워졌다고 나보고 치우라고 하거나, 욕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니면 죽이면 안 되는 괴수였다거나, 저 사람이 뭔가를 하려했는데 방해를 한 건? 혹은 실험용 괴수였다거나...?”

설마.

말이 안 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괜히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옥상에 있는 실외기 뒤에 숨어서 아래에 있는 군인들을 살짝 쳐다봤다.

그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왠지 무언가를 찾는 것 같기도 하다.

“그, 그래.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우선은 집으로 가자. 무슨 일이야 있겠어? 그리고 만약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면을 쓰고 있는데 괜찮겠지. 설마 막 과학수사다 뭐다해서 위치를 추적... 에이~ 내가 뭐라고. 학생 때도 너무 조용해서 애들이 나 전학 온줄 알 정도였는데.”

그런 나를 상대로 그럴 리가 있나!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 괜한 걱정을 했어. 집에나 가자.”

잠시 후, 옥상에 서 있던 쫄쫄이 고양이가면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

.

.

“후~ 역시 집이 최고야!”

미친 듯이 뛰던 심장이 조금 진정됐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얼굴에 쓰고 있던 고양이 가면을 책상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쫄쫄이 타이즈 역시 마찬가지.

대충 벗어서 바닥에 던져 놨다.

곧바로 침대에 누워 이불로 몸을 꽁꽁 둘러싸고 방금 전의 일을 다시 떠올려봤다.

꿈은 아니겠지? 진짜 괴수를 물리치고 사람을 구한 거 맞지? 근데 그 괴수는 뭐였을까? 그렇게 큰 건 처음이었는데.

혹시, 알고 보니 엄청 높은 등급의 괴수였고, 내가 구한 사람이 국가의 주요인물이라서 순식간에 영웅으로 추앙받는 거 아냐?

진정되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장혁이 영화에서 봤던 ‘자칼과 하이박사’처럼 혼자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에이~ 아니겠지.

“100%아닐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에이~ 아닐 거야.”

그래,

그럴 리가 없지.

“혁아, 주제를 알자. 소크라테스님이 그러셨잖아.”

‘너 자신을 알라.’

“그래. 주제를 알자. 난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나의 손은 이미 인터넷 웹을 검색하고 있었다.

도마뱀 몸에 새대가리... ‘이글리자드’

“이글리자드? 어, 이거 맞다.”

8급 괴수.

“아, 8급 괴수. 어쩐지~ 그럼 그렇지. 내가 그렇게 셀 리가 있나. 영상은 안 떴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 검색어를 쳐봤다.

‘정체불명의 고양이가면 이글리자드를 무찌르고 사람을 구하다.’

-검색결과, 고양이가 정체불명의 소리를 내요.

‘정체불명’

-검색결과, 정체불명의 소리.

‘고양이가면’

-검색결과, 고양이가면 팔아요.

‘이글리자드’

-검색결과, 이글리자드는 재림에서 나온 거대 괴수로 크기는...

없네.

쩝.

“그러면 그렇지.”

타오르려는 불에 소화기를 뿌린 것처럼 두근대던 심장이 순식간에 식었다.

폰을 침대 머리맡으로 던졌다.

“구해도 별거 없구나.”

될 놈 될, 안 될 놈, 안 될 인가?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 있는 가면이 눈에 들어왔다.

기대감이 사라지자 또다시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오면서 최대한 cctv 없는 쪽으로 돌아 왔는데 갑자기 집으로 쳐들어오진 않겠지?

“설마.”

그러면서도 나는 어느 샌가 일어나 가면과 쫄쫄이 타이즈를 침대 밑으로 밀어 넣었다.

“하아~ 밖을 나갔다와서 그런가? 급 피곤하네.”

한 숨 자야겠다.

근데 이 불안한 기분은 뭘까?

꼭 누군가 문을 두드릴 것만 같은...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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