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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팔일'입니다. 반갑습니다^^

[원펀]치맨을 따라해봤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팔월팔일
작품등록일 :
2018.04.10 14:39
최근연재일 :
2018.04.12 12: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7,038
추천수 :
47
글자수 :
137,913

작성
18.04.10 22:54
조회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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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4화 그림자

원펀맨을 따라한 주인공의 현대판타지입니다.




DUMMY

***


퍼어억!

“커헉!”

쾅!

“이런 젠장! 대장!!”

얼굴에 기다란 검상이 있는 남자가, 사람 몸보다 더욱 굵은 꼬리에 정통으로 맞고 3여 미터를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벽에서 엄청난 연기가 피어올랐다.

다리하나만 해도 성인 한 명의 몸 두께보다 굵은, 5m 크기 괴물의 무게가 실린 일격, 크기로 유추해 보건데 최소 500kg는 될 것이다.

아무리 특수병이라해도 한 방에 죽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대장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시선을 끌어!”

특수병 중, 대장 다음으로 높은 군번인 한수가 이글리자드의 앞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그들의 눈앞에는 아까 전까지만 해도 군대의 폭격에 몸을 둘둘 말고 꼼짝도 않던 이글리자드가 그 엄청난 덩치를 일으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엎드려 있을 때는 그냥 크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처럼 두 발로 서자 엎드려 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거대하고 위압적이었다.

소름 돋는 것은 이글리자드의 반응이었는데 살짝 열린 커다란 부리에서 끈적끈적한 침이 끝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일주일동안 굶은 사자가 때마침 눈앞에 지나가는 초식동물을 봤을 때의 반응 같았다.

“닭대가리 주제에 인간을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고...!”

이글리자드를 향해 달려드는 한수의 얼굴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머릿속에서 지금 당장 이 괴물에게서 벗어나라고 미친 듯이 경종이 울렸다.

이 괴수를 잡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종(種)이 달랐고, 기세(氣勢)가 달랐다.

이글리자드는 천성적으로 사냥하기 위해 태어난 포식자.

인간은 그저 그들의 먹잇감일 뿐이었다.

이글리자드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단순히 별미(別味)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피해!!”

이글리자드의 앞에서 빠르게 왔다 갔다 하며 시선을 끌던 한수에게 거대한 부리가 내리꽂혔다.

콱!

“헉! 헉!”

그가 서 있던 자리에 반지름 0.5m의 구덩이가 생겨났다.

구덩이가 생겨서 다행이었다.

만약 자신이 아직 저기 있었다면 자신은 이글리자드의 거대한 부리에 꿰뚫려 인간꼬치구이 신세가 됐을 것이다.

바닥을 보니, 발이 땅에서 1m는 떨어져 있었다.

뒤를 돌아봤다.

지혁이 두 손 뻗어 뭔가를 조종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현재 한수의 몸은 무중력 상태의 공간에 있는 것처럼 어정쩡한 자세로 공중에 떠있었는데 같은 특수병이자, 염동력자 지혁의 능력이었다.

이글리자드가 바닥에 박고 있던 부리를 들어 진혁을 노려봤다.

먹이를 뺏어간 진혁에게 두고 보자는 듯한, 위협적인 눈빛.

그 눈빛을 본 진혁이 몸을 부르르 떨며 소리쳤다.

‘내가 염동력으로 피신시켰다는 걸 안다고? 설마!’

“지금입니다. 공격하세요!”

한수가 공중에 뜬 채, 이글리자드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자, 다시 폭격이 시작됐다.

콰쾅!

타다다다!

“고맙다.”

한수가 지혁에게 짤막하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대장이 처박힌 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어떤 반응도 없었다.

‘시발! 어떤 멍청한 자식이, 이 이글리자드를 8급 이글리자드라고 보고한 거야!? 8급 이글리자드가 대장의 쇼크 웨이브를 맞고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최소 5급이다.’

한수가 군대의 폭격에 몸부림치는 이글리자드를 보며 이를 뿌득 갈았다.

이글리자드는 보통 8급에 속하는 하급 괴수로, 육감이 특히 발달해 반응이 빠른 것과 다른 괴수에 비해 육체가 튼튼한 것만 빼면 사실 특별할 것이 없는 괴수였다.

이런 괴수는 어떻게 보면 군대에게는 힘들지만 특수병인(방금 날아가 벽에 처박힌 대장을 포함하여)자신들 4명이면 큰 피해 없이 충분히 처리가능한 놈이었다.

특수병과 헌터는 능력에 따라 S급부터 E급까지 총 6단계로 나뉘는데 이들의 전력은 B급 1명과 C급 2명, D급 1명으로 어딜 가도 꿀리지 않는 전력이었다.

