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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코끼리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구단주의 EPL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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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클롭
작품등록일 :
2024.02.16 16:26
최근연재일 :
2024.05.11 01:35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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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3
글자수 :
439,485

작성
24.04.19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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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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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글자
12쪽

73화. Ep. 25 : 부모 욕은 못참지.

DUMMY

73화.


&


“와 어떻게 사례금을 1만 파운드로 올리자마자 한 시간 안 되서 바로 연락이 올 수 있지?”


원래 세상이 그런 거다.

아무리 애정이 넘치는 홈팀이라도 이 정도 보상금이라면 눈이 뒤집힐 만도 하지.

한 달 월급 정도에 애정을 팔 순 없지만, 1만 파운드라면 이야기가 다르니까.


“어디 좀 보자.”

“총 세 명한테 왔는데, 가장 확실하게 보이는 건 이 사람 파일이야.”


승수가 보여준 영상에는 토키 유나이티드의 선수가 세쿠에게 강하게 태클을 거는 모습이 확실하게 찍혀 있었다.

발목이 돌아갈 정도로 강렬한 살인 태클이었다.


‘세쿠가 화를 낼만도 하네. 선수 생명 끝내려고 작정했나?’


리그 종반 우승 경쟁 상대라면 이해도 하겠는데, 고작 10라운드에 저런 식으로 경기를 한다고?

명백한 악의가 느껴진다.

쓰러진 상대를 일으켜 주긴 커녕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토키 유나이티드 선수는 슬라브 계열의 순수 백인이었다.

그는 자신을 노려보는 세쿠를 향해 입을 열었고, 그 입 모양은 분명 모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와, 이건 빼박인데?”


잡았다. 결정적인 증거 영상.

적어도 우리 클럽만 피해를 보는 일은 이걸로 상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협회에 제시하면 세쿠와 에밀의 징계도 조금 누그러질 수도 있을 테고···.

그렇게 한숨 놓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

내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잠깐만 영상 좀 뒤로 돌려 봐.”

“뒤로? 잠깐만.”


그렇게 승수가 마우스로 영상을 뒤로 돌렸다.


“조금만 더 천천히 뒤로 감아 봐.”


이번에는 키보드 방향키를 이용해 5초 단위로 뒤로 돌렸다.


“스톱. 아, 잘 안 보이네. 혹시 다른 영상 없어?”

“갑자기 왜 그러는데? 중요한 상황은 다 찍혔다고 보는데?”

“여기 이 부분.”

“응? 주심?”


화면 끝자락에 살짝 걸쳐 있는 주심의 표정에 눈길 간 나는 승우에게 물었다.


“여기 이 부분 웃고 있는 거 같지 않아?”

“어, 확실히 그래 보이긴 한데. 애매하기도 하고, 이 영상만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흐음···. 잠시만 기다려 봐.”


잠시 후.

내 연락을 받은 감독님과 마이어 코치가 내 방으로 올라왔다.


“갑자기 무슨 일인가?”

“잠깐 여기 영상 좀 봐주시겠습니까?”

“오, 토키 유나이티드 홈 관중이 보내준 영상인가?”


잠시 모니터 앞에서 영상을 돌려보는 두 사람.

마이어 코치는 영상이 보자마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좋아. 이거지. 이거면 FA(영국 축구 협회)도 어느 정도 인정해 줄 겁니다.”

“이걸로 우리의 억울함이 조금은 풀리겠군.”

“그러게요. 세쿠 녀석. 이런 일이 있었으면 진즉 이야기를 했어야지. 도대체 어디로 숨은 거야?”

“감독님. 어제 경기가 많이 거칠었다고 들었습니다. 감독님이 보시기에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나의 물음에 톰 감독님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경기를 하다보면 선수들끼리 부딪히고 그 과정에서 분위기가 험악해 지는 건 지극히 당연하지. 그런 상황을 통제해야 하는 게 주심의 역할이기도 하니까.”


맞는 말이다.

단순히 경기만 지켜보고 파울만 불 거라면 필드 위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어다닐 필요도 없지.

흥분한 선수를 진정시키고, 경기가 정상적으로 순환될 수 있게 도와주는 조율사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저런 거친 파울을 당하고 쓰러진 선수를 향해 그저 웃고만 있다?

이거 뭔가 냄새가 나는데?


“감독님. 이 장면 좀 봐주시겠습니까.”


