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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礎(고초) 님의 서재입니다.

단천문(檀天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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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礎(고초)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2
최근연재일 :
2024.09.19 06:30
연재수 :
1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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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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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23,753

작성
24.07.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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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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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7쪽

9-2

DUMMY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일단 생각을 비우기로 했다.

그는 벌렁 평평한 무릉도원에 드러누웠다.

무릉도원은 3평 정도 크기의 다듬은 듯 평평한 바위를 지칭해 붙인 이름. 팔을 베게 삼아 천정을 봤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으나 건강과 내력을 모두 회복된 이후에 보는 내부의 모습은 의외로 아름다웠다.


수십 가지 형상의 종유석, 그리고 벽과 천정을 가득 덮은 고사리, 거대한 그림을 그려 놓은 듯 자연스러운 문양들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순간 떠오르는 아리따운 자태의 영화 소저.


"소저, 자연의 화가가 저렇게 멋진 그림을 그린 것··· 어?”


쿠쿵!

둔탁한 굉음이 울림과 동시에 그가 누운 바위가 순간 좌우로 크게 흔들렸다.


“뭐야! 지, 지진!”


놀라 벌떡 일어선 순간, 건너편 벽 위와 아래에서 깨진 돌이 굉음을 내며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진동에 파손된 모양이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피어오르는 뽀얀 먼지.

진동 즉시 바위 밑 틈에 몸을 감춘 그는 얼굴 한쪽을 내밀어 추가 진동이나 붕괴에 대비했다.


다행히 진동은 한 번 이후 더는 없었는데 뽀얗게 일었던 먼지가 가라앉고 무너져내린 건너편을 바라다본 순간.


“어? 저, 저건 뭐지? 동굴?”


좀 전까지 없었던 동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즉시 달려가 확인했다.

가로세로 1장의 동굴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에 안쪽 상황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 입구에 산발적으로 떨어져 막고 있는 잔해를 치우고 조심조심 발을 내디뎠다.


이때 무엇을 발견했는지 놀란 듯 헛바람을 삼키며 주춤 뒤로 물러서는 그. 뼈만 앙상하게 남은 시신이 무더기로 있었다.


투툭!


혹시나 밟을까 조심하며 헤쳐가는 사이 걸린 타다 꺼진 횃불, 기쁨에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불씨가 없다면 무용지물.


“부싯돌 역시 누군가 지니고 있을 거야.”


바스러지고 삭은 옷 사이, 더듬어 뒤지다 가죽 주머니에 있는 부싯돌을 찾았다.


“흐흐,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드디어 빛이 없는 암흑에서 벗어난다. 급히 불을 붙였다.

화르륵!

습기를 머금지 않아 바로 살아나는 횃불.

오랜만의 밝은 빛에 눈을 감은 그는 한참 뒤 감고 있던 눈을 떠 주변을 살폈다.


그제야 훤하게 보이는 동굴 안 상황.

벽에 나란히 병장기를 휴대한 채 뼈만 앙상하게 남은 10여 구의 시신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었다.


"이들이 도대체 누구이기에?"


옷은 대부분 삭아 너덜너덜한 상태로 먼지가 한 치 정도 수북이 쌓여있고 곁에 놓인 막대 같은 것을 만져보니 병장기. 하지만 녹슬고 삭아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다만 빨간 녹 아래 상아 손잡이가 이것이 검이라 웅변해 주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에 갇힌 후 탈출에 실패해 죽임을 당한 사람들로 보였다.


해골 대부분이 벽에 기대 늘어져 있는 것으로 미루어 대부분 굶주리다 죽음을 맞이한 듯했다.


비참하게 굶어 죽다니.

그래도 몸에는 갑옷을 입었었는지 비늘 모양의 녹슨 갑주가 해골에 입혀 있었고 다른 손엔 방패가 뼈에 걸려있었다.


복식으론 어느 시대 사람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상태.