(S급과 A급은 엄청난 전투력을 소유하고 있고, 그 수가 전체 능력자들의 10%가 안 되었기에 논외대상이었다.)

조합도 좋았다.

괴물의 반응을 느리게 만들거나, 구워버리는 전기계열 능력자 대장(B급)과 빠른 속도로 괴물의 앞에서 시선을 끄는 헤이스트 능력자 자신(C급), 그리고 마무리를 짓기 위한 염동력자 지혁(C급)과 지혁이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내는 재료술사인 인수(D급).

상성에 따라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무리하면 5급까지 상대할 수 있는 전력.

1급부터 10급까지 나뉘어져 있는 괴수 중에서 반.

어떻게 보면 겨우 5급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 인류가 퇴치 가능한 괴수는 3급부터 10급.

운이 좋으면 2급도 퇴치가 가능하지만, 그것은 정말 국가의 사활을 걸어야만 가능한 일로, 보통 2급하나가 나타나면 도시 하나가 멸망하거나 작전상 후퇴를 해야 했다.

(말이 작전상 후퇴지 실상은 그냥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1급은 말할 것도 없고.

어쨌든 그렇게 생각하면 5급 괴수는 인류가 퇴치가능한 마지노선인 3급 바로 아래, 아래의 등급.

이들의 전력이 막강하다고 하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상대하기에는 힘겨운 등급이었다.

그래도 처음부터 제대로 대응했다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 괴물이 8급 인줄 알고 방심하고 있었다.

나태한 마음은 작은 허점을 만들고, 그 작은 허점은 커다란 실수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상급괴수와의 전투는 특히나 작은 실수 한 번이 팀 전멸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미 그들은 그것을 저지른 상태였다.

가장 강한 대장의 부재.

지금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괴물의 시선을 끌며, 대장을 구출하는 것뿐이었다.

“크아아!”

이글리자드가 폭격에 맞으면서도 벽을 향해 슬금슬금 이동했다.

대장이 있는 방향이었다.

폭격으로 저 괴물의 움직임을 완전히 막는 것은 무리가 있어보였다.

“망할 괴물자식! 지혁아, 인수야! 아직 멀었어?”

뒤에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 중인 지혁을 다그쳤다.

“다~ 됐습니다!”

지혁이 눈을 뜨며, 자신 있게 답했다.

지혁의 눈앞에 지름 2m의 큼지막한 얼음덩어리가 생겨나더니 곧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이글리자드의 대가리로 곧장 날아갔다.

쐐애액!

이글리자드는 그것을 전혀 보지 못했는지 무방비하게 얼음공격에 대가리를 내주었다.

팍!!

“크아아아!”

군대의 폭격에도 조금 괴로워할 뿐, 계속 움직이던 이글리자드가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이글리자드는 어지러운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어지러움을 털어내려 했다.

이글리자드가 고개를 털 때 마다 작은 얼음덩어리들이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지금이다!’

대장과 이글리자드의 거리는 불과 한 걸음.

하지만 내 다리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10m 떨어진 대장에게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 1초, 대장을 들춰 업고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 2초.

다 합해도 3초.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저놈이 3초 안에 정신을 차리고 날 공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장을 구출할 시간은 충분하다.

지금 우리가 이 녀석을 상대하는 것은 무리.

우선은 대장을 구하고, 자리를 피한다.

그동안 피해를 입을 민간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한수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순식간에 벽속에 박힌 대장의 앞에 나타났다.

됐다.

이제 업고 빠져나가기만 하면...

“크르르...”

“?”

막 대장을 업고 자리를 이탈하려는 순간, 뒤에서 무언가 동물의 낮은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온몸의 털이 삐죽 서며 소름이 돋았다.

‘이글리자드가 벌써 회복했을 리가 없어!’

머릿속으로 애써 최악의 상황을 부정했다.

아무리 자신이 빠르다 해도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사람을 업은 채, 괴물의 공격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한수의 눈에 이글리자드의 배에 생겨난 이글리자드의 또 다른 대가리가 눈에 들어왔다.

“쌍두(雙頭)...!?”

기존의 이글리자드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머리만한 크기였다.

한수의 눈에 빠르게 다가오는 이글리자드의 부리가 보였다.

“말도 안 돼.”

콰악!

“컥!”

한수의 의식은 거기서 끊어졌다.

“하, 한수야!!”

지혁이 작은 이글리자드 대가리에 머리가 꿰뚫리는 한수를 보며 소리쳤다.

“지혁아, 정신 차려! 지금은 빠져야 해.”