내 말에 톰 감독과 마이어의 시선이 영상속 주심에게로 향했다.


“감독님. 이 자식 지금 웃고 있는 거 맞죠?”

“그렇게 보이긴 하지만, 화면 밖으로 잘려서 자세히는 모르겠군.”

“혹시 어제 카드를 받은 선수들이 누구 였는지 알려 주시겠습니까?”

“음, 레드 카드는 에밀과 세쿠, 그리고 토키 유나이티드의 모건이라는 선수였지. 그리고 엘로우 카드는 티미랑 디아. 토키 쪽 선수도 두어명 더 받긴 했었는데.”

“혹시 토키 유나이티드의 두어 명도 유색인종이었습니까?”


그러자 마이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한 명은 아시아계 혼혈이었고, 또 한 명은 이민자 출신일겁니다.”


거기까지 이야기를 듣자 퍼즐 조각이 얼추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딱 한 조각만 더 있으면 될 것 같은데.


‘확실한 증거.’


그리고 나는 다시 승우의 이름을 불렀다.


“혹시 어제 경기에서 세쿠 파울 장면 때 주심이 찍혀 있는 영상 없는지 다시 한번 제보해 봐.”

“보통은 볼이랑 선수들 위주로 영상을 촬영하니까. 주심 영상은 구하기 힘들 것 같은데?”

“한 번 올려 봐. 없으면 할 수 없겠지만 시도는 해 봐야지.”


그러자 톰 감독님이 미간을 좁히며 입을 열었다.


“자네 혹시 어제 경기의 주심인 캐럴 씨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확신하는 건가?”

“확신까진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의심이 가긴 합니다.”

“흐음. 자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예상이 되긴 하지만 솔직히 나는 말리고 싶군.”

“왜입니까?”

“지금 보여준 영상을 협회에 제시해서 징계 수위를 낮추는 것은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심판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매도해 협회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닐세.”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마이어의 이마에 핏대가 세워졌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감독님. 영상에서 저 녀석 실실 쪼개는 거 다 보이지 않습니까?”

“마이어 자네는 그걸 확신하나?”

“네. 물론이죠. 아니 까놓고 말해서 영국에 저런 심판들이 어디 한 둘입니까?”

“자네. 꽤나 흥분했군.”

“죄송합니다. 구단주님 말을 듣고 나니, 정황상 의심이 가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서요.”

“그래. 자네가 말한 대로 이건 정황상일 뿐이야. 만약 제대로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 되려 역풍을 맞게 될 걸세. 협회뿐만 아니라 주심 단체에서도 말이지.”

“······.”

“마이어의 말대로 영국 축구에는 저런 심판이 한 두명만 있는게 아닐세. 일을 너무 크게 벌리면 우리가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될 수도 있어.”


톰 감독의 말에 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감독님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증거 영상을 확보하고 협회를 상대로 강하게 밀어 붙인다 해도 상대는 영국 축구협회다.

그리고 우리는 겨우 내셔널 리그에서 뛰고 있는 준프로 리그의 클럽에 불과하다.

프리미어 리그의 빅클럽이라면 FA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고작 우리 따위가 길길이 날뛰어 봐야 들은 척도 하지 않겠지.


“감독님 말이 맞습니다.”

“그래. 억울하긴 해도 이건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닐세.”

“확실히 우리 쪽에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문제긴 하네요. 그래서 좀 돌아가도 다른 쪽 손을 빌려야겠습니다.”

“뭐라고···? 다른 쪽이면 대체 어디를 말하는 건가?”


톰 감독님의 물음에 나는 승우를 바라보았다.


“나? 나는 왜?”

“너 지금 개인 유튜브 구독자 수가 몇 명이더라?”

“나 이제 20만 조금 안 되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고, 지금 우리나라에서 축구 컨텐츠로 가장 유명한 유튜버가 누구지?”

“음, 뭐 아무래도 대중성이랑 인지도만 따지자면 ‘철수네 라이브’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좋아. 그럼. 자료 모이는 대로 거기에 DM 좀 보내 봐.”


승우도 아주 바보는 아니었는지 내 말을 듣자마자 미소를 질질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이슈 참 좋아하지. 우리 팀도 한국에서 꽤 인지도도 쌓였고. 안 그래도 그쪽에서 나한테 DM 몇번 온적 있어. 혹시 우리 스타디움 한번 방문해도 되겠냐고.”