‘하~아! 내 신세도··· 별반 다르지 않지···’


시신의 신세나 내 신세나.

얼마 후면 나 역시 저렇게 아무도 모르는 이런 곳에 뼈만 남기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심란했다.


하지만 즉시 각성하고 일어선 그, 이럴 때가 아니란 생각에 안쪽으로 쭉 들어갔다.


“후~ 역시···”


예상대로 꽉 막힌 동굴, 돌무더기가 쌓여 막힌 아래에는 뼈가 드문드문 삐져나와 을씨년스러웠다.


상황을 보니 막힌 안쪽이 출구였던 모양인데 누군가에 의해 동시에 앞뒤가 무너지며 막혀 일부는 돌에 깔려 죽고 일부는 굶어 죽은 듯 보였다.


“이 사람들··· 함정에 갇히며 꼼짝없이 죽었나 보다.”


불을 밝혀 아무리 훑어도 필요로 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 상황에 병장기 따위가 무슨 소용.

이들이 누구인지.

왜 이런 곳에서 죽었는지.

비참한 운명을 위로해 줄만도 하건만 본인 역시 곧 저렇게 될 것이란 생각에 터덜터덜 힘없이 다시 공터로 돌아온 팽욱, 그의 심정만큼이나 타들어 가던 횃불의 꺼지는 속도는 광속으로 빨랐다.


결국, 원위치로 돌아온 칠흑 같은 어둠, 겨우 밝음에 익숙해지는 순간 다시 어둠이 찾아 왔다.


털썩!

무릉도원의 넓은 암반에 몸을 누인 그는 눈을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그대로 누워 차갑게 닿는 돌의 기운을 피부 표피로 흡수했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 문득 눈을 뜬 그.


“어? 저게 뭐지?”


종전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이색적인 형상이 눈에 띄었다.

평소 이끼와 늘어진 고사리, 그리고 삐져나온 거친 돌들로 인해 보이지 않던 벽 아래, 드러난 동굴 옆 벽 일부가 떨어져 나간 그 자리에 마치 인위적으로 가공된 듯 평평한 넓은 평면이 드러나 보였다.


깜짝 놀라 즉시 다가간 그는 평평한 면을 더듬어 살피다 문득 길게 파인 틈을 발견하고 기겁했다.


있다, 뭔가.

고사리와 이끼를 정신없이 뜯어냈다.


“억? 이, 이게 뭐야!”


놀라운 사실. 높이 7척에 폭 4척에 달하는 직사각형 좁은 틈이 한 치 깊이로 파인 채 모습을 드러났다. 혹, 출구 아닐까?


‘저들이 함정에 빠져 죽었다면 함정을 판 사람들은 여기로?’


이제 살았다는 희망에 쿵쿵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력을 다해 바위를 밀었다.


“으랏차!”


하나 꿈쩍하지 않는 바위.

덜 제거되어 그런가 싶어 틀 안에 낀 이끼를 샅샅이 걷어냈다.


매끄러운 표면, 인위적으로 다듬은 평평한 벽면이다. 그렇다면.


‘문자나 그림 등 어떤 표식, 어디 있지 않을까?’


오, 있다.

일필휘지의 힘찬 필체로 음각이 된 글자, 무려 한 치 깊이로 중앙에 각인되어 있었다.


긴 세월, 이끼에 덮여 보이지 않았으나 깨끗이 파내어 확인해 보니 정교하게 각인된 한 개의 문자. 낙(落)! 떨어질 낙이었다.


“떨어질 낙(落)? 뭐야, 이건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 거지?”


떨어지는 것이라면 여기 가득 차 있는 종유석도 액체가 떨어져 굳으며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것들 아닌가.


그는 문자가 의미하는 암시가 무엇인지 찾기 위해 골몰했다.


“아!”


무엇을 깨달았는지 자신의 머리를 때린 그.

뇌리를 스친 그 무엇을 쫓아 무릉도원이라 지칭한 암반으로 달려갔다.