인수가 앞으로 나가려는 지혁을 붙잡았다.

“하, 하지만.”

“닥쳐! 지금 우리가 저걸 어쩔 수 있다고 생각해? 군대랑 같이 공격하며, 지원군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 중대장님! 저게 이곳으로 오지 못하게 공격을 시작해주십쇼!”

“잠깐만! 아직 저기에 대장이...!”

“아마추어같이 굴지 마! 지금 우리가 당하면 이 곳은 끝장이야. 병사들과 합류해서 시간을 끌어야 해!”

“......”

지혁이 힘없는 걸음으로 군대 쪽으로 달렸다.

1년을 넘게 같이 한 동료가 지금 눈앞에서 싸늘한 주검이 됐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크아아!!”

군대가 포격을 준비하고 지혁과 인수가 도망가려고 하는 찰나, 지혁의 얼음에 맞았던 이글리자드가 정신을 차리며, 지혁 쪽을 쳐다봤다.

“크르르...크아아!!”

쿠웅!

한창 군대 쪽을 향해 달리던 지혁의 뒤에서 묵직한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앞쪽 시야가 어두워졌다.

쾅!

그리고 갑자기 천지가 진동하며,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윽!”

그 진동에 지혁이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사방은 먼지로 인해 한치 앞도 분간이 가지 않았다.

콱!

“커헉!”

꿀꺽!

사방이 보이지 않는 먼지 속에서 뭔가 꺼림칙하고 소름 돋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살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앞을 더듬어가며 군대 쪽으로 기어갔다.

툭!

“어?”

눈앞에 녹색의 비늘이 붙어있는 굵다란 다리가 보였다.

“이게 뭐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이게 어떻게...”

멍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먼지가 조금씩 가라앉으며 눈앞에 있는 다리의 몸통이 보였다.

조금 더 고개를 들자, 이글리자드의 입이 보였다.

이글리자드의 입에서는 피로 추정되는 붉은 액체와 끈적한 침이 한데 뒤섞여 질질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글리자드와 지혁의 눈이 마주쳤다.

살의.

현재 유일하게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중대장이 중화기를 든 병사와 전차를 향해 소리치는 게 눈에 들어왔다.

너무 멀다.

장기인 염력으로 막아내기에는 너무 늦었다.

시간이 있다 해도 막아낼 자신도 없었고.

실낱같은 희망도 없는 상황.

이글리자드의 거대한 부리가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이렇게 죽는 것인가...?

특수병으로 뽑혀서 이제는 부모님 행복하게 해드릴 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하필 첫 사냥에서 5급 이상의 괴수를 만나다니 재수도 없지.

그래도 내가 죽으면 보상금이 꽤 나올 거니까 부모님 노후는 걱정 없겠다. 하하.

이글리자드의 부리가 쩍 벌어졌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지혁이 눈을 질끈 감았다.

펑!

‘무슨 소리지?’

그의 귀에 군대의 폭격과는 다른 뭔가 풍선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근처에 뭐 터질게 있었나?

알게 뭐야, 죽는 판에.

지혁은 떠오르는 궁금증을 애써 무시한 채, 편안하게 마음먹었다.

자, 죽여라.

처덕! 처덕!

곧이어 전신에서 끈적끈적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엄청난 피비린내.

삼켜진 것인가?

역겹다.

근데 생각보다 고통은 없다.

이것도 이글리자드의 특수 능력인가?

5급 이상부터는 특수 능력이 있다고 하더니, 감각을 없애는 능력인가? 하하, 참 고맙고도 쓸모없는 능력이야.

그래도 아프지 않다니 고맙긴 하네.

그런 지혁의 어깨에 갑자기 압력이 느껴지더니 몸이 앞, 뒤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보게! 특수병! 정신 차리게!”

찰싹!

“응?”

지혁이 볼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눈을 뜨자, 군대를 지휘하던 중대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중대장님...?”

“그래! 정신 차리게!”

“...? 퇴치하신 겁니까!?”

“무슨 소린가? 그건 내가 할 말이네.”

“자네가 눈을 감고, 갑자기 괴수의 몸이 폭발했어! 자네가 한 거 아니었나?”

“네!?”

지혁이 깜짝 놀라, 괴수가 있던 자리를 쳐다보자, 무언가 강한 충격에 의해 몸이 폭발하며 반 토막이 난 이글리자드의 상체와 하체, 피가 사방으로 퍼져 있었다.

“??”

지혁과 중대장이 서로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도대체 무슨 일이...?’

그들이 서로를 보며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들을 건물 옥상에서 지켜보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으니...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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