“오라 그래. 이번 건만 제대로 터뜨려 주면 여행 경비는 내가 다 대주겠다고 전해.”

“오케이. 알겠어.”


톰 감독과 마이어는 나와 승우 사이에 오가는 대화 내용에 그저 눈만 꿈뻑이고 있었다.


“자네 또 뭔가 하려는 겐가?”

“감독님.”

“말해 보게.”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것이 딱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게 뭔지 아십니까?”

“그, 글쎄?”

“돈이랑 데이터입니다.”

“······.”


대답을 마친 나는 곧바로 로지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네. 구단주님. 말씀하세요.]

[로지 씨. 어제 우리 경기에 나왔던 주심 캐럴 씨라고 했나? 아무튼 그분 지난 시즌부터 어제 경기까지 파울이랑 카드 기록 좀 모아 주시겠어요?]

[급한 일인가요?]

[아주 급한 사안입니다.]

[오후까지 정리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 저한테 보내 주실 필요는 없고요. 승우에게 보내 주세요. 그럼 이 녀석이 알아서 처리 할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자료 승우 씨에게 전달한 후 메시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좋아. 간만에 원격으로 남의 대가리 한번 깨부숴 볼까?


“그럼 나는 로지 누나한테 자료 넘어올 때까지 혹시 주심이 더 자세히 찍힌 영상이 없는지 알아 볼게.”


이 녀석.

이제 척하면 척이네?

드디어 쓸만한 인간이 되어가는 구나.


“우린 뭐 도와줄 것 없나?”

“물론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뭔가? 말해 보게.”

“다음 11라운드 홈경기에서 꼭 이겨주세요.”


내 말에 잔뜩 긴장했던 톰 감독과 마이어는 맥이 탁 풀린듯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걱정 말게.”

“정말요? 다음 경기에는 세쿠도 에밀도, 샘도 못 나갈 텐데요? 더구나 패트릭도 부상 중인데 자신 있으십니까?”

“그보다 더 열악했던 상황도 몇 번이나 겪어 봤어. 그러니 경기는 나에게 맡기게.”

“네. 알겠습니다.”


***


-자, 오늘도 철수네 라이브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철하.]

[안녕하세요.]

[이번 시즌 토트넘 출발 좋다!!]

[닭집이 원래 항상 출발은 좋지. 이제 슬슬 자기 자리 찾아 갈듯.]

[손승민 선수 지난 경기 미친 감차. 대박.]

[올해는 다르다. 올해는 다르다. 올해는 다르다. 올해는 다르다. 올해는 다르다.]

[다르긴 개뿔. 어차피 우승은 맨시티, 아니면 아스널이다.]

[리버풀 클롭 감독 내려오고 귀신같이 8위로 추락. 이게 말이 되냐?]


-지난 주 손승민 선수의 극장 골로 리그 2위를 기록 중인 토트넘 소식을 먼저 전해드리고 싶지만, 그 전에 잠깐 내셔널 리그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내셔널 리그?]

[혹시 올덤 해터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내셔널 리그에 아는 팀이 그 팀 밖에 없지 않나?]


-네. 맞습니다. 올덤 해터. 이제는 다들 제법 알고 계시네요. 근데 여기서 지난 주에 좀 큰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바로 폭행 사건이었죠? 이게 막 밀치고 어깨 툭툭 치고 그런 다툼이 아니라. 그냥 주먹을 상대 면상에 꽂아 버렸어요. 바로 사우샘스턴에서 데려온 세쿠 마라 선수. 이게 영국 현지 팬이 찍은 영상인데 한번 보시죠. 자, 여기. 이 부분.-


[오매. 턱 제대로 맞았네. 얼굴 돌아가는 거 보소?]

[어우야. 거의 복싱 선수급인데?]

[근데 태클 너무 심하게 들어가긴 했다. 완전 죽일 작정이었나.]

[아니. 뭘 어떻게 했길래 뒤에서 태클이 저렇게 들어가?]

[저건 선빵 날려도 무방하지.]


자극적인 영상 속에서 채팅창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근데 여러분 여기서 더 충격적인 게 뭔지 아십니까? 저는 이거 보고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또 다른 영상에서 당시 선수의 싸움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캐럴 심판의 모습이 비쳤다.

잠시 후.

그 영상을 보던 몇몇 구독자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저 새끼 웃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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