그곳은 사각 틀이 발견된 곳보다 높은 위치.

무릉도원 또한 다른 곳과 달리 이상하리만큼 평평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좋아!”


역시 맞은 예상.

중간에 지름이 반장 정도 되는 큰 둥근 원형 틈이 깊이 파여 있고 원형의 상하에 손목 굵기의 구멍이 두 개씩 나란히 네 개가 알 수 없는 깊이로 뻥 뚫려 있었다.


"구멍이 상하로 있고 원형이라면? 그럼 돌려보라는 말 아닌가?"


즉시 손을 넣어 돌렸다.

움쩍달싹 안 한다.

맥이 빠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벽의 사각 문과 이쪽의 바닥을 훑었다.


두 물체 사이의 배열된 위치를 확인해 보니 쭉 직선 형태다.


직선?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지 않을까.

또 다른 실마리를 찾아 구석구석 살폈다.

그러나 더 이상의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큰 실망감, 하지만.


‘낙(落), 여기서 떨어진단 의미는 결국 독립되어있다는 뜻 아닐까, 떨어지려면 어떤 종속 관계에서 벗어나야 가능하지.’


독립된 것이라··· 무엇이 있을까 눈여겨봤다.


“돌, 물, 작은 동물, 그 외의 것은 모두 다른 것과 붙어 있다.”


‘돌로 쳐서? 아니면 돌로 쌓아서? 떨어트린다? 어디에?’


떨어트린다는 말은 가속도, 작은 돌도 높은 곳에서 떨어트리면 아래에선 큰 힘으로 작용한다는 말, 그렇다면 이것은 작은 힘으로 큰 힘을 내는 어떤 장치?


생각이 이에 미치자 그는 동굴에 널려있는 돌을 모아 원형 암반 위에 얹어 놓았다.


그러면 혹 무게로 벽면의 석곽 문이 열리지 않을까 해서였다.


키 높이 가까이 쌓았으나 미동도 없다. 종유석까지 깨서 쌓았으나 나타나지 않는 징후.


“이, 이게 아니란 건가?”


그렇다면 또 다른 의미로 떨어지는 모든 물체는 자체 무게에 따른 가속도로 인해 바닥에 닿는 순간 박살이 나며 깨지겠지.


그러나 여기는 내부높이가 높지 않기에 깨질 정도의 힘을 낼 수는 없다.


팽욱은 돌과 바위로 갖가지 방법에 대해 하나하나 시도해봤다.


그러나 모두 허사, 헛수고였다.

오기가 치밀었다.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시험한다면 이기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동굴에 갇히며 잊었던 승부 욕이 불끈 솟았다.


돌과 같은 고체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했다.


‘물, 물은 일견 약해 보이나 바위를 깰 힘이 있다. 맞아!’


멍청함을 자책했다.

동굴의 반은 물이고 반은 돌이다.


“물은 바위처럼 고체가 아니기에 어떠한 형상의 틀에도 담길 수 있어, 그래! 떨어진다는 의미는 작은 힘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그런 의미였어!”


‘동굴에서 물이라면 웅덩이에 고인 것과 노도처럼 거칠게 격랑을 이루며 흐르는 물, 그리고 이 물줄기 끝에 자리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폭포가 있지, 그래 물은 충분히 있어.’


암반에 뚫린 구멍, 벽면, 수직, 물 여러 가지 단어를 연상하니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생각이 정리된 그는 물을 떠, 즉시 뚫린 구멍에 부어 넣었다.


쭈르륵!


“그래! 맞았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빨려 들어가는 구멍. 막힌 구멍이 아니다.

희망이 보인다.

계속해서 부었다,

무려 두 식경, 구멍은 넙죽, 넙죽 흡수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는 말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석문의 크기로 보아 문을 열려면 엄청난 물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도구 없이 손과 신발로 퍼 나르다간 하 세월.


"애라 보는 사람도 없는데···."


바지를 훌렁 벗은 그는 발목을 단단히 매듭지은 뒤 퍼 날랐다.

어? 그런데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떨어지지 않고 그의 허벅지에 묶여 있는 검은 단도가 보였다.


천만다행이다.

역시 신발보다는 수십 배 많은 양의 물을 퍼 나를 수 있었다.

휘파람까지 불어가며 한 시진 정도 더 퍼 날랐다.

그런데 정말 밑 빠진 독처럼 한없이 받아먹기만 하는 구멍, 아무 변화도 발생하지 않았다.


‘뭐야 이것도 아니야? 그럼, 혹··· 밑이 뚫려 있는 것 아닐까?’


계산했을 때 아무리 무거운 석문일지라도 그 정도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그는 물의 무게를 이용해 석문을 여는 지렛대 원리와 같은 유체역학을 생각했었던 것.


“아직 실망하긴 일러, 내 계산이 틀릴 수도 있으니”


자꾸만 괴롭히는 마음의 회의를 애써 지우며 이를 악다문 그는 그로부터 한 시진 정도를 더 끈기 있게 쏟아부었다.


덜컥!


물이 구멍에서 역류하며 흘러나왔다.


“다, 다 들어갔는데 어찌···.”


구조물은 일체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미칠 것만 같은 그. 답답한 마음에 그는 암반에 뚫린, 4개의 구멍에 손을 끼우고 힘껏 돌렸다.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있는 힘을 다해 들었다.

마찬가지.

혹 잘못 생각한 건 아닌가?

불길한 생각이 섬뜩하게 스쳤다.


‘혹, 의미를 못 풀면 탈락한다는(落) 그런 의미?’


전신에 소름이 쫙 돋았다.

소름이 돋음과 동시에 속에선 천불이 치솟고 식은땀이 줄줄 볼과 목을 타고 흘렀다.


분명 엄청난 양의 물이 구멍에 빨려 들어갔다.

꽉 찼는지 넘쳐흘렀고 그렇다면 밑 빠진 독은 아니라는 말, 도대체 무엇을, 무엇을 더 해야 하는 걸까?


머리를 쥐어짜며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그.

한참 뒤.


“맞아! 떨어지는 물이 큰 힘을 내는 건 맞지만 그 힘은 진정한 의미의 떨어지는 힘, 즉 압력이 아니지.”


‘떨어지는 낙차의 힘이 별거냐! 힘으로 눌러 충격을 가하면 그런 효과와 같지, 힘의 파동에 의한 누적 말이야.’


"좋아! 그렇다면 마지막 방법이다."


원형 틀에 올라선 그는 쿵쿵 굴렀다.

움찔, 움찔!

미동도 없던 암반이 계속 쿵쿵 충격을 가하자 조금씩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넘쳐흘러 고였던 물이 스며들며 사라졌다.

다시 황급히 물을 떠, 틈에 부었다.

처음과는 달리 천천히 스며들며 없어졌다.

기다렸다.

그러나 기대했던 현상은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내 힘이 부족해서?’

“그래, 천근추를 이용한 힘이면 몇 배의 힘을 더 낼 수 있지!”


물을 틈새에 붓고는 천근추의 내력으로 쿵쿵! 압력을 가해 눌렀다.


처음 미동만 보이던 둥근 암반은 물과 함께 내력을 동반한 천근추 수법의 압력이 가해지니 그르륵! 소리와 함께 천천히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왁! 움직인다!”


기쁨에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움직이다니, 정말로 움직이다니.

더욱 가열 차게 눌렀다.

반 뼘 정도 내려갔을까.

갑자기 벽체의 직사각형 틀이 굉음과 함께 서서히 뒤로 밀리는 장엄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꽈꽈꽈!


두 뼘을 밀린 바위는 다시 위로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더불어 그가 디딘 원형 암반 역시 아래로 쑥 내려갔다.


“하하하! 됐어! 성공이야!”


절로 터져 나오는 웃음, 발에 더욱 힘을 가하자 거대한 돌문은 5척이나 번쩍 들려 올라가며 시커먼, 속살을 비쳐 보이기 시작했다.


무릉도원에서 내려다본 광경,

눈이 부실 정도의 밝은 빛.

손으로 빛을 가렸다.

저건 희망의 빛이다.

이젠, 이젠 정말 살았다.

탈출이다. 흥분에 가슴이 쿵쿵 뛰었다.


‘침착! 침착해야 한다.’


덜컹!

순간 움직임을 멈춘 사각 돌문.

돌문은 더 올라가지 않고 멈추어섰다.

이젠 끝인가.


"생각한 원리가 맞는다고 하면 내가 밟은 여기는 추의 한쪽, 만일 현재 디디고 있는 여기의 발을 떼는 순간 석문은 지체없이 닫힐 것이다. 그리되면···"


떨어질 낙(落) 이란 의미 속엔 그런 의미도 함축되어 있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란 판단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했다.


‘발에 내력을 집중시켜 마지막 충격을 가한 뒤 지체하지 말고 즉시 석문 안으로 뛰어들어 가야 한다.’


충격파의 힘이 전달되는 약간의 여유 뒤 즉시 약해진 쪽으로 되돌아오려는 반작용의 힘에 의해 추가 기울 듯 튕겨 오르고 꺼지는 상황이 동시에 벌어질 것이다.


그 시간은 분명 매우 짧은 시간.

그는 즉시 뛰어들 생각으로 마지막 전력을 다해 충격파를 가한 뒤 튕기듯 솟아올라 석문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쿠르르!

예상대로 발을 떼는 순간 아래로 내려갔던 원형의 바위는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진 이후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의 속도로 튀어나오며 동시에 위로 올라갔던 석문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전력을 다한 천기신행(天氣神行)에 그의 몸은 빛처럼 빠른 속도로 날아가 반쯤 떨어진 석문 사이를 가까스로 통과하며 들어갔다.


콰쾅!


아슬아슬, 그가 간발의 차이로 통과한 직후 석문은 굉음을 동반하며 완전히 닫혔다.


동시에 덮친 뽀얀 먼지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앞.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가슴을 벌렁거리게 했지만, 드디어 탈출했다는 기쁨, 그 달뜬 기쁨마저 누르진 못했다.


‘떨어질 낙(落), 2개의 뜻이 있었어, 풀지 못하면 탈락한다는 의미와 풀려면 떨어지는 의미를 다각 도로 해석해야 한다는 사실.’


물만 붓는다고 해결되지 않았다.

반드시 무예를 익힌 내공이 있는 자만이 풀 수 있도록 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액체인 물의 힘을 이용한 지식과 이를 응용하는 지혜,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무공을 갖춘 자만이 이 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했구나.”


탄성이 절로 나왔다.


‘와~! 어떻게 이런 곳에 이런 장치를··· 이런 걸 만든 분은 과연 누구일까? 얼마나 대단한 분이시기에 이런···’


경외심과 존경심이 탈출했다는 기쁨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진평 스승님이 최고의 스승님이라 여겼는데 여긴···’


물의 무게에 따른 수압과 일정 수준 이상의 내력이 뒷받침된 축적 파동의 합친 힘이 모여야 가능했던 이 모든 과정. 잘못 무모하게 폭포까지 숨을 참으며 가겠다고 뛰어들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어렵게 풀어내며 환호, 또 환호하는 팽욱.


‘이젠 살았어! 탈출이야! 야호!’


밝게 쏘아 비치는 빛, 눈이 부신 빛에 그는 눈을 감고 코를 벌렁거리며 기뻐했다.




* * *


작가의말

대단한 팽욱, 향후 닥칠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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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8-3 24.07.04 250 8 12쪽
55 8-2 24.07.03 262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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